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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 없는 K-혁신 리포트: 스타트업 코나투스의 ‘반반택시’

승객-기사 모두 이득인 ‘합승 아닌 동승’
설득-상생 전략으로 고차원 방정식 풀다

김동영 | 323호 (2021년 0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스타트업 코나투스는 ‘합승=불법’이라는 규제를 뚫고 이동 구간이 비슷한 승객이 자발적으로 합승할 수 있는 ‘동승’ 플랫폼 반반택시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성공했다. 반반택시가 동승 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첫째, 승객뿐 아니라 택시 기사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둘째, 가장 중요한 이해당사자인 택시 기사를 가장 먼저 찾아가 설득했다. 마지막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통한 객관적인 성과 자료를 바탕으로 규제 당국을 설득했다.



편집자주
디지털과 플랫폼 혁신을 주제로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고 글을 쓰는 김동영 KDI 연구원이 한국 스타트업들의 차별화된 혁신 여정을 분석하는 케이스 스터디 연재를 시작합니다. 스타트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 내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독자 여러분들도 ‘파괴 없는 혁신’의 지혜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합승과 동승은 다르다. 같은 택시를 함께 탄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자발성 면에서 다르다. 낯선 사람과 같이 타고 싶지 않아도,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어쩔 수 없이 하나의 택시를 함께 타야 한다면 이는 합승이다. 과거 심야 시간에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인근에서 택시를 잡지 못한 사람들이 기사의 엄격한 리드에 따라 삼삼오오 모여 택시를 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반면 동승에는 기사의 개입이 없다. 승객끼리 자발적으로 같은 택시 이용을 결정한다. 동승을 ‘자발적 합승’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합승은 기사 주도로 이뤄지는 탓에 승객이 받는 피해가 매우 컸다. 금전적, 시간적 피해가 발생해 승객과 기사 간의 다툼도 잦았다. 이런 이유로 1982년 이래로 택시 합승을 법1 으로 금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모빌리티 분야에 등장한 플랫폼으로 기사의 개입 없는 승객 간 자발적 합승이 가능해지면서 동승 형태의 합승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동승’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택시와 플랫폼의 상생을 추구한 스타트업 코나투스의 노력이 있었다.

플랫폼으로 택시 ‘동승’ 서비스 구현

사실 40년 전에 택시 합승은 흔한 풍경이었다. 승객과 기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거래였기 때문이다. 승객은 다른 승객과 동행하는 대가로 요금을 감면받았고, 기사는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기사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과도한 호객 행위를 벌였고, 기사 중심의 요금 정산으로 승강이가 벌어지기 일쑤였다. 결국 택시 합승은 법으로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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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술이 발전하고 플랫폼 앱이 등장하면서 낯선 사람과의 자발적 합승이 가능해졌다. 코나투스의 ‘반반택시’가 이를 구현했다. 반반택시는 심야 시간(밤 10시∼새벽 4시)에 이동 구간이 비슷한 승객들끼리의 동승을 중개한다. 탑승 지점이 1㎞ 이내이고 이동 경로가 70% 이상 겹치는 승객 2명을 매칭한 뒤 택시를 호출한다. 성별이 같은 승객만 함께 탈 수 있다. 동승객의 자리를 앞자리와 뒷자리에 사전에 지정할 수도 있다. 단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동승은 불가능하다. 범죄 위험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비용은 호출료를 포함해 동승한 승객이 거의 절반씩 부담한다. 호출료는 밤 10시∼자정은 승객 각각 2000원, 자정∼새벽 4시에는 3000원씩 과금된다. 호출료의 대부분은 기사에게 돌아간다. 중개를 담당한 플랫폼사에 지급되는 1000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기사 몫이다. 승객 입장에서 혼자 이용할 때 2만 원이 나오는 거리라면 반반택시를 이용할 경우 각각 1만 원의 택시비에 호출료 최대 3000원을 내면 된다. 혼자 탔으면 2만 원에 이용할 거리를 1만3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니 이득이다. 기사 입장에서도 한 번의 운행으로 5000원의 추가 수익이 생기니 이득이다. 이렇게 택시 기사와 승객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한 반반택시의 운영사 코나투스의 김기동 대표는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택시비에 추가 요금을 부담하는 방식이었다면 반반택시는 택시비를 절반씩 나눠 내기 때문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동승으로 택시의 운송 효율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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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영kimdy@kdi.re.kr

    KDI 전문연구원

    필자는 디지털·플랫폼 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중앙대 겸임교수이며 사단법인 모빌리티&플랫폼 협회장을 지냈다. KBS 성기영의 경제쇼 디지털경제 코너에 출연 중이다. 한국경제신문 주간 칼럼 ‘4차산업혁명이야기’와 ‘디지털이코노미’ 필자이며 EBS ‘위대한 수업(Great Minds)’의 자문위원(경제 분야)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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