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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① 듀폰의 글로벌 인재 활용과 육성

듀폰, 글로벌하게 뽑아 로컬하게 활용한다

윤경로 | 89호 (2011년 9월 Issue 2)




권오상 - The Flat 17 180x280cm, Diasec on Lightjet print, 2006

2000 1월부터 2005 12월까지 패션 잡지 에 광고된 보석들을 오려 만든 작품이다. 이런 작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재밌다. 2003년 권 작가의 작업실에 놀러 온 동료가 가짜 롤렉스 얘기를 꺼내자 작가는 보고 있던 잡지에 나온 롤렉스 사진을 오려 동료의 왼팔에 감아줬다. 이후 이 시도는 작가의 플랫 시리즈로 발전했다. 잡지 광고에 나온 오브제를 오린 뒤 철사로 다리를 만들어 세워간단한 조각을 만든 후 이를 다시 사진으로 찍은 작품들이 플랫 시리즈다. ‘사진 찍는 조각가인 권오상 작가는 기존의 발상을 뒤엎는 재치 있는 방법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선보였다.


글로벌 인재 양성의 중요성

글로벌 기업의 인재개발 책임자들이 모여서 매년 개최하는 포럼(Global Forum for Action Learning and Executive Development)이 있다. 여기서 참석자들에게 인재개발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글로벌 리더(경영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외국의 글로벌 기업에서도 가장 중요하면서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1802년 화약회사에서 시작한 듀폰은 설립 후 100년이 지난 1900년께부터 화학물질과 에너지 산업 분야에 진출했고 오늘날에는 과학 솔루션에 기반을 두고 식품과 영양, 의류, 안전과 보호, 건축, 전자, 운송 등의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듀폰이 아시아지역에 진출한 것은 오래됐지만 이 지역에서 인재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이었다. 필자가 1990년대 초부터 아시아지역의 인재개발 책임을 맡아 15년 가까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업무도 아시아지역 현지 직원들을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는 것이었다. 인재개발은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듀폰도 20년 가까이 인재양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이제 아시아지역은 대부분 현지 경영자들이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본사의 사장급에도 아시아지역 출신이 있고, 핵심 부서의 글로벌책임자인 부사장급에도 아시아인이 두 사람이나 있다. 특히 한국인으로는 아시아지역 전체 사장을 10년 가까이 하고 얼마 전에 은퇴한 김동수 회장이 있다.

 

필자는 글로벌 리더를글로벌 팀을 효과적으로 이끌면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리더로 정의한다. 흔히생각은 글로벌하게, 실행은 현지에 맞게(Think Global, Act Local)”라고 이야기하는데 글로벌 리더에게 필요한 능력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 같다. , 전략은 글로벌한 환경과 경쟁을 감안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수립하고 전략 실행은 각 나라에 맞게 지역 특성을 감안해 추진하라는 의미다. 글로벌 기업과 경영자가 성공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역량인 것 같다.

 

핵심인재를 선발할 때 듀폰은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본다. 하나는 지속적으로 우수한 업적을 내는 것, 또 하나는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우수한 업적은 쉽게 평가되는 반면 리더의 잠재력은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선발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주관적 평가로 선발되기가 쉬우므로 이를 객관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영어 및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다. 듀폰은 영어가 공용어이므로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영어능력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비영어권 출신자들은 다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듀폰의 아시아지역 인재개발 책임을 맡으면서 당시 아시아지역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 당부를 받은 것도 아시아지역의 현지 리더들을 빨리 양성해서 현지인들이 아시아 각 나라의 경영을 직접 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필자도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기에 글로벌 탤런트를 지닌 현지 리더 양성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당시 아시아지역에서 중요한 보직 중 절반 이상은 미국인 또는 유럽인들이 파견 와서 담당하고 있었다.

 

일단 아시아지역 경영진과 함께 목표를 설정했다. 목표는 5년 내에 아시아지역 리더급의 현지화율을 당시 45% 정도에서 85%까지 올리기로 한 것. 목표를 100%로 하지 않은 것은 다른 지역의 리더도 글로벌 경험을 쌓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이나 유럽의 인재가 아시아에 파견 와서 근무할 수 있도록 15% 정도를 책정했다.

 

아시아지역 현지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세운 다섯 가지 실행 계획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핵심인재를 별도로 선발해 관리하되 선발 기준을 명확히 해서 선정하고 각각의 핵심인재에 대해 경력계획을 수립한다.

둘째, 핵심인재들의 자기계발을 도와주고 이들의 이직을 방지하기 위해 아시아지역 경영자들이 멘토링을 한다.

