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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청사진’ 그리면 고객 동선 보인다

김연성 | 39호 (2009년 8월 Issue 2)
얼마 전 가깝게 지내던 신 사장이 점심 식사나 함께 하자는 연락을 해왔다. 이심전심이었다. 마침 선약도 없어 흔쾌히 약속을 잡았다. 이번처럼 갑작스러운 만남에는 늘 그의 사업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문제인지 궁금했다.
 
그를 만난 곳은 미국에서 시작해 한국으로 진출한 해물 뷔페식당이었다. 음식을 골라 자리에 앉자 그는 새로 시작한 사업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사업이 뭔가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품에는 큰 문제가 없는데, 판매 과정과 고객 서비스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하소연했다. 고객이 불편을 느낄 때도 있고 직원이 가끔 실수할 때도 있는데, 이를 근본적으로 고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얘기를 들으면서 이 식당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뷔페식당도 창업 초기에는 손님의 요구 사항을 바로 처리하지 못해 손님을 불편하게 했다. 이제는 그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해 매끄럽게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식당에 와서 나갈 때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면밀히 관찰하고,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과 고객이 가장 불편해하는 사항을 찾아 개선한 결과다.
 
신 사장은 이 식당처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법을 궁금해했다. 필자는 대안으로 ‘서비스 청사진(service blueprint)’ 기법을 소개했다. 먼저 고객의 눈에 띄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구분하고, 고객이 나가기까지의 모든 과정과 관련된 접점 직원과 후선 직원의 활동을 순서대로 나열한다. 이어 서비스의 실수와 고객을 기다리게 만드는 포인트를 찾아내 개선한다. 신 사장에게 이 기법을 설명하고 식당의 서비스 청사진을 간단히 그려봤다.
 
그는 “자기 회사의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서비스 청사진을 분석하면 좋겠다”며 회사에 와주기를 원했다. 하지만 ‘서비스 청사진’은 스스로 작성하고 개선점을 찾아보는 데 의의가 있다. 회사를 방문하는 대신 e메일로 식당에서 그린 서비스 청사진 작성 사례를 보냈다. 며칠 후 신 사장의 회신이 왔다. “고객의 동선을 유심히 살펴보니 거기에 경영 혁신의 답이 있네요.”
 
 
편집자주 서비스 경영과 생산 관리, 물류 등을 연구해온 김연성 인하대 경영대학 교수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벤처기업 사장을 역임했습니다. <생산관리> <품질경영>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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