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Toolkit for Practitioner

혁신의 성공 원한다면 ‘지혜의 창’과 ‘성공의 비전’ 활용하라

173호 (2015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혁신

혁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분명한 점은 새롭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모두 혁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가 긍정적인 효과를 동반할 때 비로소 혁신이라 부를 수 있다. 새롭고 유용한 변화란 어떻게 만들어질까. 혁신의 공식은 다음과 같다.

Innovation=Identify × Insight × Idea × Implement (I × I × I × I = I)

먼저 Identify부터 살펴보자. 막연히 문제를 잘 정의(Identify)하라고 한다면 혁신방법론일 수 없다. 이 글에서는 Identify를 위한지혜의 창성공의 비전이라는 툴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책과 강의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이는 혁신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막연히해야 한다는 당위만 있을 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주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경훈 혁신컨설턴트가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실행법들을 연재합니다.

 

오늘도 혁신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중국 상하이 사람들은 도시 곳곳에서 매시간 측정되는 공기 품질 지수(Air Quality Index)를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하고, 예전 같았으면 그냥 모르고 들여 마셨을 미세먼지들을 피하기 위해 최신 황사마스크를 착용한다. 또한 스마트폰 택시 앱이 보편화되면서 이제 상하이 길거리의 빈 택시들은 대부분예약안내등을 켜고 빠르게 고객에게 달려간다. 천천히 손님을 찾아 배회하는 택시의 모습이나 길거리에서 택시 잡는 풍경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이버 세상에서는 혁신이 더 빠르고 무섭게 일어나고 있다. 킥스타터에서는 후버보드(Hooverboard, 공중에 뜨는 스케이트보드) 같은 신제품들을 끊임 없이 만날 수 있다. 2015년에도 Fast Company를 비롯한 여러 기관들과 미디어들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을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고, 이 목록을 가득 채우고 있는 혁신 사례들은 혁신의 속도와 강도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혁신이 세상에 큰 가치를 만들고 경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 잦아지면서 여러 경영 사상가들은 어떻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지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혁신이 자주 일어났던 자연 과학과 공학 분야, IT 분야의 혁신들을 대상으로 먼저 시작됐는데, 이런 연구를 통해 유동적 네트워크(liquid network), 아이디어 간의 충돌, 뜻밖의 발견(세렌디피티, Serendipity), 굴절 적응 등 혁신을 촉진시키는 혁신의 토대들이 발견됐다. 다른 한편에서는 차별화와 고객을 중심으로 한 경쟁 전략이 발전하면서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 민족지학 또는 인류학)에 기반한 관찰을 통해 통찰(insight)를 얻고 이를 새로운 아이디어로 연결하는 혁신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시도됐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혁신의 정의가 등장했다. 에릭 슈밋과 조너선 로젠버그는 그들의 책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 혁신적인 것을새롭고 놀라우며 매우 유용한 것으로 정의했다. 다른 사람들은 혁신을 점진적인 혁신(incremental innovation)부터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까지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진화적 혁신(evolutionary innovation)과 혁명적 혁신(revolutionary innovation)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혁신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새롭거나 특이하다고 해서 모두 혁신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동반할 때에 비로소 혁신으로 부를 수 있다.그럼 어떻게 새롭고도 유용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1. 혁신의 공식

 

필자가 일하고 있는 혁신 전문 컨설팅사인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는 지난 20여 년간 전 세계 고객사들과 함께 기업 내에 혁신의 토대를 세우고 혁신을 창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혁신을 이끄는 공식을 발견했다. 모든 혁신이 그렇듯이 우리가 발견한 혁신의 공식도 오랜 기간에 걸친 시도-실패-개선의 반복(iteration) 과정을 통해 다듬어지고 발전했다. 혁신의 공식은 바로 이것이다. <그림 1>과 같다.

 

 

 

혁신의 공식에서 4개의 I가 덧셈이 아닌 곱셈으로 연결된 것은 4개의 I 중 어느 하나라도 0이면 혁신도 0이 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각각의 I를 더 잘 수행할수록 혁신의 효과도 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4개의 I 중 첫째인 Identify-정의하기는 혁신의 목표와 방향을 정의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혁신을 해야 할 상황이 되면 곧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나 솔루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목표를 명확히 세우지 않으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의미 없는 헛수고가 돼 버릴 수 있다. 혁신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혁신을 통해 해결할 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팀원들이 혁신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열망을 하나로 모으고, 혁신의 성과를 측정할 KPI와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팀 전체가 하나의 정의를 도출하기 위해 뛰는 것이며, 이 과정은 주로 착수 보고회(Kick-off meeting)를 통해 이뤄진다. 또한, 혁신 과정 중 틈틈이 혁신의 목표를 되새기고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IInsight-통찰은 혁신에 필요한 통찰을 발견하는 것이다. 통찰을 발견하는 것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는 기존에 얻은 데이터와 지식을 다시 한번 점검해 한동안 무시하거나 잊고 지냈던 실마리(clue)들을 재발견하는 것이다. 이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2단계에서는 새로운 경험과 활동을 통해 더 넓고 더 깊이 있는 실마리들을 더해야 한다. 특히 경쟁사가 보지 못하는, 완전히 새로운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실마리들은 먼저 고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으며, 이후에는 고객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와 사내 직원, 다양한 사업 파트너로부터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새로운 기술 등이 가지고 오는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그동안 발견한 실마리들을 서로 연결하고 충돌시켜서 영감이 넘치는 통찰(inspiring insights)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마지막 단계는 여러 팀원과 전문가가 함께 모여서 활발한 논의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데 이를 스토리텔링 세션(storytelling session)이라고 부른다.

