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원의 Digital Health Innovation

FIFA 경기 때 입고… 전문의가 피드백하고… 웨어러블 헬스기기, ‘실시간’에서 해법 찾다

202호 (2016년 6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핏비트와 같은 디지털 활동량 측정계를 12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많지 않다. 애플워치와 같은 스마트워치도 기대했던 것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등장하는 신제품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소비자의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한다.

1.음성/영상 피드백을 통한 실시간 코칭

2.환자 혹은 운동선수 같은 특정 소비자군을위한 기능 장착

3.인공지능과 연결한 맞춤형 코칭

4.인간 코치/의사와 연결한 맞춤형 코칭 

 

편집자주

디지털 기술이 의료, 바이오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경영컨설턴트로 일한 바 있는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장이 5회에 걸쳐 디지털 헬스 산업의 변화와 대응전략을 제안합니다.

 

바야흐로 웨어러블 전성 시대다. 웨어러블은 글자 그대로 몸에 착용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디지털 장비를 의미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몸 구석구석에 착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 가운데 현재 시장을 이끄는 것은 손목에 차는 형태의 제품들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몸에 찰 수 있는 액세서리 가운데 손목시계와 팔찌에 익숙한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센서나 장비를 장착하는지에 따라서 웨어러블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데 소아를 대상으로 한 미아 방지용 제품부터 요금 결제용 제품이나 산업 안전을 위한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웨어러블의 용도로 가장 각광받는 분야가 헬스케어다. 몸에 닿는다는 점 때문에 센서를 장착해서 사람의 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좋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경 쓰는 문제이면서 비효율성이 높은 분야라는 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웨어러블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분야가 이렇게 헬스케어를 접목한 활동량 측정계이다. 올해 나스닥 주식 시장에 상장했으며 시장점유율 70%를 상회하는 핏비트(Fitbit)부터 조본(Jawbone), 그리고 얼마 전에 스위스 시계업체인 파슬(Fossil) 26000만 달러에 인수한 미스피트(Misfit)까지 다양한 활동량 측정계들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많은 활동량 측정계 회사들은 자사 제품의 센서 성능을 과시하면서 경쟁사보다 더 정확하게 걸음 수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올해 2월에 유수의 의학 학술지인 <미국 의사협회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각종 웨어러블 장비 및 스마트폰 앱들이 활동량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는지를 평가한 논문이 실렸다. 연구자들은 14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갤럭시 S4와 아이폰 5S에 탑재된 각종 앱과 핏비트, 조본, 나이키 퓨얼밴드 등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500걸음 및 1500걸음을 걷도록 했다. 결론을 보면 나이키 퓨얼밴드가 유독 정확성이 떨어지며 핏비트에서 나온 두 가지 제품이 정확하면서 편차도 적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마 핏비트 회사 사람들은 이 논문 결과를 보고서 역시 우리 제품 센서가 정확하고 우수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걸음 수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헬스케어 웨어러블의 가치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아마 위 논문에 나온 나이키 퓨얼밴드처럼 정확도가 심하게 떨어진다면 아예 믿지를 못해서 쓰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걸음 수를 알려주는 목적, 한 걸음 더 나아가 활동량 측정계를 사용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중요한 것은 사용하기 전보다 더 많이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센서 성능을 과시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활동량 측정계 업체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업체들은 앱을 만들어서 걸음 수 데이터와 함께 움직인 거리, 소모 칼로리 등의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보여줘 사용자가 자극을 받아서 더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친구 혹은 가족들과 일종의 작은 커뮤니티를 구성해서 서로 걸음 수를 비교하고 자극을 받아서 더욱 열심히 운동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의 부족한 의지를 일종의 동료들의 압박(peer pressure)을 통해서 극복하도록 하는 셈이다. 어떻게 보면 이는 지인들과 같은 제품을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경우 다른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을 힘들게 만듦으로써 전환 비용을 높여서 현재 쓰는 제품을 계속 쓰도록 만드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데이터를 교류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더 큰 효용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한다. 나름의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것인데 핏비트의 경우 루즈잇(Lose it)이나 마이피트니스팰(MyFitnessPal)과 같이 활동량 측정계로 관리하기 힘든 음식물 섭취 관리를 도와주는 앱들은 물론 런키퍼(RunKeeper)와 같은 피트니스 앱이나 밸런스 리워드(Balance Reward)와 같은 건강 행동 보상 프로그램 등 다양한 앱과 연동하고 있다.

