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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점진적 학습엔 ‘신병 훈련소’ 공간을,
전환적 학습엔 ‘놀이터’를 만들어줘야

잔피에로 페트리글리에리(Gianpiero Petriglieri) | 301호 (2020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학습하지 않으면 경력은 꼬이고, 기업은 쇠퇴한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개인의 학습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학습에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존에 알고 행하던 것들을 개선하고, 전문 지식을 넓히고, 조직의 권력 구조와 문화를 강화하는 점진적 학습이 있고, 완전히 새로운 일의 방식을 시도하며, 조직 구조와 문화를 전복시키는 전환적 학습이 있다. 이 두 가지 학습에 요구되는 공간을 모두 제공하지 않고는 기업이 직원들의 학습을 지원한다고 말할 수 없다. 점진적 학습에는 전문가가 최적의 방법을 훈련하고 계획하는 신병 훈련소가, 전환적 학습에는 변화를 상상하고 경험해볼 있는 놀이터가 필요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겨울 호에 실린 ‘Learning for a Living’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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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시간도 예정을 초과했고, 차도 대기 중이었지만 기조 연설가는 개의치 않는 듯 보였다. 그는 대형 강당을 구석까지 빽빽이 채운 기업 임원, 야심만만한 사업가, 경영학도들의 질문 공세를 즐기고 있었다. 그는 청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모두 기술과 더불어 사는 시대에 대비해야 합니다. 당신이 기술 관련 업계에 종사하든, 아니든 말이죠.” 진행자가 마지막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한 여성이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대비하는 게 최선일까요?” 그러자 연사가 주저 없이 말한다. “학습에 능해야 합니다. 학습이 멈추는 순간 곧 죽음이 시작되니까요.”

학습의 필요성은 기업 수련회, 전문 콘퍼런스 같은 곳에서 오랜 기간 다뤄 온 주제다. 그런데 기술이 기업과 사회에 무서운 속도로 변화를 몰고 오면서 이런 학습이 이전보다 더 절실해졌다.1 학습이 더이상 클리셰가 아니라 필수라는 데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리더가 수긍한다. 배우지 않으면 경력은 꼬이고, 기업은 쇠퇴한다. 유능한 인재들은 그 조직에 계속 머무르든, 아니든 그들의 발전에 투자해주겠다는 고용주에게 몰려든다.2 그리고 기업들은 실제로 인력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입한다. 2018년 한 해 기업이 직원들의 학습과 개발 프로그램에 들인 비용이 20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추산한 자료도 있었다.3

이런 그럴듯한 발언과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학습은 여전히 복잡한 문제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학습에 노골적으로 반대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양가적인 태도를 보인다. 배우길 원하지만 우리가 배울 내용을 싫어하게 되진 않을까 걱정한다. 또 학습의 대가가 너무 크진 않을지, 아니면 학습으로 이전까지 소중히 여기던 아이디어를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닐지 불안해한다.4 내가 직장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 멘토 한 분은 성인이 돼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면 조금 수치스러운 기분이 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다가 내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면 어쩌겠는가?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주위에서 쉽게 습득할 수 없다면? 필자는 지난 20년간 성인의 학습에 대해 연구하고, 기업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운영하고, 전 세계에서 젊고 유능한 인재와 임원 수천 명을 교육하고 코칭했다. 그러고 멘토의 말에 지혜가 담겨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진짜 새로운 것, 진짜 중요한 것은 절대 쉽게 배워지지 않는다.

게다가 대부분의 조직이 말만 그럴듯하게 할 뿐 학습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5 기업들과 일을 하다 보면 이런 불평을 반복해서 듣게 된다.

“제 상사는 교육 같은 데 관심이 없어요.”
“배움에 대한 욕구를 억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껴요.”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삼으라지만 정말 실패해도 된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가 학습을 원하고 회사도 이를 필요로 할지라도 학습은 힘든 일이다. 학습을 위한 공간을 얻기도 어렵다. 문제의 원인 중 하나는 우리가 학습이 직장에서 저절로 일어나거나 일하면서 자연스레 얻게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배우는 것도 하나의 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게다가 역설적이게도 학습은 수치심이란 감정이 가장 환영을 받지 못하는 성공적인 경력과 조직일수록 더 행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이런 학습 공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또 우리는 개인으로서 학습이라는 일, 특히 경력과 조직을 완전히 바꿀 만한 학습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 두 가지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습에 여러 유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즉, 학습에는 한 가지 이상의 유형이 있고, 유형별로 별도의 공간을 필요로 하며, 각기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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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피에로 페트리글리에리(Gianpiero Petriglieri)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조직행동학 부교수로 직장 내 리더십과 학습 분야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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