 

셋째 IIdea-아이디어는 혁신의 목표를 달성하게 할 사업 모델, 제품, 서비스 등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확장적 사고(expansive thinking) 과정과 축소적 사고(reductive thinking) 과정의 두 단계를 걸쳐 이뤄진다. 통상적인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에 비해 아이디에이션 워크숍(ideation workshop)은 창의적인 생각을 자극하기 위해 세심하게 준비돼야 한다. 예를 들면,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을 모은 자극제(stimulus)를 미리 준비하고, 앞서 발견한 통찰들을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는 인사이트 플랫폼(insight platform)으로 정리해 아이디어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

 

마지막 IImplement-실현하기는 아이디어를 실현해 실질적이고 유용한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현실화(realness) 과정을 통해 관념적이고 추상적이었던 아이디어를 보다 명백하게 만들고, 반복되는 실험과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아이디어를 완성하고 확장한다. 또한, 출시를 위한 일정 계획과 재무 계획 등을 수립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DBR Minibox’ 참조.)

 

DBR Mini Box

 

본문에서 간단하게 정리한 혁신의 공식, 4개의 I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혁신의 공식을 사용해 우버(Uber)의 혁신 사례를 정리해 봤다.

 

 

 

Identify - 정의하기

우버가 처음 생겼을 때 우버의 목표는 도시 지역에서 편리하고, 안전하고, 멋지게 이동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Insight - 통찰

우버의 창업자 개릿 캠프(Garrett Camp)는 자신이 사는 샌프란시스코의 택시 서비스가 형편없다는 것을 매일 체험하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여러 대도시에는 편리하고, 믿을 수 있는 택시를 필요로 하는 고객 수요가 많이 있다는 통찰도 얻었다. 동시에 대도시에는 기존 리무진 서비스는 물론이고 개인 기사(private driver)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잠재적인 공급자들이 충분히 존재하는 것도 발견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GPS 기술과 모바일 결제 기술이 결합, 발전하면서 택시를 추적하고 택시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일이 더 용이해지고 있었다.

 

Idea - 아이디어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우버는 개인 기사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앱을 만들었다. 이 앱은 GPS와 모바일 결제 기술을 활용해 우버 서비스를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었으며 기사 평점 시스템을 제공해 고객들이 안심하고 개인 기사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Implement - 실현하기

우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 유명 대도시들에서 차례차례 성공을 거두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정부, 기존 택시 기사들과 마찰을 겪고 있지만 우버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추가로 만들고 테스트하고 있다. 또한 사람 대신 물건을 운반하는 택배 사업, 렌터카 사업, 개인 기사 대신 무인차를 이용하는 사업 등 연관 사업을 준비 및 시도하면서세상이 움직이는 방법을 발전시킨다 EVOLVING THE WAY THE WORLD MOVES’는 모토하에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4개의 I 하나하나가 제대로 맞물릴 때 커다란 혁신이 일어난다. 이때 주의할 점은 4개의 I가 혁신 프로세스의 4단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정의하기 다음에 통찰, 통찰 다음에 아이디어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혁신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활동과 논의를 통해 4가지 영역이 골고루 발전하면서 혁신이 진행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혁신 초반에는 정의하기에 좀 더 집중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실현하기에 더욱 집중할 수는 있으나 혁신의 후반부에서도 통찰을 다시 고민해야 할 수도 있고, 초기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가설적으로 수립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혁신은 약간은 혼란스러운 반복 과정을 통해 서서히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4개의 I를 기억한다면 혁신을 보다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4개의 I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혁신 방법론들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Identify 방법론: ‘지혜의 창성공의 비전

 

이 글에서는 앞서 제시했던 혁신공식의 첫 번째 I, Identify - 정의하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행방법론 중 두 가지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지혜의 창(Windows of Wisdom)’이고 다른 하나는성공의 비전 (Vision of Success)’이다.

