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기업, 공부하고 있습니까?

6호 (2008년 4월 Issue 1)

데이비드 A. 가빈·에이미 C. 에드먼슨·프란체스카 지노
번역 정나영 relaynew@paran.com
 
경영자들은 기업이 학습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직원들에게 적절한 동기를 부여하며, 폭넓은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류다.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고객의 급격한 기호 변화로 날로 경쟁이 심화하는 현 시점에서는 위험한 발상이기까지 하다. 외적 요소들의 압박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업은 어느 때보다 학습량을 늘려야 한다. 모든 기업이 ‘학습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학습하는 조직은 신개념이 아니다. 이 개념은 1990년대 피터 셍게의 ‘제 5경영(The Fifth Dis-cipline)’을 비롯한 다수의 경영 서적 및 워크샵, 웹사이트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각 기업 내에는 지식 창조, 습득, 이동 능력을 갖춘 직원들이 포진하기 시작했고 가공할 만한 비전도 등장했다. 학습하는 직원들은 관용적 자세, 개방된 토론 문화, 체계적인 사고 방식 등이 기업 내에 뿌리를 내리는 데 일조했다. 학습하는 조직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경쟁 업체보다 더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학습하는 조직의 이상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세 가지 요소가 이를 방해해 왔기 때문이다.

첫째, 학습하는 조직에 관한 초기 이론들은 구체적인 처방을 제시하기보다 더 나은 세상을 찬미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숲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고 나무를 보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 권장 사항을 실행에 옮기기가 불가능해졌고 관리자들은 업무를 전진시키기 위해 필요한 구체적 방법을 파악하지 못했다.

둘째, 학습하는 조직이라는 개념은 초기에 중요한 기업 업무가 행해지는 하부 단위의 관리자보다 CEO와 고위 경영진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하부 단위의 관리자들은 팀원의 학습이 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없었다.

셋째, 학습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도구가 부족했다. 이것이 부족하면 기업은 세부 사항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나 타사와의 정확한 비교 작업 없이 섣부르게 자사의 승리를 선언하거나 발전을 자축할 위험에 빠진다.
 
우리는 기업 내 학습에 관한 포괄적, 구체적 조사 도구를 제시함으로써 결함 극복의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도구는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한 상향식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부서, 사무실, 프로젝트 내에서 발생하는 학습을 평가할 수 있다. 부서, 사무실, 프로젝트 등은 기업의 하부 단위이며 그 규모에 관계없이 의미 있는 업무 공유 및 중복이 나타나는 영역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타사의 벤치마크 성적과 자사를 비교할 수 있다. ‘타 부서와 비교해 학습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라는 문제처럼 기업 내 영역별 평가도 내릴 수 있으며 기업 내부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어떤 경우든 비교의 관점에서 접근할 뿐 절대적 성적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당신의 기업이 자신하고 있었던 분야가 타사에 비해 사실상 더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의 도구는 기업의 학습 성취도와 기업 전략의 세분화 및 처리 과정의 효율성 등에 대한 폭넓고 설득력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기업과 기업 내 하부 조직들은 경쟁 업체와 비교해 자사 학습의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폭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학습하는 조직의 구성 단위
지난 20년간 기업 연구에서는 기업의 학습과 적응력에 필요한 3가지 요소를 크게 협조적인 학습 환경 구체적인 학습 과정과 실행 학습을 강화하는 리더십으로 나눠 왔다. 이 세 요소는 ‘학습하는 조직의 구성 단위’라 불린다. 이들 구성 단위와 하부 요소들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독립적 개체이기도 하므로 각각을 측정할 수 있다. 이전에는 이러한 개별적 분석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도구는 앞에서 언급한 3가지 구성 단위를 토대로 만들어져 기업의 학습 성취도를 매우 세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해 준다. 많은 기업들은 3가지 구성 단위나 다양한 하부 구성 단위 별로 일관성 있게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는다. 이를 통해 각각의 구성 단위 영역은 서로 다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또 영역별로 필요한 업무 향상 조건도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기업과 기업 내 하부 조직들은 기업의 구체적인 강점 및 약점을 효율적으로 조율해 장기적 학습에 대비해야 한다.
 
