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avioral Economics in Branding-5

프로스펙트 이론: 이익은 나누고 손실은 합하라

99호 (2012년 2월 Issue 2)

 
 
 
편집자주
행동경제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인 측면이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행동경제학 연구 성과는 브랜드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곽준식 교수가 행동경제학 이론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제시합니다.
 
 4000만 원을 얻을 확률이 80%인 옵션 A와 3000만 원을 얻을 확률이 100%인 옵션 B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기대이익만을 놓고 본다면 옵션 A는 3200만 원이고 옵션 B는 3000만 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옵션 A를 선택해야 하지만 왜 80%의 사람들은 옵션 B를 선택할까?
 
 4000만 원을 잃을 확률이 80%인 옵션 A와 3000만 원을 잃을 확률이 100%인 옵션 B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기대손실만을 놓고 본다면 옵션 A는 3200만 원이고 옵션 B는 3000만 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옵션 B를 선택해야 하지만 왜 92%의 사람들은 옵션 A를 선택할까?
 
 일반적으로 주식투자자의 성향을 이야기할 때 이익이 발생한 주식은 너무 빨리 팔고 손실이 발생한 주식은 너무 늦게 파는 ‘성향효과(Disposition Effect)’가 자주 인용되는데 왜 이런 투자성향을 보일까?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
1979년 대니얼 카너먼(Kahneman)과 트버스키(Tversky)는 기존 주류 경제학의 효용함수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함수(value function)인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을 발표했다. 이 이론으로 심리학자였던 카너먼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프로스펙트 이론이 무엇이기에 심리학자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안겨 주었을까? 프로스펙트 이론은 준거 의존성(reference dependency), 민감도 체감성(diminishing sensitivity), 손실회피성(loss aversion)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함수라 할 수 있다. 먼저 준거 의존성은 사람들이 절대적인 변화보다는 상대적인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느 것을 준거점(reference point 기준점)으로 삼느냐에 따라 대상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연봉이 3800만 원인 사람과 3000만 원인 사람 중에 누가 더 행복할 것 같은지 물으면 당연히 연봉이 3800만 원인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전년 연봉이 각각 4000만 원과 2800만 원이었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연봉 3800만 원보다 연봉 3000만 원인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준거 의존성이다. 민감도 체감성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처럼 가치함수의 기울기가 점점 완만해지는 것으로 이익이나 손실의 액수가 커짐에 따라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즉 제품 가격이 3만 원에서 3만3000원으로 인상된 경우와 30만 원에서 30만3000원으로 인상된 경우 3000원이 인상된 것은 같지만 전자가 후자보다 더 많이 올랐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민감도 체감성 때문이다. 손실회피성은 사람들이 같은 크기의 이익과 손실이라 해도 이익에서 얻는 효용(기쁨)보다 손실에서 느끼는 비효용(고통)을 더 크게 느껴 사람들이 손실(고통)을 줄이려고 하는 성향을 말한다. 준거의존성, 민감도 체감성, 손실 회피성과 같은 인간의 심리를 모형화한 것이 바로 기대이론(prospect theory)이다. 기대이론에서 말하는 가치함수는 <그림 1>처럼 이익영역에서는 감소함수(concave), 손실영역에서는 증가함수(convex)의 S자 모형을 갖고 있으며 손실영역에서의 함수 기울기가 이익영역에서의 함수 기울기보다 더 가파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그림 1>과 같이 동일한 금액의 이익(+1000)과 손실(-1000)이 있는 경우 사람들은 1000원의 이익에서 얻는 심리적 만족(그림의 a)보다 1000원의 손실에서 느끼는 심리적 불만족(그림의 -b, 여기서 |a|<|-b|)이 더 크기 때문에 손실을 회피하려고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손실에서 경험하는 불만족은 이익에서 느끼는 만족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로스펙트 이론에 따른 선택 규칙
1) 사람들은 불확실한 이익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선호한다
<질문 1>에서 80%의 사람들이 기대수익이 적은 옵션 B를 선택한 것은 바로 이익 영역에서 불확실한 이익(4000만 원)보다는 확실한 이익(3000만 원)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의 위험회피(risk aversion) 성향 때문이다.
 
