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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완제품 시장 떠나 美 부품소재 시장 잡아라

홍순용 | 28호 (2009년 3월 Issue 1)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998년 4.6%로 정점에 이른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2.3%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의 주력 시장이던 완제품 소비재 시장에 중국과 베트남 등 후발국이 잇달아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미 시장 진출 전략을 찾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 시장은 크게 월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체인점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완제품 소비재 시장과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부품 소재 시장으로 구분된다. 지금까지 한국 기업은 대부분 완제품 소비재 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 왔으며, 이로 인해 중국·베트남과의 경쟁이 불가피했다.
 
소비재 시장의 경쟁 심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한계 상황에 처한 국내 기업들은 이제 완제품 소비재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한국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타깃 시장이 바로 미국의 부품 소재 시장이다.
 
글로벌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사업 분야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연매출액 170억 달러) GE 헬스케어의 부품 소재 구매액만 70억 달러에 이른다. 다른 제조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이만큼 미국의 부품 소재 시장은 엄청난 규모를 이루고 있다.
 
부품 소재 시장 진출 전략
미국 제조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이해 한국 기업이 완제품 소비재 시장 대신 미국의 부품 소재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미국 글로벌 제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미국의 글로벌 제조 기업은 완제품 소비재 시장의 주도권을 월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체인에 대부분 넘겨준 상태다. 완제품 소비재 수입 시장도 대형 유통체인이 좌우하고 있다. 그러나 의약품 등 수익이 30∼40%를 넘어서는 고마진 품목에 대해서는 아직도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에 대한 막강한 통제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의약품이나 신소재 등 첨단 제품 시장에서는 미국 글로벌 제조 기업들이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원천기술과 특허를 확보해 후발국 기업의 시장 진입을 차단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요건이 까다로운 의료기기는 외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이 어려워 미국 기업들의 국 내 생산이 불가피하고, 고성능 슈퍼컴퓨터나 서버장비 등은 전략물자수출통제(코콤·COCOM) 규정때문에 국외로 생산 장비 반출이 안 돼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은 철저하게 제조업체 우위의 시장으로 미국 제조 기업들이 고마진을 확보하고 있다.
 
R&D부터 협력 한국 기업이 미국 부품 소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단계부터 미국 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R&D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부품 소재 등의 중간재로는 미국 기업의 아웃소싱에 참여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장비·부품·소재·생산노하우를 가진 회사들과 협력 채널을 구축하고 공동 R&D를 추진한다. 제품 개발이 끝나기 전에 이미 신개발 제품에 최적인 부품과 소재·장비·생산 시설이 모두 정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은 뛰어난 기술과 품질의 부품 소재를 생산한 뒤에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 아니라 개발 단계부터 미국 기업과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IBM의 예를 살펴보자.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로 인식되던 IBM은 더 이상 PC를 생산하지 않는다. 앞에서 언급한 코콤 규정으로 생산 장비의 해외 이전이 불가능해지자 자사가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제품 외의 생산을 모두 포기한 것이다. IBM의 대표적인 생산 품목인 반도체는 개발 비용이 크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개발 과정 단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한다. 이러한 공동 R&D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의 부품 소재나 장비는 자연스럽게 공동 개발 과정에서 개발 중인 반도체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다. 개발 과정부터 이와 같은 협력 관계가 형성되면 부품 소재 공급은 물론 앞으로 IBM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가공)에서도 아웃소싱 기회를 우선적으로 얻을 수 있다.
 
기술 관점에서 시장 접근 한국 기업들은 또 제품이 아닌 기술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의료기기를 예로 들어보자. 한국은 자동차부품 산업이 발달했다. 다수의 자동차부품 제조 중소기업은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의 요구를 충족할 만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유압브레이크 시스템을 생산하는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의 기술은 자동차 산업뿐 아니라 유압기술을 사용하는 의료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부품 회사가 아닌 유압기술 기업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산업간 컨버전스 흐름을 제대로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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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순용

    - (현) 북미지역본부장 겸 뉴욕 KBC센터장
    - 1981년 KOTRA 입사
    - 헬싱키무역관장, 스위스 취리히무역관장, 통상전략팀장, 해외진출지원실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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