3가지 구성 단위는 그 모두가 유형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과 관리자들이 평가를 행할 수 있을 정도로 포괄적인 개념이다. 때문에 이 글에서 제시하는 도구는 기업과 기업 내 하부 단위들이 영역별로 자료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정밀하게 세분화한다. 기업들은 학습에 대한 자사만의 입장을 구축해 벤치마크를 했던 집단과 비교할 수 있다. 이 비교 작업이 갖는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학습하는 조직의 구성 단위를 자세히 살펴보자.
 
UNIT 1 협조적인 학습 환경 학습에 협조적인 환경은 4가지 두드러진 특성을 지닌다.
 
첫째, 심리적 안전이다. 직원들은 동료나 상부의 의견에 반대 입장 표명 지극히 단순한 질문 하기 실수 인정 소수자 입장에서의 관점 제시 등의 행동을 할 때 무시당하거나 소외 받는 문제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맡은 업무에 대해 편안하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둘째, 차이점 인정이다. 학습은 반대의 입장을 인지할 때 이뤄진다. 업무에 대한 전망이나 상이한 세계관이 경합을 벌일 때 이들 모두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열정과 사기가 충전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극시키며, 조직의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다.
셋째,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개방적 자세다. 학습은 단지 실수를 교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참신한 접근법을 창출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직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검증되지 않은 사항에 눈을 돌려야 한다.
넷째, 평가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관리자들은 단순히 업무 시간이나 업무 성취도에 의해서만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종 기한이나 시간 압박으로 인해 지나치게 분주한 날들을 보내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직원들은 논리적, 창의적 사고력을 잃는다. 문제를 진단하고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협조적인 학습 환경은 시간적 여유를 허용해 직원들이 기업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숙고하도록 해야 한다.
 
미네소타 대학 아동 병원(Children’s Hospitals and Clinics of Minnesota)의 사례를 보자.
 
이 병원의 줄리 모라스 최고 운영책임자(COO)는 비난의 문화를 바꾸고 오류를 줄이기 위해 ‘비난적 어감 없이 보고하기’라는 새로운 정책을 폈다. 이 정책은 ‘오류(errors)’와 ‘조사(investigations)’와 같은 위협적 용어 대신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우연한 실수(accident)’나 ‘분석(analysis)’ 등의 용어를 주로 사용할 것을 골자로 한다. 모라스에게 병원이란 ‘모든 사람들이 안전을 이해하고, 위험을 파악하며, 비난에 대한 두려움 없이 위험을 보고하는 문화’를 가진 곳이었다. 이 정책을 시행한 결과 병원 내에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 양식, 정책, 시스템 등이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병원 조직 전반에 걸쳐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병원에서는 예방 가능한 죽음이나 질병이 현저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DBR TIP] 기업의 학습 정도를 평가하기
 
본 온라인 진단 조사는 기업의 학습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방식은 완전한 쌍방향 버전으로 www.los.hbs.edu에서 이용 가능하다. 우측에 있는 자가 진단 문장을 보라. 각각의 문장들은 학습하는 조직의 하나의 구성 단위를 나타낸다. 먼저 제시된 2가지 구성 단위에서는 자신의 부하를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를 7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한다. (*는 역으로 점수를 매긴다.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나타내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구성 단위에서는 자신이 보고하는 대상인 관리자가 학습안에 기술된 행동을 얼마나 자주 행하는지를 평가한다.
 
온라인 점수 시스템으로 참가자가 매긴 점수를 종합해 각 구성 단위와 하부 요소에 대한 점수를 산출한다. 종합 점수는 부서 내 타 직원들 혹은 타 부서 직원들과의 비교를 원활히 하기 위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수 있다. 환산 점수를 74 페이지에 있는 벤치마크 정보와 비교할 수 있다.
 
