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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MZ세대 중심으로 쑥쑥 크는 반려묘 시장

“혼자 잘 놀고 때론 무심한 고양이 선호”
MZ세대 집사는 가르치려 말고 유혹하라

최명화 ,강지남 | 320호 (2021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MZ세대를 중심으로 고양이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로 닮은 사람끼리 끌리듯 MZ세대와 고양이 사이에 많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양이 닮은 ‘고양이 집사’를 공략하려면 끈덕진 노력으로 고양이의 ‘인정’을 쟁취해내는 고양이 집사처럼 행동해야 한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유혹해야 한다. 또한 그들에게 소구력 있는 스토리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꾸준하게 발신해야 한다. 고객 한 명 한 명을 진득하게 설득해 브랜드의 팬으로 확보해나가는 초개인화 전략도 유효할 것이다.



“12살짜리 고양이 마티스는 미국 5개 도시 9곳의 아파트에서 나와 함께 살았다. 나는 매일 마티스의 사진을 찍고, 명절엔 명절 의상을 입힌다. 나는 저렴한 식재료를 사 먹고 치통을 모른 척하지만 마티스에겐 최고 품질의 사료를 먹이고 마티스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수의사에게 데려간다. 반려동물은 싸지 않고, 밀레니얼세대는 부자가 아니다. 반려동물은 우리가 돌보는 귀여운 동물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안정된 어떤 것을 상징한다.”

- 이민영, ‘밀레니얼은 주택이나 자녀를 갖기가 버겁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소유한다’1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한국인 작가 이민영 씨는 스스로를 노마드족이자 ‘캣 퍼슨(Cat Person)’이라고 소개한다.2 그가 쓴 위의 글은 밀레니얼세대에게 고양이가 어떤 의미인지를 잘 보여준다. 고양이를 키우는 데는 돈이 많이 들지만 내 집 마련을 하거나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보다는 저렴하다. 이 씨는 검소함을 중요한 가치로 배워온 한국인 이민자로서 고양이에게 부리는 사치에 종종 불안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에게 고양이는 이미 소중한 가족이자 삶에서 큰 의지가 되는 존재다.

연령 낮을수록 “고양이 키우고 싶다”

반려동물로 선호되는 종(種)은 오랜 세월 동안 고양이보다는 개였다. 실제 반려견 인구가 반려묘 인구보다 많다. 지난 3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 현재 국내 가구의 29.7%(604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이 중 반려견 양육 가구가 80.7%, 반려묘 양육 가구가 25.7%로 나타났다. 전체 반려견은 586만 마리, 반려묘 는 211만 마리로 집에서 기르는 개가 고양이보다 3배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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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장세로 보자면 얘기가 달라진다.(그림 1)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의 ‘반려동물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반려견 양육 인구가 소폭 줄어든 데 반해(69.7%→68.5%) 반려묘 양육 인구는 전년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26.1%→30.5%). 향후 반려동물을 키울 의향이 있다고 한 응답자 중에서도 ‘반려견을 키우고 싶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다소 줄었지만(75.2%→63.3%) ‘반려묘를 키우고 싶다’는 응답은 눈에 띄게 늘었다(21.8%→31.0%). ‘개를 키우고 싶다’는 응답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반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응답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증가해 2030세대에서 특히 ‘고양이 선호’가 두드러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DBR와 오픈서베이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양이 선호’ 조사에서도 엿보였다. (DBR mini box ‘DBR×오픈서베이 MZ세대의 고양이 선호 설문 조사 결과’ 참고.) 20대 및 30대인 응답자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비율은 34.6%로, 4명 중 1명꼴(26%)로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향후 키우고 싶은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꼽은 비율은 28.4%였다. 특히 1인 가구의 고양이 선호가 두드러졌다.

‘택배 데이터’도 MZ세대의 고양이 선호 현상을 드러낸다. CJ대한통운의 ‘일상생활 리포트 2019-2020’에 따르면 반려동물 용품 물량은 꾸준히 증가해 2019년에 전년 대비 22% 늘어났는데 고양이 용품 배송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개 용품 물량은 18% 늘어나는 것에 그친 데 반해 고양이 용품 물량은 29%나 증가한 것이다. 비교적 젊은 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서울 관악구와 마포구에서는 오히려 개 용품보다 고양이 용품 물량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젊은 세대일수록 개보다 고양이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보여줬다.

