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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느낌 강할수록 지갑을 더 활짝 연다 外

김유진 ,강신형,주재우,류주한 | 239호 (2017년 12월 Issue 2)
Marketing

소유 느낌 강할수록 지갑을 더 활짝 연다

Based on Atasoy, Ozgun and Morewedge, Carey K, Digital Goods are Valued Less than Physical Goods (September 22, 2017).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Forthcoming. Available at SSRN: https://ssrn.com/abstract=3041331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이제 북미에서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킨들을 구매해서 e북을 다운로드 받아서 읽고 넷플릭스 서비스에 가입해서 영화를 감상하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종이에 인쇄된 신문이나 잡지 대신에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LP나 CD 대신에 MP3플레이어 파일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즐긴다. 책, 영화, 신문, 잡지, 음악뿐만 아니라 사진, 논문 등 대부분의 정보 콘텐츠가 디지털 형태로 변환됐다. 디지털 콘텐츠는 저장하고 공유하기 쉽다는 강력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기존의 콘텐츠 형태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물리적 형태를 가진 콘텐츠는 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하다. 판매 증가세가 주춤해진 e북보다 종이책은 여전히 많이 팔리고, 블루레이 DVD에 담긴 영화도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 또 디지털 사진을 종이 사진으로 인화하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또 지난 몇 년간 내가 찍은 사진을 하나의 전자기기 안에 몽땅 집어넣고 다닐 수 있는데 사람들은 왜 굳이 돈을 내고 종이책을 사고, 종이에 사진을 인화할까?

이에 대해서 스위스와 미국의 연구진은 콘텐츠가 종이나 플라스틱 같은 물리적 형태에 담겨 있으면 사람들이 잡거나, 만지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엇이든 소유하기만 하면 가치를 더욱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단순 소유 효과·mere ownership effect), 물리적 콘텐츠 특유의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psychological ownership)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에 비해서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한 실험에서는 보스턴의 역사 관광지인 올드노스처치(Old North Church)에 방문하는 86명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사진에 얼마를 지불한 것인지 물어봤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로 분장을 한 연구 조교가 방문객에게 다가간 뒤 사진을 함께 찍고 원하는 액수를 역사 재단에 기부할 것인지 물어봤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2개의 조건으로 나누어졌는데, 한 조건에서는 Fujiflix Instax Mini 90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물리적 형태의 사진을 받았고, 다른 조건에서는 LG G2 13MP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e메일로 사진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조건과 관계없이 사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물리적 형태의 사진을 받은 관광객이(1.57달러) 디지털 사진을 받은 관광객에 비해서(1.02 달러) 더 많은 돈을 기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아마존의 메케니컬터크(Mechanical Turk, 온라인으로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사이트)를 통해서 모집한 400명을 대상으로 영화와 책이 두 가지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물어봤다. ‘배트맨 다크나이트’ 영화를 아이튠즈에서 구매한다면 5.07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지만 DVD라면 80%를 높여서 8.98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조앤 롤링이 쓴 『해리포터』 책이 킨들에 들어 있다면 6.94달러를 지불하지만 종이책이라면 9.59달러를 지불한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영화와 책 모두 물리적 형태가 있을 때가 디지털 콘텐츠일 때에 비해서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물리적 형태의 콘텐츠라도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느낌이 약해지면 디지털 콘텐츠와 가격 차이가 줄어드는지 검증했다. 275명의 경영대 학부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제 물리적 형태가 있는 오프라인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에 얼마를 낼 것인지 물어봤다.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교과서를 구매한 뒤 계속 자신이 갖고 있는 경우에 관해서 응답했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은 교과서를 180일 동안 빌린 뒤 나중에 반납하는 경우에 대해서 응답했다. 실험 결과,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교과서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물리적 교과서에(87.81달러) 디지털 교과서에 비해서(44.90달러)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교과서를 빌린 뒤 반납하는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효과가 약해지기에 물리적 교과서(58.97달러)와 디지털 교과서(47.17달러) 사이에 지불 의향에 따른 가격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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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여러 실험 결과, 사람들은 물리적 형태를 가진 콘텐츠에 대해서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지만 디지털로 변환된 콘텐츠에 대해서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약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현실에서 남의 물건을 훔치면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느끼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수백만 달러를 훔치는 금융 범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준다. 사람들이 도덕적 잣대를 다르게 적용하는 하나의 이유로 물리적 형태를 가진 제품에 훨씬 큰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 사람들이 콘텐츠를 반납해야 하는 경우에는 심리적 소유 효과가 줄어들고 따라서 물리적 콘텐츠라고 해서 디지털 콘텐츠보다 더 큰 가치를 매기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제품이나 콘텐츠를 빌려주는 임대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 물리적 제품과 디지털 제품의 가치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디지털 콘텐츠가 가진 태생적 한계다. 만지거나 잡히지 않기 때문에 소유한다는 느낌이 충분하지 않고, 따라서 프리미엄 가격을 매기는 것이 무척 어렵다. 이 문제는 콘텐츠뿐 아니라 스마트 제품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디지털 제품에도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핸들을 손으로 잡고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에 비해서 무인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덜 주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구매자들이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심리적 소유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시작 단계부터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때 화면을 직접 터치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의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Psychology