 

 

 

 

 

활동량 측정계 회사들은 이렇게 사용자들의 건강한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또 하나의 이슈는 과연 얼마나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컨설팅 회사인 인데버파트너스(Endeavour Partners)의 설문 조사 결과가 유명하다. 이 결과에 따르면 활동량 측정계와 스마트워치 사용자의 3분의 1 6개월 후에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으로 미스핏 등 몇몇 웨어러블을 사용해본 경험과 주위 사람들을 보면 위의 설문조사가 실제 사용률보다 과장돼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00∼150달러의 적지 않은 돈을 들여서 산 제품을 잘 쓰지 않는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껴서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답한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웨어러블 업계의 선두주자인 핏비트가 지난 5월에 나스닥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발표한 내부 자료를 보면 이런 짐작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핏비트는 PAUs(Paid Active Users)라는 나름의 활동 사용자 수 지표를 만들어 그 자료를 공개했는데 이를 분석해보면 2014 1∼3분기 사이에 핏비트를 새로 구매한 사람 가운데 최소 70% 이상이 2014년 내에 PAUs에서 빠져나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고려해야 하는 것은 PAUs가 의미와는 다르게 그다지 활동적인 사용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PAUs의 정의는 분기 중에 다음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으로

1) 핏비트 프리미엄 혹은 핏스타(Fitstar)의 활동 계좌를 가진 경우2) 핏비트 계정에 측정계 혹은 저울을 연동시킨 경우 3) 100보 이상의 활동 혹은 체중을 측정한 경우이다. 이 정의를 살펴보면 명칭과는 다르게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들도 포함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핏비트를 열심히 사용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탈락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앞서 다뤘던 인데버파트너스의 설문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웨어러블의 사용률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는 상당히 과장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활동량 측정계 시장은 큰 성장을 이뤘으나 활동 변화와 지속적인 사용의 관점에서 아직 이슈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를 넘어서서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는 제품을 내놓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1. 실시간 코칭의 제공

 

처음으로 다룰 것은 활동량 측정을 넘어서서 실질적인 코칭을 제공하는 것이다. 무브(Moov)라는 제품을 사용하면 일반적인 활동량 및 수면 측정에 더해서 달리기, 빠르게 걷기, 사이클링, 7분 근력 운동, 수영, 카디오 복싱(cardio boxing) 6가지 운동에 대해서 코칭을 받을 수 있다. 양 손목 또는 발목에 Moov를 착용하고 해당 운동을 하면 스마트폰의 전용 앱을 통해서 운동 자세 혹은 운동 강도와 관련된 조언을 해준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하면 운동 프로그램에 따라서앞으로 5분간 시속 9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려라’ ‘지금 속도가 느리다, 더 빨리 뛰어라’ ‘이제 3분간 빠르게 걸어라는 식의 코칭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에 정식 출시되지는 않았는데 해외 직구를 통해서 구입해서 사용해본 사람들이 개인 블로그에 쓴 리뷰를 보면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잔소리가 많아서 귀찮다는 반응도 있다는 점이다. 헬스클럽에서 달리기를 할 때 텔레비전을 보면서 뛰는 경우가 많은데 ‘Moov’가 계속해서 음성 코칭을 해주면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서로 다른 운동을 자동으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운동 전에 앱에서 해당 운동을 선택해줘야 한다는 불편도 있다.

 

무브가 유산소 운동 코칭에 초점을 맞췄다면 짐워치(GymWatch)는 근력 운동에 대한 코칭을 제공해준다. 무브와는 다르게 근력 운동의 종류를 자동으로 인식해서 운동 횟수를 측정해주며 코칭 기능을 선택하면 근력 운동을 바르게 하기 위한 코칭을 해준다. 예를 들어 바벨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 속도나 자세에 대해서 올바르게 하는지를 지적하고 그렇지 않다면 바르게 하도록 코칭을 해줘 제대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외에 웨어러블은 아니지만 짐워치와 유사하게 근력 운동에 대한 코칭을 해주는 제품도 있다. 스마트스팟(SmartSpot)이라는 제품은 스마트 거울인데 거울 앞에서 운동을 하면 자세를 인식해서 제대로 운동하는지를 표시해준다. 바른 자세로 운동하면 녹색으로, 그렇지 않으면 적색으로 표시해준다. 여기서 살펴본 제품들은 단순히 운동량을 측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운동에 대한 코칭을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하려 한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특성상 일반인으로 하여금 운동을 열심히 하게 해주기보다는 운동에 대한 흥미와 의지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용도에 맞는 전문적인 제품들