셋째, 인재 및 조직 검토 회의를 정례적으로 갖고 선발된 핵심인재들이 계획대로 자기 계발이 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계획을 수정 보완한다.

넷째, 핵심인재들 중 일정 인원을 미국 본사에 일정 기간 파견해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한다.

다섯째, 리더양성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한다.

이렇게 결정된 각각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했다. 핵심인재들에 대해서는 각자 경력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경력 계획과 역량계발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각 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계획을 최소 2년 단위로 수립하게 했다. 다른 글로벌 기업과 마찬가지로 듀폰도 인재의 적정성과 역량계발 정도를 검토하기 위해 정기적인 회의를 하는데 이를 인재 및 조직 검토 회의라고 부른다. 이 회의에서 아시아지역 주요 보직에 대한 승계계획을 철저히 검토하고 핵심인재들이 주요 보직의 승계계획에 포함되도록 한다. 또 각각의 핵심인재에 대해 개인경력계획 대비 실행 여부를 확인하고 차기 보직에 대한 계획도 같이 검토한다.


핵심인재에 대한 멘토링도 시행했는데 멘토가 될 경영진과 멘토링을 받을 핵심인재 모두에게 멘토링 교육을 시킨 후 서로를 연계해 매년 일정 횟수 멘토링 미팅을 갖도록 하고 그 결과도 정기적으로 발표하도록 했다.

리더양성교육 과정은 영어권인 호주에서 경영대학원과 제휴해 별도의 리더십 과정을 개설했다.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일반 관리자들도 참여하는 과정으로 운영했다. 다만 교육 과정에서는 철저하게 이문화 체험을 하도록 출신 국과 소속된 사업부를 서로 섞어서 팀을 구성하고 교육과정에서 실제 경영상의 과제를 수행하도록 하는 액션러닝을 시행했다

이렇게 5년간 열심히 아시아지역 현지 리더 양성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는데 65% 정도의 현지화를 달성했다. 상당히 개선은 됐지만 목표인 85%에는 못 미치는 결과였다. 이 결과를 놓고 아시아지역 경영진과 같이 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보았다. 그중 가장 큰 요인은 아시아지역의 사업성장으로 5년간 주요 보직이 50%나 증가한 것이었다. 그래서 아시아지역 현지 리더가 많이 증가했지만 결론적으로는 65% 정도만 현지화가 됐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됐는데 가령 미국에서 파견 온 사람들 중에는 아시아에서의 대우 조건이 좋아서 귀국을 계속 미루는 경우가 있었다.

 

현지 인재 양성의 강화

아시아지역 경영진과 함께 현지 리더 양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했다. 여섯 가지 실행 계획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사업부 및 국가별로 리더급에 대한 현지화율의 목표를 설정하게 하고 매년 그 진행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그 내용은 전체 아시아지역 경영진에게 공표했다.

둘째, 각 사업부의 최고책임자인 본사의 사장단에게도 아시아지역에서 리더급의 현지화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적극적인 지원 협조를 약속 받았다.

셋째, 아시아지역에 근무하는 미국이나 유럽인 파견자는 5년 이내 귀국을 원칙으로 하고 리더급의 현지화가 지연되면 업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했다.

넷째, 핵심인재의 선정과정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발 기준을 강화하고 아시아지역 경영진이 경력계획에 따른 보직변경을 권고했다.

다섯째, 인재의 개발을 위해 본사 등으로 파견되는 직원들은 사전에 충분히 계획을 수립해 적합한 업무를 주고 멘토도 지정해 성공적인 개발 경험이 되도록 했다.

여섯째, 리더양성 교육과정을 직급별로 세분화해 일찍부터 리더십을 배양하고 이문화 체험을 하도록 했다. 교육과정도 아시아지역 실정에 더 적합하도록 개편했다.

 

리더양성교육은 일단 영어로 교육이 가능한 싱가포르의 경영대학원과 제휴해 새롭게 시작했다. 제휴한 경영대학원도 듀폰과 경영자 양성과정을 같이 설계해서 운영하는 것이 교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그러나 횟수가 거듭되면서 문제점이 지적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 교수들이 이론적으로는 많이 알아도 실무 경험은 부족해 듀폰 관리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었다. 결국 2년 후에는 교육과정을 단독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경영진을 주로 강사로 참여시켜서 실제 회사의 사례와 경험을 많이 전달했다. 이렇게 바꾸자 교육참가자들의 반응이 훨씬 좋아졌다. 그래도 새로운 지식이나 트렌드를 알기 위해 일부 우수한 교수들은 필요한 과목에 한정해 선별적으로 참여시켰다.

