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文化, 모순투성이라고? 비전으로 통합된 힘을 모르는군!

11호 (2008년 6월 Issue 2)

다케우치 히로타카, 오소노 에미, 시미즈 노리히코
 
도요타가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도요타 특유의 생산 시스템인 TPS(Toyota Production System) 덕분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존 방식을 답습하지 않는 도요타의 제조 방법은 이 회사가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를 최저 비용으로 생산하고 신차를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다.
 
크라이슬러, 다임러, 포드, 혼다, 제너럴 모터스(GM) 등 도요타의 경쟁사들은 TPS와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이나 우체국 같은 다른 기관들 도 효율성을 높이는 이 시스템의 기본적인 규칙, 툴, 원리 등을 도입했다. 원가절감에 목마른 여러 제조 업체들도 TPS의 장점에 찬사를 보냈다. 사람들은 도요타의 성공에 TPS가 큰 몫을 했다는 것을 불변의 진리와 같이 여기고 있다.
 
그러나 도요타에 대한 많은 다른 인식과 마찬가지로, 이는 기업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이 아니다. 이 생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 6년간 도요타에 대해 연구하면서 11개국에 산재한 공장들을 방문했다. 대리점 직원에서부터 도요타의 와타나베 가스아키 사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전현직 도요타 직원들도 인터뷰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TPS는 도요타의 성공에 중요한 요건이지만 그 자체가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었다. 간단히 말해, TPS는 도요타가 자동차 제조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한 혁신의 ‘하드(hard)’한 측면에 불과하다. 기업 문화와 관련된 혁신의 ‘소프트(soft)’한 측면 또한 존재한다.
 
우리는 도요타가 조직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대립과 역설을 이끌어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 도요타의 직원들은 도전과 문제에 끊임없이 맞닥뜨리고, 이에 관한 신선한 솔루션을 찾아내야 하는 문화에서 근무한다. 이것이 바로 도요타가 향상을 거듭하는 이유다.
 
하드한 혁신과 소프트한 혁신은 함께 굴러간다. 마치 동일한 무게를 짊어진 두 수레바퀴처럼, 이 두 가지 혁신이 회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도요타의 대립적인 문화는 TPS만큼이나 이 회사의 성공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많은 경쟁사와 전문가들은 이를 간과해왔다.
 
도요타는 효율성만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믿는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도요타는 그 어떤 기업보다 작업의 과학적, 시간적 관리를 중요시하는 테일러주의(Talyorism)를 신봉하는 회사다. 그러나 여타 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도요타는 직원들을 단순한 일손으로 보지 않고 회사의 선두에 서서 ‘치에’, 즉 경험에서 우러나는 지혜를 축적하는 지식 노동자로 본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인력 및 조직 기능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 특히 매장, 사무실, 현장 할 것 없이 모든 곳의 모든 직원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모은다.
 
인지 능력에 관한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상반되는 아이디어로 씨름할 때 문제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강구한다. 그런 면에서 도요타는 조직 내에서 모순되는 생각이 양산되는 것을 장려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이 대립을 뛰어넘는 해결책을 찾도록 격려한다. 이러한 갈등의 조직 문화는 도요타가 양적, 또는 질적으로 경쟁사들을 앞서갈 수 있게 하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도요타가 장려하는 주요한 대립 요소, 도요타를 이끄는 여섯 가지 힘은 과연 무엇일까. 이중 세 가지 힘은 도요타가 실험과 확장을 거듭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다. 나머지 세 가지 힘은 기업 가치와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도요타처럼 대립을 통해 번영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다.
 