 

두 번째는 용도에 맞는 전문적인 제품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 전문적인 제품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환자용 제품이다. 핏비트와 같은 일반인 대상 제품을 환자에서 쓰는 것을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이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웨어러블 제품을 만든 목적과 기능에 따라서 특정한 움직임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풍에 걸린 후 회복하는 환자들 중에 비교적 잘 걸을 수 있는 사람들에서는 기존 활동량 측정계들이 잘 작동하지만 운동하는 모습 자체가 달라져버린 운동 질환 환자에게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워싱턴대 소아과 교수인 비요른슨(Bjornson) 박사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내가 이해하기로 많은 측정계들의 알고리즘은 신호 패턴을 분석해 어떤 것이 걸음이고 어떤 것이 다른 활동인지를 구분해낸다. 그런데 그런 알고리즘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걷거나 천천히 걷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소아 환자는 성장하면서 걷는 패턴이 바뀌게 됨에 따라서 기기 알고리즘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이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밀한 활동량 측정계를 만드는 회사들이 나오고 있다. 이 분야를 선도하는 스텝워치는 10년 전인 지난 2004년에 FDA 승인을 받았다. 2014 2월 미국의 FDA는 영국 회사인 캠엔테크(CamNTech)가 개발한 모션워치(Motion Watch)와 호주 회사인 돌사비(dorsaVi)가 개발한 바이무브(ViMove)를 진료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 승인했으며 같은 해 9월에는 호주 회사인 글로벌 키네틱스(Global Kinetics)가 개발한 키네티그래프(KinetiGraph)라는 장비를 파킨슨병 환자에게 사용하는 용도로 승인하기도 했다. 물론 환자라고 해도 핏비트와 같은 일반인 대상 활동량 측정계로 충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술 후 회복단계 환자들에서 얼마나 활동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하는 것이라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아 핏비트로도 충분할 것이다.

 

한국 벤처기업이 만든 피트니스 밴드인 직토 역시 현재는 일반인 대상으로 만들어졌지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직토는

3축 센서가 탑재돼 있으며 활동량뿐 아니라 사용자의 걸음걸이와 자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분석할 수 있다. 척추측만증 환자의 척추 이상 정도도 측정해줄 수 있다. 탑재된 3축 센서를 활용해서 적절한 알고리즘을 얹는 경우 파킨슨병을 비롯해서 보다 많은 질환을 대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환자들에게 활동량 측정을 넘어선 가치를 제공하려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로 잘 알려진 얼라이브코(AliveCor)의 경우 애플워치의 시계줄의 형태로 심전도 측정기를 만들고 있다고 하면서 시제품 모습을 공개했다. 얼라이브코가 만든 기존 심전도 측정계는 양손에 각각 한 개씩의 전극을 부착해서 얻은 신호를 바탕으로 1개의 심전도를 얻는데 애플워치의 경우 한 손에 차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현재 개발 중인 시계줄 형태의 제품은 애플워치 시계줄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전극을 부탁해서 한쪽 전극은 늘 손목에 부착되고 심전도 측정을 원할 때 반대쪽 손가락을 시계줄 바깥쪽 전극에 갖다 대도록 해서 심전도를 얻는다. , 웨어러블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심전도를 측정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닌데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양손에 웨어러블을 차지 않는 한 이렇게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다만 이러한 제품의 개발은 좋은 시도가 될 것이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웨어러블을 차고 다니는 것만으로 24시간 심전도를 측정해주는 제품이 머지않아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엠피티카(Empatica) 회사는 간질 환자를 위한 엠브레이스(Embrace)라는 웨어러블을 내놓았다. 체온,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에 더해서 피부 전기 활동(electrodermal activity) 센서가 내장돼 간질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감지할 수 있으며 간질을 감지하면 미리 입력된 사람들에게 알람을 보내서 필요한 경우 간질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 물론 간질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수요가 적을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서 활동량 측정과 수면 모니터링 및 스트레스 레벨 측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전문적인 제품은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운동선수들의 움직임 및 기타 운동 관련 지표들을 측정해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이노베이션 월드컵(Innovation World Cup) 행사의 2014/2015년도 스포츠 & 피트니스 부문 결선에 오른 상품들을 살펴보자.

