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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1 오케이아웃도어닷컴

‘완전 구입 후 판매’ 모델로 최저가 판매와 이익 극대화 동시 추구

문권모 | 27호 (2009년 2월 Issue 2)
점포를 낼 때 최우선 고려사항은 ‘입지’입니다. 어느 지역에 매장을 내느냐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집니다. 비싼 권리금을 마다하지 않고 핵심 상권에서 장사하려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성공을 일궈내는 기업가들이 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거나, 유동 인구가 극히 적거나, 산업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혁신적 기업가들은 불굴의 의지와 지혜로운 전략으로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극한 환경에서 생존·번영한 기업들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동아비즈니스리뷰(DBR) 취재진이 5개의 사례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또 최고 전문가들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미미한 시작에서 나온 창대한 결과
오케이아웃도어닷컴(www.okout door.com)은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터넷 레저용품 업계의 ‘네이버’로 통한다. 2000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회사는 2010년 매출액 목표가 800억∼1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레저용품 전문 인터넷 쇼핑몰 2∼20위 업체의 매출을 합쳐도 이 회사 매출에 미치지 않는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런 성장을 단 한 푼의 외부 투자 없이 모두 ‘유기적’으로 해냈다는 것이다. 매출 못지않게 수익성도 좋다는 뜻이다. 장성덕(43) 사장은 이에 대해 “돈과 상품의 회전율을 최대화한다는 경영 원칙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오케이아웃도어의 시작은 사실 보잘것없었다. 삼성물산에서 기획 업무를 하던 장 사장은 2000년에 평소 좋아하던 등산을 테마로 한 정보제공 사이트(www.okmountain.com)를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창업했다. 사이트는 그런대로 운영이 잘 됐지만 대규모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였다. 수익 사업을 위해 문을 연 연관 사이트가 바로 오케이아웃도어 온라인 쇼핑몰이다. 그러나 지금은 ‘주객’이 전도돼 오케이아웃도어가 주력 사업이 됐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 이외에 오프라인 직영 매장도 9곳을 운영하고 있다.
 
극한 경쟁 이겨낸 3가지 혁신적 비결
장 사장은 기자가 ‘최근 몇 년 간의 레저 열풍이 사업에 큰 도움을 주었겠다’고 하자 정색을 했다. 등산·레저 문화가 활성화됐다고 해도 진입 장벽이 낮고 시장 경쟁이 워낙 치열해 “운만 좋아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한창 경기가 좋은 때도 잘 나가던 중견업체가 무너지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그럼 성공 비결은 어디에 있냐’고 묻자 그는 “최저가 판매와 마진 극대화를 중심으로 한 사업모델, 철저한 사업 시스템 구축, 실행 중심의 기업 문화 3가지를 들 수 있다”고 답했다.
 
① 사업모델(최저가 판매와 마진 극대화) 최저가 판매와 마진 극대화는 얼핏 보기에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오케이아웃도어는 일반적인 업계 관행을 넘어서는 ‘완전 구입 후 판매’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일반적인 인터넷 쇼핑몰은 제조업자의 상품을 대신 팔아주고 이익을 나누는 ‘위탁판매’ 형태로 영업한다. 이 방법은 재고와 물류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판매자가 가격을 마음대로 정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반면에 오케이아웃도어는 판매할 상품을 모두 미리 구입한다. 게다가 제조사에 반품하지 않는 조건까지 붙이기 때문에 제품 구매가를 최대한 낮출 수 있다. 구매가를 대폭 낮췄기에 업계 최저가로 판매해도 마진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팔리지 않는 물건을 ‘땡처리’해도 손실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최저 가격은 당연히 많은 고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는 선순환을 만들어 낸다.
 
수요가 많은 상품을 주문 생산해 자사 상표(PB)를 붙여 판매하는 방식도 이익 극대화에 큰 도움을 줬다. 이런 상품은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지만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보다 훨씬 높다.
 
장 사장은 사업 초기에 시장가격 통제를 원하는 대형 제조사들보다 중소형 제조업체 제품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경우 직수입을 통해 구매가와 판매가를 낮췄다. 중소 제조업체와 해외 직수입 상품의 취약점인 애프터서비스(AS) 문제는 외부의 전문 AS 업체와 계약해 해결했다. 오케이아웃도어는 레저용품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3년 AS 보장’을 핵심 서비스로 내걸고 있다.
 
대형 제조사 상품 문제는 이후 오케이아웃도어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자 자연스레 해결됐다. 대형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제품 공급에 대해 문의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장 사장은 “매출이 늘자 우리의 유통 브랜드가 제조사들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며 “우리가 제조사 브랜드를 키워주거나,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살려 달라’며 찾아오는 사례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등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제품 영역을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현재 오케이아웃도어는 마라톤과 자전거 의류 분야에서도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장 사장은 “등산 용품을 주력으로 할 경우 제품 영역을 캠핑·여행·스키·골프·자전거 용품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특히 의류의 경우 원단이 같아 확장이 쉽다. 등산 의류는 최고의 극한 환경에서 쓰일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든다. 따라서 등산 제품을 잘 알면 다른 분야로의 확장은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② 철저한 사업 시스템 구축
오케이아웃도어가 다른 중소기업과 가장 다른 점은 물류·영업·운영을 아우르는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이에 대해 “일정 수준까지 커 나가다가 관리가 안 돼 무너지는 업체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오케이아웃도어는 2004년부터 5∼10년 이후를 대비한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특징은 전산 전문 회사가 개발한 패키지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업 시스템을 자체 구축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사온 프로그램은 필요한 기능의 70∼80%만을 구현해 주지만 자체 구축 시스템은 회사 요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 현재 오케이아웃도어는 고급 프로그래머 6명을 포함한 10여 명 규모의 시스템 전담팀을 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운영 시스템인 물류 및 재고관리 기능은 대기업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오케이아웃도어는 제품 하나하나에 바코드를 붙여 어떤 제품이라도 실시간으로 위치와 수량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이 회사가 취급하는 품목은 1만 가지다. 이를 사이즈와 색상별로 세분하면 4만∼5만 가지에 이른다.
 
사업의 시스템화는 직원 관리에도 적용된다. 오케이아웃도어는 직원 56명의 중소기업이지만 직원들에게 여러 직무를 이동하며 업무를 익히게 한다. 특정 업무 담당자가 빠지더라도 회사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다. 장 사장은 이와 관련해 “모든 직원에게 의무적으로 자기 업무를 매뉴얼로 만들게 하고, 업무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③ 실행에 집중하라 성공의 마지막 비결은 ‘실행에의 집중’이다. 장 사장은 “기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행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실행과 관련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디테일(detail)이다. “목표를 세웠으면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 계획을 세워야 그것을 달성할 수 있다. 우리는 경쟁자가 2가지를 생각할 때 3, 4가지를 생각함으로써 경쟁을 돌파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오케이아웃도어는 결재·품질·AS 등 업무 프로세스별로 세분화된 규정을 정하고 직원들이 이를 반드시 준수하게 한다. 규정은 조직의 창의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제대로 일을 하게 해 주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장 사장은 “실행이 없는 시스템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중소기업 경영자는 마케팅은 물론 관리 측면에서도 뛰어난 리더십을 갖춰야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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