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하는 조직
Article at a Glance -HR
성과주의의 부작용인 개인 간의 지나치게 치열한 경쟁을 막기 위해서는 조직원들 간의 연민(compassion)과 공감이 활발해지도록 조직에서 도와야 한다. 집단적 연민의 효과는 개인의 연민보다 훨씬 강력하다. 또 조직과 동료들로부터 지지받고 있으며 자신이 대우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줌으로써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고무시킨다. 이를 위해 다음의 사례를 고려하라.
1) 멘토십보다 강한 유대관계인 프리셉터십(preceptorship) 운영
2) 교육 프로그램 이용
3) 잘못을 명명백백 드러내지만 처벌보다는 용서에 중심을 두는 기업문화 조성
4) IT 시스템을 통한 직원 공동체 의식 형성 |
경쟁사회의 병리현상
높은 실업률이 대변하는 비우호적인 경제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적 비교를 통해 형성되는 패배감 또는 열등감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살아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20세기의 규율사회에서 21세기의 성과사회로 전이된 이후 개인이 열망하는 목표를 사회적으로 달성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둔화라는 패러독스는 사회 속 경쟁을 더욱더 치열하게 함으로써 이와 같은 현상을 심화시키고 결국 많은 수의 사회적 낙오자를 만들어냈다. 또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환경과 자극적인 미디어 매체에 휘둘리는 생활방식은 개인이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느끼게 만들고 자기의심(self-doubt) 및 우울증 같은 정신적 질병도 가져오는 부작용이 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가 진행되며 많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환경 속 심리적 안정을 물질의 확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게 됐다. 이제 사람들의 자아개념(self-concept)은 집단이 아닌 개인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행복과 안녕의 척도들은 물질적인 것에만 집중된다. 이러한 척도들은 상대적 빈곤을 증가시키고 질투와 좌절의 문제를 급부상시켰다.
런던정경대 리처드 레이어드(Richard Layard) 교수가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한 유명한 연구가 있다. 그는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다음의 두 경우 중 하나를 고르라 했다. 첫 번째는 자신의 연봉이 5만 달러, 상대방 연봉이 2만5000달러인 조건이었고, 두 번째는 내 연봉이 10만 달러지만 상대방 연봉이 25만 달러인 경우인 조건이었다. 대다수의 학생이 첫째 옵션을 택했다. 추가적으로 실시한 다른 조사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결과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상대적 비교우위에서 느끼고 있음을 나타낸다. 사람들은 절대적 조건으로 자신의 행복을 측정하지 않으며 타인과 비교함으로써 그 가치를 평가한다. 이렇듯 개인주의적이고 경쟁적으로 개인의 부를 축적하는 행위는 결국 상대적 빈곤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현대사회에서 우울과 불안 및 자학 또는 반사회적인 행동이라는 사회병리적 현상을 증식시키고 있다.
비교와 물질 소유에 몰두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부정적인 경향을 보이며 주의결핍행동장애, 강박관념, 소유욕, 지나친 의존성, 질투와 같은 부정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으로 조사된다. 한국을 포함한 독일, 러시아,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행해진 연구에서도 모두 비슷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며 그 외에 많은 연구를 통해 물질적 가치가 생활의 중심이 될 때 삶의 질은 오히려 낮아진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 속의 시스템은 여전히 기업을 중심으로 해서 더욱더 많이 벌고 더욱더 적게 투자한다는 맥락, 즉 효율성을 높이는 데만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 내 개인의 감정에 주목하라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문제는 과거처럼 단순하지 않다. 예전엔 빈곤이 개인들에게 있어 가장 핵심적인 곤경이었다면 1940년대 이후부터는 외로움, 차별, 도시에서의 안전, 비공정성, 고령화, 중년기 위기, 정체성 위기, 심리적 고갈 등 새로운 문제들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개인주의 사회에 들어서면서 개인의 권리 및 개인의 의사결정 비중이 높아짐으로써 개인적인 감정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수반된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사회에서는 개인의 감정에 대한 더 높은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몇 해 전까지 유행했던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여유와 행복을 추구하는 이른바 웰빙 열풍을 이해할 수 있다. 성과와 시간적 압박에 의해 축적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노력을 웰빙이란 말로 표현한 것이었다. 치유여행 또는 한방투어 같은 웰빙마케팅 상품도 있었다. 웰빙 문화 외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개인의 시간과 돈을 그들의 병든 감정을 치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심리치료사들을 만나는 데 소비하고 있다. 최근엔 힐링(healing)과 치유 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치유 문화가 유행한다는 것 자체로도 우리 사회에 얼마나 병적 징후가 만연한지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외부에서 개인의 고통을 해결하고자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결국 본질적으로 개인이 기업문화에서 파생되는 스트레스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는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평균 자살률과 건강보험공단 2008년 자료에 기록된 우울증과 조울증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장애를 겪는 감정장애환자 비율의 증대다. 한국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33.5명으로 OECD 평균 자살률 12.8명보다 2.6배 높다. 또 우울증은 전 인구의 15% 이상이 한 번씩 겪는 ‘국민질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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