 

액션러닝의 효과

리더양성교육에서 지속적으로 적용해 성과를 거둔 것 중 하나는 액션러닝이다. 액션러닝은 여러 나라 직원들이 혼합돼 팀을 구성해 경영상의 실제 과제를 선정한 뒤 함께 과제 수행을 하는 것이다. 각 팀은 액션러닝 결과를 수료식에 참여한 경영진 앞에서 발표해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교육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팀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문화팀의 좋은 점과 어려운 점을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액션러닝의 퍼실리테이터(코치)는 인재개발직원들이나 참석자 스스로 담당하도록 했다. 교육참가자들은 액션러닝이 가장 좋은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다른 분야의 업무를 경험하게 되고 프로젝트 수행 방법을 익힘은 물론 다문화팀이 함께 일하는 방법도 체득했다. 물론 액션러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사전에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5년간 지속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그 성과를 매년 모니터링한 결과 이번에는 아시아지역 리더의 현지화율을 80% 이상으로 달성하게 됐다. 인재개발은 하루아침에 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실제 업무 통한 경험 확대

인재 양성과 관련해 듀폰에서는 실제 업무를 통한 경험의 확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재는 실무 경험을 통해 개발되는 것이 대략 70% 정도에 달하고 다음으로 인재개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가령 자기가 존경하는 선배로부터 배우거나, 코칭이나 멘토링을 통해 배우거나, 심지어는 동료와 부하로부터도 배울 수 있다. 교육훈련이 인재개발에 기여하는 것은 대략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래서 인재 개발을 위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경력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태스크포스 활동 등을 활용한다.

 

각 나라의 인재 특성에 맞는 활용

듀폰은 인재를 글로벌하게 선발한 뒤 각 나라 인재의 특성에 맞게 적극 활용한다. 인도의 사례를 보자. 인도인은 전통적으로 숫자에 강하고 이공계통이 발달했다. 매년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숫자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영어도 잘하는데 인건비는 미국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듀폰은 인도인들의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기 위해 인도에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개관한 지 2년도 안 돼 증설을 고려할 정도로 활용 수준이 높다. 미국 중앙연구소와 연결해 다양한 연구개발 활동을 하고 있다. IT 개발팀은 대부분 인도에 있다. , 인도에서 전 세계의 전산시스템 개발과 지원을 한다. 후방지원센터도 새로 개설해 단순 보조업무는 대부분 인도로 옮겨서 수행하고 있다. 가령 미국 공장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사소한 구매행위는 공장의 요청에 따라 인도지원센터 직원이 전화로 미국에 있는 거래선에 주문을 하고 협상도 진행한다. 이렇게 해서 비용도 절감하고 업무를 집중해 효율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일단 회사 내의 언어가 영어로 통일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글로벌 기업들은 다소 다른 형태로 글로벌 인재들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듀폰이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좋은 인재의 유지다. 인재전쟁이라 하는 만큼 인재를 양성해서 다른 회사에 빼앗길 확률도 많은데 듀폰은 인재 유지를 상당히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비결은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조직문화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직원을 인격적으로 대우해주고 성별, 학연, 지연과 관련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의 필요에 따라 업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주거지 이동이 필요하거나 양육문제가 있을 경우 개인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해주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듀폰은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손꼽히는데 중국처럼 평균 이직률이 20%에 달하는 경우에도 듀폰은 이직률을 10% 이내로 유지할 수 있었다. 심지어 봉급을 훨씬 많이 받고 이직한 직원이 조직문화가 좋아서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해외 글로벌 인재 중에 국내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듀폰으로 전직한 직원들을 종종 본다. 왜 이직을 했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한결같다. 즉 봉급은 충분히 주는데 성장할 기회를 찾아보기 힘들고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들로부터 인격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아서라고 한다. 글로벌 인재의 양성과 활용은 회사마다 다소 다를 수는 있으나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현지 직원도 본사 직원들과 같은 대우를 해주고 함께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주며 그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젊은 세대는 기업을 선택할 때 인격적인 대우를 중요시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윤경로 듀폰코리아 아시아태평양인사담당 전무 K.R.Yoon@kor.dupont.com

필자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 근무했다. 듀폰으로 옮겨 약 15년간 아시아지역 인재개발을 총괄하며 글로벌 인재를 양성했고 현재는 아시아지역 인사업무를 맡고 있다.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장, 한국산업교육학회 부회장, Global Forum for Executive Development의 상임위원도 맡고 있다.

  • 윤경로 | - 듀폰코리아 아시아태평양인사담당 전무
    - 한국퍼실리테이터협회장
    - 한국산업교육학회 부회장
    - Global Forum for Executive Development 상임위원
    K.R.Yoon@kor.dupo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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