 

스트레치센스(StretchSense)는 옷의 섬유에 쉽게 결합시킬 수 있는 센서 제품으로 옷을 입은 사람이 움직이면 센서가 늘어나면서 움직임을 측정해줄 수 있다. 전문적인 운동선수에서 생체 신호를 측정하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헤도코(Heddoko)는 섬유 안에 센서가 내장돼 있는 스마트 의류를 만들며 관절의 움직임을 측정해 이를 3D 모델링을 하며 이에 바탕을 두고 운동 상태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다. 노치(Notch)도 이와 비슷한데 사용자가 측정을 원하는 위치에 센서를 부착하고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3D 모델링을 통해서 재구성해준다. SDK(개발자 키트)를 공개해서 외부 개발 업체들이 데이터를 활용해서 관련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이오볼트(MYOVOLT)는 근육과 관절에 바로 진동을 줌으로써 통증을 치료하고 운동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제품이다.

 

여기 나온 4가지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예상 가능한 것을 구현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넘어서는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행사인 테크크런치 2015에서 소개된 휴몬(Humon)이 여기에 해당한다. 휴몬은 근육이 산소를 소모하는 방식을 측정해 젖산 한계점(Lactic acid threshold)을 알아내는 제품이다. 젖산은 운동 중에 몸에서 만들어지는 피로 물질인데 운동 강도가 올라가면 젖산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어떤 지점을 넘어서면 몸 안에서 젖산이 빠르게 축적돼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운동선수들은 젖산 한계점 범위 내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좋은데 기존에는 피를 뽑아서 젖산 수치를 보아야 이를 짐작할 수 있었고 또, 상황에 따라서 한계점 자체가 변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아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휴몬은 젖산 한계점을 알려줘 운동선수들이 부상의 위험 없이 최대한의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이렇게 운동선수에서 웨어러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지난 7 FIFA가 경기 중 착용을 허용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전에는 훈련 중에만 착용이 허용됐으며 경기 중에는 경기장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서 움직임을 추적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많은 축구팀들이 훈련 중에 웨어러블 장비를 사용한다. 아디다스는 독일 국가대표팀에 장비를 공급했으며 이외에 캐타펄트(Catapult)는 브라질 국가대표팀에, 지피스포츠(GPSports)는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U-20 월드컵과 여자 월드컵 경기에서 실전 사용됐는데 여자 월드컵에서는 우승국인 미국을 포함해서 7개국이 사용했다. 최근까지 비디오를 통한 경기 분석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팀들이 상당한 경쟁 우위를 누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렇게 선수 개개인의 움직임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얻게 되면 한 단계 높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3. 인공지능과의 연결

 

세 번째 시도는 인공지능과 연결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각 개인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맞춤형으로 코칭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IBM 왓슨이 건강 관련 피드백 제공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지난 10월에 웰톡(Welltok) 회사는 왓슨과 협력해 카페웰 컨시어지 파워드 바이 왓슨(CafeWell Concierge, Powered by Watson)이라는 애플워치 앱을 내놓았다. 과거 웰톡은 카페웰(CafeWell)이라는 앱을 통해서 건강 행동에 대해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여기에 IBM 왓슨의 인공지능을 결합해 한 단계 진보한 행동 변화 프로그램을 내놓은 셈이다. 새로 나온 앱은 왓슨의 자연어 처리 능력을 활용해 사용자가 직접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으며 거꾸로 앱이 사용자에게 말을 걸어서 행동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와 애플워치가 측정한 정보를 IBM 왓슨이 분석해 사용자가 건강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공지능의 특성상 사용자가 오래 사용할수록 그 사람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IBM 왓슨과 협력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인 퍼스널 보디 서포트(Personal Body Support)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난 2015 2월에 소프트뱅크가 IBM과 협력해 왓슨에게 일본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제 일본어 학습을 마친 왓슨을 적용할 분야로 건강 관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사용자의 생활 습관 자료와 각종 헬스케어 센서를 통해서 수집한 자료 및 유전자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서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언을 제공한다.