모순의 문화
외부에서 볼 때 도요타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기업이다. 성공적인 기업의 요건을 그다지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도요타는 여러 면에서 쇠락해가거나 부진을 면치 못하는 대기업들과 유사하다. 도요타는 주주들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배당을 지급해 비효율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1995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넘게 도요타의 배당금은 평균적으로 수익의 20%에 불과했다. 2006년에도 도요타의 배당금은 전체 수익의 21.3%였다. 22.9%의 닛산, 17.4%의 현대-기아차 등 도요타보다 회사 규모가 적은 기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해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배당금이 회사 이익의 47.5%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요타의 배당금 수준이 얼마나 적은지 알 수 있다. 당시 도요타는 200억 달러의 현금을 축적함으로써 일부 분석가들로부터 ‘도요타 은행’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도요타의 고위 경영진은 대부분 일본인이다. 서구의 여러 성공적인 기업의 간부들이 다양한 국적을 갖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도요타 본사는 나고야의 교외인 미카와에 자리잡고 있다. 회사의 간부급 직원들이 보이는 겸손과 강력한 직업 윤리를 설명이라도 하듯 교외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도요타는 경쟁사 혼다처럼 본사를 이전할 계획도 없다.
   
 
경영진의 보수도 낮다. 어느 기준으로 보더라도 도요타 경영진의 보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2005년 도요타 최고 경영진의 보수는 포드 경영진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혼다를 제외할 경우 세계 10대 자동차 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도요타의 관리자급 직원들은 승진이 늦다. 2006년 도요타 부사장들의 평균 나이는 여타 외국 기업에서는 은퇴할 나이에 해당하는 61세였다.
 
도요타의 이상한 점이 또 하나 있다면 전체 주식의 불과 2%만을 지배하는 도요타 가문이 회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요타 가문은 대부분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있지만 그들이 왜 이러한 영향력을 발휘하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수십 년에 걸쳐 도요타 가문의 사람들은 회사의 사장 직을 맡아왔다. 지난 13년간 도요타 가문 출신이 아닌 사장이 세 명 재임한 바 있지만 차기 사장은 다시 도요타 가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도요타는 다소 낯설게 여겨지는 모습들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모순과 역설로 가득 차 있다. 1차 연구 기간에 우리는 도요타가 지닌 여섯 개의 주요 모순점을 발견했다. 이중 하나는 기업 전략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나머지는 조직 문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천천히 움직이지만 한번에 크게 도약한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점진적으로 생산을 시작했다. 도요타는 1984년 제너럴 모터스와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에 뉴 유나이티드 모터 매뉴팩처링(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이라는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4년 뒤 켄터키 주에 첫 번째 공장을 가동시켰다.
 
하지만 도요타의 커다란 도약을 가져온 것은 1997년 일본에서 런칭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Prius)였다. 도요타는 내연기관의 힘과 전기모터의 환경 친화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엔진을 경쟁사보다 훨씬 앞서 개발해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편집증적인 기업 문화를 갖고 있다
1950년대 초반 도요타는 거의 파산 상태에 이르렀으나 지난 40년간 안정적인 매출과 시장 점유율 성장을 기록해왔다. 이처럼 남부러울 것 없는 안정성에도 고위 경영진은 끊임없이 “결코 만족하지 말 것”, “반드시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도요타의 오쿠다 히로시 전 회장은 “기업 운영이 잘 될 때 개혁을 단행하라”는 말을 즐겨했다. 와타나베 현 사장도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악이다”고 지적하기를 좋아한다.
 
운영은 효율적이지만, 직원들의 시간을 비경제적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회의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한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면 당신은 아마 혀를 내두를 것이다. 도요타는 경쟁사에 비해 훨씬 많은 직원을 현장의 사무실에 배치하며, 고위 경영진은 상당한 시간을 딜러 업체를 방문하는 데 보낸다. 도요타는 또한 본사와 해외 지사 간의 장벽을 허물기 위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업무 조정자를 많이 두고 있다. 반면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2001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직후 이 업무 조정자 직책을 폐지했다.
 
근검절약 하지만 주요 분야에는 아낌없이 쓴다
비용 절감에 열심이라는 점에서 도요타에 필적할 만한 회사는 월마트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에서 도요타는 점심 시간에 소등을 한다. 살인적인 일본의 사무실 임대료 때문에 직원들이 책상 사이에 칸막이도 없는 커다란 사무실에 한데 모여 업무를 보는 장면도 흔히 볼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도요타는 제조 설비, 딜러망, 인력 개발 등에는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다. 1990년 이후 도요타는 미국과 유럽 내 생산 기지와 지원 기지에 2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 6년간 세계적 자동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 원(Formula One Circuit)에 참가하기 위해 매년 1억 7000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복잡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도요타 직원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할 때 간결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불문율로 통한다.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도요타 직원들은 배경, 목적, 분석, 실행 계획, 예상 결과를 한 장의 문서에 요약한다.
 
