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창업 환경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최근에는 불황까지 겹쳤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반영해 차별화한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시절에 창업한 사람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알게 모르게 사업에 성공했다. 불황으로 모두가 움츠리고 있을 때 과감하게 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권리금과 보증금, 임대료를 적게 내면서 성공의 기반을 다졌다.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인 시기였지만 탁월한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에겐 더없이 유리한 환경이었던 것이다.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모든 업종이 다 어려운 것은 아니며, 틈새 업종이 반사이익을 얻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과 불황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전략으로 성공한 소규모 업체들의 사례와 그 비결을 소개한다.
①적극적인 홍보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판촉이나 홍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투자에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경기가 저점일 때 홍보를 강화해야 다가올 호황기에 동종업계에서 선두업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던킨도너츠는 1월 한 달 동안 던킨 오리지널커피를 5년 전 가격인 1900원에 판매했다. 최근 주요 커피 전문점들이 커피 가격을 최대 17% 인상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던킨도너츠는 지난해 6월 오리지널커피 가격을 2200원으로 인상했지만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던킨 커피와 함께 떠나는 추억여행’이라는 이벤트를 펼치며 할인 판매에 나선 것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스타벅스와 커피빈을 겨냥한 ‘이제 별도 콩도 잊어라’라는 도발적인 광고카피로 자사 커피를 알리고 있다. 특히 맥도날드 커피 가격이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커피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2000원이면서도 맛은 뒤지지 않는다는 광고 콘셉트로 실속형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②공동 마케팅 전술 공동 마케팅은 업종과 경기 상황을 막론하고 언제나 유용한 전술이다. 공동 마케팅은 고객의 호환이 가능한 업종끼리 구매 고객을 공유하는 마케팅을 가리킨다. 기업은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할 수 있고 고객은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윈윈 전술이다.
더페이스샵은 전국 주요 상권에 위치한 90여 개 매장에서 한국코카콜라의 건강음료인 ‘미닛메이드 스타일워터’를 공짜로 나눠 주었다. 두 회사 모두 웰빙을 내세우며 20, 30대 여성을 주요 타깃층으로 잡고 있어 협력이 가능했다.
③덤 얹어주기 소폭의 할인만으로는 소비자의 구매욕구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할인율이 낮을 바에야 덤을 얹어주는 게 효과적이다. 원가가 싼 사은품이라도 덤으로 주는 것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요즘에는 치약 3개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자잘한 덤 마케팅을 넘어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냉장고를 사면 김치냉장고, TV를 사면 DVD플레이어, 에어컨을 구입하면 화장품냉장고를 각각 덤으로 주기도 한다. 수익성을 고려해 덤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면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고 호황기에 대비해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④충성고객 관리 경기가 어려울수록 신규 고객을 개척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게 낫다. 신규 고객을 개척하려면 판촉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고정 고객을 꾸준히 관리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주류나 외식업의 매출에는 20대80 법칙이 철저히 적용된다. 20%의 충성 고객이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충성고객 관리는 사업 안정화에 필수적이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피부관리 및 다이어트 전문점 ‘피부천사’ 당산점은 매장 대기실을 인근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에게 개방했다. 대기실이 주요 고객층인 주부들의 사랑방이 되도록 허브차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누구든 편안한 마음으로 이곳에 와서 대화를 나누다 갈 수 있게 했다. 이 점포의 회원수는 1년 전에 700명이었지만 오픈한 지 2년이 되어가는 현재 1200명이 넘는다.
⑤고객의 스트레스 요인 개선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자리한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 ‘불고기브라더스’ 사당점에서는 모든 고객에게 무료주차권이 필요한지 먼저 묻고 서비스한다. 사당역 주변은 지하철 2·4호선이 접하는 역세권이어서 유동인구가 많고 직장인들이 회식하는 번잡한 골목이 많아 주차하기가 꽤나 힘들다. 이 근처에 불고기브라더스와 비슷한 가격으로 영업하고 있는 업체 가운데 무료주차권을 먼저 제시하는 곳이 드물어 불고기브라더스의 주차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