 

1) 지혜의 창(Windows of Wisdom)

 

WHY: 왜 필요한가?

Identify - 정의하기에서 가장 먼저 사용해야 할 기본적인 방법론이 바로 지혜의 창이다. 대다수 프로젝트팀들이 프로젝트 초기에 많은 질문을 던지기는 하지만 종종 명백하고 뻔한 질문을 던지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프로젝트를 반복해서 수행하는 팀일수록 매번 비슷한 질문만 제기하다가 질문의 사각지대를 형성하기 쉽다. 이 방법론은 올바른 질문을 던지도록 도와주는 매우 단순한 도구로서 프로젝트팀이 기존 고정관념에서 빠져나와 다각도로 프로젝트의 핵심 문제들을 바라보게 한다.이 툴은 프로젝트를 계획하거나 기안하는 초기 단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제안요청서를 작성하는 단계나 이후 프로젝트 착수 보고회 단계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팀이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프로젝트의 큰 그림을 살펴보는 계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HOW: 어떻게 사용하나?

1) 지혜의 창은 맥락(Context), 제약 상황(Cons-traints), 정치적 상황(Politics), 목표(Goal), 4개의 창문으로 구성된다. 프로젝트 리더는 칠판이나 플립 차트에 4개의 창문으로 구성된 비어 있는 창틀(frame)을 그린다.

 

2) 전체 구성원을 4개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이 영역 하나씩을 담당하게 배정한다. 각 그룹은 10∼15분 동안 맡은 영역과 관련된 핵심 질문들을 생각하고 그 질문에 대한 가설적인 답변도 함께 준비한다. 이때 각 그룹별 리더를 정해서 그룹 리더들에게 토의를 진행하고 토의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을 간결하게 정리하는 역할을 맡긴다. 이 방법론의 목적은 최대한 넓게 중요한 질문들을 생각함으로써 빠뜨리는 질문이 없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간결한 메모를 만드는 것이면 충분하다. 자세한 답변은 이후 프로젝트 과정에서 만들면 된다. 또한 그룹 리더는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질문들을 중심으로 토의가 이뤄지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3) 계획한 10∼15분의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하나의 대그룹으로 모여 4개 그룹이 각각 어떠한 질문과 가설을 토의했는지 공유한다. 중요한 질문과 답은 비어 있던 지혜의 창에 적는다. 특히 아직 답을 하지 못한 중대한 질문들에는 별표 등으로 표시해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 프로젝트 리더는 4개 영역에 대한 주요 질문들을 미리 준비해뒀다가 논의 과정에 적절히 활용해 활발한 토의를 유도해야 한다. (그림 2)

 

 

 

 

사례

 

필자는 글로벌 개인 미용용품 브랜드와 함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할 당시, 프로젝트 착수 보고회에서 지혜의 창을 사용했다. 이때 논의를 통해 도출된 주요 질문을 공유한다. 질문에 대한 간단한 답변들은 기밀 사항이라 공유할 수 없지만 독자 여러분의 상황에 맞춰 답변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3)

 

 

 

 

 

 

지혜의 창을 통해 얻게 되는 질문과 답변들은 매우 기본적이고 간단하다. 사실 지혜의 창의 진정한 가치는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하는 과정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프로젝트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하나의 명확한 큰 그림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마인드 셰어(mind share)가 늘어나서 프로젝트의 성공에도 일조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4개의 영역 중 맥락과 제약 상황에 대해서는 핵심 질문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 낼 수 있다. 반면, 정치적 상황과 목표에 대해서는 질문을 충분히 하지 않고 넘어가기가 쉽다. 따라서 이 두 영역에 대해서는 보다 창의적이고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그룹 리더를 선정해야 한다. 해당 영역을 맡은 그룹 리더는이전에 시도했던 비슷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누가 그 일을 했었는가?” 또는핵심 고객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도록 노력해야 한다.특히 목표 부분이 가장 중요한 영역이므로 지혜의 창을 마친 후 다음 방법론인성공의 비전을 바로 적용해 목표를 조금 더 자세히 정의하는 것이 좋다.

 

2) 성공의 비전 (Vision of Success)

 

WHY: 왜 필요한가?

혁신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기업들은 프로젝트의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프로젝트 추진 계획서나 제안요청서(RFP·Request for Proposal) 또는 컨설턴트의 제안서를 살펴보면 명확하게 문서화된 프로젝트 목적과 핵심 질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글로 적혀 있다고 해서 모든 이해관계자(stakeholders)가 같은 꿈을 꾸는 것은 아니다. 논리적으로 문서화된 프로젝트 목적 너머에, 각자가 생각하는 각기 다른 감성적이고 개념적인 성공의 정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공의 비전은 각 이해관계자가 어렴풋이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 성공에 대한 정의를 시각화해 공유함으로써 프로젝트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일치시키는 방법론이다.

