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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이 AI 전환을 기술 도입 과제로 이해한다. 그래서 모델, 플랫폼, 데이터 레이크, 자동화 도구부터 고른다. 그러나 성과를 가르는 변수는 도구 자체가 아니라 도구가 올라설 운영 모델이다. 전략이 무엇을 할지 정하고, 조직도가 누가 할지 정한다면, 운영 모델은 각 기능과 의사결정, 데이터와 자원 배분이 어떻게 연결돼 작동하는지를 정한다. AI는 불명확한 운영 모델을 대신 설계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의 사일로, 중복 승인, KPI 불일치, 책임 공백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AI 전환을 시작하기 전 기업은 사업의 형태, 가치의 순서, 연결의 틈, 결정의 종착지, 추진의 중심축, 학습의 순환이라는 여섯 층을 점검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는 특히 보고 중심 PMO를 실행 중심 전담 조직으로 바꾸고 부서 단위 최적화보다 엔드투엔드 운영 설계를 우선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AX(AI Transformation)에 대한 기업들의 논의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의 AX는 놀랄 만큼 비슷한 경로를 밟는다. 먼저 사내에 생성형 AI 플랫폼을 도입한다. 이어 임직원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몇몇 부서가 챗봇을 만든다. 일부 업무에는 자동 요약, 문서 검색, 보고서 초안 작성 기능이 붙는다. 파일럿 결과 보고서에는 어김없이 ‘업무시간 30% 절감 가능’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도 손익계산서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현장 직원들은 여전히 엑셀 파일을 내려받아 수작업으로 검산하고, 승인권자는 AI가 만든 추천안을 다시 사람에게 확인시킨다. IT 부서는 데이터 품질을 탓하고, 현업은 시스템이 업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AX는 화려한 구호와 몇 개의 파일럿 사례만 남긴 채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다.
대다수 기업은 AX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한다. 그런데 왜 성과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까. 이 질문은 한국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AI 활용 사례 가운데 ROI(Return on Investment) 기대치를 충족한 비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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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를 도입한 조직의 다수가 측정 가능한 수익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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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원인으로는 흔히 기술의 미성숙, 데이터 품질, 조직문화, 인재 부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것들은 근본 원인이라기보다 증상에 가깝다. 여러 산업에서 대규모 전환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경험을 종합하면 더 깊은 원인은 따로 있다. 운영 모델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AI 자체가 운영 모델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운영 모델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AI를 투입하면 기존의 비효율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더 세련된 디지털 형태로 재생산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