UNIT 1 협조적인 학습 환경
심리적 안전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기 쉽다.
·실수를 할 경우 실수한 사람에 대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 *
·문제점과 충돌하는 의견에 관해 편안히 이야기할 수 있다.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업무의 진전을 위해서 일을 비밀리에 행하는 것이 상책이다. *
차이점 인정
·의견의 차이는 환영 받는다.
·대다수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그 의견은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
·의견의 차이를 해당 그룹과 직접 해결하기 보다는 사적으로나 오프라인 상에서 해결한다. *
·업무 수행의 대안적 방법에 개방적 태도를 가지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개방적 자세
·새로운 아이디어에 가치를 둔다.
·장시간 거론되었던 아이디어가 아닐 경우, 해당 아이디어에 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
·업무 수행의 더 나은 방법에 관심이 있다.
·시도한 적 없는 접근법을 거부한다. *
평가를 위한 시간
·직원들이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
·업무량이 높더라도 직원들은 업무의 방향을 재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정에 대한 압박이 업무 수행을 방해한다. *
·자기 개발에 투자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분주하다.
·평가를 위한 시간이 전혀 없다. *
 
UNIT 2 구체적인 학습 과정과 실행
실험
·업무 수행의 새로운 방법을 자주 실험한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을 자주 실험한다.
·실험을 행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공식적인 과정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때, 시제품이나 모의 실험 방법을 이용한다.
정보 수집
·다음의 사항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한다.
- 경쟁업체, 사회경제적 동향, 고객, 기술 동향
·업무 성과를 다음의 업무 성과와 자주 비교한다.
- 경쟁 업체, 업계 1위 업체
분석
·토론 중 생산적 갈등과 논쟁을 갖는다.
·토론 중 이의 제기를 한다.
·토론 중 근거가 타당한 관점을 절대 재거론 하지 않는다. *
·주요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본 전제를 파악하고 토론한다.
·토론 중 절대 다른 의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
교육과 훈련
·새롭게 고용된 직원들은 적절한 훈련을 받는다.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은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
- 주기적인 훈련과 추가 훈련을 받는다.
- 직무가 변경될 때 새로운 훈련을 받는다.
-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 훈련을 받는다.
·훈련에 가치를 둔다.
·교육과 훈련 행위에 시간이 할애된다.
정보 이동
·다음의 인물들과의 자리를 함께 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포럼이 개최된다.
- 타 부서, 팀 등의 전문가
- 기업 외부의 전문가
- 고객과 클라이언트 
- 공급 업체
·기업 내의 전문가 네트워크와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한다.
·기업 외부의 전문가 네트워크와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한다.
·새로운 지식을 주요 의사 결정자에게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사후 감사 및 검토를 정기적으로 행한다.
 
UNIT 3 학습을 강화하는 리더십
·관리자가 토론에서 타인의 정보를 적극 받아들인다.
·관리자가 자신의 지식, 정보, 전문성에 대한 한계를 인정한다.
·관리자가 심화 질문을 던진다.
·관리자가 경청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관리자가 다양한 관점을 격려한다.
·관리자가 문제나 기업의 도전 과제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시간, 자원, 장소를 제공한다.
·관리자가 과거의 업무를 재평가하고 발전의 기회로 삼는데 필요한 시간, 자원, 장소를 제공한다.
·관리자가 자신의 관점에서 타인의 관점을 비판한다. *
 
   
UNIT 2 구체적인 학습 과정과 실행 학습하는 조직은 노력없이 만들어질 수 없다. 계획 수립, 광고 제작, 주문 이행, 제품 개발 등 기업 업무 처리 과정과는 달리 구체적인 일련의 단계와 광범위한 행위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학습 과정에는 정보 생산, 수집, 해석, 배포 등도 포함된다. 이 외에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테스트하기 위한 실험 과정 주요 고객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기술 동향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한 정보 확보 문제 파악 및 해결을 위한 철저한 상황 판단 및 분석 새롭게 입사한 직원과 기존 직원 모두를 개발시키기 위한 교육과 훈련 과정 등도 속한다.
 
최상의 효과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개념 정의가 명확한 방법으로 지식을 공유해야 한다. 지식 공유는 개인, 단체, 기업 별로 모두 이뤄질 수 있다. 기업 내에서는 지식이 수직적, 혹은 수평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식 공유 과정은 오류 교정을 중심으로 한 내부적 행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수 있다. 또 어떤 프로젝트가 종료된 직후 감사나 검토를 통해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다른 방식의 지식 공유는 외부적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고객과 해당 전문가를 초청한 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해 기업의 업무 성과나 문제점에 대해 이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요 정보가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식 공유를 위한 접근법의 가장 좋은 예는 현재 많은 기업들이 모델로 하고 있는 미국 육군의 ‘사후 검토(AAR: After Action Review)’ 과정이다. AAR에는 군사 작전, 프로젝트, 기타 중요한 행위 이후에 이뤄지는 체계적인 보고 과정이 모두 포함된다. 네 가지 질문 즉 어떤 일에 착수했는가 실제 어떤 현상이 발생했는가 그 일은 왜 일어났는가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통해 이 과정의 개괄적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
 
