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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A Business Forum 2011 Special Section

기업 경쟁력 높이는 csv, 첫발은 측정이다

도현명 | 93호 (2011년 11월 Issue 2)



가치(Value) 창출 원천의 확장

자본주의 역사를 통틀어 인류는 재화를 사유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나 문화적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 또 화폐를 통해 사유화한 상품이나 자산을 자유롭게 시장에서 거래해왔다. 이를 통해 인류는 부(Wealth)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시장에는 다양한 참여자들이 재화의 가격, 보다 근본적으로는 재화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원천을 놓고 끊임없이 갈등과 충돌을 반복하면서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물질적인 것에서 문화적인 것으로,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개인적인 것에서 사회적인 것으로, 노동집약적인 것에서 지식집약적인 것으로, 단기적인 것에서 장기적인 것으로 가치의 원천을 확장해왔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기업은 새로운 가치의 원천을 발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창의와 혁신을 이뤄냈으며 이를 통해 인류는 시장의 양적 크기를 키워냈고 질적으로도 윤택한 삶을 누리게 됐다.

산업화 초기, 시장의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던 시대에는 가장 싸게 대량으로 재화를 생산해낼 수 있는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고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이 시기를 통해 포드(Ford)와 같은 기업은 내부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대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에 참여하는 공급자가 증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자 맥도날드, P&G와 같은 소비재 기업들을 중심으로 고객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재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 시기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시장과 좀 더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고객의 욕구와 효용을 먼저 파악해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으로 재화를 판매했다. 두 시기는 공통적으로시장적 수요(Market Demand)’가 가치의 원천이 됐던 시기였다. 이후 자본시장이 활성화되고 신용 시스템이 발달하면서자본적 수요(Capital Demand)’가 가치의 원천이 되는 시기가 도래했다. 소위 주주 가치 극대화에 성공한 기업들은 더 큰 신용과 금융 인센티브를 누리며 자본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됐고 더욱 큰 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1



하지만 시장적 수요 충족에 성공했던 기업들도 자본의 요구에 따라 단기적인 재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극단적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자본 공급자들마저 탐욕적으로 자산 가격에 거품을 만들어내는 데 열을 올리다 결국 실물 경제에 재앙을 불러왔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극단적인 시장 효율을 추구했고사회적 수요(Social Demand)’는 도외시했다. 하지만 최근 마이클 E.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FSG 대표가 주창하는공유가치 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 개념은 이러한 사회적 수요를 반영해 기업이 가치의 원천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과 사회를 이분법적 갈등 관계로 전제해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사회, 환경적 이슈를 외면하지 말고 기업이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전략과 역량에 사회적 수요를 통합하자는 주장이다. 이미 확장된 가치 영역에서 변화에 성공한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월마트(Wal-Mart)는 유통 과정에서의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품 포장과 유통 과정을 축소하면서 연간 200만 달러 규모의 연료 비용을 절약하고 있으며 노바티스(Norvatis) 4200만 명에 달하는 인도 교외 지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수백 명의 지역 의료 인력의 고용을 창출해 5만 개의 소형 진료소를 공급망으로 확보하고 있다. 세계 3위의 알루미늄 기업 알코아(Alcoa) 2008 50%에 불과했던 미국의 알루미늄 캔 재활용률을 2015 75%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하에 2400만 달러를 투자해 재활용 공장을 신축하고 연간 30만 톤의 알루미늄을 직접 재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매년 335만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미래의 가치 원천을 발견하는 데에 성공한 기업들이고 현재에도 다양한 전략과 방법을 통해 경영 혁신에 도전 중이다.


공유가치 측정 방법

최근 가치 영역의 새 지평을 열며 CSV 경영 전략과 프랙티스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창출된 공유가치를 합리적으로 측정해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제대로 측정해야 경영을 통한 관리와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치의 원천이 점차 덜 정량적이고 무형적 특징을 가진 사회적 영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객관적인 성과 측정이 어려워지고 그 결과 투자자나 경영자들도 전략적 의사결정과 경영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가치의 영역이 유형적 부분으로 국한됐던 과거에 생산성은 오로지 경제적 가치를 중심으로 그 편익과 비용만을 반영해왔다. 덕분에 현재의 회계 및 공시, 감사 시스템이나 다양한 밸류에이션 방법, 투자 수익률(ROI) 분석 기법들이 구축됐다. 하지만 네슬레(Nestle)를 비롯해 GE, IBM CSV 전략을 잘 수행하며 좋은 경영 사례를 남기고 있는 기업들마저도 측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 내부의 단기적 경제 성과는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지만 CSV 활동을 통해 창출된 사회적 영향(Impact)과 이로 인한 장기적 기업 성과는 측정이 쉽지 않다. 공유가치를 생산하는 가치 사슬상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해 조직 구성원들에게 경제적 보상과 인센티브를 통해 적합한 신호(signal)를 보내는 것은 경영진의 중요한 임무다. 또 경영진의 사업 수행 여부나 투자자들의 투자 여부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공유가치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통합 보고(Integrated Reporting)도 필요하다.

네슬레는 현재 지속가능경영 보고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은 GRI2 의 지표(Indicator)를 도입해 ‘Creating Shared Value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하지만 네슬레도 기존의 GRI가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한계를 인지하고 창출된 사회와 경제적 가치를 통합할 수 있는 핵심 성과 지표(KPI)를 직접 개발해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네슬레의 고급 캡슐 커피 라인인 네스프레소(Nespresso)의 원두를 생산하는 프로그램 에콜래보레이션(Ecolaboration)의 경우 2013년까지
 

트리플A 지속가능한 퀄리티(AAA Sustainable Quality™) 프로그램과 열대우림동맹 인증(Rainforest Alliance Certified™) 농가로부터 80%의 원두 수급

캡슐 커피 머신에 사용되는 캡슐의 75% 수준까지 재활용 가능한 시스템 구축

소비자가 캡슐 커피 머신으로 내리는 커피 한 잔당 탄소배출량(Carbon Footprint) 20%까지 감축


한다는 3가지 목표를 내걸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토대로 네스프레소 머신과 캡슐 커피는 매년 30%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네슬레그룹 전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과테말라를 비롯한 남미의 커피 농가에는 농작 기술과 친환경 농장 경영 기법, 금융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농가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환경 영향 감소와 같은 사회적 성과를 창출하고, 이러한 성과는 그대로 높은 퀄리티의 커피 원두 공급, 친환경적 제품 디자인, 제품 생산 원재료 비용 절감 등과 같은 직접적인 경제적 성과로도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네슬레는 현재에도 매년 글로벌 CSV 포럼을 개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가치 성과를 전달하고 피드백을 청취, 지속적으로 성과 지표를 개선해나가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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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임팩트 측정 프로세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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