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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회계

사업부 간 거래 가격 책정, 어떤 기준으로?

김범석 | 274호 (2019년 6월 Issue 1)
오랫동안 베이커리사업부를 운영하던 나무종합회사는 3년 전 사업다각화를 위해 커피음료사업부를 신설했다. 당시 베이커리사업부는 신생 커피음료사업부에 빵을 제조원가로 공급했다. 영업 활성화를 위한 회사 차원의 결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베이커리사업부는 커피음료사업부에 더 이상 빵을 제조원가에 공급하기 어렵다고 통보했다. 베이커리사업부의 성과가 예전만 못한 상태에서 커피음료사업부에 공급해야 할 빵 물량이 3년 전에 비해 너무 늘었다는 게 이유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커피음료사업부 본부장은 나무종합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달려와 “회사 차원에서 아직 지원이 필요하니 베이커리사업부를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CFO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업부 간 거래, 얼마에 주고받으면 좋을까?

회사가 여러 사업부를 운영하다 보면 사업부 간 거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사업부 간 물건을 주고받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를 ‘내부거래’ 또는 ‘사내대체거래’라고 한다. 또한 사내대체거래 시 주고받는 가격을 ‘이전가격 1 ’ 또는 ‘사내대체가격’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기업 전체적인 관점에서 내부거래의 이전가격, 즉 사내대체가격을 얼마로 할 것인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부서(또는 매출부서)에서는 수익이지만 구매부서(또는 매입부서)에서는 비용이므로 기업 전체적으로는 사내대체거래로 인한 손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2 하지만 사업 부문별 성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는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각 사업부가 사내대체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사업 부문별 손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각 사업부가 외부 거래처들 하고만 거래를 한다면 이러한 고민은 발생하지 않는다. 모든 거래는 자연스럽게 시장가격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내대체가격은 시장가격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사의 전략, 내부적인 이해관계 등에 따라 회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결정되거나 힘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내대체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사업부의 성과가 달라진다. 더욱이 각 사업부가 개별 사업 부문의 이익을 위해 회사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업 전체의 성과에도 영향 3 을 미칠 수 있다. 사내대체가격 문제를 소홀히 다뤄선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사내대체가격은 어떻게 책정할 수 있을까? 우선 시장가격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시장가격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정한 가격이므로 사업부 간 이슈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가격에는 신생 사업부를 지원해야 한다든가 하는 기업 내부의 사정이 전혀 반영될 수 없다.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의 엔진사업부가 생산하는 자동차 엔진이 해당 자동차 회사에서만 필요한 제품이라면 타 자동차 회사에서는 수요가 없으므로 시장가격이라는 것이 형성되지 않는다.

두 번째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실제 원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나무종합상사가 3년 전 채택한 방법이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원가는 비교적 이해하기도 쉽고 관리가 가능하다. 그런데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부 입장에선 자신들의 비능률적인 부분까지 실제 원가를 통해 구매사업부에 이전할 수 있다. 가령, 베이커리사업부는 자신이 어떻게 원가를 관리하든 상관없이 커피음료사업부가 빵을 구매할 테니 원가를 절감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표준 원가기준을 설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원가기준이나 표준 원가기준을 사내대체가격으로 설정할 경우 베이커리사업부는 자신들의 성과에 이익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특히나 외부 판매 기회가 있는 경우 베이커리사업부의 불만은 더 커지기 마련이다.

세 번째 방법은 실제 원가나 표준원가를 기준으로 적정 이윤을 더해 사내대체가격을 결정하는 이익 가산 기준 방식이다. 이때 핵심은 적정이윤을 어떻게 합의하느냐로, 거래 당사자인 사업부 간 논쟁의 핵심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나무종합상사라면 베이커리사업부와 커피음료사업부 간 빵에 대한 이윤을 얼마로 할지에 대해 첨예한 대립이 발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방법은 협상 가격 기준이다. 베이커리사업부와 커피음료사업부, 두 당사자들이 협상테이블에 앉아 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협상 가격 기준은 내·외부 공급자 및 고객이 존재하고 협상과정에서 상위 경영진이 간섭할 수 없을 때 협상을 통해 사내대체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회계에서 ‘사내대체가격이 이거다’라고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기업마다 처해 있는 경영 환경이나 기업의 전략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나무종합상사의 경우 두 번째 방법(원가 기준 사내대체가격 산정)의 실효성이 다한 상황이므로 세 번째나 네 번째 방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관건은 각 사업부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기업 전체의 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내대체가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판매사업부의 최소이전가격과 구매사업부의 최대이전가격 사이에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DBR mini box: [회계 실무 TIP] 사내대체가격과 ‘경관불일치’

회계 실무를 하다 보면 간혹 ‘경관불일치’라는 말을 듣곤 한다. 이 용어는 재무회계에서 기록되는 수치와 관리회계에서 기록되는 수치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아무래도 재무회계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원칙과 규정에 따라 재무정보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관리회계는 회사의 목적에 맞는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므로 재무회계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칙과 규정을 따를 필요가 없다.

재무회계 규정에 따르면 나무종합상사 베이커리사업부가 커피음료사업부에 빵을 제공하는 경우 별도의 회계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 회사 내에서 단순한 빵의 사업장 이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리회계에서는 각 사업부의 성과 평가를 위해 별도의 회계처리가 필요하다. 사업부 간 이동을 매출 및 매입(원가)으로 기록해 각 사업부에 손익을 귀속시켜야 한다.

이로 인해 사내대체거래로 발생한 관리회계 관점의 회계처리는 재무회계에서 취소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 결과 재무회계에서 인식하는 재무정보의 수치와 관리회계에서 인식하는 재무정보의 수치 간 차이(경관불일치)가 발생하게 된다.


필자소개 김범석 회계사 ah-men@hanmail.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 컨설팅에서 13여 년간 외부 감사, 재무전략, 연결경영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최고경영자(CEO) 어젠다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았다. 연결 결산, 자금 관리 및 회계실무 등에 대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패션회사의 그룹 어카운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김범석 | -회계사
    -(현) 글로벌 패션회사의 Group Accounting 업무를 담당
    -삼일회계법인 및 PWC Consulting에서 CEO Agenda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음
    ah-m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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