2) 사람들은 확실한 손실보다는 불확실한 손실을 선호한다
<질문 2>에서 92%의 사람들이 기대손실이 많은 옵션 A를 선택한 것은 바로 손실영역에서 확실한 손실(3000만 원)보다는 불확실한 손실(4000만 원)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의 위험추구(risk seeking) 성향 때문이다. 사람들이 게임이나 도박을 하면서 돈을 잃었을 때 쉽게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 하는 이유도 지금 그만두면 잃은 돈을 만회할 수 없지만(확실한 손실) 게임이나 도박을 계속하게 되면 돈을 만회할 수 있다(불확실한 손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의 성향을 이해한다면 <질문 3>에서 투자자들이 이익이 난 주식은 너무 빨리 팔고 손실 난 주식은 너무 늦게 파는 ‘성향효과(Disposition Effect)’가 왜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즉 주식투자자가 이익이 발생한 주식을 빨리 파는 것은 불확실한 이익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선호하므로 이익을 현실화시키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고 반대로 손실이 발생한 주식을 늦게 파는 것은 확실한 손실보다 불확실한 손실을 선호하므로 손실을 현실화시키고 싶지 않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프로스펙트 이론을 응용한 전략
1) 이익은 나누고 손실은 합하라
기대이론에 따르면 이익은 나누어야 만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품을 10% 할인하는 경우 10% 할인한다고 이야기하는 것(통합된 이익)보다는 단골 할인 2%, 계절할인 3%, 판촉할인 5%를 합해 총 10%를 할인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분리된 이익)이 더 효과적이다. 또한 직원들에게 100만 원의 보너스를 지급할 경우 100만 원을 한번에 주는 것보다는 부서 성과급으로 50만 원을 주고 며칠 후 회사 성과급으로 50만 원을 주는 것이 직원들에게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손실은 합해야 불만족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인원감축안을 발표할 때 1차 30명, 2차 20명을 감축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총 50명을 감축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직원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탈 때마다 이용권을 구입하도록 하지 않고 처음 입장할 때 자유이용권을 구입해 마음껏 놀이기구를 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고객의 손실지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2) (손실보다) 이익이 클 경우에는 합하고 (이익보다) 손실이 클 경우에는 나눠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오래된 주식 격언처럼 사람들은 주식 투자를 할 때 여러 종목에 걸쳐 투자를 한다. 그러다 보면 이익이 나는 주식도 있고 손실이 나는 주식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A와 B 두 주식에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주식 A에서 100만 원의 평가 이익이 나고 주식 B에서 80만 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면 이 경우에는 이익이 손실보다 크기 때문에 ‘A에서 100만 원 벌고 B에서 80만 원 잃었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주식 투자해서 20만 원 벌었네’라고 생각해야 기쁨이 커진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느끼는 슬픔이 2배 이상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주식 A에서 100만 원의 평가 손실이 나고 주식 B에서 80만 원의 평가 이익이 발생했다면 이 경우에는 손실이 이익보다 크기 때문에 ‘주식투자해서 20만 원 잃었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A에서 100만 원 잃었지만 B에서 80만 원 벌었다’라고 생각해야 슬픔이 적어진다. 이와 같이 기대이론의 가치함수를 이용해 복합적인 사건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는 원칙을 ‘쾌락적 편집(hedonic editing)’이라 한다.
 
3) 손실회피성향에 주목하라
 손실회피 성향을 무시해 실패한 A사
초기 인터넷 기업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가입비를 주는 등 고객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무료회원이 늘어나면서 회원들에 대한 관리 비용이 증가하자 인터넷 기업들은 무료회원을 유료회원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A사는 2002년 유료 회원제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을 내지 못하는 무료 고객을 정리하고 유료 사용자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무료 회원들을 정리하겠다는 것이었는데 문제는 유료 회원들에게 ‘추가 이익(additional benefit)’을 주는 방식이 아닌 무료 고객에게 유료로 강제 전환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그 전까지 무료로 A사 커뮤니티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일정 기간 내에 유료로 전환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했고 결국 집단적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싸이월드 같은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가 수혜자가 됐다. 1년이 지난 후 A사는 다시 무료 회원들이 운영했던 커뮤니티를 복구시켰지만 고객은 돌아오지 않았다. A사는 고객의 손실회피성향을 외면해 고객들의 불만족을 유발한 것이다.
 
