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로스쿨의 Negotiation Letter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협상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혔는데 어느 한 참여자가 개인적인 상황을 이유로 협상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이때 다음과 같은 방법을 쓰면 도움이 된다. 우선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심리를 이용해 협상 참여를 촉구한다. 또는 책임 범위를 제한해 부담을 줄여준다. 업계 리더 기업을 참여하게 하면 나머지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Bringing reluctant parties to the table’을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2013년 4월24일, 라나플라자(Rana Plaza)라고 불리는 방글라데시의 8층짜리 건물이 무너졌다. 11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해외기업의 제품을 만드는, 저임금의 의복 노동자들이었다.
이 사건으로 서양의 유통기업들은 자사 제품이 생산되는 공장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에 많은 질타를 받았다. 방글라데시는 세계 최대의 의류 수출국으로 연간 180억 달러에 달하는 의류를 생산한다. 이 중 60%가 유럽으로, 25%가 북미로 간다.
서양의 대형 의류업체들은 방글라데시 내 공장의 안전 문제에 항상 각자 개별적으로 움직이곤 했다. 하지만 라나플라자에서 발생한 재앙 이후, 업계의 안전 문제가 빠르고 저렴하면서도 대량 생산하고자 하는 목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라나플라자 사고가 발생한 지 몇 개월 후, 해외공장의 안전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유럽 유통기업들의 컨소시엄과 북미 유통기업들의 컨소시엄이 각각 협정을 발표했다. 이 협상들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살펴보면 망설이는 상대방 또는 수많은 상대들을 어떻게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라나플라자가 붕괴되기 몇 달 전인 4월, 5000만 노동자들의 조합인 인더스트리얼 글로벌 유니온(Industrial Global Union)은 방글라데시 내 공장들의 안전 강화를 위한 공동 협정(joint initiative)을 추진하기 위해 갭(Gap), H&M, 월마트(Wal-Mart)를 포함한 거대 글로벌 유통기업들의 대표를 불러 모았다. 당시 방글라데시에서는 공장 화재와 다른 사고들로 인부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여러 기업 중 단 한 곳, 인디텍스(Inditex)만이 공동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에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유통기업들은 4월29일에 또 다른 안전 회의를 위해 모였다. 라나플라자가 무너진 지 며칠 후였다.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었는데도 그들은 협정에 참여하기를 꺼렸다.
사고 후 몇 주가 지나면서 기업들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대중적 압박에 시달렸다. 노동조합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전 협정에 5월15일까지 서명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기업들에 돌리면서 그 기세에 불을 지폈다. 또한 그들은 스웨덴의 ‘값싸고 개성 있는’ 거대 브랜드, H&M에 안전 강화에 앞장서도록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
조합 관계자들에 따르면 처음에 H&M 경영진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정에 사인한다는 발상을 거부했다. 그때 웃고 있는 H&M CEO의 사진과 라나플라자 잔해 한가운데서 비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의 사진을 나란히 실은 인권 광고에 대중이 분노하고 격렬하게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그로 인해 여론이 악화됐고, 여기에 공장 개혁에 대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새로운 공약이 더해지면서 H&M에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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