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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영업 전략

“성공 or 실패” 영업은 기복 심한 일 B2B 영업, 장기적 안목으로 평가를…

구자원 | 181호 (2015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영업의 성과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영업현장에서의 경험과 다양한 논문, 문헌을 종합해 SPC(Sales Performance Chain) 모델을 만들었다. 탄탄한 개인의 영업 역량에 조직내부, 외부환경, 고객, 경쟁자 등 네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더해진다면 신규 고객 확보 등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영업성과 관리에 대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영업사원 평가에 있어서 당해년도의 단기 실적만을 고려하기보다는 관계 역량 강화의 노력, 재구매 비율, 고객 만족도 및 충성도의 유지 노력 등과 같은 지표들도 반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영업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나요?” 영업현장에서, 영업교육을 진행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묻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결국엔 영업을 잘하는 방법, 성과를 높이는 방법에 관한 내용을 묻는 것이다. 이 질문을 받고 나면 할 말이 많아진다. 그런데 이것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영업성과라는 것이 사람마다, 회사마다, 제품마다, 업종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영업교육에서 다루는 모든 내용은 영업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영업성과를 높이는 비결을 알려달라는 것은 영업의 모든 것을 설명해달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높은 성과를 올리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은 분명히 존재한다. 판매실적이 좋은 영업사원과 그렇지 못한 영업사원도 있다. 완벽하게 모든 성과를 결정하는 요인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고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개인 혹은 조직의 특성은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필자는 영업의 성과를 결정하는 요인을 설명하고자 영업현장과 다양한 논문, 문헌을 종합했다. 이를 통해 SPC(Sales Performance Chain)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모델은 영업성과를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tool). 영업성과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영업성과를 설명하는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현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SPC 모델에서 다루는 하위 요인을 분리해 분석하면 자사의 문제점이나 강점을 식별하고, 조직의 영업성과를 측정함에 있어서도 준거점(criteria)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요인들은 상호연결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영업성과를 결정하는 다양한 관계를 살펴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 영업역량(Personal Sales Skills)

개인이 보유한 영업역량은 영업의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개인의 영업역량은 직접적으로 영업성과에 영향을 끼친다. 영업사원 개인이 구축한 신뢰의 크기에 따라 수백억 원 규모의 계약이 이뤄지기도 한다. 처음 영업을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신뢰에 기반을 둔 영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 경우에는 영업사원이 보유한 차별적 능력을 토대로 신뢰까지는 아니어도 믿음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렇다면 영업사원 개인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

 

영업사원이 갖춰야 하는 개인적인 역량 요인은 무궁무진하다. 여기서는 크게 4가지 요인으로 분류했다.

 

심리적 요인은 영업사원이 영업에 대한 태도를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얼마나 영업활동에 몰입할 수 있으며, 고객을 위해 열정적일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이를 통해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와도 직결된다. 영업사원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면 항상 좌불안석이고 자신감이 결여되기 마련이다. 고객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고객은 이런 영업사원에게 확신을 가질 수 없으며, 이는 곧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반면 매사에 당당하고 포기하지 않는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믿음을 안겨준다. 이러한 믿음은 성과로 이어지고 다시금 당당해질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전자는 악순환의 반복이며, 후자는 선순환의 반복이다.

 

경험과 관련한 요인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경험 요인은 영업의 성과뿐만 아니라 영업사원의 전문성과도 관련이 깊다. 특히 이제 막 영업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영업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어느 날 필자는 모 대학에서 강의를 마치고 쉬는 시간에 두 학생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최근 취업이 어렵다 보니 두 학생은 여기저기 지원하고 있었다. 한 친구가 모 생명보험 회사에 영업 직군으로 지원했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친구가영업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놓지 그랬어?”라고 했다. 그야말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은 친구들이 영업에 대해 갖는 선입견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의 경력을 사전에 계획하고 준비해 영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영업이 정말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마지못해 하는 직군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업은 그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영업 분야를 사전에 결정하고, 경험을 어떻게 쌓아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지식요인은 비교적 단시간에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의 것과 장기간에 걸쳐 습득해야 하는 수준의 것이 있다. 제품에 대한 특성은 비교적 단시간에 학습할 수 있는 반면 제품의 기술적인 부분은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습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영업 직군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한 전문지식의 습득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고객을 만날 때나 집단 회의를 할 때 경쟁사 영업사원들이 다 아는 단편적인 지식으로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영업사원은 고객을 만났을 때 실시간으로 기술적 이슈나 문제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깊이 있는 기술에 대한 답변을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영업사원을 선호할 것이다.

