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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경쟁사 뛰어넘는 CSR 활동, 재무적 성과로 연결돼

강신형 | 297호 (2020년 5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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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경쟁사 뛰어넘는 CSR 활동, 재무적 성과로 연결돼

Based on “On the relation between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and financial performance”, by Amrou Awaysheh, Randall A. Heron, Tod Perry, and Jared I. Wilson in Strategic Entrepreneurship Journal, 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경영학의 최근 화두 중 하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다. 상당수의 대기업이 CSR 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CSR 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예를 들어, SK그룹은 각 계열사의 CSR 활동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에 반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CSR는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D3쥬빌리파트너스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임팩트 펀드를 결성해 운영 중이다.

이처럼 CSR 활동이 자본시장과 경영 활동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CSR와 기업의 재무 성과 간의 관계는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는다. CSR와 기업의 재무적 성과 간의 긍정적인 관계를 실증하는 여러 연구가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연구자가 분석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들 대부분은 CSR 활동이 여러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주주가치를 희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에 최근의 연구는 CSR 활동이 유용한 특정 상황을 규명하는 데 주력한다. 예를 들어, CSR 활동은 기업의 평판을 개선하고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사회적 자본과 신뢰가 더욱 요구되는 위기에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CSR와 재무적 성과 간의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데는 통계 분석과 관련된 몇 가지 기술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CSR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기업들이 모든 활동을 공개하지 않으며 사회적 가치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객관적이고 정량적이지 않다. 둘째, 주로 사용하는 외부 기관의 CSR 관련 지표를 통계 분석에 사용하는 데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다양한 CSR 지표를 단순 비교하는 것보다는 산업별, 시기별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 셋째,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데 비율 지표를 사용하는 경우 기준을 벗어나는 극단값(outlier)이 많을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배제하고 분석해야 정확한 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CSR와 재무적 성과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데 있어 기존 연구의 가장 큰 한계는 내생성(endogeneity)을 충분히 통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재무적 성과와 CSR에 공통으로 영향을 미치는 제3의 요인에 의해 둘 간의 관계가 결정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재무적 성과가 높은 기업일수록 CSR 활동을 많이 하는 등의 역인과관계(reverse causality)도 가능하다.

이에 본 연구는 앞서 언급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감안해 CSR와 재무적 성과 간의 관계를 실증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독립변수인 CSR 활동 수준의 영향을 분석하는 데 연도별, 산업별 편차를 감안했고 극단값을 통제하도록 연구를 설계했다. 또 내생성을 통제하기 위해 도구 변수(instrumental variable)를 이용한 2단계 최소자승(2SLS) 방법을 적용해 자료를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CSR 활동과 재무적 성과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KLD 데이터베이스로 알려진 MSCI ESG 통계 데이터베이스상의 미국 기업 약 2400곳을 표본으로 사용했다. 2003년부터 2013년 사이 자료가 분석 대상이 됐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종업원 관계, 지역사회, 제품, 기업지배구조, 다양성, 환경, 인권 등의 영역 내 세부 항목별로 해당 기업이 강점 혹은 약점이 있는지를 평가했다. 여기서 강점으로 평가된 항목의 개수에서 약점으로 분류된 항목의 개수를 차감해 각 기업의 전반적인 KLD 점수를 산출했다. 그러나 매년 평가 항목의 개수가 변하기 때문에 연도별, 산업별 KLD 점수 순위를 매겨 상위 10%와 하위 10% 집단을 구분한 다음 집단 간 유의미한 재무적 성과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봤다. 종속변수인 재무적 성과는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OIBD/TA)과 자본시장 내 상대적 기업가치를 의미하는 Tobin’s Q를 측정했다. 극단값을 제거하기 위해 표본을 매출액 5000만 달러 이상인 기업으로 한정했다. 마지막으로 내생성을 통제하기 위해 2SLS 방법을 적용했다. 첫 번째 도구 변수로는 해당 기업의 100마일 반경 내 있는 다른 산업에 속한 기업들 중 KLD 점수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업의 밀도를 사용했다. 두 번째 도구 변수로는 대상 기업과 동일한 주에 속한 기업들의 산업 내 KLD 점수 순위(상위 몇 %에 해당하는지)의 평균값을 사용했다.

내생성을 통제하지 않은 일반적인 다변량 회귀분석 결과, 산업별로 CSR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상위 10% 집단은 하위 10%나 중위 80% 집단에 비해 더 높은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구 변수를 이용해 내생성을 통제한 경우 상대적 기업가치 측면의 재무적 성과인 Tobin’s Q는 여전히 유의성을 보였으나 회계자료상의 재무적 성과인 OIBD/TA는 유의성이 사라졌다. 즉, 기존 연구가 상반된 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오차항에 포함된 제3의 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산업별로 CSR 활동 수준 하위 10% 집단에서 상위 10% 집단으로 이동하는 등 집단 간 이동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여러 연구에서 사용되는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DJSI)의 경우 본 연구에서 사용한 KLD 점수의 상위 10%에 해당되는 기업들이 주로 발표하는 자료다. 따라서 DJSI에서 탈락하거나 추가된다고 해서 CSR 수준의 변화가 크다는 것을 반드시 의미하지 않으며 DJSI를 사용해 연구하는 경우 CSR 활동 수준의 기업 간 편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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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형sh.kang@cnu.ac.kr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강신형 교수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M&A이며 관련 학술 논문 및 ‘한국의 CVC들: 현황과 투자 활성화 방안’ ‘스타트업 M&A 현황과 활성화 방안’ 등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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