도요타는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알고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복잡한 사회적 네트워크 망을 구축하라고 장려한다. 도요타는 직능과 지역을 통틀어 전문 분야 및 입사 연도에 따라 직원들을 그룹으로 나눈다. 이를 통해 직원들 사이에 수평적인 연계를 구축한다. 또한 교육 및 멘토 제도 등을 통해 직급을 통틀어 직원들 사이에 수직적 관계를 구축한다. 출생지, 좋아하는 스포츠, 취미 등에 따른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직원들의 비공식적인 인간관계도 장려한다.
   
 
엄격한 위계질서가 있지만 직원들에게 거부할 자유를 부여한다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것, 문제점을 폭로하는 것, 맹목적으로 상사의 명령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것… 도요타는 이 모든 것을 직원들에게 허용한다. 그 자신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어떻게 자신이 상사와 싸웠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와타나베 사장은 “우호적인 싸움을 선택하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인터뷰 도중 회사와 고위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비판을 듣고 놀랐다. 하지만 정작 비판을 제기한 직원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들은 경영진에게 건설적인 비판을 제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모순들이야말로 도요타가 성공을 거둔 핵심 요인이다. 이를 알고 나서, 우리는 이 모순을 창출해낸 근본적인 힘이 무엇인지 밝혀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도요타에 대해 파고들수록 우리는 한 겹 한 겹 아무리 벗겨도 절대 알맹이에 도달할 수 없는 양파 껍질 벗기기와 같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대여섯 건의 연구 논문을 읽고 나서야 마침내 우리는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모순을 발생시키는 여섯 가지 힘 중 확장을 추진하는 세 가지 힘은 도요타가 변화와 개선을 추구하도록 이끌었다. 이것이 조직을 더욱 다양화하고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들어, 통제 및 의사소통 시스템 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따라서 조직을 와해시키는 변화의 바람을 막아내기 위해, 도요타는 통합을 강화하는 세 가지 힘을 아울러 활용하고 있다. 이 세 가지 힘은 회사를 안정시키고, 직원들이 일하는 환경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며, 도요타의 가치와 문화를 영속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확장의 힘
우리는 원래 이렇게 일해”라는 말은 모든 조직이 버려야 할 말이다. 한 번 만들어진 방식은 표준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방식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다.
 
도요타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새로운 고객, 새로운 시장, 새로운 지역에 도달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경쟁사,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방식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 내부로 함몰되는 경직성을 피하고자 노력한다.
 
불가능한 목표 거의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도요타의 고위 경영진은 회사가 틀에 박힌 관행에서 벗어나도록 한다. 이 방식은 도요타의 창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7년 도요타의 창업자인 도요타 기치로는 외국의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고 일본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이것이 이룰 수 없는 목표로 여겨졌다. 미쓰비시(Mitsubishi), 미쓰이(Mitsui) 등의 막강한 ‘자이바츠’, 즉 재벌들도 엄청난 투자비용 때문에 그 당시로서는 자동차 업계에 진출하기를 꺼리고 있었다. 도요타는 과감히 도전했고 그로부터 지금의 도요타로 성장했다.
 
도요타는 힘든 목표를 세워 직원들의 자긍심을 높이곤 한다. 모든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모든 시장에 완전한 제품 라인을 제공한다는 도요타의 글로벌 전략만 봐도 그렇다. 이는 어떤 회사라도 달성하기 불가능한 목표다. 게다가 이 전략은 타협을 위한 거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영진의 생각과는 크게 상반된다. 세계적인 경영학자이자 저명한 전략가인 마이클 포터(Michael E. Porter)는 전략의 핵심은 바로 할 수 없는 일을 솎아내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도요타는 자동차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신념에 따라 모든 세그먼트(segment)에 자동차를 공급하고자 노력한다. “신이 만든 위대한 야외 공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축복을 누릴 수 있도록 미국의 평범한 가정 모두가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헨리 포드의 꿈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도요타는 “모든 시장에 완전한 제품 라인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직원들이 유용한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기업 이념을 문서화한 도요타 가치(Toyota Value)는 이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 “우리는 사람들, 사회, 우리가 공유하는 세상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뿐만 아니라 모든 고객의 행복을 높이기 위해서 항상 최선을 다한다.”
 