 

카페웰 컨시어지 파워드 바이 왓슨이나 퍼스널 보디 서포트에 대한 내용을 읽어보면 왓슨이 분석하는 대상이 되는 것은 식사 습관이나 활동량, 체중과 같은 데이터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해줄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사용자의 행동을 바꾸고 이를 지속시키는 것이 관건일 텐데 행동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용자의 의지나 성격, 선호 사항 같은 것을 읽어내고 그에 맞춰서 조언을 제공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제대로 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미 1만 걸음을 걸었지만 활동량 측정계에는 9500걸음만 걸었다고 표시해 500걸음을 더 걷게 만드는 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4. 인간 코치/의사와 연결

 

그렇다면 인공지능만 발전하면 사용자들이 건강한 행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 건강관리 앱 눔(Noom)이 변해온 모습을 통해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체중감량 앱으로 시작해서 건강 관리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는 눔은 한국인 대표가 구글의 인공지능 전문가와 함께 창업한 것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눔은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에 기반해서 사용자의 행동을 바꾸려고 한다. 하지만 눔은 수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하면서 인공지능만으로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눔은 사용자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을 상대하게 되면 점차 피드백을 건성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기반하되 사람 코치가 조언을 제공하는 눔 플래티눔 제품을 내놓았다. 서비스의 확장성만 생각한다면 사람을 붙이지 않는 것이 맞겠지만 사용자의 행동 변화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생각한다면 사람 코치가 조언을 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봤던 것이다. 아직 눔 플래티눔이 나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인공지능만을 사용했을 때보다 사람 코치가 함께 있을 때 사용자의 체중을 더 잘 감량할 수 있었다고 한다. , 눔의 사례를 놓고 본다면 체중 감량이나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 관리와 같이 사람의 행동을 바꿔야 하는 영역에서 순수한 인공지능만으로 충분한 성과를 달성하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

 

눔 이외에도 사람 코칭을 덧붙이려는 회사가 나오고 있다. GOQII라는 회사이다. 웨어러블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해서 트레이너가 문자나 전화로 코칭을 해준다. GOQII Life라는 자체 웨어러블을 사용할 수도 있고 핏비트나 조본, 나이키 퓨얼밴드와 같은 기존 제품과 연동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코치들이 사용자를 효율적으로 코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인간이 개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람 코치를 동원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의사가 개입하는 것이 효과를 높일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잔소리가 필요한데 그 역할에 의사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물론 의사라고 해서 모두 전문적인 코칭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의사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당뇨나 고혈압 같은 질병이 있는 경우 어차피 병원을 다니고 의사를 만나야 하기 때문에 의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만 단순한 체중 감량의 경우에는 이런 여건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의사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이렇게 개입을 해줄 수 있을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기존에 하던 진료에 비해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금연 치료에 대한 상담료가 수가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수가를 책정하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미 비만이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활용해서 의학적이고 체계적인 비만 관리를 하는 것에 대해서 별도의 수가를 책정하고 의사들로 하여금 시어머니 역할을 맡도록 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지금까지는 주된 용도가 헬스케어인 제품들을 살펴봤다. 이제 2015년 애플워치가 출시되면서 각광받기 시작한 스마트워치에 대해서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자. 많은 회사들이 안드로이드 혹은 이외의 OS를 활용한 스마트워치를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판매량이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 사용자 설문 조사 결과의 양 등에서 애플워치를 따라갈 만한 제품이 없기 때문에 애플워치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015 4월에 출시된 애플워치는 산소포화도를 비롯해서 본격적인 의료용 센서가 다수 탑재될 것이라고 예상됐으나 피트니스에 꼭 필요한 센서만 탑재돼 활동 거리, 걸음 수 및 심박 수를 측정할 수 있는 정도의 기능을 갖췄다. 헬스케어 장비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다소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스마트워치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워치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들은 헬스케어를 주요한 기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활동하는 시간 동안 늘 차고 다닌다는 점 때문에 센서를 장착해서 사람의 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좋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용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리스틀리(Wristly) 회사는 지난 10 1500명의 애플워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활동량 측정계 사용자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와 핏비트가 공개한 자료 사이의 간극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설문조사 결과는 과장되거나 편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자. 조사 결과를 보면 48%의 응답자는 기존에 활동량 측정계를 사용해본 적이 없으며 10%는 구입은 했으나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즉 응답자의 60% 정도는 활동량 측정계를 사용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응답자의 12%는 피트니스 기능이 애플워치 구입의 주된 이유라고 답했고 48%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답했다. 그리고 생활습관이 얼마나 건강하게 바뀌었냐는 질문에는 24%가 크게 바뀌었다고 대답했고 59%는 다소 바뀌었다고 대답했다.

