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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cking the Hidden Market

기존 사업에서 숨은 시장을 보는 통찰력 잡스는 휴대전화에서 라이프스타일을 봤다

김종현 | 165호 (2014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전략, 인문학

화장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크리넥스(Kleenex)는 킴벌리 클라크가 당초 화장솜으로 개발한 것. 그런데 우연히 사람들이 크리넥스를 코 푸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보고 킴벌리 클라크는 이를일회용 휴지로 재포장해 출시했다. 오물을 닦아 내는 휴지의 본질적인 기능은 그대로 두고 위생을 중시하는 소비 니즈를 포착해일회용 손수건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신사업의 발굴은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 숨어 있는 기회를 찾아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편집자주

김종현 성균관대 경영학과 초빙교수가 숨은 신사업을 발굴하는 전략을 소개합니다. 생각을 1%만 바꾸면 죽은 시장은 물론 사양산업에서도 숨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폐교를 와이너리로 바꿔 50배 성장한 와인코리아, 맥카페로 1년 만에 뛰어난 성장을 보인 맥도날드, 생활맞춤전략으로 12억 명의 무슬림의 마음을 뒤흔든 LG전자의 메카폰 등 풍부한 국내외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다룹니다. 성장의 돌파구가 될 신사업을 찾는 분들께 유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 오랜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등으로 기업 경영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기존 시장이 포화되고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해 경영자들이 갖는 압박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현재에 닥친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기존 사업을 잘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쟁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업()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업은 사업이 갖고 있는 독특한 본질과 특성을 뜻한다. 업의 본질은 시공을 초월해 변하지 않는 기본이다. 반면 업의 특성은 시대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사업의 핵심 성공요인이 달라지는 이유는 업의 본질과 특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산업에서 업의 본질은커뮤니케이션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변함없이 유효한 공식이다. 다만 휴대전화 비즈니스의 특성이 바뀌었다. 과거 휴대전화는 음성통화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 중개 도구로서의 기능이 더 중요해졌다. 휴대전화 산업의 본질은 변함이 없지만 인터넷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업의 특성이 부가기능을 중시하는정보 중개자로 변한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새로운 휴대전화가 출시될 때마다 통화 성능보다는 데이터 전송속도, 운영시스템(OS),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더 주목받는다. 스티브 잡스는 이 변화를 재빨리 알아차렸다.대부분의 휴대전화 업체들이 사람과 사람 간 소통에 집중하고 있을 때 스티브 잡스는 휴대전화가 정보와 콘텐츠를 중개하는 핵심 수단으로 발전하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도구가 될 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변화에 제대로 대응했고 애플은 초일류 기업이 됐다. 한때 세계 최고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였던 노키아는 그 변화를 미처 알아채지 못해 몰락의 길을 걸어야만 했다.

 

이처럼 누가 먼저 변화하는 업의 특성을 정확하게 인지하느냐가 사업기회 선점의 관건이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과 고객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의 특성에 입각한 새로운 업의 발견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창조해내는 것이 아니라 역발상을 통해 기존 사업에 숨어 있는 새로운 기회, 즉 히든마켓(Hidden Market)을 찾아내는 것이다.

 

화장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크리넥스(Kleenex)는 킴벌리 클라크가 당초 화장솜으로 개발한 것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사람들이 크리넥스를 코 푸는 데 사용하는 것을 보고 킴벌리 클라크는 이를일회용 휴지로 재포장해 출시했다. 오물을 닦아 내는 휴지의 본질적 기능에는 변함이 없지만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점차 위생을 중시하는 소비 니즈의 변화에 따라 휴지라는 제품의 특성이일회용 손수건으로 바뀐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독일의 지멘스(Siemens)가 있다. 지멘스는 인공 심장박동기, 진단 초음파기기, 디지털 방식의 전전자교환기,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Computed Tomography)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글로벌 기업이다. 그런 기업이 최근 도시개발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도시개발사업이 지멘스의 본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지멘스는 자사가 갖고 있는 센서와 통신, 광학기술을 묶으면 하나의 훌륭한 도시개발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자의 환부 진단을 위해 개발한 이미징 기술을 적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건물과 도로 곳곳에 설치하면 도시보안과 교통관리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기업은 새로운 업의 특성을 발견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기존의 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핵심역량을 갖게 된다. 이런 원리를 잘 적용한다면 사양산업으로 간주되는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도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새로운 업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업의 특성이 변화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업의 특성이 변화하는 이유는 업을 둘러싼 환경요인들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요인들은 대체로 산업 외부적으로는 경제성장률, 이자율, 환율 등을 포함하는 거시경제 환경과 기술 환경, 소비 니즈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 인구통계적 환경, 산업 내 경쟁관계를 의미하는 산업구조,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법적 환경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기업의 신사업 창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술, 소비 니즈, 산업구조, 정부 정책 등의 변화 요인에 대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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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현

    김종현synclare@truefriend.com

    - (현) 한국투자파트너스 투자본부 이사
    - 성균관대 경영학과 초빙 교수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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