도요타는 목표를 의도적으로 불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신들의 에너지를 다양한 방향으로 발산하게 하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들만의 닫힌 공간을 벗어나 협업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와타나베 사장은 그의 목표가 “공기를 더욱 깨끗하게 만들고, 교통 사고를 방지하고, 운전할 때 사람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지고, 가스 한 통으로 해안에서 해안으로 운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2007년 78월호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게재된 ‘Toyota’s Long Drive’ 참조)
 
전 도요타 경영 총괄 책임자인 야스다 젠지는 이를 포괄적인 측면을 아우르는 현명함이라고 평가한다. “만약 경영진이 매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다면 직원들은 그들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할 겁니다. 불명확한 목표는 연구자들에게는 새로운 차원의 연구를 시도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합니다. 구매 부서에는 기술력을 갖춘 미지의 새로운 공급업체를 확보하도록 합니다. 또 영업 부서에는 제품 판매에 필요한 앞으로의 단계를 구상하게 만듭니다.”
   
 
현지화 도요타는 세계 각지의 요구에 따라 자동차를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과 지사를 모두 각국 고객의 요구 수준에 맞춰 현지화한다. 이 전략은 도요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일본 국내를 벗어나 경쟁에서 승산이 적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현지화는 회사의 운영을 복잡하게 만들지만 새로운 기술, 새로운 마케팅 기법, 새로운 공급망을 개발해야 하므로 직원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힌다.
 
물론 닛산과 혼다도 같은 전략을 표방하고 있지만 도요타만큼 강도가 세지는 않다. 2006년 도요타는 일본에서 94가지 차종을 선보였다. 닛산의 35종, 혼다의 30종에 비해 세 배나 많은 수치다. 현지화 전략을 표방함으로써 도요타는 현지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예를 들어 1999년 유럽에서 서브콤팩트(sub compact) 자동차인 야리스(Yaris)를 선보였을 때 도요타는 유럽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선 기술, 더 넓은 실내공간, 연비 및 안전성 향상을 제공했다.
 
현지화를 통해 도요타는 여러 방식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도요타는 1998년 혁신적이고 세계적인 다목적 차량(IMV, Innovative International Multipurpose Vehicle)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복잡한 문제에 부딪혔다. 당시 도요타의 엔지니어들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남미, 중동 등 140여 개국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설계해야 했다.
 
IMV 플랫폼은 트럭, 미니밴,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세 가지 차종에 사용되므로 도요타는 설계 및 생산비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IMV 기반 차량은 도요타가 일본에서보다 해외에서 먼저 생산한 최초의 차량으로 도요타의 생산 노하우, 제조 기술, 생산 기획 기술 개발을 다각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2004년 이후 도요타는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자국 시장에 맞는 차량을 직접 제조하는 나라 이외에도 태국,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등지에서 IMV 기반 차량을 생산해왔다.
 
IMV는 또한 도요타 브랜드에게 ‘메이드 인 저팬(Made in Japan)’ 개념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많은 경영진은 도요타의 고품질과 동일시되는 이 개념을 버리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당시 아시아 영업 및 생산을 책임지고 있던 도요타 아키오 부사장은 스스로 십자가를 지고 ‘메이드 인 저팬’을 ‘메이드 인 도요타(Made in Toyota)’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고 직원들을 설득했다.
 
실험 도요타의 투철한 실험정신은 거의 불가능한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 부딪히는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는 가설을 설정하고 성공과 실패를 통해 배운다. 도요타는 직원들에게 먼저 실험해볼 것을 장려함으로써 회사가 머무를 수 있는 안전지대를 벗어나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간다.
 
도요타는 불가능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용한 방법은 “생각은 깊게 하되, 작은 단계들을 거치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도요타는 먼저 큰 목표를 처리할 수 있는 작은 도전 과제들로 나눈다. 이후 각각의 과제에서 좀더 어려운 요소를 해결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방법이나 과정을 찾아내기 위한 실험을 한다.
 
