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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력을 키우는 7가지 습관

신병철 | 6호 (2008년 4월 Issue 1)
 
인사이트(Insight)를 얻기 위해서는 선입견을 조심하라. 너무나 익숙한 이야기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습관이다. 사람은 원래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간단한 것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세상만사 모든 것에 선입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입견을 가지면 새로운 관점을 갖기 어렵다. 언제나 익숙한 정보와 절차를 사용하기 때문에 편하긴 하지만 새로운 정보를 조합해내기가 어렵다.
 
선입견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우선 고려해야 할 일은 관심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마음의 한계를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 살지만 남극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상상해서 되지 않는 일은 없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문제를 분명히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고등학교 때 문제를 풀면서 많이 접한 얘기가 ‘문제는 해답의 변형된 모습’ 이란 얘기다. 문제 속에 해답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면 대부분의 해결방법은 저절로 나온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것만으로도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고 통찰에 다가갈 수 있다.
 
떠오르는 생각을 반드시 기록하라. 특정대상에 관심을 가지고 전후좌우를 따지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많다. 어떤 것은 차를 타고 가다 생각나기도 하고 어떤 것은 잠자다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때마다 무릎을 치며 ‘이 아이디어 참으로 좋은데…’라며 흐뭇해한다. 하지만 이것을 기록해 놓지 않으면 나중에 생각나지 않는다. 반드시 생각나는 것을 기록해 두어야 한다. 철학자인 토머스 홉스는 메모지를 항상 들고 다니면서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언제든지 그것을 기록해두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생각이 문득 떠오르는 순간을 의도적으로 자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 생각이 문득 떠오를까. 새로운 정보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전문가를 만나 대화를 해보는 것이 좋다. 어떤 전문가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전문가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와 비전문가는 크게 다르다. 전문가는 어느 영역이든지 근원에 닿아있는 사람이다. 스티브 잡스가 매킨토시를 만들 때 제록스 기술자와의 대화에서 아이디어가 나온 것처럼 전문가를 만나게 되면 새로운 생각이 문득 떠오르게 된다.
 
근원적인 이유가 무엇일지 곰곰이 살펴볼 것을 권한다. 문제를 잘 해결하는 사람은 그 이유를 찾는 데 능숙한 사람이다. 이유를 찾다보면 분석, 평가, 종합의 세 가지 능력이 저절로 생기고 서로 얽힌 관계를 쉽게 이해하게 된다. 이것에 익숙해지다 보면 동시에 서너 가지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쉬워진다. 근원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하게 살피는 습관이 생기면 잠잘 때에도 좋은 생각이 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대표적인 사람이다. 잠자기 전 조용한 상태에서 그 문제를 차분하게 생각하다보면 무의식적으로 창조적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 독특한 아이디어도 그때 나오곤 했다고 한다.
 
근원적인 이유를 곰곰이 따지다 보면 논리적인 사고와 직관적인 사고가 동시에 움직인다. 논리적 사고는 기존 지식체계의 인과관계를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직접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경우 인과관계를 찾는 사고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게 되면 직관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직관이란 논리적인 단계를 뛰어넘어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관계를 찾아내는 일이다. 나폴레옹과 함께 했던 대표적인 프랑스의 전쟁전략가 조미니의 말처럼 한눈에 알아내는 기술에 해당한다. 문제의 이유를 찾다보면 어느 순간 논리적 사고와 직관적 사고를 병행하게 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모방도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꼭 필요한 생활 속의 습관이다. 먼저 배우고 익혀야 자신의 것을 만들 수 있다. 남이 만들어 놓은 훌륭한 사고과정을 탐색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피카소가 처음 그림을 그릴 때에는 세잔을 비롯한 프랑스 후기 인상파의 그림을 모방했다. 베토벤은 9번 교향곡을 만들 때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클레멘티의 기법을 적용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을 만들기 전에 제자였던 졸로비네와 친구인 미셸 베소 등과 함께 많은 토론을 했다. 아인슈타인은 평전 등을 통해 친구인 베소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이론을 만들 수 있었다고 기술하기도 했다.
낯선 것을 친숙한 관점으로 보거나, 친숙한 것을 낯선 관점으로 바라봄으로써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사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라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미국에 내놓았을 때 20대는 열광했다. 도대체 스티브 잡스는 이것을 어떻게 생각해 냈을까? 그에게 낯설었던 휴대전화를 친숙한 매킨토시의 관점에서 바라본 것이다. 매킨토시 시스템은 휴대전화에는 낯설기 그지없는 것이다. 다른 경쟁자들도 노력을 해본 적이 있지만 상용화해 본 적이 없는 쉽지 않는 시도였다. 스티브 잡스는 지속적으로 낯선 것을 친숙하게, 친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결국 익숙했던 매킨토시의 강점을 낯선 휴대전화에 이식함으로써 소비자들을 공감시킨 것이다. ‘신은 인간에게 숨기고자 하는 것을 인간 곁에 둔다’는 서양속담이 있다. 이 말은 우리 주변에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놀라운 통찰이 숨어있다는 말이다.
 