 

HOW: 어떻게 사용하나?

1) 프로젝트의 성공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템플릿(template)을 준비한다. 필자는 보통 2가지 템플릿을 준비한다. 첫째 템플릿은 경영 혹은 기업의 관점에서의 성공을 시각화하기 위한 템플릿으로 DBR 같은 경영 매거진이나 <이코노미스트> 같은 시사 주간지의 비어 있는 표지 그림이다. 둘째 템플릿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성공을 시각화하기 위한 것으로 위챗(WeChat)이나 웨이보(Sina Weibo), 트위터 같은 SNS의 메시지 입력 창 그림이다. 이 외에도 프로젝트의 상황에 맞는 템플릿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주가치를 중시 여기는 기업이라면 연차 보고서의 첫 페이지를 템플릿으로 준비할 수도 있다.

 

2) 착수 보고회 또는 이해관계자들과의 대면 인터뷰 도중에 준비한 템플릿을 1장씩 나눠준다. 템플릿을 나눠준 후 모두가 눈을 감고, 프로젝트가 매우 성공적으로 끝난 후 1년이 지났다고 상상해 본다. (참고로프로젝트 후 1이라는 기간은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실행 기간을 고려해서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 DBR에서 특집 기사를 작성한다면 기사 제목을 어떻게 적을 것 같은가? 또한, 우리의 소비자들이 우리 프로젝트와 관련된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트윗을 올린다면 뭐라고 포스팅 할 것 같은가? 조용히 각자 1∼2분 동안 생각을 한 후 템플릿에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3) 대부분의 참석자가 2장의 템플릿을 모두 완성하면 성공의 비전들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전체 그룹에게 설명을 하게 한다. 시간이 부족하면 2∼5명씩 조를 이뤄 공유하고 각 조별로 가장 의미 있거나 특이한(충돌 가능성이 있는) 성공의 비전 1∼2개씩을 공유하게 한다. 공유하면서 비슷한 비전들을 묶기도 하고, 특이한 비전에 대해서는 이 비전도 포함할 것인지, 아니면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룰 것인지를 토의한다.

 

4) 작성한 템플릿들은 모두 모아서 스캔을 한 후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한다. 프로젝트 룸 한쪽 벽면에 중요한 성공의 비전들을 붙여두면 프로젝트가 길을 잃지 않고 성공의 비전을 향해 똑바로 진행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례

 

앞서 언급한 글로벌 개인 미용용품 브랜드(이하브랜드A’)의 플래그십 스토어 개발 프로젝트에서 만든 성공의 비전들 중 일부를 공개한다. 당시 프로젝트의 목표는아름답기를 원하는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부합하는 새롭고도 독창적인 상점을 개발한다고 명확하게 기술돼 있었지만 이해관계자들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성공의 비전은 더 크고, 넓고, 깊이가 있었다. 

 

 

 

성공의 비전 1. 우리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가정해 보자. DBR이 우리 프로젝트에 대해 어떤 기사를 작성할 것 같은가?

- “최고의 뷰티 브랜드로 등극한 브랜드 A. 비결은 고객 접점!”

- “브랜드 A, 아름다움을 향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다

- “브랜드 A가 구축한 새로운 생태계최고의 제품들과 소비자가 만나다

 

성공의 비전 2. 우리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가 만든 상점에 대해서 핵심 고객들이 페이스북에 어떤 소감을 적기를 바라는가?

- “브랜드 A 상점에서 오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다. 나에게 이렇게 딱 맞는 제품을 찾게 될 줄이야!”

- “브랜드 A 상점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게 있다. 향기 때문인지, 음악 때문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기에 가면 편안하고 좋다.”

- “브랜드 A 상점에 갔다가 난생 처음으로 OO제품을 사 봤다. 그동안 OO을 사용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나도 사게 될 줄은 몰랐네….”

 

이 같은 성공의 비전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프로젝트의 목적이 그저 새로운 상점을 만드는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로운 상점을 통해 새로운 쇼핑 경험과 매력적인 제품, 기존 고정관념을 바꾸는 계기 등을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프로젝트는 진정한 성공을 거두는 것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팀은 생생한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었고 필자는 몇 가지 가설적인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다음 호 연재에서는 Identify - 정의하기의 다른 두 가지 방법론질문의 사다리(Ladder of Latitude)’안과 밖(Hot or Not)’을 설명하겠다. 또한 이들 방법론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회의 장소는 어떠한 모습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 많은 기대를 부탁 드린다.

 

김경훈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혁신컨설턴트 linkedin.com/in/HarrisonKim

필자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미국 듀크대 MBA를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 혁신전문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필립스, 존슨앤존슨 등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과 제품, 서비스를 창조하는 인벤팅(inventing) 컨설팅과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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