혁신을 향한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접근법으로 이 회사는 수많은 배움의 기회를 얻었다. 도요타가 프리우스(Prius)를 개발한 과정을 살펴보자. 1993년 도요타는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운행이 편한 자동차를 개발하기로 했다. G21이라는 이름의 개발팀은 우선 연비를 50% 향상시킨 차량을 만들었다.
 
도요타의 고위 경영진은 이 시제품을 승인하지 않았고 연비를 100% 향상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는 가장 앞선 가솔린 및 디젤 엔진, 심지어 연료전지 기술 기반 엔진을 사용한다 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G21 개발팀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회사의 연구소 중 한 곳에서 개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기술에 의지하는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맨 처음 개발된 엔진은 운행에 실패했다. 시제품은 시험용 트랙을 겨우 몇 백 야드를 달리고 나서 완전히 멈춰버렸다. 이후에 개발된 모델들은 배터리 팩이 너무 뜨거워지거나 차가워지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실패에도 도요타는 이 프로젝트를 중단하지 않았고 마침내 1995년 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 컨셉트 자동차를 선보일 수 있었다.
 
도요타 경영진은 설사 대체 기술이 등장해 프리우스가 한시적 차종으로 단명한다 해도 이 프로젝트를 중단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개발 과정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이 프로젝트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엄격한 규정에 따라 실험을 실시한다. 도요타는 업계 전반에서 두루 사용하는 PD CA(Plan-Do-Check-Act), 즉 정책을 계획, 실행, 사후평가, 조치하는 모형을 도요타의 업무 프로세스인 TBP(Toyota Business Process)에 적용했다.
   
 
8단계로 이뤄진 TBP는 직원들에게 현상 유지에 그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길을 제시한다. 1단계, 문제를 파악하라. 2단계, 문제를 분해하라. 3단계, 목표를 설정하라. 4단계, 근본 원인을 분석하라. 5단계, 조치를 마련하라. 6단계, 해당 조치를 취하라. 7단계, 결과와 과정을 확인하라. 8단계, 성공적인 과정을 표준화하라.
 
이와 유사한 것으로 도요타는 11인치 × 17인치 크기의 종이를 일컫는 A3 리포트를 간결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사내에서 널리 공유하기에 용이한 한 장의 종이를 통해 문제 해결에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정보를 직원들이 쉽게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도요타의 문화가 다른 기업과 다른 점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그들이 경험한 실수나 문제를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준다는 데 있다. 수십 년간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핵심 가치로 삼아 활성화함으로써, 도요타는 실패에 내성이 강한 기업 문화를 구축해왔다.
 
통합의 힘
도요타가 성장을 거듭함에 따라, 날로 늘어나는 직원들과 여러 시장의 소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질이 점점 열악해지고, 시장 및 생산 차종 별로 다양한 각지의 조직을 운영하는 일도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다면 도요타는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에 위협이 되는 요소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우리는 도요타가 변함없이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데 밑바탕이 되는 통합의 힘 세 가지를 밝혀냈다. 이들은 도요타가 기업 문화를 영속시키고 안정적으로 확장과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준다.
 
창업자의 가치 수십 년에 걸쳐 도요타의 가치를 발전시켜온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도요타의 모회사인 도요타 자동직기 제작소(Toyoda Automatic Loom Works)를 창립한 도요타 사키치, 사키치의 아들이자 도요타 모터 코퍼레이션의 창업자인 도요타 기치로, TPS를 창안한 오노 타이치, 기치로의 첫째 사촌이자 도요타 사장을 역임한 도요타 에이지, 도요타의 영업망을 구축한 가미야 쇼타로, 기치로의 아들이며 전직 사장인 도요타 쇼이치로가 바로 주인공이다.
 
도요타의 대표적 가치로는 끊임없는 개선을 추구하는 정신인 ‘카이젠’, 사람과 그들의 능력에 대한 존경, 팀워크, 겸손, 고객 우선주의, 직접 체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겐치 겐부쓰’ 등을 들 수 있다.
 