판단을 천천히 하라고 권하고 싶다. 무엇인가 좋은 생각이 들면 들뜨기 쉽다.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바로 흥분하고 붕 뜬다. 이렇게 되면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쉽다. 만약 오늘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면 아무리 가치 있는 생각이라도 하루나 이틀 정도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하룻밤만 지나보면 들떠있던 마음은 가라앉고 생각하지 못했던 대목들이 보이게 된다. 그때부터 짚어나가야 할 내용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독일의 시인인 요한 쉴러는 이런 말을 남겼다. ‘당신이 불평하고 있다면, 그것은 너무 일찍 포기했거나 아니면 너무 엄격하게 따졌기 때문이다.’ 이 말에는 각도는 조금 다르지만, 섣부른 판단은 과도하게 빠른 포기를 부른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마찬가지로 너무 꼼꼼히 따질 필요도 없다. 정작 시작하면 처음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처음의 생각을 하루정도 충분히 생각해보고 이후의 문제를 차근차근 따져본 뒤 그때까지도 첫 아이디어의 들뜸이 남아있다면 그것이 진짜 좋은 통찰이다.
 
결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고민도 해야겠지만, 일단 결정하고 나면 바로 실행하는 것이 좋다.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100가지도 넘는다고 한다.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진행하는 것이 좋다.
1978년 혼다는 새로운 결정을 하게 된다. 그것은 더 이상 기존시장에 안주하지 말고, ‘시장과 소비자를 놀라게 할 수 있는 모험을 시작하자 (Let’s gamble!)’는 것이었다. 당시 혼다는 이미 어코드와 시빅으로 시장의 안정적 지위를 확보한 상태였다. 하지만 더 이상 시장을 흔들만한 신제품 아이디어가 없었다. 혼다에게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다양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기존에 있던 차와는 완전히 다른 신차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정이었다.
 
이 결정을 실행하기 위해 혼다는 새롭게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는데 이 팀의 평균 나이는 27세였다. 이 개발팀에 부여된 과제는 단 두 가지였다. 지금까지 혼다가 만들어낸 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컨셉트의 차를 디자인할 것과 중산층을 겨냥해 비싸지도 싸지도 않는 차를 만들라는 아주 간단명료한 방향설정이었다. 개발팀은 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차의 길이는 짧고 높은 모양의 차를 만들고. ‘톨 보이(tall boy)’라고 불리는 도시형 승용차 혼다 시티가 탄생한다. 혼다 시티는 당시 길이가 길고, 낮은 형태의 세단 개념에 배치되는 전혀 다른 개념의 자동차였다. 이 제품으로 인해 톨보이 형태의 자동차가 일본 자동차 시장의 한 영역을 차지하게 됐고 지금은 소형 자동차 시장의 대세를 이뤘다. 생각해 보자. 혼다가 이 결정을 내릴 때 얼마나 많은 반대가 있었겠는가. 중요한 것은 결정하면 바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신병철 | - (현) 브릿지컨설팅 대표 (Brand Consulting Agency)
    - 숭실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2005~현재)
    - 고려대 경영대/경영대학원,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원, 외국어대학교 경영대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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