 손실회피성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한 에이스침대
월간 <현대경영>의 자료에 의하면 40년 전 국내 100대 기업 중 지금까지 100대 기업에 포함된 회사는 12개에 불과한데 12개의 회사 중 하나가 바로 에이스침대다. 에이스침대는 침대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963년 설립됐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 ‘대충 만드는 것은 용납 못한다’는 회사의 슬로건처럼 에이스 침대는 철저한 ‘품질 최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장인정신을 가지고 침대를 만들었다. 이런 에이스침대에 위기가 닥쳤다. 1990년 초반 종합 가구 업체들이 가구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침대 시장에 진입한 것이었다. 이에 1993년 에이스침대는 계속되는 시장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선 에이스침대는 소비자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침대시장이 품질을 중시하는 시장, 기능과 가격을 중시하는 시장, 세트구매가 많이 이뤄지는 혼수시장으로 나눠진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미 품질을 중시하는 시장에서 에이스침대는 강점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2개의 시장 중 하나를 목표 시장으로 선정해야 했다. 침대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한 에이스침대가 세트구매가 많은 혼수시장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웠으므로 에이스침대는 기능과 가격을 중시하는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기능과 가격을 중시하는 시장에서 다른 종합가구업체와 경쟁해야 했던 에이스침대는 자금력이 풍부한 이들 업체와 가격으로 승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신들의 장점인 품질로 싸워보기로 결정했다. 에이스침대는 단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종합가구업체의 침대를 사려고 하는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고 광고했다.
 
이 카피는 초등학교 학생들이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고 혼동한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에서 광고문안 변경을 요청할 정도로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카피는 지금까지 침대를 가구의 일부처럼 여기고 가격을 중시해 종합가구업체 침대를 사려던 소비자들에게 손실(전문 침대를 사지 않을 경우 나중에 후회할거야)을 각인시켜줌으로써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다. 결국 에이스침대는 이 광고로 당시 18.3%였던 시장점유율을 27.8%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보상판매(Trade-in)-손실을 회피하려는 고객을 위한 효과적인 촉진 방법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는 의사결정자가 의사결정 결과를 인식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인지심리적 방법을 말한다. 마치 주부들이 가계부를 작성할 때 식비, 난방비 등의 항목으로 분류하듯이 의사결정자는 거래(혹은 의사결정)가 이뤄질 때마다 계정항목을 설정하고 이득(흑자)과 손실(적자)을 계산하는데 이 경우 사람들은 심적 계정을 손실(적자)로 마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니얼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제시한 다음의 실험은 이러한 심적 회계를 잘 보여준다.
 
 가격이 50달러인 콘서트 티켓을 사려고 콘서트장에 갔는데 50달러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 비록 50달러를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티켓을 구매할 돈이 있다면 당신은 콘서트 티켓을 구매할 것인가?
 
 전날 50달러를 지불하고 산 티켓을 가지고 콘서트장에 갔는데 그 티켓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비록 티켓을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티켓을 구매할 돈이 있다면 당신은 50달러를 지불하고 티켓을 다시 구매할 것인가?
 
실험결과 티켓을 다시 구매하겠다고 대답한 사람들의 비율이 <그룹 1>에서는 88%였지만 <그룹 2>에서는 46%에 불과했다. 두 가지 질문 모두 ‘50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을 잃어버린 점’에서 동일하지만 응답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심적 회계로 설명할 수 있다. 즉 50달러짜리 공연티켓을 구매하는 행위는 오락비라는 계정항목에 포함될 수 있는데 <그룹 1>처럼 현금 50달러를 잃어버린 것은 오락비라는 지출항목과 중복되지 않기 때문에 티켓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그룹 2>처럼 콘서트 티켓을 분실한 상황에서 50달러를 지불하고 다시 콘서트티켓을 구매한다면 그 티켓가격은 오락비 계정항목에 포함돼 오락비에 총 100달러의 비용을 지출한 셈이 된다. 따라서 콘서트를 보는 데 총 100달러를 지불하는 것은 오락비로서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티켓 구매를 주저하게 돼 결국 티켓 구매 가능성이 낮아진다.
 
적자로 마감하지 않으려는 성향은 실제 구매 상황에서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을 구매한 후 그 제품의 수명이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제품을 구매하려고 할 경우 “본전을 다 뽑지 못했다(적자)”는 생각에 소비자는 신제품 구매를 주저한다. 이런 소비자에게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일정 정도 보상을 해주는 보상판매(Trade-in) 방법은 신제품을 구매하려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겪는 소비자들의 불편한 마음을 해소시켜줘 자연스럽게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특히 보상판매는 IT 제품처럼 지속적으로 신제품이 출시되는 산업에서 교체수요를 유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곽준식 동서대 마케팅전공 교수 no1marketer@naver.com
필자는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리앤디디비 마케팅 연구소장을 거쳐 현재 동서대 경영학부 학부장, 브랜드 경영센터장을 맡고 있다. 브랜드 및 행동경제학 분야를 전공했으며 저서로는 <마케팅 리더십(2005)> <선택받는 나(2008)>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본 소비자 의사결정(2011)>이 있다. 부산 도시브랜드위원회 위원과 부산 브랜드관리사회 회장으로 활동하는 등 브랜드 전문가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3호 Talent Transformation 2021년 11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