도요타는 업무상 교육 및 관리자들이 전하는 이전 세대 직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이 가치를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직원들에게 교육한다. 도요타는 매우 복잡한 조직이지만 우리는 아래의 네 가지 단순한 신념이 도요타가 길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다
도요타가 오랜 기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 회사가 가진 낙관주의 덕택이다. 도요타의 직원들은 장애물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채찍질 하는 도전 과제로 본다. 그들은 도요타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현상 유지에 결코 만족하지 않는 태도는 왜 직원들이 항상 실험을 시도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모두가 승자가 되어야 한다
도요타는 창립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팀워크를 기본 원칙으로 강조해왔다. 문제가 발생하면 팀의 구성원 모두가 잘못이 있는 것으로 보고 모든 구성원에게 해결책을 모색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다. 이 업무 방식은 공장에서부터 시작해 회사 전체에 전파됐다.
   
 
겐치 겐부쓰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도요타의 조 후지오 회장은 ‘겐치 겐부쓰’를 “당신이 직접 보았습니까?”라는 말로 번역했다. 이 말은 만약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그 지식은 미심쩍은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요타의 고위 경영진은 직원 개개인의 행동과 경험에 깊숙이 자리잡은 암묵적인 이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에게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조 회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 당시 직접 공장과 딜러 업체를 방문함으로써,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겐치 겐부쓰’를 실천하는 모범을 보였다.
 
고객이 우선, 딜러 업체가 그 다음, 제조사는 마지막
도요타는 자사의 성공이 딜러업체와 고객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들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공장에서조차 도요타의 관리자들은 근로자들에게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생각을 계속 심어준다.
 
해고보다는 계발 위주의 인력 관리 많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승진할 수 없다면 회사를 나가달라고 주문한다. 도요타는 뒤처지는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 거의 없고, 대신 그들의 능력을 계발하는 데 주력한다.
 
도요타는 모든 일본 기업이 한때 그런 것처럼 여전히 장기 고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도 도요타의 태국 지사는 직원 해고 없이 4년간 손실을 버텨냈다. 당시 오쿠다 히로시 사장은 “모든 비용을 줄이되, 직원들에게는 손대지 말 것”을 지시했다.
 
1998년 8월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도요타의 평생 고용보장 정책을 거론하며 도요타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시켰다. 이 때문에 도요타가 지불해야 하는 금리는 연간 2억 2000만 달러나 늘어났다. 그러나 경영진은 무디스 측에 평생 고용 보장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별도의 직원 연수 프로그램보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업무 교육을 선호한다. 처음 연수를 받는 동안 직원들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다. 직원들은 엄격한 규정보다 광범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결정을 내려야 한다. 도요타는 직원들에게 조직 내에서 실제보다 두 직급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도록 함으로써 직원들이 한층 폭넓은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도요타는 입사 후 10년까지 직원들에게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데 집중한다.
 
도요타의 인력 관리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은 모범적인 직원에게 멘토 역할을 맡기는 정책이다. 그들은 실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리자들을 육성할 책임을 가진다. ‘현대판 도제 정책’의 일환으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도요타의 가치를 전승하는 역할을 한다.
 
도요타는 관리자의 능력을 평가할 때 흔히 업무 과정을 처리하는 능력과 나타난 결과에서 배우는 능력을 강조한다. 회사는 관리자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했는지, 어떻게 문제를 처리했는지, 조직의 기술을 어떻게 계발했는지, 직원들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격려하고 그들에게 권한을 부여했는지를 검토한다.
 
이때 회사가 활용하는 다섯 가지 평가 기준은 모두 모호하고 주관적이다. 예를 들어 평가 기준 중 하나는 개인적 흡인력을 뜻하는 ‘진보’로, 직원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느냐를 평가받는다. ‘진보’는 해석하기 나름인데다 양적으로 측정이 불가능한 모호한 기준이다. 반드시 가까이에서 함께 일을 해 본 사람만이 이 기준으로 누군가를 평가할 수 있다.
 
관리자의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도요타만의 또 다른 기준은 지구력이다. 회사의 DNA로 여겨지는 이 덕목은 일본어로 ‘네바리 쓰요사’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끈기라는 뜻이다.
 