 

스킬 및 행위 요인은 영업의 깊이를 깊게 하는 차별화된 역량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신선하고 잘 다듬어진 요리 재료에 조리사만이 알고 있는 일종의 비법이 여기에 해당된다. 한층 세련된 표현 기법과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력, 자신감에서 나오는 당당함 등이 스킬 및 행위 요인을 통해서 수준 높은 자질로 빛나게 된다. 요리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비법은 수도 없이 많은 반복적인 실험과 연습, 도전으로 만들어진다. 발표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치밀한 자료에서부터 발성, 몸동작, 시선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

 

 

 

조직 내부 전략의 이해

(Understanding of Internal strategy)

영업에 있어 조직 내부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이해는 결코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평소 국내에서 대리점을 대상으로 일을 하던 영업사원이 회사의 영업 정책 변경에 따라 고객을 직접 대면해서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혹은 국내 영업만 담당하던 영업사원이 영업조직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회사의 요구에 따라 해외 영업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두 가지 상황 모두에서 적절한 교육과 준비기간이 주어질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정 기간은 단기 성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새로운 직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높아질 것이다. 심각하게는 이러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조직 내부의 영업 목표를 포함해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설정 등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영업가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작게는 담당했던 고객사가 변경되는 것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한 해의 영업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직무의 변경(국내 영업에서 해외 영업으로의 이동 등)에 이르기까지 영업은 다른 직무에 비해 다양한 변화를 겪어야 한다. 환경, 제품, 고객 트렌드 변화처럼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이 즉시 조직 내부에 반영되고, 영업은 최전방에서 전략을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업가가 조직 내부의 전략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면 스스로는 물론이거니와 고객에게 확신을 줄 수 없다.

 

조직 내부 전략에 대한 이해는 영업 직군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시스템도 필요하다. 영업가와 전략 조직이 미리 충분히 아이디어와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내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영업을 함께 진행하는 협력사, 채널, 파트너 관계사와도 자사의 영업 전략을 전달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업 전략 수립 초기에 이해관계 조직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른바 ESI(Early Sales-strategic-planning Involvement)라고 할 수 있다. 구매에서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초기에 협력사를 참여시키는 용어로 ESI(Early Supplier Involvement)를 사용하는데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외부 환경에 대한 이해

(Understanding of External Environment)

영업활동을 함에 있어서 외부 환경 변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왜 외부 환경 변화를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첫째, 현재를 기준으로 미래에 어떤 대상(What)을 식별하고 활용해야 하는 것이 좋은가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을 식별하고 활용한다는 것은 영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가용한 전략적 자원, 그리고 고객을 식별하고 차별화한다는 것과 같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경변화 그 자체가 아니라 영업이 이를 인지하려는 노력, 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실행 의지에 있다. 환경 변화에 대한 현상(facts)은 검색어 몇 글자만 입력하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다만 이를 고객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상상하고, 구현하는 의사결정의 적극성이 절실히 필요하다. 더불어 이는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현재 시점에서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대상을 새롭게 식별하는 것 이외에도 기존 대상에 대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대상이 영업 인력이라면 기존 인력에 대한 교육이나 지속적인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 새로운 방법(How)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영업활동에 있어 필요한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해당한다. 이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항상 트렌드와 환경의 변화에 맞게 변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만약 영업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이 안정화됐다면 그것은 곧 영업이 몰락하는 순간이라 말할 수도 있다. 환경의 변화 속도는 날로 빨라질 것이기 때문에 영업의 프로세스는 거침없이 수정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유연하며, 열려 있고, 창의적인 조직이 앞으로는 더욱 장점을 발휘할 것이다. 반면 기업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닫힌 조직에서는 시스템이나 프로세스가 경직되는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경직화는 결과적으로 어떤 변화에도 움직이려 하지 않는 관료주의 문화를 낳게 된다. 결코 어떠한 경우에도 영업활동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타이밍(When, Timing)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영업조직들이 대상과 방법을 제일 먼저 구축하고도 사업에 대한 적절한 타이밍을 놓쳐 경쟁 우위에서 밀리거나 힘겹게 그 뒤를 따르게 되는 경우가 있다. 타이밍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은 시간적인 개념을 포함하는 것만은 아니다. 타이밍은 제품이나 서비스, 고객, 시장, 기업의 생존에 관련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다. 기업이 특정 서비스나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때 타이밍을 너무 빠르게 하면 고객이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너무 늦게 결정해도 경쟁기업에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외에도 환경 변화를 분석하고 이해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환경적 위험 요인을 줄이거나 제거함과 동시에 기회 요인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환경적 위험 요인은 기업이 속한 특정 집단의 전체적인 변화 속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식별한다는 것은 특정 산업 내에서의 생존을 넘어선 성장의 문제이기도하다. 영업에 다가올 위험 요인을 식별한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이를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기회 요인은 외부 환경에서 존재하는 경쟁 기업이 인지하지 못하거나 진출하지 못하는 영역 내에서 사업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다. 기회 요인은 환경적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제거하거나 감소하는 과정에서 도출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 요인과 기회 요인은 상호 배타적인 관계를 갖는다. 대상, 방법, 타이밍은 모두 다 위험 요인과 기회 요인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세 가지 요인은 상호 연결돼 작동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출시해야 한다. 또 이를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성공시키기 위한 조직 내부의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동시에 구축돼야 한다. 기업이 이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며 기업 내부의 역량뿐만이 아닌 기업을 둘러싼 외부 환경의 변화도 이해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이해

