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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CEO의 알찬 회의 노하우

최병권 | 13호 (2008년 7월 Issue 2)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크게는 전략 수립에서부터 작게는 일선 현장에서의 비즈니스 현황 파악에 이르기까지 하루에도 여러 건의 회의에 참여한다. 경영학자 헨리 민츠버그는 미국 CEO들이 보통 하루 평균 8회, 하루 일과의 약 70%를 회의에 쓴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경영자가 고려해야 할 경영 요소가 증가하면서 CEO가 할애하는 시간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회의는 기본적으로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올바른 사업 방향을 설정하게 하는 도구다. 하지만 잘못된 회의 진행 방식이나 문화는 오히려 기업에 해가 된다. 잘못된 회의는 기업 구성원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그들의 심신만 지치게 한다. 실제로 현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기존의 회의 문화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과 헤드헌팅 회사 스카우트코리아가 국내 직장인 9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54%의 응답자가 회의 문화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회의 진행·구성의 비효율(39%), 결론 없는 회의(26%), 너무 잦은 회의(19%), 장시간 회의(11%) 순이었다. 

회의 잘하는 것도 CEO 성공 요건 중 하나
피터 드러커는 “유능한 경영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회의를 생산적으로 하는 것”이라며 “회의 목적을 명확히 파악해 회의가 쓸모 없는 시간 낭비로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연히 CEO들은 올바르고 효과적인 회의 문화 형성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CEO가 명심해야 할 몇 가지 회의 성공 비결을 살펴보자.
 
1.경청(傾聽)하는 자세 견지
CEO는 우선 자신의 경영 철학 및 정책을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것이 회의의 유일한 목적이 아니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물론 CEO의 경영 철학 전파를 위한 회의도 있다. 하지만 회의를 하는 좀 더 중요한 목적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고, 경영 방향에 대한 구성원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데 있다.
 
따라서 CEO는 회의에서 ‘말 하기’보다 ‘듣기’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CEO가 권위를 앞세워 자기 의견만을 고집하면 다른 회의 참가자들은 솔직한 자기 생각을 말하지 못하게 된다.
 
“창의성을 죽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리더가 먼저 말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윗사람이 회의 석상에서 귀를 닫고 말을 많이 하면 CEO 외에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침묵하는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활발한 토론 스타일의 회의를 하기 위해서는 CEO가 때로 일부러라도 입을 닫아야 한다.
 
1923년 CEO에 취임해 무려 34년 동안 제너럴모터스(GM)의 성장을 이끈 앨프리드 슬론은 일주일에 회의가 있는 날이 6일이나 됐다. 하지만 그는 회의에서 안건을 소개하는 역할만 할 뿐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었다고 알려져 있다. 간혹 잘 모르는 내용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하곤 했지만 이외에는 회의에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다. 슬론은 자신이 토론 과정에 개입하면 참석자들이 말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참석자들의 의견을 더 많이 듣기 위하여 자신이 입을 다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열린 자세’를 바탕으로 그는 GM이 포드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로 자리잡게 했다.
 
2.대타 관행 타파
우리나라 기업의 회의 문화를 보면 ‘대타 관행’이 있는 듯하다. 현장 파악 활동이나 보고서 작성은 실무자가 하는 반면에 실제 발표(보고)는 상급자가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관행은 특히 CEO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경우 더 자주 발생한다. ‘중요한 보고를 과장이나 차장이 하는 것은 CEO를 무시하는 것이며, 리더가 발표해야 격이 맞는다’는 직급 중심 사고가 이런 관행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물론 일을 전체적으로 책임지는 리더가 보고하는 것이 반드시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문제는 현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리더가 보고할 경우 정확한 정보 제공이나 현실에 맞는 의사결정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보고자로 나서는 리더는 기본적으로 사업과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직접 CEO와 토론하는 방식의 회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CEO와 당당히 갑론을박하면서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다.
 
홈디포의 전 CEO 밥 나델리는 경영진이 직접 현장을 체험하고 CEO와 개선책을 토론하는 회의 방식을 선호했다. 그는 이를 위해 경영진이 매년 수십 개의 매장을 직접 방문해 고객의 요구와 불만 사항을 직접 듣게 했다. 매장과 주차장에서 고객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한 경영진은 당연히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몸소 파악할 수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CEO와 자신 있게 토론할 수 있었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전략 회의’ 방식을 개혁했다. 그는 기존의 본사 스태프 중심의 무거운 회의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사업부를 맡고 있는 14명의 사업부장들과 직접 만나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웰치는 특히 과거의 두꺼운 보고서에 의존한 회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사업부장에게 얇은 ‘플레이북(Playbook)’을 나눠줬다. 여기에 각 사업부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전략 이슈를 요약하고, 대응 방안을 간략히 적어와서 자신과 토론하자는 취지에서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각 사업부장은 사업 현황에 대한 다섯 가지 질문을 1쪽 분량으로 정리했다. 다섯 가지 질문은 현재 시장 환경은 어떤가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경쟁사는 지난 3년간 어떻게 대응했는가 앞으로 3년간 경쟁사가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당신은 이런 시장 변화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하려 하는가 등이다. 이것을 가지고 웰치와 사업부장들은 직접 대화하고 토론하면서 사업 현황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전략 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훗날 “수 많은 분석만 담겨 있는 쓸모 없는 보고서 작성은 피하고, 토론을 통해 신속히 대안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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