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아시트(ASIT, Advanced Systematic Inventive Thinking)는 창의적 사고기법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입한 트리즈(TRIZ,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에서 출발한 방법론입니다. 복잡한 트리즈 원리를 현장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도구입니다. 아시트를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자동차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 등에 불이 켜진다. 이것은 뒤차에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을 알리는 의사표시다. 그런데 여기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 등이 켜진다’를 현재의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창의적 문제해결 및 아이디어 방법론인 아시트(ASIT, DBR 14호, 74 페이지 참조)의 기본 다섯 가지 기법 중 하나인 ‘대칭파괴기법’을 응용하면 새로운 메커니즘의 자동차 아이디어를 손쉽게 떠올릴 수 있다.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 등이 켜지는 신개념의 자동차를 생각할 수 있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뗀다는 것은 곧이어 브레이크를 밟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뗄 때 브레이크 등이 켜진다면 매우 짧은 시간의 차이지만 속도를 줄일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이라도 빨리 뒤쪽 차량에 알려줄 수 있다. 그만큼 추돌사고는 줄어들 수 있다.
때로는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뗐다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계속 앞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속도를 줄이려다가 상황이 바뀌어 다시 이전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현재의 자동차 메커니즘에 의하면 이럴 때 브레이크 등이 켜지지 않는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으려 했다는 사실은 무엇인가 속도를 줄일 필요를 잠시나마 느꼈다는 것이므로 비록 브레이크를 밟지는 않았지만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순간 브레이크 등이 켜지면 더욱 안전한 운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 등이 켜지는 자동차’는 안전성을 강화한 신제품이 될 수 있다.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는 그 분야에서의 비전문가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비전문가, 즉 문외한은 그 분야에서의 지식이 별로 없다. 따라서 그만큼 그 분야에 대한 고정관념이 적다. 그렇다면 신제품 또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는 항상 비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할 것인가? 현실적으로 매번 그럴 수는 없다. 결국 신제품 개발의 관건은 전문가의 고정관념을 허무는 데 있다.
고정관념을 부수고 발상의 전환을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다. 어떤 회사는 신제품 개발 담당자를 1∼2주일간 휴가를 보내기도 한다. 이 방법은 좋은 효과를 낸다. 하지만 담당자는 그 휴가가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휴가가 끝날 무렵 새로운 아이디어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쉽게 고정관념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왜 대칭이어야만 할까?
지금 주위에 있는 무엇인가를 가만히 살펴보자. 의자, 탁자, 모니터, 책꽂이 등 대부분이 대칭적으로 이뤄져 있다. 왜냐하면 대칭적인 사물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고정관념이다. 무슨 이유로 이것은 대칭이어야 하는가? 이렇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부분, 그 누구도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점에 의문을 던짐으로써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출발한다.
그런데 ‘발상의 전환’은 그저 막연한 단어일 뿐 실제로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거기다 현재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전혀 문제점을 느끼지 않고 있을 때는 더욱 어렵다. 문제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왜 이것은 대칭이어야만 할까’라는 의문을 던지는 것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발상에 도움이 된다고 가정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문제는 그런 의문을 갖기 어렵다는 데 있다. 아니 실제로 그런 의문을 갖지 않는다. 막상 필요로 할 때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체계적인 사고기법이다. ‘왜 이것은 대칭이어야만 할까’라고 의문을 던지는 대신 매뉴얼처럼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라 사고함으로써 동일한 질문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론을 얻을 수 있다면 고정관념을 저절로 허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