도요타의 평가 기준은 여러 종류의 전문 지식이 성공에 필수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에 특히 적합하다. 자동차 제조란 몇몇 뛰어난 인재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와타나베 사장은 “모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무대 위의 주연 배우”라고 강조한다.
 
도요타는 직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부여할 때 그들을 칭찬하지 않는다. 대신 고위 경영진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의 승진을 축하합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승진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업무를 수행할 때 이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는 직원들에게 그들만큼 많은 성과를 올린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성공에 일조했음을 상기시켜 겸손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다.
   
 
열린 커뮤니케이션 도요타는 해외에 50여 곳의 공장을 운영하고, 170여 개 이상의 국가에 자동차를 판매하며, 30만 명에 달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 방대한 규모와 범위에도 불구하고 도요타는 여전히 회사를 작은 마을의 조그만 업체처럼 운영하고 있다. 도요타의 최고 경영진은 “모든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모두 알고 있다”는 가정 아래 회사를 운영한다.
 
도요타에서 직급, 직능,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정보는 위아래로 자유롭게 유통된다. 외부 공급업체, 고객, 딜러 업체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전통적인 아시아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듯 도요타 내에서도 인간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도요타의 네트워크는 유형적이기보다는 인간 관계에 바탕을 둔 무형적인 것이다.
 
직원들은 열린 환경에서 남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는 기술을 배양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관계망을 전 경영 부사장 이나바 요시미는 “신경계”라고 일컬었다. 마치 인체의 중추 신경계처럼 도요타는 정보를 전 조직에 걸쳐 신속하게 전파한다.
 
도요타 공장에서 경영진은 일선에 있는 직원을 개인적으로 만나 정보를 주고받는다. 다카오카 공장과 쓰쓰미 공장 책임자인 후지오카 다카히로는 매일 공장에 나오며, 일주일에 4일 정도는 저녁 술자리인 ‘노미카이’에 참석해서 직원들과 함께 즐긴다. 마찬가지로 고위급 영업 간부는 딜러 업체와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을 방문하여 고객들의 기호에 대해 듣는다.
 
도요타는 대규모 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피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을 활용한다. 우리는 도요타 특유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지탱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파악했다.
 
노하우를 옆으로 전파하라
도요타의 사무실 복도에서는 “요코텐하자”라는 구호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요코니 텐카이수루’의 줄임말인 요코텐은 말 그대로 정보를 옆으로 공개한다는 뜻이다. 도요타에서 정보는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지식은 사방으로 전파된다. 도요타는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가 오베야, 즉 칸막이 없는 커다란 사무실에서 모두 함께 일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이 개념은 앞서 말했듯 일본의 사무실 공간이 극심히 부족한 데서 비롯됐지만 도요타는 현재 이 개념을 전 세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프로젝트 팀은 또한 미에루카, 시각화를 통해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지정된 상황실 벽에 정보를 게시한다.
 
직원에게 반대 의견을 제시할 자유를 부여하라
도요타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은 조직이 비판에 열려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직원들은 반대 의견을 내고 상사와 대립하는 데 거리낌이 없으며 이 권한을 부여받았다고까지 느낀다. 도요타의 구성원 개개인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모든 직원이 상사의 명령을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특권을 누린다. 상사와 대립하는 것이 허용된다. 부정적인 소식을 상사에게 전하는 것은 권장 사항이며, 상사를 무시하는 행동도 때때로 이해받는다.
 
여러 차례의 인터뷰 중, 직원들은 본사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본사의 제안을 무시함으로써 지사들이 성과를 올린 사례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국 도요타 영업 지부의 수장인 후노 유키토시는 다음과 같은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1997년 상무로 발령 받고 미국에 가기 전, 저는 일본에서 고위 경영진과 몇 차례 반목을 벌였습니다. 경영 부사장과 전무이사는 제게 딜러 업체를 늘리라고 했고, 저는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시장 조사를 나갔습니다. 매장을 늘린다면 극심한 경쟁을 촉발시켜 오히려 딜러 업체 관리에 위협을 줄 것이라 판단했죠. 그래서 저는 경영진이 제게 지시한 모든 것을 무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대일로 의사소통을 자주 하라
지사가 본사의 권고에 따라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하위 직원이 상사의 명령에 불복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인, 특히 상사의 말을 듣기를 거부하는 것은 분명 공격적인 행동이다. 도요타의 시스템은 획득한 정보가 조직 내 모든 이들에게 통용될 때에만 제 기능을 한다. 따라서 ‘겐바’, 즉 현장에서의 의사소통은 도요타에 매우 중요하다.
 
