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업무단위로서 팀제 운영원리

5∼15명 규모로 공동목표, 공동책임 갖게 하라

김동철 | 67호 (2010년 10월 Issue 2)
 
 


 
A사는 1990년대 말 기존 조직의 최소 단위인 ‘과’ 조직을 폐지하고 ‘부’ 단위 조직인 ‘팀’을 조직의 기본단위로 편성해 운영했다. 생산 부문을 제외하고 영업과 관리, 구매, 인사 등 전 부문에 팀제를 도입했다. 팀의 규모는 해당 팀의 전체 조직 내 위상에 따라 크게 달랐다. 팀장은 팀의 업무 성격, 업무량 등을 고려해 팀 내부 조직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권한을 갖게 됐다.
 팀 내 업무는 크게 정형화된 업무와 비(非)상설적인 태스크포스(task force)형 업무로 구분했다. 정형화된 업무의 양이 많은 경우, 팀장은 기존의 ‘과’ 개념을 준용해 비공식적인 ‘파트’라는 개념을 만들고, 과장 또는 차장, 부장을 파트장으로 선임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비상설적인 업무는 팀 내 프로젝트 조직을 구성해 수행하고, 나머지 업무들은 업무그룹을 만들거나 독립적인 담당자를 둬 수행하도록 했다.  
A사는 이 같은 팀제 도입을 통해 조직과 계층의 수를 감소시켜 외형적으로 수평적인 조직을 구축했다. 또 인사 적체를 어느 정도 해소했고, 의사 결정 단계도 축소했다. 구성원들이 승진을 위한 자리에 연연하지 않도록 했고, 방만했던 위인설관의 문제를 일부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직위에 관계없이 능력을 발휘하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장점도 있었다. 
하지만 A사의 팀제는 도입 초기에 반짝 성과를 낸 데 비해 그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는 팀제가 기존의 과, 부 조직과 크게 다르지 않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국내 기업들이 팀제를 도입한 상황에서, 팀제가 아닌 다른 대안을 생각하기도 어렵다.
 이는 비단 A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내기업들이 A사와 유사한 팀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팀제를 제대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지, 이를 통해 무엇을 얻고 있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대부분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운영의 문제다. 팀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팀 플레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경영자나 일선 팀장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팀의 의미는 무엇이고 팀제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업무단위로서 팀의 의미
팀이란 무엇인가? 팀이란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가진 소수의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동책임 하에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 조직’으로 정의할 수 있다.1
 
소수의 인원: 팀의 구성원 수는 팀의 목적이나 접근 방식 등 다른 요소에 의해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5∼15명 정도가 적절하다.2  다수가 팀을 구성하게 되면, 그 조직의 명칭을 팀이라고 해도 팀원 간 상호작용이 어려워 결국 팀의 다른 구성 요소인 공동 목표 설정, 공동 책임, 공동 접근 방법 추진 등을 어렵게 한다.
 
상호 보완: 팀 구성원이 보유한 지식과 기술의 상호 보완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해당 조직은 개인들의 단순한 합 그 이상을 만들지 못한다. 결국 전통적인 기능 중심 위계 조직과 다르지 않게 된다.
 
공동 목표와 공동 접근방법: 목표를 수립하고 접근하는 방식은 팀 구성원들의 공동 합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팀 정체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집단 업무 추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공동 책임: 목표와 접근 방법에 대한 합의에 따라 다수의 구성원이 동시에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공동 책임이 중요하다. 공동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며, 추진 과정 및 결과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실무 팀제의 운영 원리와 성공 요소
실무 업무 단위로서 팀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성공 요소들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왜(why)’를 고민하고 이에 맞는 팀의 ‘형태(what)’를 다양하게 고려해본다. 팀의 목적에 따라 팀 구성의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맥킨지 출신의 인사컨설턴트인 존 카젠바흐(Jon Katzenbach)는 △새로운 업무를 발굴하고 만들어내는 팀인지, △기존 업무를 수행하고 운영하는 팀인지, △기존 프로세스나 문제를 개선하는 팀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영구적으로 팀을 구성해야 하는지, 아니면 한시적으로 구성해야 하는지, △특정 기능에 한정된 팀인지, 또는 복수의 기능에 중첩된 팀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목적에 맞는 형태의 팀을 구성했다면, 해당 팀을 운영하는 ‘방식(how)’을 개선해야 한다. 업무가 정형화돼 있고 각 구성원들이 해야 할 일이 명확해 변화가 거의 없는 경우라면 팀 형태로 운영할 필요는 크지 않다. 기능 중심 계층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 즉, 팀원들에게 각자 업무를 나누어주는 분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면 된다.
 
 
그러나 팀의 목적이 이슈를 발굴하거나, 복잡하고 비정형화된 이슈들을 해결하는 것이라면 팀 운영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분업의 원리보다는 ‘협업(collaboration)’을 팀의 주된 운영 방식으로 삼아야 한다. 각기 상호 보완적인 전문성을 가진 팀원들이 동일 주제와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기존 방식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새로운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 업무 추진에 시간과 노력이 들고, 때로는 업무가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 문제 해결과 혁신을 위한 투자로 인식하고 팀을 운영해야 한다.
셋째, 팀을 목적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팀장들의 역량을 계발해야 한다. 기능 중심 계층 조직에서 일하는 것에 익숙한 국내 기업의 팀장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팀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성과를 잘 만드는 게 팀이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팀장들의 경청과 코칭,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 커뮤니케이션, 권한 위임 역량을 계발해 줘야 한다. 이런 역량의 발휘를 통해 팀장 혼자서 생각하지 못했던 이슈를 발굴해내고,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
넷째, 팀의 활동에 맞는 동기부여와 보상을 해줘야 한다. 즉, 팀 성과에 따른 집단 성과급의 도입 등 팀 전체의 성과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 팀워크와 스피드가 중요한 팀에서 개인 간 성과급 차이가 지나치게 크면, 팀원들 간 위화감이 형성돼 팀워크가 저해된다. 아니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높은 성과급을 받는 방식으로 제도가 왜곡된다. 팀 전체가 승리자라는 성취감(sense of accomplishment)을 갖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무임승차자(free-rider) 문제는 팀 전체 차원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팀장은 과거 부서장의 역할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즉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팀 내 모든 업무를 주도한다.
내부 파트를 통해 파트장 중심으로 실무가 운영된다.
팀장은 팀원들을 믿지 못하고 기존의 과장, 차장이나 파트장 등 중간 관리자의 보고를 받는다.
팀장이 아닌 중간 관리자들도 팀원들을 관리하고자 한다.
팀원들은 파트장이나 과장, 차장 등 중간관리자에게 자신의 업무 내용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할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중간 관리자들도 팀원의 단독 업무처리가 불편하다.
기존 기능조직 간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웠던 문제가 팀제 이후에도 유사하게 유지된다.
고(高)직급화는 여전히 구성원들에게 문제로 느껴진다. 고직급화 때문에 팀장 자리가 필요하며, 팀이 세분화돼 팀 수가 증가한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국내 기업의 팀제가 가진 문제점은 대부분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다. 팀제 도입 초기에 일부 효과를 거뒀지만 이후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제대로 된 팀의 운영 방식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필자는 연세대에서 경영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휴잇어소시엇츠 한국 사무소의 인사조직 컨설팅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인재관리 전략, 경영진 보상, 성과 관리, 핵심 인재, 승계 관리 등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