업무 스트레스가 직장인 뱃살의 주범

Based on “Eating Your Feelings? Testing a Model of Employees’ Work-Related Stressors, Sleep Quality, and Unhealthy Eating” Yihao Liu, Yifan Song, Jaclyn Koopmann, Mo Wang, Chu-Hsiang (Daisy) Chang, and Junqi Shi i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published online September 2017.

무엇을, 왜 연구했나?

건강한 식습관과 수면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정서적인 혹은 업무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그동안 연구에서 늘 강조돼왔다.

교육학 분야에서는 아이들의 식생활이 성장 발달과 학업적 성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또 경영학에서도 직장인의 건강한 식생활이 직장 내 원만한 업무 수행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런 연구 결과를 근거로 대기업들은 구내식당을 설치하고 건강한 식단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어떤 요인이 직장인들의 식습관을 해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매일 직장에서 발생하는 일상적인 업무 스트레스와 그에 따른 부정적인 감정이 직장인들의 식습관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미국 대학의 연구자들은 두 부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첫 번째로 중국 IT 회사 직원 125명을 대상으로 15일 동안 하루에 3회, 오전과 정오, 오후에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두 번째로 중국 통신사 직원 110명을 대상으로 20일 동안 동일한 방법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첫 번째 조사 결과, 직장에서 오전에 겪는 업무 스트레스가 부정적 감정으로 이어져 직원들의 저녁 식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날 오전에 과도한 업무량을 부여받은 직원들은 당일 저녁에 건강에 안 좋은 정크푸드를 더 많이 먹고, 건강에 좋은 음식은 덜 먹는 경향을 보였다. 과도한 업무량에 따른 스트레스가 부정적 감정을 일으켜 그날 저녁에 건강에 좋지 않은 정크푸드를 과도하게 섭취하게 한 것이다.

두 번째 연구 결과, 오전에 경험한 고객의 불만 행동(mistreatment)도 저녁에 과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다시 말해 아침에 고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직원은 저녁에 과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객의 불만 행동이 오후에 부정적인 감정 상태로 이어져 저녁의 과식을 야기한 것이다.

여기에 전날 밤 수면의 질에 따른 자기 조절(self-regulation) 효과가 발견됐다. 전날 밤 양질의 수면을 취한 직장인의 경우 다음날 아침에 높은 수준의 활력(vigor)을 느끼게 되는데 이러한 활력이 고객으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부정적 감정으로 이어지는 영향을 상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밤 양질의 수면으로 활력을 느끼는 직장인의 경우 고객의 불만 행동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오전의 활력이 부정적 감정을 상쇄시켜 과식을 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전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잔 직장인의 경우 활력에 따른 상쇄 작용이 발생하지 않아 업무 스트레스가 그대로 부정적 감정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부정적 감정이 몸에 안 좋은 음식의 과도한 섭취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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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진 ykim@temple.edu

    -(현)템플대 경영학과 교수
    -(전)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로 2년간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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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형sh.kang@cnu.ac.kr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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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designmarketinglab@gmail.com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공감에 기반한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을 활용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을 설계한다. 현재 국민대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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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jhryoo@hanyang.ac.kr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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