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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재무 자문의 첫발은 ‘행동 편향 살피기’

곽승욱 | 358호 (2022년 1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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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Financial Advice Seeking and Behavioral Bias”(2022) by Y. Hsu in Finance Research Letters, Volume 46, Part B

무엇을, 왜 연구했나?

세계은행과 대만증권거래소 자료에 의하면 대만은 미국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저축률, 약 3.5배에 달하는 개인투자자 주식 거래량 등 거대한 금융시장을 갖고 있다.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2021년 대만 금융시장의 일일 주식 거래량은 3배 이상 증가했고, 대만 국민의 교육 수준과 금융 지식은 수십 년 동안 성장을 거듭해 왔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성장과 비례해 재무 전문가의 자문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 재무 전문가의 조언을 찾는 개인투자자의 수는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재무 자문에 대한 수요는 투자자의 다양한 행동 편향과 개인 특성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행동 편향, 투자자 특성, 재무 자문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비합리적인 투자 행동이 가져오는 오류와 손실에 관한 탐구에 치중돼 있어 전환점이 필요했다. 이에 대만 세신대 연구진은 투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 행동 편향과 각종 재무적 상황과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의지, 노력, 능력을 나타내는 재무 이해력이 재무 자문의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 분석해 기존 연구와 미래 연구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주식 거래 경험이 있는 18세 이상 개인투자자 1331명을 대상으로 2019년 7월13일부터 7월17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로 자료를 수집했다. 종속변인은 재무 자문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 하는 수준으로 측정했다. 구체적으로 참가자는 “투자 의사결정을 할 때 당신의 행동을 가장 잘 설명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세 가지 옵션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첫째, 투자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나 스스로 결정한다. 둘째, 재무 전문가에게 알리고 자문한다. 셋째, 재무 전문가의 조언에 전적으로 의존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린다.

종속변인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인은 행동 편향과 재무 이해력으로 양분했다. 행동 편향은 다시 자기 과신, 자기 귀인(self-attribution), 심리 회계(mental accounting), 세 가지로 분류했다. 자기 과신은 자신의 재능과 실력을 실제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성향으로 과잉 거래, 과소 분산, 과도한 위험 추구(필요 이상의 위험 감수)와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성공은 자신의 재능과 능력의 덕으로 돌리고 실패는 우연이나 외부 영향의 탓으로 돌리는 성향을 자기 귀인 편향이라 한다. 설문 조사에서는 자기 귀인 편향을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측정했다. 즉, 투자 이익의 상황에서 성공의 원인을 자신의 탁월한 능력이라고 믿는 ‘자기 고양 편향(self-enhancement bias)’의 수준과 투자 손실의 상황에서 실패의 원인을 불운이나 통제 불가한 외부 요인으로 돌리려는 ‘자기 보호 편향(self-protection bias)’의 정도로 측정했다.

심리 회계는 사람들이 심리 계정을 사용해 재무 활동을 분류, 평가 및 추적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개인투자자는 보통 심리 계정의 종류에 따라 동일한 화폐 가치에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고 의사결정도 계정별로 독립해서 내린다. 그 결과 포트폴리오상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설문 조사에서 심리 회계는 참가자들이 동일한 할인율을 사용하는 두 가지 구매 대안(심리 회계 작동)을 접하고 구매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을 연출해 산출했다.

재무 이해력은 비합리적인 투자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재무 이해력이 높은 개인투자자는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와 부유한 생활 방식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재무 이해력은 인플레이션, 이자율, 분산투자, 재무 위험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정답 수로 측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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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응답자의 약 49%는 독립적으로 투자 결정을 했고, 29%는 투자 의사가 생겨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또한 22%는 투자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재무 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했다.

전문가 도움 없이 독립적으로 투자를 결정한 투자자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투자자보다 인플레이션, 이자율, 위험에 대한 이해력(재무 이해력)이 4%p 높았다. 이 세 가지 재무 이해력 구성 요소와 전문가 자문 간 상관관계는 유의미한 음의 값을 나타냈다. 재무 이해력이 높을수록 전문가 자문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는 의미다. 재무 이해력의 또 다른 요소인 분산투자는 전문가 자문과 아무런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행동 편향의 효과도 분명했다. 자기 과신 및 자기 고양 편향은 재무 자문과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자신감이 넘치는 투자자는 자신의 재무 지식이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자신감이 결여된 투자자에 비해 자문을 구할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과거 실적에 기초해 투자 성공에 대한 잘못된 인과적 추론을 끌어내는 자기 고양 편향에 빠진 투자자는 자기 과신을 유발하고 강화한다. 따라서 자기 과신과 자기 고양 편향은 재무 자문에 부정적 영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자기 보호 편향과 심리 회계 편향에 취약한 투자자는 재무 자문을 구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투자자보다 훨씬 더 컸다. 자기 보호 편향이 심한 투자자는 자신의 실패를 과소평가하는 동시에 실패의 원인을 타인에게 돌리는 경향이 강해 전문가 자문을 찾을 가능성을 높인다. 투자가 실패하면 전문가는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해 투자자의 자기 보호 기능을 담당한다. 심리 회계 편향이 심한 투자자는 금전적 자산을 안전 자산 계정과 모험 자산 계정으로 분리해서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손실 회피와 원금 보존이 필수인 안전 자산에 대한 관리는 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하고 기회 추구와 초과 이익 달성을 목표로 하는 모험 자산의 관리는 스스로 할 가능성이 크다. 심리 회계 편향과 재무 자문이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결과를 볼 때 참가자들의 심리 계정에는 평균적으로 안전 자산이 모험 자산보다 많았던 것 같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개인투자자는 일반적으로 감정적•인지적 편향에 취약하기 때문에 분산투자에 서투르고 거래를 필요 이상으로 빈번하게 한다. 또한 이익을 보는 자산은 너무 빨리 팔고 손실 중인 자산은 너무 오래 보유하는 경향(처분효과)과 성공은 자신의 능력으로 돌리지만 투자 손실은 시장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강하다. 재무 전문가는 적절한 분산투자와 합리적 거래 행위를 유도해 각종 편향의 이익 침해 효과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기 과신과 자기 고양 편향이 전문가에게로 향하는 투자자의 앞길을 수시로 막는다. 자기 보호 편향과 심리 회계 편향은 전문가 자문의 필요성을 높이지만 그 목적이 자기 정당화와 안전 자산 관리에 치중돼 있어 투자 가치 증대라는 본질적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더구나 재무 전문가가 개인투자자의 편향을 줄이기는커녕 자신들의 편익을 증대키 위해 오히려 편향을 부추긴다는 연구도 적지 않다. 따라서 재무 자문과 행동 편향의 개념을 통합한 재무 이해력 개선 프로그램의 설계가 절실하다. 즉, 재무 자문, 재무 이해력, 편향은 독립적으로 다루기보다는 통합적으로 운영해야 부정적 부산물을 걸러내고 긍정적 결실을 배가할 수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과 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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