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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ing Sales

고객의 말을 중간에 자르지 마라 감정 상하면 어떤 마케팅도 효과 없다

오정환 | 178호 (2015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마케팅

고객의 감정이 상하면 어떤 이미지 마케팅도, 파격적인 이벤트도 별로 효과가 없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고객의 불만을 잠재우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일단 귀 기울여 들어라. 고객이 충분히 말할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상한 감정은 어느 정도 누그러질 수 있다. 더 말할 수 있게끔 의도적으로불만족스러운 것을 하나만 말해 달라고 청해라. 불만이 있으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고객이 잠재적 고객 수백, 수천 명을 떨어져 나가게 만들 수 있다.  

 

최후 통첩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게임 참가자 두 명이 돈을 분배한다. 한 참가자가 돈을 어떻게 분배할지 제안하면 다른 참가자는 이를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수 있다. 만약 제안을 받은 참가자가거절을 택하면 두 사람 모두 한 푼도 받지 못하지만수용을 택하면 제안에 따라 돈을 분배한다. 경제학자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이 실험을 진행해왔다.

 

김덕훈과 강미주는 처음 만난 사이다. 두 사람에게 100만 원이 생겼다. 김덕훈은 강미주에게 돈을 배분할 결정권이 있고, 강미주는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만약 김덕훈이 자신이 90만 원을 갖고 강미주에게 1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하면 강미주는 이 제안을 수락할까, 아니면 거절할까?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이 제안은 수락하는 것이 옳다. 경제학에서 가정하듯 인간이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주체라면 금액이 10만 원이든, 20만 원이든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다. 10만 원이라도 받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배분율이 91 또는 82가 되면 강미주는 김덕훈의 제안을 거부할 확률이 높다. 1982년 독일의 경제학자 베르너 귀스 교수가 실시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제안자(김덕훈)가 평균 37%에 해당하는 몫을 수락자(강미주)에게 줬을 때, 100만 원 가운데 약 40만 원은 줘야 수락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인간이 불평등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잘 보여주는 실험이다.

 

이 실험이 세일즈에 시사하는 점은 감정에 대한 것이다. 앞의 실험에서 제안을 받은 사람이 거절한 이유는 무엇인가? 감정이 상한 것이다. 상대방이 90만 원을 갖고 내게는 10만 원밖에 주지 않으니 기분 좋을 까닭이 없다. 제안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불공정한 분배를 거부함으로써 기분 나쁜 감정을 표현하는 편을 택한다.

 

불공평한 제안에 대한 기분을 표현하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예를 들어 수락자가 거부 또는 수락을 선택하면서도대체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금액이 너무 적다는 불만을 글로 적어 제안자에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경우다. 이러면 불공정 제안을 거부하는 비율이 줄어든다. 즉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는 한 방법인데 이를 글로 써서 표현하게 하자 불만스러운 감정이 누그러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하고 난 후에는 불만스러운 감정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처럼 느낀다.

 

 

고객의 불만에 공감하며 끝까지 들어라

타라 헌트(Tara Hunt)가 쓴 <우피경제학>에는 고객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응하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감정적인 고객에게 대응하는 최악의 방법은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다. 응답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고객의 감정을 우선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간단하게라도 그 감정을 알아주는 것이 좋다. 가령정말 실망했겠어요하고 말하면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뜻을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단 고객이 감정적인 유대감을 느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당신의 대답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커진다. 반응을 본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분별 있고 친절한 사람으로 여길 것이다. 신뢰는 더 많이 쌓이고 평판이 좋아지며 향후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버진아메리카(Virgin America) 항공사 사례는 고객의 부정적인 반응에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좋은 방법을 보여준다. 어느 날 목적지 공항의 악천후로 비행시간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3시간 후에야 출발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정장을 차려 입은 한 승객이 카운터로 다가가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비행기가 늦게 출발하면 다른 공항으로의 환승시간을 놓쳐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며 흥분했다. 그 승객이 화가 난 것은 단지 이번 비행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버진아메리카 항공사의 비행 지연이 이번만이 아니라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며 큰소리로 고함을 질러댔고 다른 사람들도 그의 말을 듣게 됐다. 그러자 카운터를 지키던 한 여직원이 승객의 말을 주의 깊게 들은 후 대답했다. “실망하시는 점을 잘 알겠습니다. 이번 비행기 지연에 대해 어떻게 도와드릴 방법은 없지만 다른 비행 편과 환승 비행기를 알아보고 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같은 대응은 그 승객의 흥분을 가라앉힌 것은 물론 주위에서 듣고 있던 다른 승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승객들은 다른 항공사에서 겪은 형편없는 서비스 경험담을 주고받으며 버진아메리카 항공사 직원의 친절함을 칭찬했다. 해당 여직원의 적극적이고 공감적인 대응은 그 장면을 목격한 다른 승객들의 우피(좋은 평판)를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이 사례에서처럼 고객이 열이 나서 노발대발 불평불만을 얘기할 때는 고객에게 공감하며 끝까지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진정할 수 있을 때까지 차분하게 들어줘야 한다. 여러 번 겪은 일이라 고객이 첫마디만 떼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있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고객의 말을 중간에서 자르고 다 안다는 듯 말하는 것은 금물이다. 고객에게는 처음 있는 일일 수 있으므로 알고 있더라도 끝까지 듣고 진심으로 공감해야 한다. “고객님 걱정 많이 하셨죠, 저 같아도 그랬을 겁니다. 이해합니다와 같이 말하고혹시 다른 문제나 궁금한 점은 없나요하고 질문해 고객이 자기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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