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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로스쿨의 Negotiation Letter

스마트폰 협상시대, 스마트한 협상법

최두리 | 165호 (2014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스마트폰의 유행이 협상가들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부상하고 있다. e메일이나 문자 메시지에 즉각 답하는 능력은 (상대방이) 당신에게 얼마나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지 보여주거나 빡빡한 일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면 밤낮 구분 없이 일하는 중에 스마트폰 때문에 겪는 각종 방해와 과장된 이모티콘, 피로감 등은 쉽게 실수를 저지르게 하기도 한다.  

 

협상에 대한 조언들은 대부분협상 테이블에서의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오마하크레이톤대의 노암 애브너(Noam Ebner) 출판, 2011)> e메일 협상 챕터에서 쓴 것처럼 비즈니스 활동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실제 테이블에서 나누는 대화는 사라졌다.

 

신체언어(body language)나 말투, 사회적 신호들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협상가들은 파트너들을 이해하거나 계약이 성사될 수 있을지를 판단할 때 e메일의 내용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높아졌다. 따라서 e메일을 통해 협상을 진행할 때 어떤 단어를 선택할 것인지는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협상가들이 명확하면서도 간결하게 뜻을 전달하기 위해 충분히 시간을 쏟는다면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할 때보다 (e메일을 통해 협상할 때) 더 정확하고 유창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메시지가 명확한지, 오류가 없는지, 내용이 잘 정리됐는지 확인하는 일을 소홀히 한다. 실제로 e메일을 통해 비즈니스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에 비해 창의성이나 만족감이 떨어지는 합의에 도달하기 쉽다.

 

e메일을 통한 협상의 위험은 질문이나 답변을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작성할 때 더 커진다. 많은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 이런 유형의 멀티태스킹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산만하게 만든다. 그 결과 e메일 역시 평소보다 일관성과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한편 애브너가 썼듯 스마트폰은 e메일을 비동시적인 것에서반동시적인 것으로 바꿔놓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자신의 사서함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고 썼는데 그 덕에 e메일과 문자 메시지 교환은 점차 실시간 협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자기기를 통한 대화는 오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협상가들이 메시지를 연달아 주고받는 중에 갈등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비동시적인 e메일의 특성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도발적인 요청에 대해서는 며칠간 답변을 하지 않는다든가, 불합리하게 기준이 정해지는 일(anchoring)을 막기 위해 재빨리 응답하는 것 등이 그 예다.

 

어떻게 하면 단절 없이 협상할 수 있는 편리함을 활용하면서도 오해와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참고하라.

 

 

1. 바람을 향해 가라.

바람을 거슬러 이동하기 위해 항해사들은 배의 방향을 앞뒤로 바꿔간다. 한 방향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전진하는 것이다. 테네시 내시빌 밴더빌트대의 레이 프리드만(Ray Freidman) 교수와 펜실베이니아 베슬리햄 리하이대의 리우바 벨킨(Liuba Y. Belkin) 교수는 출판, 2013)>에서 협상가들에게바람을 향해 가라고 조언한다. 때로는 가깝게, 때로는 멀게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바꿔가며 활용하되 두 가지 방법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약점은 감추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능할 때마다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라. 한두 번 정도 얼굴을 맞대고 미팅을 갖는다면 친밀한 관계와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곧장 온라인 커뮤니케이션부터 시작한다면 이런 신뢰를 얻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첫 번째 미팅 후 협상가들은 통상 큰 그림에서의 질문과 시급한 이슈를 구분해야 하는데 온라인에서의 논의는 생각을 압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아마도 이 시점에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이때쯤 협상가들이 다시 한번 만나 각자의 이해관계와 선택 가능한 사항들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프레드만과 벨킨은 조언한다. 친밀함은 협상가들이 마음을 열고 자신이 들은 내용을 수용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그 다음 필요에 따라 다시 온라인으로 돌아가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사항들을 정리하고 제안 내용을 구체화한 후 한 번 더 대면 회의를 갖고 해당 거래로 발생하는 의무를 받아들이겠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2. e메일을 풍성하게 하라.

애브너에 따르면 이모티콘을 제외한다면 e메일과 문자 메시지는 표정이나 그 밖의 유용한 사회적 신호들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매우 삭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풍성함을 높일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메시지를 급하게 작성하다가 오류나 결례를 범할 수 있으므로 방해받기 쉬운 곳에서는 핸드폰을 꺼두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e메일을 다시 한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면 지메일(Gmail) 등 일부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중요 메시지 표시 기능을 활용한다. 그러면 책상 앞에 앉았을 때 그런 메시지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도록 할 수 있다.

 

 

상대방이 보낸 메시지에 화가 나거나 조바심을 느낄 때 잠깐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잠깐 시간을 보내면 화가 가라앉으면서 협상력 있는 답변을 작성할 수 있다. 만약 상대방이 즉각적인 답변을 기다릴 것으로 생각될 때는 상대방에게 언제 답변할 것인지를 알린다. 그리고 실제로 답장할 때는 발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 작성한 내용을 다시 읽어보라. 애브너는 그래프나 이미지, 관련 정보들을 첨부하면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만약 정말 급하게 답해야 한다면 알림이나 e메일 서명 문구를 넣어 읽는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작성된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하고 이후 그 메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라. e메일은 영원히 남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만일 그 e메일이 우연히 또는 고의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전달됐을 때 당신이나 남에게 해가 될 수 있는 내용은 작성하지 말라.

 

3. 장점을 활용하라.

프리드만과 벨킨에 따르면 어떤 사람이나 조직은 e메일 협상을 좀 더 능숙하게 할 수 있다.

 

일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섯 명에서 열두 명의 사람들로 이뤄진 조직의 경우 구두로 협상할 때보다 컴퓨터를 통해 협상할 때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진행 과정에 더 만족스러워 했다. 전자기기는 소수의 사람들이 대화를 장악할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에 수줍어하는 성격의 구성원에게도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협상에서 분노를 표현하거나 발 벗고 나서는 일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e메일을 통해 협상할 때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수 있다. e메일이 보장하는 가면은 협상가들이 스스로를 더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더 나은 성과를 얻도록 도울 수 있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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