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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 Toolkit for Practitioner

‘통찰의 나침반+탐정안내서=실마리찾기’ 혁신을 원하면 ‘도구’를 갖춰라

김경훈 | 184호 (2015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혁신 공식 중에서 가장 어려운 과정은 바로통찰-Insight’의 단계다. 통찰 역량을 쌓는 데에는 더 많은 경험과 실패,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통찰은 크게 2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통찰을 위한 좋은 재료인실마리를 찾는 과정이 있다. 두 번째로, 이러한 실마리들을 통찰로 해석해내는 단계가 있다. 우선 이번 호에서는 실마리를 찾기 위한 방법론 두 개부터 살펴본다.

1) 통찰의 나침반:인구통계학을 넘어서는 민족지학(에스노그라피)적 방법론으로, ‘2개의 원개념을 활용한다.

2) 탐정안내서:통찰의 나침반을 따라 실마리를 얻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안내서다. 토의지도를 들고 마케터나 영업직원이 아닌탐정처럼 행동하고 관찰해야 한다.

 

 

 

편집자주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책과 강의가 넘쳐나고 있지만 실제 혁신에 성공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혁신 컨설턴트로 유명한 김경훈 구글 상하이 사무소 상무가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해볼 수 있는 작지만 중요한 실행법들을 연재합니다.

 

 

분명히 매장에서 마음에 쏙 드는 옷을 구입했는데 나중에 실제로 입어 보니 구입할 때의느낌이 나지 않아 속상했던 적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혹은 옷을 구입할 때 친구나 가족의 조언을 구하고 싶지만 함께 쇼핑할 시간이 없어서, 또는 그 친구나 가족이 쇼핑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나홀로 쇼핑을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옷을 구입할 때 자주 이러한 불편을 느낀다. 구입하기 전에 마음껏 옷을 입어 보고 구입하고 싶은데, 그리고 옷 입은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들어본 후에 구입하고 싶은데,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먼저 구입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매장에 가서 환불하는 수밖에 없다.

 

안경을 구입하는 과정도 옷을 구입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안경을 구입하는 소비자들도 비슷한 불편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통찰을 얻고자 하는 기업은 없었다.

 

 

 

2010년에 설립된 워비 파커(Warby Parker)는 새로운 스타일을 쉽게 찾아서 가장 잘 어울리는 안경을 구입하기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관심을 기울였다. 거기에 온라인과 모바일상에서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다는 통찰을 더해서, 홈 트라이온(Home Try-On)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소비자가 워비 파커의 웹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5개 고르면 워비 파커는 안경테를 집으로 보내준다. 안경을 받은 소비자는 5일 동안 안경을 써보며 안경이 편한지 느껴 보고 친구와 가족들을 만나서 새로운 안경이 잘 어울리는지, 요즘 트렌드에 맞는지 물어 볼 수 있다. 이후 소비자가 마음에 드는 안경을 고른 다음 회사에 안경테를 반송한 뒤 온라인에서 시력과 눈동자 사이의 거리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회사 측은 소비자가 고른 안경테에 렌즈를 장착해 다시 배송해준다. 소비자의 니즈와 행동 양식에 기반한 판매 방식에 힘 입어서 워비 파커는 올해 4월 기준으로 기업 가치가 12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1  (덧붙여 온라인 유통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디자인에 투자해 패션 잡지들이 극찬하는 멋진 스타일을 제공한데다 개도국에 저가 안경을 기부하는 공익 마케팅도 핵심 성공 요인이었다.)

 

 

 

이처럼 새로운 혁신은 좋은 통찰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우리는 혁신의 공식인 Innovation=Identify × Insight × Idea × Implement (I × I × I × I = I)를 따라 혁신에 필요한 네 가지 요소를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최근 필자는 혁신을 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구글로 이직했다. 얼마 전에는 구글의 혁신 문화 전도사로 불리는 프레드릭 페르트(구글 혁신 및 창의성 프로그램 총괄)와 혁신에 대해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와 프레드릭은 혁신의 단계 중 가장 어려운 과정이 바로 ‘Insight-통찰단계라는 것에 마음 깊숙이 동의했다. 1단계인 ‘Identify-정의하기는 목표 의식이 뚜렷한 리더들이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3단계인 ‘Idea-아이디어는 혁신의 마인드와 행동(behavior)을 갖추고 나면 상대적으로 매우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 혁신의 가장 어려운 관문은 4단계인 ‘Implement-실현하기 2단계인 ‘Insight-통찰단계이며, 특히 실현하기의 역량에 비해 통찰의 역량을 쌓는 데에는 더 많은 경험과 실패,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통찰을 얻기 위한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통찰의 역량을 쌓는 데 필요한 시간과 실패를 줄일 수 있다.