군대 조직에서는 정보가 계급 라인을 따라 자유롭게 상하로 이동한다. 허가를 받은 웹 사이트를 통해서는 수평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종 정보는 전훈분석센터(CALL : Center for Army Lessons Learned)에 체계적으로 보관된다. 이러한 학습의 배포와 체계화는 어떤 기업에서나 필수적이다.
 
UNIT 3 학습을 강화하는 리더십 학습하는 조직은 지도자의 역할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도자가 적극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직원들의 말을 경청해 대화와 토론을 활성화할 때 기업 내 학습에 대한 열의는 크게 높아진다. 지도자가 문제 파악을 위한 시간 할애, 지식의 이동, 반사적 사후 감사의 중요성을 설파할 때 이러한 행위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상부에서 직접 대안적 관점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낼 때, 직원들은 대범하게 새로운 아이디어나 개념을 제시할 수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하비 골럽은 직원들과 관리자들을 교육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명망이 높았다. 그는 적극적 논리 전개를 요구하는 한편 관리자들이 예상 외의 방법으로 창의적 사고를 하도록 채찍질했다. 어떤 직원은 골럽이 종종 ‘다른 각도로 사물들을 이해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골럽 자신은 ‘정답을 쥐고 있는 사람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사안을 검토하는 사람에게 더 흥미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어떠한 다른 대안을 고려해 보았는가’ ‘무엇을 전제로 삼고 있는가’ ‘무엇을 기초로 하고 있는가’와 같은 골럽의 질문들은 정해진 정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토론이 이뤄지는 것을 유도한다.
   
기업 학습의 3가지 구성 단위는 서로를 강화시킨다. 일부 영역에서는 중복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는 관리자들과 직원들이 구체적인 학습 과정 및 실행을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학습을 위한 구체적 과정이 선순환하기 시작하면 지도자들은 학습을 촉진하고 직원들의 학습 행동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다.
 
기업 학습 도구의 사용
이 글에서 제시하는 온라인 진단 도구는 독자가 지도자로서, 혹은 직원으로서 몸담고 있는 기업 하부 조직과 관련해 ‘당신의 부서가 학습하는 조직으로서 얼마나 면모를 갖추고 있는가’, ‘당신의 부서의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라는 질문 두 가지에 대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설문 조사에 참가하는 응답자들은 학습의 세 가지 구성 요소에서 간단하게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문장들이 자신의 기업이나 학습 문화를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설문 조사의 전체 문장 목록이나 이에 대한 인터넷 검색 정보, 설문 조사 이행 방법을 알고자 한다면 ‘기업의 학습 정도 평가하기’를 참조하라.
 
설문 조사 결과를 이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개인이 자신의 부서나 프로젝트 팀의 학습 정도를 알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둘째, 학습 정도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부서의 직원 몇 명이 설문에 참여해 이들의 평균 값을 산출한다. 어떤 방법이든 다음 단계는 개인 혹은 그룹별 자가 평가를 기준으로 삼았던 그룹의 벤치마크 점수와 비교한다. 벤치마크 자료는 각 항목당 하위 25%, 다음 25% 등 중앙 값을 중심으로 4가지로 나뉘어 있다. 온라인으로 점수를 확인하면 자신이 처한 점수대를 파악할 수 있고 당초에 생각했던 자신의 위치와 비교할 수도 있다. 개인별 혹은 부서별 점수를 벤치마크와 비교하면 장점을 지닌 영역과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양한 부서의 직원들이 진단 조사에 참여하고자 할 경우 부서별 혹은 기업 전체로도 비교할 수 있다. 설사 기업 내 다른 부서에서 2명만이 조사에 참여했다 해도 문화적 차이, 공통점, 배워야 할 점 등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부서나 기업이 많은 영역에서 뒤처져 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이 경우 개인별, 부서별 점수를 취합해 기업 전체가 특정 문제 해결에 착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유틸라이즈 구성원들의 조직 이해
유럽의 한 주요 공공기업을 ‘유틸라이즈’로 지칭하자. 이 기업의 관리자들이 유틸라이즈를 학습하는 조직으로 바꾸기 위해 실시한 연구 과정을 살펴보자. 2006년 여름 이 회사의 중간급 관리자 19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점수를 알려주기 전 참가자들은 다른 기업들로부터 도출한 표준 결과와 비교했을 때 유틸라이즈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 지 예상해보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식 활용과 베스트 프랙티스의 공유 영역에서 많은 사람들은 유틸라이즈의 모든 참가자들이 평균 혹은 그 이상의 점수를 매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전혀 달랐다. 놀랍게도 유틸라이즈의 관리자들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중앙 값 이하의 점수를 부여했다.
 
