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민 <Austin Cruiser> 디지털프린트, 플렉시글라스, 100X130cm, 2010
전환의 시대(Diversion Era). 재개발되는 낡은 집과 초고층 빌딩이 공존하는 도심. 여기에는 과거와 현재, 정착과 이주, 평면과 입체가 혼재한다. 강영민 작가는 도심의 이런 모습을 우주선의 표면에 담아 재현했다. 할리우드 SF 영화에 나올 법한 우주선은 과거와 현재를 싣고 저 멀리 미래로 비상할 것이다. 이는 급변하는 초경쟁 환경에 놓인 기업들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미래의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점에서 이번 호 스페셜리포트 <Business Model Innovation>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 표지에 실린 <중국산 트로이의 목마>는 세계 소비 시장을 점령한 ‘Made in China’ 제품을 트로이의 목마로 형상화한 것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위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강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 미국 텍사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재 추계예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에스프레소잔을 들고 멋진 미소를 띄웁니다. 다국적 기업 네슬레의 ‘네스프레소(Nespresso)’ 광고의 한 장면입니다. 네스프레소는 “평범한 사람들도 숙련된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처럼 완벽한 커피를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결과 에스프레소 원액을 담은 커피 캡슐과 가정용 커피 머신을 함께 판매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했습니다. 덕분에 네슬레는 에스프레소 시장을 개인 영역으로까지 넓혔고, 2000년 이후 매년 3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신성장 동력 찾기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먹거리는 태양광이나 연료전지, 바이오 등 신기술에만 있지 않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방식, 즉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급변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서 경쟁 우위를 높일 수 있습니다. DBR은 2011년 첫 스페셜 리포트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방법론을 종합했습니다. 스페셜 리포트에 제시된 다양한 방법론을 토대로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를 만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업계가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는 점점 범용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고객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면서 수익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가치제안이 필요합니다.”(평면 스크린 제조업체 임원)
“우리는 신흥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에서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이 유효하지 않을 것입니다. 혁신이 절실한 상황입니다.”(글로벌 은행 임원)
“비용도 절감해보고 마케팅 효율성도 개선해봤습니다. 신제품 출시도 했고요. 그런데 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습니다.”(정보통신 기업 임원)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많은 고객사 임원들이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런 문제를 잇달아 토로한다. 이들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열쇠가 바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다.
오늘날 기업환경의 변동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업계의 질서를 뒤흔드는 규제변화나 기술발전이 나타나고 있으며, 제품과 서비스가 쉽게 모방되는 극심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2011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지속 가능한 우위를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따라서 새로운 경쟁방식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불확실성 시대: 적응우위 지닌 자가 살아남는다
기업들이 직면한 환경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선호도가 자주 변한다. 장기적인 메가 트렌드 혹은 단기적인 유행의 영향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둘째, 기술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창조적 파괴를 가능케 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무엇이든 더 신속하게, 더 나은 방식으로, 더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아졌다. 셋째, 시장에서 외부 요인의 변화가 잦아졌다. 규제 변화, 언론과 미디어의 관심도, 대중과 사회의 인식과 태도 등으로 변동성이 높아졌다. 넷째, 영역별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산업 간 경계와 지리적 경계 모두 흐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동시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리더의 위치를 지키기가 더욱 힘들다. BCG의 분석 결과 업계 상위 3위 즉, ‘톱3’안에 드는 기업이더라도 그 위치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를 각각 비교한 결과 톱3의 위치에서 밀려난 기업의 비중은 점차 늘었다.(그림1)
특히 2000년 이후 최근에는 이 비중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2000년대 들어 변동성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들은 상업은행, 인터넷기업, 금속 및 광물기업, REITs(부동산 투자신탁) 기업들이다. 특히 톱3에서 밀려난 이후, 5년 이내에 업계 톱10의 지위에서도 밀려나는 기업은 더욱 많다. 5년 이내에 다른 기업에 인수되거나 파산을 선언하는 기업의 수도 역시 증가세에 있다.
더 이상 업계에서의 우월한 입지(positional advantage)가 영속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BCG는 전 세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업계 내 순매출 순위를 분석했다.(그림2)
그 결과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각 기업이 저마다 업계 내에서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순위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는 여러 기업들이 폭발적인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또 2000년 이후에는 각 기업의 매출순위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순위가 극심하게 변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기업의 평균 매출순위 변동폭은 1.06을 기록했으나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는 변동폭이 6.86으로 확대됐으며 2000년 이후는 이것이 9.53으로 증가하면서 변동성이 더욱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제 일등기업이 기존의 사업모델로 안정적으로 일등기업의 입지를 지키기는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