MZ세대는 왜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선호할까? 그들에게 고양이란 어떤 존재일까? 펫 비즈니스에 있어 고양이를 사랑하는 밀레니얼세대를 공략하는 주효한 전략은 무엇일까?

MZ세대와 고양이의 7가지 공통점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레일 라운즈는 저서 『누구라도 당신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법』에서 유혹의 6가지 요소를 설파하며 두 번째 요소로 ‘동질성의 법칙’을 꼽았다. 마음은 섬세하게 조율된 악기와 같아서 사람들은 가치관, 신념, 인생관이 비슷한 이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닮았다는 감정은 우리를 기분 좋게 하고, 관계의 발판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나와 아주 다른 사람에게 끌릴 때가 간혹 있지만 대체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게 인지상정이다. 연인이나 배우자처럼 평생을 동고동락할 반려동물을 선택할 때도 이러한 동질성의 법칙이 작용할 것이다.

MZ세대는 여러모로 고양이와 닮았다. 이 세대가 갖는 ‘고양이적 특성’은 7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훈련되고 싶어 하지 않고 훈련되지 않는다. 주인이 오라고 해도 오지 않는 고양이처럼 MZ세대 역시 조직에 순응하고 길들지 않는다.

둘째, 혼자 잘 논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미국에서 자택 격리령이 떨어지자 우울증에 걸린 고양이가 늘었다고 한다. 주인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자꾸만 자신의 고양이를 끌어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고양이는 혼자 있는 게 행복한 존재다. MZ세대도 마찬가지다. 혼밥, 혼술에 이어 혼영(혼자 영화), 혼캠(혼자 캠핑), 혼펜(혼자 펜션) 등의 트렌드를 만들어낸 주역이 바로 이들 세대다. 2019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30세대 383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자신을 “집에서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홈루덴스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2.3%에 달했다.

셋째, 자신의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물론 개와 고양이 모두 말을 할 줄 모르지만 주인에게 사랑과 애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쪽은 개다. ‘개냥이’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고양이는 주인에게 무심하게 구는 편이다. MZ세대도 그렇다.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 세계에선 ‘키보드 워리어’로 변신해 각종 불만을 토해내더라도 직장에서는 입을 딱 다물고 있다.

넷째, 끊임없이 관찰한다. 주인을 포함해 주변 상황에 무심한 듯 보이는 고양이지만 사실은 특유의 경계심을 가지고 주위를 예민하게 관찰한다. MZ세대 역시 상대를 오래 지켜보며 나름의 판단을 한다. 이들은 SNS와 함께 자란 세대다. 혼자서 정보를 검색하고 지켜보며 자신의 관심 대상을 조용히 관찰한다.

다섯째, 그루밍에 관심이 많다. 고양이는 혀로 털을 핥으며 정성껏 자신의 몸을 돌본다. 고양이는 그루밍을 하는 데 전체 시간의 30%를 들인다고 한다. MZ세대도 자신의 외모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관심이 매우 많다.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열광하는 세대이므로 비주얼에 민감한 것은 당연하다. 헬스클럽 트레이닝이나 프로틴 같은 헬스푸드 시장을 키운 주역은 20대 남성이다. 이들의 아버지는 시간과 공을 들여 근육질 몸매를 가꾸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이들은 근육을 장착하지 않은 신체에 수치심을 느낀다.

여섯째, 일단 한번 꽂히면 무섭게 집중한다. 고양이는 자기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서 두 시간도 거뜬히 논다. MZ세대의 ‘덕질’은 끈질기고도 파워풀해서 단종된 과자도 부활시킨 바 있다. 오리온 과자 ‘치킨팝’은 공장 화재로 생산 라인이 소실돼 단종됐지만 MZ세대의 줄기찬 요청으로 3년 만에 재출시됐다.