미국 도요타 영업 지부의 전 부사장인 후지타 토니는 도요타가 미국 자동차업체와 다른 이유로 딜러 업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인다는 점을 꼽는다.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딜러 업체와 회의를 합니다. 하지만 도요타는 그들과 논의하는 강도와 횟수 면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입니다.”
 
암묵적 지식을 명확한 것으로 바꿔라
도요타 신경계의 또 다른 요소는 경험적이거나 암묵적인 지식을 조직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명확한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조 후지오 회장이 사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도요타는 이전까지 구두로 전해오던 창업자의 가르침을 문서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고 경영진은 창업자의 어록과 메모를 살펴본 후 ‘도요타 방식 2001(Toyota Way 2001)’의 주축이 된 두 가지 핵심 가치인 카이젠과 사람들에 대한 존경을 뽑아냈다.
   
 
지원 체계를 구축하라
2002년 도요타는 일본 도쿄와 캘리포니아 토렌스에 도요타 연구소와 글로벌 지식 센터를 각각 설립했다. 미국 도요타는 그보다 4년 앞서 이미 토렌스에 도요타 대학(University of Toyota)을 설립한 바 있다. 이 기지들은 성공적인 업무 사례와 기업 가치를 전 세계 전파함으로써 도요타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도요타는 직원들이 다양한 비공식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격려한다. 모든 직원이 ‘인카이’라 부르는 여러 개의 위원회, 스스로 조직한 스터디 그룹인 ‘지슈켄’, 20여 가지에 달하는 기타 사내 모임에 소속되어 있다. 이는 도요타 내에 다층적인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도요타 본받기
우리는 “도요타에서 배워야 할 점 한 가지만 알려달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질문이다. 도요타를 본받는 것은 어느 한 가지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많은 자원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도요타를 본받으려면 다음과 같은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첫째, 기업들은 대립 요소를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과거에 성공을 거둔 업무 처리 방식과 절차에 집착하기 때문에 성장하지 못한다. 또한 오랜 관행은 조직을 경직된 문화 로 빠뜨린다.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에 도달하려는 노력과 신선한 과제에 대한 도전을 통해 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다.
 
둘째, 기업들은 모순적 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일상적인 업무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도요타는 PDCA(Plan-Do-Check-Act) 모델, 8단계 TBP 프로세스, A3 리포트 시스템, 널리 알려진 ‘왜냐고 최소 다섯 번은 묻는(ask-why-fivetimes)’ 업무 방식 등 수많은 툴을 활용하고 있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문제를 엄격하고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들은 모순의 힘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기업들은 직원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최고 경영진은 비판에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원한다면 반대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
 
다른 기업들이 도요타의 업무 방식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도요타의 모순 문화는 기계가 아닌 사람을 회사의 중심에 두고 있다. 늘 그렇듯 도요타는 완전하지 못하며 언제나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도요타 모델은 인간의 창의력과 매우 흡사하다. 여러분의 회사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가?
 
번역 이유진 krazylois@naver.com
 
다케우치 히로타카(htakeuchi@ics.hit-u.ac.jp)는 도쿄 히토쓰마시 대학의 교수, 오소노 에미(osono@ics.hit-u.ac.jp)는 부교수다. 시미즈 노리히코(nshimizu@ics.hit-u.ac.jp)는 히토쓰마시대 인터내셔널 기업 전략 대학원의 교환교수다. 본 논문은 존 와일리 & 선즈 출판사에서 곧 출간될 예정인 이들의 저서 <극단적인 도요타: 세계 최고의 제조회사에서 성공을 이끈 급진적인 대립>에 수록됐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