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AI의 폭발적 진화, 글로벌 공급망 붕괴, 소비자 취향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과거 데이터와 확률 모델에 기반한 ‘예측과 적응’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극단적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시장 신호를 기다리는 대신 스스로 현실을 창조하는 ‘양자 전략 경영(Quantum Strategy)’이 필요하다. CEO들이 실천할 양자 전략 경영의 요체(Playbook)는 다음과 같다.
1. 예측을 멈추고 파트너와 함께 현실을 강제하라(Stop Forecasting, Start Forcing): 기회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리지 마라. 이해관계자인 핵심 파트너들과 미래의 궤적을 선제적으로 합의하고 시장이 자사의 비전을 따르도록 확고한 질서를 부여해야 한다.
2. 최적화의 함정에서 벗어나 의도적 비효율을 무기화하라(Fund the Superposition): 단일 최적 경로를 찾는 최적화는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치명적 도박이 될 수 있다. 막대한 중복 투자와 낭비를 감수하더라도 다중 대안에 동시 베팅해 돌파구를 찾아 나가야 한다.
3. 매뉴얼을 버리고 감정적 에너지를 설계하라(Engineer Engagement): 중첩 전략이 낳는 거대한 마찰과 관료제적 지연은 공식적인 조직 개편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실존적 위기감’이나 ‘집단적 환희’와 같은 고각성의 정서적 에너지로 조직과 생태계를 동기화해야 한다.
편집자주 | DBR이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와 함께하는 ‘이해관계자 경영 인사이트’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국내 경영학계를 대표하는 석학들이 참여해 양자 전략 경영, 공급망 재설계, 기업지배구조 혁신 등 다양한 주제를 이해관계자 경영의 관점에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해관계자 경영이 만들어낼 새로운 기업 혁신의 가능성과 실천 방안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극단적 불확실성의 시대
적응(Adaptation)의 환상을 버려라: 전통적인 전략경영 이론은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실천 방안을 제시해 왔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이는 비즈니스 세계가 뉴턴의 고전역학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인과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그러나 오늘날 기업이 마주한 현실은 다르다. AI의 폭발적 진화,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 하루아침에 바뀌는 소비자 취향 등으로 과거의 데이터와 확률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극단적 불확실성(Radical Uncertainty)’의 시대가 도래했다. 감지할 데이터조차 존재하지 않는 ‘알려지지 않은 미지(Unknown Unknowns)’ 앞에서 기업은 더 이상 과거처럼 미래를 예측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만으로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애초에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CEO는 무엇을 근거로 수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고, 무엇에 적응해야 하는가.
이러한 미지의 영역을 정면으로 돌파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와 SM엔터테인먼트가 선구자로 활약한 K팝이다. 자본 집약적 첨단 제조업과 인간의 감성을 다루는 문화산업이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산업은 모두 시장의 신호가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대신 스스로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시장이 그 질서를 따르도록 현실을 만들어냈다. 이는 기존의 ‘예측과 적응’이라는 전략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