일곱 번째, 특정 대상에 충성하지 않는다. 고양이가 충성하는 것은 주인이 아니라 집이다. 고양이는 자신이 머무는 공간이 바뀌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MZ세대들 사이에 ‘용진이 형’으로 불린다. 이들 세대가 열광하는 것은 SNS에서 보여지는 용진이 형의 감각 내지 취향이지 정용진이라는 기업인이자 사람 자체가 아니다. 기성세대는 앞과 뒤가 똑같은 일관성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MZ세대는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일부라 할지라도 나와 닮은 취향을 좋아한다. 그 사람의 나머지 모습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MZ세대가 고양이를 선호하는 것에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개처럼 매일 산책시켜 줄 필요가 없고, 혼자 놔둬도 잘 지내고, 용변 등 뒤처리도 깔끔하다. 구석진 곳에서 혼자 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개보다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키우기가 용이하다. 1인 가구가 돌보기 딱 좋은 반려동물인 셈이다. 실제로 DBR와 오픈서베이의 설문 조사에서도 1인 가구의 고양이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도 ‘집에 혼자 잘 있고 혼자 잘 놀아서’(60.2%), ‘용변 등 뒤처리가 깔끔해서’(45.3%), ‘강아지와 달리 산책시켜주지 않아도 돼서’(37%) 등 실용적 이유에 기반한 응답이 많았다.

한편 MZ세대에게 고양이는 자신의 소망을 현실에서 실현하고 있는 이상향적 존재다. ‘나는 오늘도 ‘목줄(회사 출입증)’ 걸고 출근해 ‘넵’을 연발하지만 너라도 자유롭고 도도하게, 그리고 여유 있는 삶을 즐겨라’는 마음이다. 최근 출간된 에세이 『고양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고 싶어』3 에서 작가는 “고양이가 있다면 아무리 작고 초라해도 그 집은 천국”이라며 “고양이는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있어 주기만 하면 돼”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집사’라고 몸을 낮추며 고양이를 ‘모시는’ MZ세대의 심리를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DBR와 오픈서베이의 설문 조사에서도 ‘어떤 순간에 ‘나도 고양이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묻는 질문에 ‘여유롭게 낮잠 자는 모습을 볼 때’(62.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고양이 집사 공략법 ①
진득하게 은근하게 유혹해야

모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대표 원장에게서 들은 얘기다. 고객 세미나를 개최할 때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분위기만 봐도 개 그룹인지 고양이 그룹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모인 방은 서로 “사료는 뭐로 먹이세요?” “산책은 어디로 가세요?” “훈련은 어떻게 시키셨나요?” 등의 대화를 나누느라 시끌시끌하다. 반면 고양이 집사들이 모인 방에는 적막이 흐른다. 서로 무심한 듯 대화하지 않고 각자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한다. 마치 고양이처럼.

고양이를 닮은 MZ세대 중에 실제 고양이를 기르는 이들은 더욱더 고양이를 닮았다. 기업이 MZ세대 고양이 집사들을 공략하려면 이들의 고양이적인 특성을 십분 고려해야 한다. 가르치려 들지 말고 ‘유혹’해야 한다. 관찰하기가 습성인 이들의 특성을 반영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비주얼은 새끈해야 하고, 이들에게 소구하는 스토리를 발신해야 한다. 기실 고양이 집사들은 고양이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 개가 충직한 부하 직원 이미지라면 고양이는 쿨하고 우아하며 신비로운 존재로 여겨진다. 이러한 환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고양이 집사들에게 ‘투 플러스 원’ 가격 프로모션 같은 직접적인 마케팅은 그다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끈기를 가지고 꾸준하게 펼쳐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자. 이 시장에서 대박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고양이를 닮은 MZ세대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끊임없이 관찰한다. ‘여기에 이런 게 있네’ ‘어, 저기에도 이런 게 있군’ 하며 자신만의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는다. 그리고 한 번 구매하기 시작하면 웬만해선 변심하지 않는다. 마음을 주며 ‘입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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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기르는 MZ세대는 1인 가구, 그리고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가처분 소득이 가장 높은 집단이다. 고양이는 외출을 하지 않아 개에 비해 필요한 용품이나 서비스가 적다 하더라도 작은 시장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양이 집사들은 사랑하는 반려묘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실제 지갑을 열기까지 꼼꼼하게 따지고 관찰할 뿐이다.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보다 반려동물 관련 제품 이용 의향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4 또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개를 키우는 사람들보다 온라인 사료 구매 등 비대면 소비를 선호한다. 반려동물 관련 정보도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에서 습득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점 또한 MZ세대 고양이 집사들을 공략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고양이 집사 공략법 ②
개개인의 스타일 렌즈에 포커싱

