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Received! How Acknowledgment Increases a Company’s Sustainability Image and Drives Repeat Customer Participation in Take-Back Programs” (2026) by Yuly Hong, Sara Loughran Dommer & Karen Page Winterich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Advance Access, 2026.
애플, 델, 네스프레소, 러쉬, 스타벅스 등 갈수록 많은 기업이 사용이 끝난 제품이나 용기를 회수하는 ‘테이크백 프로그램(take-back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이러한 프로그램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진정한 과제는 소비자가 한 번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연구진이 델과 네스프레소 관계자들을 인터뷰한 결과에서도 재활용 소재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
프랑스 네오마 경영대학원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진은 예비 조사에서 아마존, 애플, 베스트바이, 델, H&M, 네스프레소, 나이키 등의 테이크백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182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절반이 넘는 52%의 참가자가 “회사로부터 아무런 확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반면 확인 연락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해당 회사를 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인식했고 재활용 프로그램에 다시 참여할 의향도 더 높았다. 단순히 “당신이 보낸 물건을 잘 받았습니다”라고 알려주는 것만으로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면 기업들은 왜 이 쉬운 일을 놓치고 있을까?
연구진은 7개 연구를 통해 ‘수령 확인(acknowledgment)’이라는 사소해 보이는 행위가 실제로 소비자와 기업 사이에 정서적 애착과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수령 확인’은 “고맙습니다” 같은 감사 표현과는 구분된다. 감사 표현은 상대의 선의로 내가 혜택을 받았다는 인식에서 나온다. 반면 수령 확인은 “당신의 참여를 알아차렸고, 접수했다”는 반응에 가깝다. 꽃다발을 받고 “고마워요”라고 말하는 것과 택배를 받고 “잘 받았습니다”라고 알리는 것의 차이다.
연구 결과 감사 인사를 건네지 않더라도 ‘접수 확인’만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저희가 캡슐을 받았습니다”라는 문구만 제시해도 감사 표현 유무와 관계없이 참여자들이 회사를 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인식했고 재활용 참여 의향도 높아졌다. 수령 확인을 받은 참여자는 회사에 더 깊은 정서적 애착을 느꼈고, 이는 회사와의 파트너십 인식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재참여 의향이 모두 높아졌다.
다만 모든 소비자에게 효과가 동일하게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미 브랜드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거나 자기와 브랜드의 연결성이 높은 소비자에게는 수령 확인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미 정서적으로 연결돼 있어 추가로 형성될 관계적 여지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브랜드 연결성이 낮은 소비자일수록 수령 확인의 효과는 더 컸다. 또한 업계 전반의 그린워싱 이슈가 부각된 상황에서는 수령 확인의 효과가 사라졌다. 소비자가 이미 기업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상태에서는 기업이 반응성을 보여도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경영자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 감사 인사보다 ‘접수 확인’을 우선해야 한다. 화려한 감사 메시지를 만드는 데 공들이기보다 “고객님이 보내주신 제품을 잘 받았습니다”라는 단순한 사실 확인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오히려 “고객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형식적인 감사 표현은 참여 행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효과가 약하거나 없었다. 둘째, 테이크백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수령 확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연구진이 실제로 접촉한 델과 네스프레소 모두 이 전략의 이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기업들조차 놓치고 있는 저비용·고효율 전략이라는 뜻이다. 단 이를 실행하려면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준수하면서 반송된 제품을 개별 고객과 연결할 수 있는 추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셋째, 신규 고객이나 저관여 고객에게 우선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보다 브랜드와의 연결이 약한 고객에게 수령 확인의 효과가 훨씬 컸기 때문이다. 수령 확인은 저관여 고객을 관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넷째, 그린워싱 논란이 있는 업계라면 신뢰 회복이 먼저다. 자사가 직접 그린워싱을 하지 않았더라도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크면 수령 확인의 효과는 무력화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확인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지속가능성 활동과 메시지 간의 정합성부터 다잡아야 한다. 다섯째, 반복이 핵심이다. 한 번의 확인 메일보다 여러 차례 반복되는 확인이 누적 효과를 낸다. 하지만 확인이 중단되면 효과도 빠르게 사라진다. 따라서 수령 확인은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상시 운영 체계로 설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