(Understanding of Customers)

영업에 있어 고객 이해를 통해 대상 고객에게 맞는 최적의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영업은 고객이 있기에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객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고객이 필요(needs)로 하는 것만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상이어야 한다. 다른 경쟁자도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을 파악하는 1차적 욕구를 넘어선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사 전체의 구매 영향력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2B 영업에서는 구매 대상 고객이 특정인에게 국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B2B 고객의 구매 구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크게 5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최고의사결정권자, 구매팀, 기술지원팀, 사용자, 경쟁자. 이들이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적인 주체 집단이다.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경우 가장 관심 사항은 도입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한 자사의 경제적 이윤에 있다. 본인이 해당 분야의 지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 관심의 강도가 높아지며, 권한 위임을 어느 정도 하는지에 대한 성향에 따라 구매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권한 위임을 적게 하는 성향의 최고의사결정권자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에 있어 그렇지 않은 최고의사결정권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구매팀의 경우 제품의 차별화에 따라, 구매팀 구성원의 전문성에 따라 구매 영향력이 달라진다. 사려는 제품이 차별화돼 있고 구매팀이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면 구매 영향력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차별화된 제품일지라도 구매팀이 일반 구매업무를 수행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 구매 영향력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구매팀은 기술지원팀에 의존할 것이다. 기술지원팀은 상대적으로 차별화되지 않은 제품의 경우 구매행위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반 제품의 경우 사용자 집단의 의견이나 편의성에 중점을 둔 구매가 이뤄진다. 경쟁자의 경우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얼마나 유용하고, 차별화된 제품인지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진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 별다른 문제점이 없고 핵심 제품일 경우 경쟁자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는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기존 제품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가 낮은 경우, 오히려 핵심 제품은 빠르게 다른 경쟁사의 제품으로 대체된다.

 

이처럼 B2B 영업에 있어서 구매는 단순히 몇 가지 기준에 의해서 이뤄지지 않는다. 다양한 조직, 이해관계자, 상황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사원은 획일화된 한두 가지의 영업 형태와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고객마다의 특성과 구매 영향력 지배구조를 파악하고 영업 전략을 수립해 접근해야 한다.

 

 

 

 

 

 

경쟁자에 대한 이해

(Understanding of Competitors)

영업현장에서 경쟁자에 대한 것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영업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쟁자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평가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무조건 내가 경쟁자보다 잘할 수 있다는 오류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쟁자를 개념적으로 정의하고 대응한다. 고객을 만났을 때도 특정한 검토 기준에 의해 경쟁자와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무조건상대가 안 된다라고만 말한다. 어떤 측면에서 우리가 우위에 있는지를 차분히 설명하기보다는 우격다짐이 앞서는 화법을 쓰게 된다.

 

둘째, 대등한 입장에 있는 경쟁자에 대해서는 회피한다. 경쟁 등위(competitive parity) 상태에서는 최대한 우리의 강점을 잘 드러내야 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자체적으로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우선적으로 식별해야 하고,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고객은 우리가 부족한 것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객을 만났을 때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충분한 답변을 마련해야 한다. 곤란한 질문이기 때문에 얼버무리고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든 경쟁자에 비해 다소 부족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이 부분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고객이 이 부분에 대해 물어오거나 지적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객을 속이라는 말이 아니다. 때로는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정말로 전략적으로 왜 특정한 기능이 부족한지에 대해 고객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이 부족한지를 모른다면 어떻게 고객에게 설명을 할 수 있겠는가? 경쟁 등위 상태에서 약간의 강점이 있는 부분은 지속적으로 격차를 벌여놓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약점을 보완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과정이다. 경쟁사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투자를 해야 하는 부분에는 과감히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업 조직뿐만 아니라 관련된 이해관계 조직이 함께 분석에 참여하고 공유해야 한다.