예를 들어 리더십 부문에서는 100점 만점의 환산 점수표에서 벤치마크 76보다 한참 아래인 68이 나왔다. 구체적 학습 과정 부문에서도 벤치마크 74보다 낮은 58이, 협조적 학습 환경 부문에서 역시 벤치마크 71보다 낮은 62가 나왔다. 이는 조직적인 학습 관행을 유틸라이즈에 정착시키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였다.
   
다만 실험이나 평가를 위한 시간 할애 등의 부문은 유틸라이즈뿐 아니라 기준으로 삼은 여타 기업들도 낮은 점수를 기록한 부문이었다. 때문에 이 부문은 유틸라이즈가 더욱 개선해야 할 것이 아니라 다른 기업보다 개선 노력을 좀더 쏟아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조사의 전체 결과는 오랫동안 좁은 시장에서 독점을 누려왔고 최근에서야 다른 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한 공공기업인 유틸라이즈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유틸라이즈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개방적 태도, 실험, 갈등과 토론, 정보 이동 부문에서 최하 점수 영역에 그쳤다. 이는 유틸라이즈가 이미 정착된 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오랜 시간의 변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틸라이즈의 관리자들은 또한 자신들이 일하는 방식을 설계함에 있어 어느 정도 잘못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한 예로 유틸라이즈의 많은 직원들은 ‘분석’이 자사의 강점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실제로는 분석을 단순히 숫자 계산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았다. 이 조사 결과로 직원들은 분석을 ‘가정을 시험하고, 생산적 토론에 참여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는 모두 유틸라이즈가 특히 취약했던 부분이었다. 관리자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적절한 절차와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 개방적 환경을 만들지 않고서는 유틸라이즈가 채택하려는 새로운 전략을 이행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유틸라이즈의 예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가 제시하는 조직적 학습 도구가 리더십과 조직관행 문제에 관해 기업 관리자들 사이에 의미 있는 토론이 이뤄지도록 이끈다는 점이다. 구체적 정보 없이는 생산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이나 현재 문제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 반목하는 상황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조사 데이터로 무장한 관리자들은 올바른 토론의 시발점에 서서 높은 점수 혹은 낮은 점수를 유발시켰다고 보는 특정 행동이나 관행, 사건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 유틸라이즈가 특히 어떤 영역에서 집중적인 관리를 받아야 하는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설문에 기반한 점수는 사실상 사람들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유틸라이즈는 조사 결과를 의사결정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지 않고 대화와 자기성찰을 촉발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이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토론은 학자들이 흔히 ‘변호와 취조’라고 일컫는 건강한 균형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직원들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인적 의견을 자유롭게 나눴고, 서로 조언을 구했다. 이와 함께 다른 사람의 관점도 받아들이고 심사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관리자들은 어떤 해석을 내놓을 때, 관행이나 절차를 강조하고자 할 때, 관찰 결과를 확인할 때 구체적 예의 사용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유틸라이즈의 참가자들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지 판단할 수 있었다. 이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조직 내에서의 토론은 무의미한 불평으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추가 이해를 돕기 위한 네 가지 원칙
이번 조사를 통해 우리는 학습하는 조직을 구축하려는 관리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항을 몇 가지 더 파악할 수 있었다.
 
