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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지금은 슬림마케팅 시대

달걀과 빨대도 ‘미디어’다

정임수,신성미 | 16호 (2008년 9월 Issue 1)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슬림마케팅을 제안합니다. 슬림마케팅은 전통 매스미디어로 일방적 메시지를 전달하던 과거 방식의 반성에서 출발합니다.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조금만 유연하게 사고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경기 불황과 원자재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슬림마케팅은 최고경영자(CEO)와 마케터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개념입니다.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슬림마케팅의 개념과 사례, 방법론 등을 집약했습니다.
 
정임수·신성미 기자 dbr@donga.com
 
지난해 국내 기업이 광고에만 쏟아 부은 돈은 총 7조 9000억 원. 소비자들은 매일 3000여 개의 새로운 광고 메시지에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몇 개의 광고가 소비자의 기억에 남아 있을까.
 
마케터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많은 소비자는 이미 홍수처럼 쏟아지는 광고 메시지를 회피하는데 ‘달인’이 돼 가고 있다. 또 기업에서 ‘푸시(push)’하는 일방적인 메시지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마케팅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메시지 전달 방식에 대한 통념을 바꾼 기업들은 슬림마케팅 기법을 활용, 고객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고 있다. 슬림마케팅으로 성과를 본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집중 분석했다.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라
세상 모든 사물이 미디어 슬림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드시 깨야 한다. 많은 사람은 미디어란 단어를 들으면 TV나 라디오, 신문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밖에도 미디어는 무수히 많다. 도심 번화가의 건물 벽, 교통수단, 생활용품 등 사람들이 접하는 모든 것이 미디어가 될 수 있다. 이런 새로운 미디어를 잘 개척하면 적은 비용으로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이나 자연 등을 매체로 사용하는 앰비언트(am -bient) 광고는 새로운 미디어 개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앰비언트는 ‘주위를 둘러싼’이라는 뜻으로, 일상에서 소비자가 접하는 모든 것이 광고 매체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이다. 실제 혁신적인 기업들은 놀랄만한 새로운 미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계란이다. 일본 닛신식품(日淸食品)은 새로 시장에 내놓은 치킨 라면을 알리는 데 계란을 매체로 활용했다. 300만 개의 달걀 껍데기에 라면 홍보 스티커를 붙인 것.(사진1) 미국 CBS도 달걀 껍데기에 ‘CSI 과학수사대’ 등 자사의 새로운 TV 프로그램을 새겨 넣어 홍보하고 있다.(사진2) 지난해 가을에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3500만 개의 계란에 광고를 했다. 계란 광고는 요리를 하는 주부 층을 정확히 공략하면서도 싼 값에 광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빨대가 광고 미디어로 변신한 사례도 있다. 중국 상하이의 와이플러스 요가센터는 빨대를 광고매체로 개발해 식당·커피숍·바에 제공했다. 빨대의 구부러지는 부분에 요가를 하는 사람의 사진을 실은 것.(사진3) 요가를 통해 유연성을 기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보다 더 기발하면서도 저렴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심지어 길거리의 전봇대나 전선도 미디어 대열에 합류했다. P&G는 신제품 ‘리조이스 린스’를 홍보하면서 놀랍게도 전봇대와 전선을 활용했다. 대형 초록색 빗을 엉킨 전선 위에 설치하고 ‘엉키세요? 그러면 리조이스 린스로 바꾸세요’라는 메시지를 써놓았다.(사진4) 뒤엉킨 머릿결을 부드럽게 해준다는 메시지를 길거리에 흔하게 널려 있는 전선을 이용해 인상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폭스바겐은 일식집의 초밥 레일 위에 프로모션을 알리는 문구를 단 폭스바겐 미니카를 전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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