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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전략

비무슬림도 교육하라, 모욕 없도록...

최현아 | 131호 (2013년 6월 Issue 2)

 

 

기업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다양한 배경과 지식을 가진 인력을 채용하면서 우리와 다른 문화 및 종교적 배경을 가진 인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석유를 비롯해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인구증가율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은 무한한 경제 성장 잠재력으로 주목받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국내 기업을 비롯한 많은 해외 기업들이 이 지역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는데 이들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은 무슬림 인구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기독교, 불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 중 하나인 이슬람교는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가장 널리 퍼져 있고 동남아시아에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국민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돼 있다. 또한 무슬림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선진국에도 무슬림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의 무슬림 인구는 약 150만 명, 미국은 26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무슬림이 대부분인 지역에서 무슬림 직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은 고용차별을 하지 않는 등의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이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이슬람교가 가진 종교적 특성이다. 이슬람 율법은 단순히 종교적 차원의 가르침이 아니라 의식주 및 일상생활에 여러 가지 행동 규범을 제시하고 그중 상당수가 비무슬림에게 낯설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고용 불평등을 야기하거나 직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 무슬림 직원을 대할 때 많은 주의와 사전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무슬림 직원 관리는 단순 실수로 비춰지기보다는 자칫 무슬림 직원 전체 또는 해당 지역에 돌이킬 수 없는 사회·문화적 파장을 야기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해당 국가의 법적 제재 및 사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사전에 무슬림 특성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부터 무슬림 직원의 특성과 종교 또는 문화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 한국 조직문화와의 차이 및 이것이 채용, 보상, 처우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다.

 

무슬림 직원의 특성 및 주의점

무슬림 직원을 뭉뚱그려 하나의 집단으로 보고 획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독교든, 불교든 종교를 가진 개인에게 그 종교가 내적 또는 외적으로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개인별로 다르듯 이슬람교 역시 개인에 따른 종교적, 문화적 편차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이슬람교가 국교가 아니거나 무슬림이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섞여 있는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다.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무슬림의 행동 규범은 다음과 같다.

 

기도

이슬람교에서 기도는 평일 기준 5번이다. 금요일에는 정오 예배에 반드시 참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평일 기도는 새벽, 오전, 오후, 일몰, 밤 등 정해진 시각에 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 오후 기도는 직장에서 행해질 때가 많다. 기도 시간은 5∼15분 정도로 지정된 기도실에서 천을 깐 바닥에 엎드려 기도를 드린 후 손과 발을 씻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따라서 무슬림 직원이 상당수 있는 회사라면 기도실을 별도로 마련해주고 직원이 해당 시간에 잠시 업무를 떠나 기도하고 올 수 있도록 배려해줄 필요가 있다. 금요일은 정오 예배를 모스크에 가서 드리므로 시간이 좀 더 많이 소요된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나라에서는 금요일에 업무를 하지 않고 대신 토요일에 출근하도록 하기도 한다.

 

라마단

이슬람력으로 9월은 라마단이라고 해서 무슬림에게 매우 신성한 달이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가 알라로부터 계시를 받은 달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병자나 임산부, 3일 이상 여행하는 사람을 제외한 10세 이상 무슬림은 30일 동안 금식해야 한다. 해가 떠 있는 동안에는 음식이나 물을 일절 섭취할 수 없다. 무슬림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근무를 일찍 시작해서 일찍 마친 후 금식시간이 끝나자마자 식사를 한다. 따라서 이 기간 중에는 근무시간을 조정해서 조기 출퇴근을 허용해줄 필요가 있다. 금식 중에는 아무래도 업무시간 중 체력이나 집중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직원의 행동이나 반응이 다소 느리더라도 이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또한 이 기간 중에는 팀 회식이나 외부 활동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복장

무슬림 여성은 히잡이라고 하는 두건을 머리에 써서 머리카락과 귀가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긴 소매의 상의와 긴 하의를 입어서 손목과 발목이 덮이도록 복장이 제한되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검정색만 입도록 규정하기도 하지만 중동을 제외한 나머지 무슬림 문화권에서는 다양한 색상이 인정된다. 남성에게는 별도의 복장 관련 제약이 없지만 수염을 기르는 사람이 많고 반바지처럼 짧은 하의는 입지 않는다. 무슬림 직원을 둔 회사에서 유니폼을 입는다면 히잡 착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손목과 발목을 덮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위생상 또는 안정상의 이유로 수염 기르는 것이 불가능한 업종이라면 이 부분을 미리 명시해서 직원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거나 수염을 가릴 수 있도록 보조 장비를 지급하는 것이 좋다.

 

음식

이슬람교에서 돼지고기와 술을 금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돼지고기 외에도 이슬람교 율법에 따른 의식을 거치지 않고 도축한 고기는 먹지 않는다. 돼지고기 자체뿐 아니라 돼지고기를 조리한 도구를 사용해서 조리한 음식은 먹을 수 없다. 허용된 식자재나 음식은 할랄 푸드라고 명시된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할랄 푸드를 제공하는 곳에서만 식사할 수 있다.

 

무슬림은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비무슬림 직원들과 어울리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회식이 팀워크를 다지는 대표적인 조직 행동으로 여겨지는 문화에 익숙한 관리자들은 무슬림 직원들과 친해지기 어렵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할랄 푸드를 취급하는 식당은 생각보다 많다. 또 음주를 동반한 회식이 아니더라도 공연 관람이나 자원봉사, 오락 활동 등 다른 방법을 통해 직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무슬림 직원이 참여하기 힘든 조직 활동은 오히려 비무슬림과의 이질감을 키울 수 있으므로 가급적 무슬림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과 활동을 추진해야 한다. 관리자 입장에서 이런 활동들을 계획하는 것이 어렵다면 무슬림 직원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추진하도록 해서 다른 직원들이 동참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사회적 교류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대개 남성과 여성의 신체 접촉이 금기시된다. 따라서 본인과 성별이 다른 무슬림 직원과 함께 있을 때는 조심해야 한다. 대화를 나눌 때도 가급적 충분한 거리를 두고 상대방이 불편해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격려 차원에서 성별이 다른 무슬림 동료의 등을 두드린다거나 반갑다는 의미로 악수를 하는 것도 상대방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무슬림 직원을 부하로 둔 관리자는 항상 거리를 둬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 있다. 무의식 중에 무슬림 직원을 경계하거나 동료애를 쌓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신체적 접촉이 제한될 뿐 무슬림 직원은 다른 문화권 직원들과 다름없이 사교적이고 회사 내에서 본인의 경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무슬림 직원을 둔 상사는 비무슬림 직원들에게 주의사항을 미리 알리고 종교적 금기사항이 주는 제약이 동료 간 이질감으로 번지지 않도록 소그룹 티타임 등을 갖는 것이 좋다. 필자가 관찰한 바로는 무슬림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적 선택을 존중하는 상황이 생각보다 많다. 중동처럼 완벽한 무슬림 문화권을 제외하면 서구나 동남아시아에 있는 무슬림은 여성이라도 흔쾌히 악수를 하거나 식당에서 남성 직원 옆에 스스럼없이 앉기도 한다. 여러 문화가 혼재하는 상황에서 무슬림 직원은 여러 정황상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고립되거나 회사 내에서 본인의 성장이 제한된다는 생각을 갖기 쉬우므로 관리자는 무슬림 직원이 다른 직원들과 동등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 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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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현아

    - (현) 왓슨와이어트 상무
    - 맥킨지 전략 담당 컨설턴트
    - 싱가포르 국립대 산하 품질생산성본부 책임연구원
    - 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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