첫째, 리더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도자들이 개방적인 질의 방식, 경청하는 태도, 다양한 선택 사항의 고려, 반대 관점의 수용 등과 같은 모범적 행동 양식을 취한다면 더 높은 수준의 학습을 촉진시킬 수 있다. 그러나 학습지향적인 리더십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문화적이고 절차적인 학습의 특징 상 좀 더 명백하고 뚜렷한 목표를 갖추기 위해서는 일종의 조정 작업이 필요하다.
   
[DBR TIP] 학습하는 조직 조사를 위한 벤치마크 점수
 
이 기준 자료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주최한 8주간의 일반 경영 프로그램 과정을 수료한 각 업계의 다양한 고위 경영진 그룹의 조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2006년 여름 100명의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통계적 특성을 파악하고 기반 구성 요소들을 평가했다. 그 해 가을에는 추가로 125명의 고위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Los.hbs.edu 에서 설문 조사를 마친 다음, 부서 직원들의 평균 값과 다음 차트에 있는 벤치마크 점수를 비교해라.
 
자신의 부서 점수가 특정 구성 단위나 하부 단위의 평균 값 이하, 특히 최저 영역일 경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개진해라. 약점이 드러난 분야를 개선하기 위해 팀을 구성해 구체적 전략을 구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의 부서 점수가 특정 구성 단위나 하부 단위의 평균 값을 초과할 경우, 특히 최고치 영역일 경우에는 해당 분야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기업 내 다른 부서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구체적인 전략을 모델로 제시하라.
 

 
둘째, 조직은 일원적이지 않다 학습하는 조직을 구축할 때 관리자들은 부서마다 절차와 행동이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그룹마다 학습의 포커스나 학습 성취도가 다르다. 특히 부서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각 부서의 고유한 학습 문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의료사고를 조사한 한 연구에서 같은 병원 내에서도 간호 부서에 따라 사고율이 매우 달라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부서마다 관리자들이 각기 다른 기준과 행동 양식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일원적인 학습 조직은 어떤 그룹에서든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
 
셋째, 상대적 결과야말로 중요한 성적표다 어떤 조직이 학습 태도나 과정 상의 특정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얻는다고 해서 그 영역에서 경쟁 우위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놀랍게도 우리가 조사한 대부분의 조직들이 자신들의 강점 영역으로 동일한 영역을 꼽았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개방적 태도’ ‘교육과 훈련’ 등이 거의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다른 영역보다 높은 점수를 매긴 영역이다. 이는 이 영역들이 조직이나 개인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관련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설사 이 부문의 점수가 높다 해도 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몇 가지 핵심 학습 영역에서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것은 한 조직이 경쟁 조직 혹은 벤치마크 데이타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 점수가 어떻게 나타나는가 여부다.
 
넷째, 학습은 다차원적이다 기업들의 학습 효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종종 특정한 한 가지 영역, 예를 들어 평가의 시간을 늘리거나 사후 감사 및 검토를 이용하기 등에 집중된다. 그러나 우리가 이번 연구를 통해 강조하려는 바는 학습하는 조직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환경, 과정, 리더십 행동 등의 요소가 그 자체로 다차원적이며 각각의 요소들에 상이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어떤 하부 요소를 강조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조직의 학습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습 환경 향상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도 어떤 기업은 심리적 안전에, 다른 기업은 평가를 위한 시간 할애에 초점을 맞춘다. 관리자는 변화의 수단을 주의깊게 선택해야 하며 가능한 모든 옵션을 광범위하게 살펴야 한다.
 
학습하는 조직을 위한 도구의 목표는 비판이 아닌 대화다. 우리가 연구한 모든 조직들은 자신들의 조사 점수를 검토하는 것이 자기 자신들을 돌아볼 기회라는 점을 이해했다. 관리자들은 조사 결과를 호의적으로 또는 비호의적으로 단순하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관리자가 그 점수가 의미하는 바, 혹은 점수가 가지는 상대적인 면을 이해하려 애쓸 때 토론의 생산성이 특히 높았다. 이런 관리자들은 조직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자신들의 문화와 리더십에 대한 정확한 현실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 연구는 단순히 성적표나 결과 점수 차원이 아니라 학습을 촉진하기 위한 진단 도구로 이용했을 때 최대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다.
 
데이비드 가빈은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이며, 에이미 에드먼슨은 하버드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프란체스카 지노는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조직 행동 및 이론 분야의 방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