 

셋째,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이 경우 경쟁자를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이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조차 기회는 존재한다. 아무리 강해 보이는 경쟁자라 하더라도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강한 경쟁자라 할지라도 강함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약한 부분을 식별하고, 장기적으로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경쟁자에 비해 여전히 약자일 수 있지만 우리 스스로의 경쟁력을 한 수준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경쟁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강한 경쟁자의 기준을 우리의 기준으로 삼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경쟁자는 영업에 있어서는 매우 피곤하고 귀찮은 존재다. 하지만 경쟁이 없는 영업은 그 존재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경쟁이 없는 영업은 매너리즘에 쉽게 빠지게 되고, 노력하지 않는다. 독점 시장에서만 영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시도나 도전에 대해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결국 아주 약한 경쟁자가 등장해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경쟁자에 대한 이해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해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귀찮다는 이유로, 때로는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분석을 소홀히 하게 된다. 경쟁은 군살을 제거하게 하는 좋은 운동이라 생각해야 한다. 경쟁자에 너무 몰입해서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 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운동도 지나치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처럼 말이다. 경쟁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되 그 목표는 그 경쟁에서 건강하게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어야 한다. 경쟁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출혈 경쟁을 한다든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조직의 지원(Organizational Supports)

많은 영업사원들이 가진 가장 큰 불만은 회사의 지원 부족이다. 아주 작게는 영업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통신요금에서부터, 차량, 유류비 등, 크게는 인센티브, 영업에 대한 보상, 전략 및 마케팅 지원 등과 같은 것이 있다. 그 가운데 영업사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영업사원에 대한 인식이다. 영업은 맨땅에 헤딩해야 한다거나,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거나, 도전 정신이 부족해 군기가 빠졌다거나 하는 말들이 그것이다. 회사 내부에서조차 영업 직군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전문성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면 영업은 스스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교육 과정을 살펴보면 직무에 관련된 다양한 교육, 어학 교육, 기술 교육 등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업을 위한 교육은 특화돼 있지 않다. 경영학과에서조차 영업 과목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영업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 영업에는 특별한 역량이나 기술(스킬)이 필요 없다는 것, 영업은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등과 같은 인식이 영업성과를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나마 최근에 기업들이 다양한 영업교육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대학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바람직한 징조라 할 수 있다.

 

조직이 영업에 어떤 지원을 하느냐는 매출과 직결되는 문제다. 아직 대부분의 조직이 영업을 위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시스템을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조직이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하나만 개선해도 많은 것이 나아진다. 바로 영업에 대한 조직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전문성이 뛰어나고, 사업에 대한 감각과 도전정신을 두루 갖춘 인재가 모일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 저자가 몸담았던 IT 산업에서는 IBM, HP, LG CNS, 삼성 SDS와 같은 업계 리더군들의 영업 직군에 이미 이런 인재가 많이 형성돼 있다. 영업, 기술, 전략, 컨설팅, 프로젝트 역량 등을 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영업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직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지원은 이들이 높은 수준의 영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며, 기업의 허리를 형성하는 중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영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토양을 제공하면 자연히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게 된다. B2B 영업에서는 단순히 고객을 만나고 설득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행위에서 영업이 끝나지 않는다. 기술로, 영업으로, 컨설팅으로, 때로는 프로젝트 현장에 투입돼 사업을 발굴하고 재구매를 유도한다. 영업이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조직이 배려하는 것, 이보다 더 효과적인 지원은 없다.