글로시에(Glossier)는 ‘MZ세대의 에스티로더’로 불릴 만큼 MZ세대 여성들이 열광하는 화장품 브랜드다. 패션지 보그의 인턴사원이자 파워블로거였던 에밀리 와이스가 2014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한 회사로, 초개인화 서비스를 특화시켜 MZ세대 여성들의 마음을 얻었다. 글로시에의 제품 가짓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고객이 댓글을 남기면 5분 내에 답할 정도로 고객 개개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춘다. 와이스가 글로시에를 창업하며 내세운 슬로건도 ‘아름다움의 민주화(Democratize Beauty)’다. 와이스는 “아름다움을 논할 때 제품 중심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스타일 렌즈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글로시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개별 제품이 아니라 해당 제품을 개별 고객이 어떻게 소비하고 활용하며 평가하느냐다. 이러한 관점에서 글로시에는 고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반응하며 홈페이지에 수많은 고객의 글로시에 제품 사용 방법 및 후기를 적극적으로 노출시킨다. 이 회사는 모든 제품을 자사 홈페이지에서만 판매한다. 고객 경험을 관리하기 위해 아마존이나 세포라 같은 유통업체에 입점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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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관련 제품 및 서비스에서 승부를 보고자 하는 기업에 글로시에가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로시에의 초개인화 전략이 고양이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초개인적 성향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초대박’이 나오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초개인적 성향을 갖는 MZ세대 한 명 한 명과 진득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며 브랜드의 팬으로 확보해 나가는 노력에서 승부가 날 수 있을 것이다.


최명화 블러썸미 대표 myoungwha@sogang.ac.kr
최명화는 25년차 마케터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를 거쳐 현대자동차 상무를 지냈다. 현재 성장 러닝 플랫폼 ‘블러썸미’, 마케팅 교육 프로그램 CMO캠퍼스를 운영하며 새로운 마케팅 역량과 기법을 전파하기 위해 연간 100회가 넘는 강연을 하고 있다.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저서로 『Plan Z』 『칼퇴근 4.0』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이 있다.


DBR mini box

DBR×오픈서베이
MZ세대의 고양이 선호 설문 조사 결과

강지남 객원기자 jeenam.kang@gmail.com

DBR는 모바일 설문 조사 전문 기업 오픈서베이와 함께 MZ세대의 고양이 선호 트렌드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3월29일 진행한 이번 조사에는 전국 20대 및 30대 남녀 500명이 응답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하에서 최대 표본오차 ±4.38%p).

이번 조사에서 MZ세대는 34.6%, 즉 3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이 중 개를 키운다고 응답한 비율은 44%, 고양이를 키운다고 응답한 비율은 26%였다. 아직 개 양육이 다수지만 향후 기르고 싶은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꼽은 응답자가 55.4%로 절반이 넘었다. 가구 형태별로 보면 1인 가구의 고양이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표 1) 1인 가구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전체 65.4%, 1인 가구 72.7%), 일단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다른 가구 형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양이를 선호했다.

최근 반려동물 문화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반려동물의 인간화)’이라는 단어로 요악된다. 반려동물을 사람과 다를 바 없는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MZ세대는 고양이를 ‘내가 돌봐줘야 하는 동물’(59.8%)이라기보다는 ‘평생을 함께할 가족’(74.9%)으로 여겼다. ‘대화를 나누고 위로가 되는 친구’(56.9%)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많았다. 고양이를 인생에서 큰 의지가 되는 존재로 여기는 셈이다.

MZ세대는 고양이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갖는다. 이들에게 고양이는 예쁘고(71.1%) 도도하며(61.5%) 여유롭고(41.8%) 쿨한(39.7%) 존재였다. 고양이를 ‘의뭉스럽다’(13.8%)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낮은 편이었다. 또한 MZ세대는 때때로 고양이를 선망의 대상으로 인식했다. 고양이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5.5%였다. 특히 고양이가 ‘여유롭게 낮잠 자는 모습을 볼 때’(62.8%), ‘귀엽게 애교 부리는 모습을 볼 때’(32.2%), ‘털을 고르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때’(25.1%) ‘나도 고양이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응답했다. ‘주인 등 사람을 도도하게 대하는 모습을 볼 때’(23%)라는 응답도 꽤 있었다.

한편 MZ세대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까닭은 상당 부분 실용적 이유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가 ‘집에 혼자 잘 있고 혼자 잘 놀아서’(60.2%), ‘용변 등 뒤처리가 깔끔해서’(45.3%), ‘강아지와 달리 산책시켜주지 않아도 돼서’(37%) 등 실용적 이유에 기반한 응답이 많았다. 1인 가구가 특히 고양이를 선호하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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