 

우선 60% 정도의 응답자가 기존에 활동량 측정계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한 것은 애플워치가 활동량 측정계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새롭게 소비자로 이끌어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응답은 헬스케어가 애플워치 구입의 중요한 이유라고 답한 사람이 60%에 이른다는 것과 잘 맞지 않아 보인다. 헬스케어 기능이 중요했다면 애플워치가 나오기 전에 다른 활동량 측정계를 사용해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두 가지 질문에 공통으로 답한 사람에 해당하는 최소 20%의 응답자는 애플이 만든 새로운 제품을 사고 싶었고 구매 동기로 헬스케어를 갖다 붙인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사용자들이 애플워치를 사용함으로써 건강 생활 습관이 바뀌었다고 대답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애플워치를 산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그렇게 답한 사람도 제법 있겠지만 다른 기관의 조사 자료를 봐도 사용자들은 헬스케어 기능을 비교적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스톡홀름대의 모바일라이프센터는 12명의 참가자들에게 애플워치를 나누어주고 웨어러블 카메라를 장착해서 사용자들이 주로 어떤 기능을 사용하는지를 연구하였다. 시간과 알림 확인 이외에 애플워치에 내장된 헬스케어 앱인 워크아웃(Workout) 앱과 액티비티(Activity) 앱을 확인한 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애플워치 사용 경험에 대해서 사용자들을 인터뷰했을 때 활동량 측정 기능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고 한다. 애플워치를 사용함으로써 얼마나 건강해졌는가를 논하기는 아직 힘들지만 적어도 기존에 활동량 측정계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소비자들을 끌어들여서 활동량 측정 기능을 사용하고 친숙해지도록 만들었다는 점만큼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그렇다면 스마트워치와 활동량 측정계 간의 경쟁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애플워치가 출시될 때만 해도 애플워치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애플의 골수팬이 워낙 많으며 활동량 측정계가 한 가지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반면 애플워치는 더 많은 효용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핏비트가 우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3분기에 핏비트가 470만 대를 판매한 반면, 애플워치는 390만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런 결과를 보면서 스마트워치와 활동량측정계를 별도의 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시장이 장기적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으로 통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활동량 측정계만으로는 앞서 언급한 행동 변화와 지속적 사용을 이끌어내기 힘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나의 작은 컴퓨터인 스마트워치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과 활동량 측정계 시장이 구분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가격 차이인데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고 4∼5년이 지나면서 값싼 보급형 스마트폰이 나왔던 것처럼 몇 년 지나지 않아서 보급형 스마트워치가 나오게 되면 활동량 측정계가 별도의 제품 카테고리로 존재하기는 힘들 것이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본격적인 헬스케어 센서를 탑재하고 보다 전문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제품과, 활동량 측정계에 가깝지만 스마트워치의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으로 나뉠 것으로 예상한다.

 

정리하자면 다양한 건강 관련 웨어러블 제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기 위해서 직관적인 데이터 정리, 커뮤니티 구성에서부터 코칭 혹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피드백 제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는 제품은 많지 않지만 이런 발전 과정을 거치면서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이렇게 복잡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해지면서 일반적인 활동량 측정계는 대부분 스마트워치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으며 파킨슨병 환자 등 특수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화된 제품들이 소규모의 시장을 가져가게 될 것이다.

 

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 원장 doc4doc2011@gmail.com

필자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 보건대학원 보건정책관리전공 석사를 취득했다. 서울대병원에서 내과 레지던트 수련을 마친 후 맥킨지 서울사무소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삼성서울병원 의료관리학과 임상조교수로 옮겨 병원 전략을 수립하고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헬스케어 사업을 자문했다. 현재 서울와이즈요양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인 눔의 전략 및 의학 자문을 맡고 있다. 저서로 <의료, 미래를 만나다: 디지털 헬스케어의 모든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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