 

 

개인의 동기부여(Self-Motivation)

영업사원의 동기부여는 다소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바로 스스로가 동기부여의 주체여야 한다. 팀 단위로 이뤄지는 다른 조직에 비해 영업 조직은 개별적인 활동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 영업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기업과도 같다. 영업현장에서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영업사원은 매순간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고독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고객과의 접점에 있기 때문에 속된말로 욕도 제일 많이 듣는다. 그만큼 상처도 깊고 심리적으로도 막대한 감정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가 영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다스리지 못해 마음의 상처뿐만 아니라 몸까지 망가지는 경우를 목격할 때마다 안쓰럽기 그지없다. 영업은 고객과의 신경전에서부터, 경쟁자와의 경쟁, 심지어 내부 구성원들까지도 모두 경쟁자다. 처음부터 끝까지 경쟁에서 시작해서 경쟁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를 동기부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작은 일에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영업사원이 있는가 하면, 다소 무모하리만큼 대범한 영업사원도 있다. 뾰족한 묘수가 없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찾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영업에 몰입해야 하는 시간과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는 시간을 균형 있게 관리해서 경쟁자와 차별화된 요인을 찾아야 한다. 몸과 마음을 망치는 행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말고, 반대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장기적으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뻔한 말처럼 들리지만 이는 수십 년간 영업현장에서 고성과를 올리는 영업사원의 특징 중에 하나다.

 

영업은 실패 아니면 성공, 둘 중 하나만 존재하기 때문에 성과에 대한 기복이 다른 업무에 비해 큰 편이다. 매번 승리하지 못했다는 자책보다는 실패에 대해 때로는 관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 실패를 통해서 조금씩 스스로를 개선하는 기회로 삼고 성장해야 한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아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의미 있는 영업 목표를 수립하고 접근하면 하나의 작은 실패에 너무 얽매이지 않게 될 수 있다. 즉 실패 또한 내가 장기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영업성과(Sales Performance)

수없이 많은 기존 연구에서 기업의 성과는 단기 성과와 장기 성과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성과를 고려한 의사결정을 내리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특히 영업의 성과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주로 판매 및 수주를 중심으로 한 성과가 대표적인 단기적 성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업의 성과야말로 단기, 중기, 장기의 적절한 배분이 필요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단기 영업성과를 높이는 과정에서 중기, 장기 성과를 고려한 영업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판매 및 수주 활동을 진행하면서 기존 고객과의 관계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은 재구매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연결돼 있다. , 단기적으로 영업성과를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영업성과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 고객을 발굴하거나 잠재 고객을 발굴하는 활동은 기존 영업활동의 범주에서 추가적으로 영업사원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일 년 단위의 영업활동을 기준으로 70%는 기존 고객에게 몰입하고, 30% 정도는 신규 고객이나 잠재 고객을 발굴하는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영업의 지속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에게 할애하는 시간의 비율은 영업사원의 역량이나 조직의 요구 조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할애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 차원에서의 영업성과 관리에 대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매우 중요하다. 영업사원의 평가에 있어서 당해 연도의 단기 실적만을 KPI(Key Performance Index)에 적용하기보다는 중기, 장기 실적도 함께 포함해서 평가해야 한다. 신규 고객 발굴, 관계 역량 강화 노력, 잠재 고객 발굴, 재구매(재방문) 비율, 고객 만족도 및 충성도 유지 노력 등과 같은 확장된 성과 지표를 고려해야 한다. 영업사원 개개인의 노력과 조직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영업사원이 아무리 좋은 신규 고객을 발굴했다 하더라도 이를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추가적인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자신이 발굴한 신규 고객의 실제 구매가 발생하는 시점에서 영업 담당자가 교체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판매나 수주를 기준으로 한 영업실적 평가는 타당하지 않다. 동일한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영업사원은 단기적 성과에만 몰입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이러한 단기 성과와 중장기 성과의 균형을 영업성과의 탐색과 활용(Exploration and Exploita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탐색과 활용은 March1 가 기업의 학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이론이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지식을 사용(활용, exploitation)해 점진적인 혁신이나 발전을 이뤄야 하며, 새로운 지식이나 역량을 지속적으로 발굴(탐색, exploration)해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영업의 성과 또한 기존의 고객을 통해 지속적인 재구매를 발생시키고, 영업사원이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극대화해 성과를 높이는 활용 측면의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또 신규 고객의 발굴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활동을 균형 있게 수행해야 한다. 탐색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새로운 기회의 탐색 비용이 높게 올라간다. 반면 활용만을 강조하면 기존 역량을 다 활용했을 때 문제가 발생하고, 기존 고객에게서 더 이상 재구매가 발생하지 않을 때 생존에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영업직군은 탐색과 활용의 균형을 통해서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성과 모두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구자원서울과학종합대학원 영업혁신 MBA 과정 교수 jwgu@assist.ac.kr

필자는 서강대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은 후 헬싱키경제대에서 EMBA,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 CNS IT 기업에서 13년 이상 기술영업, Business Analyst, PM 등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영업전략>을 집필했다. 현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영업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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