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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SM연구회

치열한 추격전, 혁신적 모방으로 선두가 되자

홍성철 | 103호 (2012년 4월 Issue 2)



편집자주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주도하는 PRiSM(Practice & Research in Strategic Management) 연구회가 DBR을 통해 연구 성과를 공유합니다.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략 연구회인 PRiSM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의 면면을 상세히 분석, 경영진에게 통찰과 혜안을 제시해줄 것입니다.

 

스포츠는 우리에게 신선한 긴장과 감동을 선물한다. 특히 쇼트트랙이나 수영, 단거리 육상경기와 같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레이스는 그 긴장감과 감동이 배가 된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짧은 경기시간 동안 1위가 수시로 역전되고 0.01초 차이로 1등과 2등이 결정되기도 하는 스포츠 레이스. 하지만 이러한 치열한 레이스는 비단 스포츠 경기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기업들의 쫓고 쫓기는 레이스는 그 어떤 스포츠 못지 않은 빠른 속도전과 혁신적인 전략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신선한 긴장감과 희열, 때로는 안타까운 탄식을 자아내게 한다. 최근 수년간 스마트미디어 혁신에서 시작된 휴대전화 시장 재편과정은 애플을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시킨 반면 과거의 맹주였던 노키아를 멀찌감치 퇴보시키고 말았다. 뒤를 바짝 쫓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한 삼성은 어느새 애플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했지만 중국의 화웨이(Huawei) ZTE 같은 새로운 도전자들의 무시 못할 추격 역시 시작됐다.

 

이러한 쉼 없는 기업의 레이스에서 추격자의 바람은 간절하다. 느림보(Laggard) 또는 카피캣(Copycat)이라는 관중들의 비아냥 속에서도 선두의 자리로 올라서고야 만다는 확고한 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지만 추격자는 분명 추격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의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추격자, 즉 시장 또는 특정 산업 내 후발진입자의 장점과 이들의 추격 전략은 무엇일까?

 


 

후발진입자우위(Late-mover advantage)

국내에 <포지셔닝(Positioning: The Battle of Your Mind, 1981)>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는 마케팅 분야의 세계적 거장인 잭 트라우트(Jack trout)와 알 리스(Al Ries)는 마케팅에 있어선도자의 법칙(The Law of Leadership)’을 첫 번째로 내세우며 시장 선도진입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서 미국 시장 내 1등을 하고 있는 기업 중 60∼70% 이상이 시장에 먼저 진입한 선발기업(First-mover)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선도진입자우위(FMA·First-mover advantage)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확장한 리버만과 몽고메리(Liberman & Montgomery) 1988년 논문을 통해 FMA의 원천을 기술의 리더십(Technological leadership), 다양한 자원의 선점(Preemption of assets) 고객의 전환비용(Creation of buyer switching costs) 등 세 가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FMA이 실제 존재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폭넓게 진행됐다. FMA가 실제 기업의 시장점유율이나 매출 증대와 같은 경쟁력 향상과 유의한 관계가 없다는 실증 연구들도 등장했다.(Golder & Tellis) 리버만과 몽고메리도 1998년 논문에서 시장점유율과 관련된 진입 순서의 효과는 상대적이며 FMA 효과는 제품군과 산업환경에 따라 매우 다르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FMA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쟁과 함께 반대 급부로 후발진입자우위(Late-mover advantage)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돼 왔다. 후발진입자우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근거로는 무임승차 효과로 인한 혜택을 꼽을 수 있다. 무임승차 효과란 선도진입자가 개척해놓은 시장과 고객군, 제품 포지셔닝과 인프라 등을 후발진입자가 큰 노력이나 비용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뜻한다. 애플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자 하드웨어에서는 삼성이나 HTC, 소프트웨어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무임승차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후발진입자들이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이점은 선발진입자 대비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시장 및 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 회피 효과다. 새로운 제품을 처음 시장에 내놓았을 때 겪을 수 있는 시장 부적합성이나 기술적인 부작용, 결함 등을 회피하면서 좀 더 개선되고 시장지향성이 높은 개발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장점을 의미한다. 급격한 기술 발전과 혁신에 따른 기술 진부화(obsolescence)에 대한 리스크 역시 줄일 수 있다. 선도기업은 초기 막대한 고정자산 투자로 인해 신기술이 출현해도 새로운 기술로 바꿀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이 같은 기존 기술 고착화(Lock-in) 현상 탓에 선도기업은 새로운 기술로 변화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확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기업들보다 더 큰 기술 진부화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후발진입자는 상대적으로 진부화 리스크의 부담이 적어 비교적 쉽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1990년대 기존 TV 시장의 선도자였던 일본은 아날로그 HDTV에 고착화돼 한국보다 3년 늦게 디지털 TV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디지털 TV 시장에서 한국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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