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1년 가을 호에 실린 만하임대 경영학·조직 교수 울리히 리히텐탈러, WHU-오토 바이스하임 경영대학원 리더십·인적 자원 관리 교수 마틴 회글, 동 대학원 리더십·인적 자원 관리 부교수 미리엄 뮈텔의 글 ‘Is Your Company Ready For Open Innov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나날이 치열해지는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에서 좀 더 많은 가치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혁신의 전(全) 과정에서 외부 파트너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개방형 혁신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내부 혁신 과정을 강화하고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에서 기술을 확보한다. 필자들은 이 같은 접근방법을 ‘내향적 개방형 혁신(inbound open innovation)’이라 부른다. 다양한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라이선스 등의 방법을 통해 자사가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다른 기업에 전수하는 기업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11O. Alexy, P. Criscuolo and A. Salter, “Does IP Strategy Have to Cripple Open Innovation?,” MIT Sloan Management Review 51, no. 1 (2009): 71-77.
닫기필자들은 이 같은 접근방법을 ‘외향적 개방형 혁신(outbound open innovation)’이라 부른다.
P&G, 다우케미컬(Dow Chemical), IBM, 휴렛팩커드(Hewlett-Packard) 등 몇몇 선진적인 기업들은 개방형 혁신 전략을 추구해 그동안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22L. Huston and N. Sakkab, “Connect and Develop: Inside Procter & Gamble’s New Model for Innovation,” Harvard Business Review 84, no. 3 (2006): 58-66; and U. Lichtenthaler, “Open Innovation: Past Research Current Debates, and Future Directions,” Academy of Management Perspectives 25 no. 1 (2011): 75-93.
닫기관리자들은 이 같은 성공 사례를 모방해 외부 파트너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개방형 혁신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33F. Siebdrat, M. Hoegl and H. Ernst, “How to Manage Virtual Team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50, no. 4 (2009): 63-68; and U. Lichtenthaler, H. Ernst and J. Conley, “How to Develop a Successful Technology Licensing Program,” MIT Sloan Management Review 52, no. 2 (20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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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많은 관리자들이 이런 전략을 실행할 때 직면하게 될 문제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 성공적인 실행 과정이 없으면 개방형 혁신 전략이 갖고 있는 장점이 실현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경쟁 우위 중 일부를 잃게 될 수도 있다.44Lichtenthaler, Ernst and Conley, “How to Develop a Successful Technology Licensing 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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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혁신을 선호하는 직원들의 태도가 개방형 혁신 전략 실행에 방해가 될 때도 있다. 직원들의 이 같은 태도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해왔으며 직원 행동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기업 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많은 기업에서 외부에서 개발된 기술을 외면하는 ‘NIH(Not-Invented-Here)’ 성향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기업 문화가 관찰된다. 다시 말해 내향적 개방형 혁신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이 많다. ‘NIH’ 성향을 갖고 있는 직원들은 외부에서 개발한 기술을 사내로 들여오기를 원치 않는 반면 내부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 지식에 집중하기를 원한다. 외부의 기술을 내부로 들여와 본 경험이 충분치 않았거나 부정적이었던 탓에 NIH 태도를 갖게 될 수도 있고 적절한 인센티브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NIH 성향을 갖게 될 수도 있다. P&G는 직원들 사이에서 NIH 태도를 완화시키기 위해 인센티브 시스템을 도입, 내향적 개방형 혁신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55Lichtenthaler, “Open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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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H(Not-Sold-Here)’ 성향이란 자사의 기술을 외부로 전수하는 문제와 관련해 수많은 기업 문화에서 발견되는 직원들의 부정적인 태도를 일컫는다. 외향적 개방형 혁신에 대해 이 같은 태도가 나타나는 것은 ‘왕관의 보석(crown jewel)’, 즉 경쟁의 측면에서 의의가 있는 기술을 매각하면 경쟁업체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66D. Kline, “Sharing the Corporate Crown Jewel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44, no. 3 (2003): 89-93.
닫기외부로 기술을 전수해 본 경험이 충분치 않거나 기술 지식 시장이 비효율적일 경우 NSH 태도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P&G는 외향적 개방형 혁신을 좀 더 수월하게 실행하기 위해 직원들의 NSH 태도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접근방법을 활용했다. 가령 라이선스 기회를 포착한 직원의 공로를 높이 사기 위한 보상 시스템을 마련했다.77U. Lichtenthaler, H. Ernst and M. Hoegl, “Not-Sold-Here: How Attitudes Influence External Knowledge Exploitation,” Organizational Science 21, no. 5 (2010): 1054-1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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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H 태도 및 NSH 태도는 선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직원들은 내부 혁신만을 추구하는 방식이 좋다는 확신을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사내에서 관련 있는 모든 기술 지식을 개발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자사에서 개발한 기술을 사내에서 활용하는 데만 집중하면 기업 기술 포트폴리오를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개방형 혁신에서 직원들의 태도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규모 벤치마킹 연구를 진행했다. 경영 서적 및 학계 논문을 샅샅이 훑어본 후 25개의 국제 기업에서 근무하는 45명의 개방형 혁신 전문가를 상대로 탐색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런 다음 개방형 혁신 관리자들을 상대로 질문지를 바탕으로 하는 벤치마킹 연구를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질문을 던져 NIH 태도 및 NSH 태도의 수준을 측정했다. 이 수치들을 통합해 NIH 태도 및 NSH 태도와 관련된 직원들의 태도 수준을 산출했다. 질문지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서 획득한 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에서 확보한 객관적인 기업 성과 데이터와 연결시켰다. 그런 후 10개 기업에서 추가 인터뷰를 실시해 대규모 연구에서 찾아낸 내용을 구체화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자동차/기계, 화학/제약, 전자/반도체 부문 등 3개의 산업 부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으며 독일의 각 산업 부문에서 활동하는 300대 기업을 중심으로 개방형 혁신 관리자의 태도를 살펴봤다. 따라서 총 900개의 기업을 상대로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그중 211개 기업에서 활용 가능한 답을 얻어 23.4%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최종 표본에서 각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동차/기계 부문이 36.5%, 화학/제약 부문이 35.1%, 전자/반도체 부문이 28.4%다. 표본 기업의 평균 직원 수는 1만6645명이며 연평균 매출은 56억3900만 유로다.
네 부류의 개방형 혁신 문화
필자들은 대규모 벤치마킹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개방형 혁신을 통한 기술 전수에 대해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4개 그룹을 찾아냈다. (‘연구 내용’ 참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첫 번째 그룹은 필자들이 ‘기술 고립자(Technology Isolationists)’라 부르는 그룹으로 본 연구의 표본 기업 중 36%를 차지한다. 기술 고립자 그룹의 특징은 NIH 태도 및 NSH 태도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기술 고립자 그룹에 속하는 기업들은 개방형 혁신을 위한 노력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폐쇄적인 혁신에 집중한다.
두 번째 그룹인 ‘기술 분수(Technology Fountains)’ 유형은 전체 표본 기업 중 26.6%를 차지한다. 이 기업들은 기술 지식의 원천이며 자사에서 개발한 기술 지식 중 일부를 다른 기업에 전수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기업에서도 강력한 NIH 태도가 나타난다. 기술 분수 그룹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화학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강력한 내부 기술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자사 기술 중 일부에 대해 외부 파트너와 적극적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이 기업 또한 상당한 수준의 NIH 성향을 드러내 보이며 이로 인해 내향적 개방형 혁신 실행이 커다란 제약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