 

통찰의 2단계

 

Insight-통찰은 크게 2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통찰을 위한 좋은 재료인실마리를 찾는 과정과 이 실마리들을 통찰로 해석해 내는 단계다. 혁신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하는 비유 중에 원시 스프 가설 (primordial soup) 비유가 있다. 유기물 분자로 이뤄진 원시 스프에 전기 방전 같은 에너지가 더해져서 최초 생명체가 생겨났을 것이라는 진화론의 가설처럼 좋은 실마리들이 뒤섞여 모여 있는 곳에 자극이 더해지고 올바른 해석이 일어날 때 통찰과 혁신이 생겨난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이 비유는 좋은 재료를 모으는 것이 통찰과 혁신의 필수 조건임을 잘 보여준다.

 

혁신을 일으키는 좋은 재료들을실마리(clue)’라고 부른다. 실마리들 그 자체가 통찰은 아니지만 통찰을 불러일으키는 단편적인 정보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마리는 이미 존재하는 실마리와 새로운 실마리로 나눠볼 수 있다. 이미 존재하는 실마리는 상식, 앞서 시행했던 프로젝트의 보고서, 신문과 잡지의 기사, 관련 책 등 이미 우리 곁에 존재하는 관련 정보에서 바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가 새로운 시각으로 이들 정보를 바라보면 추가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혁신 과정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하는 것은새로운 실마리. 1단계인 Identify-정의하기에서 정립한 프로젝트의 목적과 범위를 고려해 새로운 실마리를 모으면 새로운 실마리의 넓이와 깊이는 기존 실마리보다 더 넓고 깊게 되기 마련이고 과제와의 연계성과 정합성도 높아지게 된다. 또한 새로 모은 정보이기 때문에 더 신선하고 지금 일어나는 변화를 담고 있을 가능성도 크다. 따라서 이미 존재하는 실마리를 빨리 모은 후 새로운 실마리를 모으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새로운 실마리를 찾기 위한 방법론 2개를 살펴보겠다.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설계하는 방법론인통찰의 나침반(insight compass)’과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창출하는 방법론인탐정 안내서(detective guide)’를 소개한다.

 

1) 통찰의 나침반(Insight Compass)

 

WHY: 왜 필요한가?

 

좋은 실마리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아무나 만나고 아무 곳에나 간다고 늘 있는 것이 아니고 전략적이고 논리적인 계획하에서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가야 할 곳에 가야만 통찰을 가져오는 질 좋은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그러면 누구를 어떻게 만나야 통찰을 얻을 수 있을까? 설문조사나 포커스그룹 인터뷰 위주로 진행됐던 기존 시장 조사 방법은 타깃 고객을 대표하는 표본 그룹을 찾아서, 매우 객관적이면서 중립적인 질문들을 정형화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물어 보고, 답변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시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만들었다. 기존 시장 조사를 통해 얻은 조사 결과는분야에 대한 통찰(category insight)’,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평균적인 통찰을 제시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종류의 통찰이 모든 경쟁사들, 그리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통찰만 가지고는 시장을 선도하기 어렵다.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의 시장 조사 방법이 아닌 관찰을 중심으로 한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 민족지학 또는 문화기술지) 리서치가 필요하다. , 잘 짜인 질문을 통해 정해진 답을 확인하거나 정해진 선택지 중에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관찰과 열린 질문을 통해 보다 근원적인 실마리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

 

에스노그라피 리서치에서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관찰 대상을 제대로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더 이상은 인구 통계학적인 표본 집단에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대체할 관찰 위주의 새로운 조사 방법이 필요하다. 이때, 누구를, 어떻게 만날 것인지를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론이 통찰의 나침반이다. 통찰의 나침반은 경쟁사가 가지 않는 곳으로 가서 우리만의 통찰을 찾을 수 있게 도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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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훈

    김경훈http://linkedin.com/in/HarrisonKim

    - (현) 구글 상무, 혁신 컨설턴트
    -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소 근무
    - 혁신 전문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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