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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보상 불만 직원들 떠나게 하는 건
“절차 불공정, 설명 부족” 냉소주의

장재웅 | 443호 (2026년 6월 Issue 2)
▶ Based on “Perceived Injustice in HRM and Voluntary Turnover Intention: The Role of Organizational Cynicism and Recruitment Path”(2026) by Taehee Kim & Yunjin Jung in Public Personnel Management, Online First, 2026.



성과급, 승진, 평가를 둘러싼 갈등이 생기면 기업은 흔히 ‘얼마를 더 줄 것인가’에 집중한다. 하지만 구성원은 단순히 결과만 보고 조직을 떠나는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보상과 승진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됐는지, 그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지, 조직이 자신을 존중했는지를 함께 본다. 결과가 다소 아쉽더라도 절차가 투명하고 설명이 납득되면 구성원은 조직을 완전히 불신하지 않는다. 반대로 결과보다 과정이 불투명하고 대우가 무례하다고 느낄 때 구성원은 ‘이 조직은 결국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냉소에 빠진다.

서울과학기술대 연구팀은 공공부문 인사관리(HRM)에서 구성원이 느끼는 불공정성이 자발적 이직 의도로 이어지는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 공무원 조직을 대상으로 보상과 승진을 둘러싼 HRM 불공정성을 세 가지로 나눠 살폈다. 첫째는 결과가 공정한지를 뜻하는 분배 불공정성, 둘째는 의사결정 과정이 일관되고 투명한지를 뜻하는 절차 불공정성, 셋째는 상사나 조직이 구성원을 존중하며 충분히 설명했는지를 뜻하는 상호작용 불공정성이다.

연구의 핵심 변수는 조직냉소주의다. 조직냉소주의는 단순한 불만과 다르다. 특정 보상이나 승진 결과에 대한 실망을 넘어 ‘조직은 정직하지 않다’ ‘말과 행동이 다르다’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믿는 상태에 가깝다. 연구팀은 HRM 불공정성이 바로 이 냉소주의를 키우고, 냉소주의가 다시 자발적 이직 의도를 높인다고 봤다. 또 한국 공무원 조직의 채용 경로, 즉 사람 중심의 계급제적 경로와 직무 중심의 경로에 따라 이 관계가 달라지는지도 함께 검증했다.

분석 결과는 흥미롭다. 분배 불공정성은 조직냉소주의나 이직 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구성원이 반드시 ‘내가 적게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조직을 떠나려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반면 절차 불공정성과 상호작용 불공정성은 조직냉소주의와 이직 의도를 유의하게 높였다. 특히 조직냉소주의는 이 관계를 부분적으로 매개했다. 다시 말해 구성원은 불투명한 절차와 불충분한 설명을 경험할 때 단순히 불쾌감을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조직 전체에 대한 신뢰를 잃고 결국 떠날 마음을 키운다.

채용 경로의 조절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계급제(rank-in-person) 방식이든 직무등급제(rank-in-job) 방식이든, HRM 불공정성이 냉소주의를 거쳐 이직 의도로 이어지는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서 계급제는 개인의 연차, 직급, 조직 내 서열을 중심으로 보상과 승진이 결정되는 전통적 인사제도를 의미한다. 반면 직무등급제는 개인의 직급보다 수행하는 직무의 가치와 책임 수준에 따라 보상과 처우를 결정하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직무등급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관리 체계로 평가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제도 유형 자체보다 구성원들이 실제 인사 운영 과정을 얼마나 공정하게 인식하는지가 냉소주의와 이직 의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이 어떤 제도를 채택하든 구성원은 ‘결정 과정이 납득 가능한가’와 ‘나는 존중받았는가’를 기준으로 조직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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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가 기업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직을 막기 위해 보상 수준만 조정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물론 보상 규모도 중요하다. 그러나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게 만드는 더 깊은 원인은 ‘나는 손해를 봤다’는 감정보다 ‘이 조직은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일 수 있다. 특히 성과급, 승진, 평가처럼 민감한 HR 의사결정에서는 결과 못지않게 절차와 설명이 중요하다. 평가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알리고, 의사결정 과정을 일관되게 운영하며, 결과를 통보할 때 충분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도 시사점이 크다. 최근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을 기점으로 기업 현장에서 성과급과 승진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성과급의 액수가 핵심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같은 논란은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다. 구성원은 ‘왜 이 기준을 적용했는가’ ‘왜 사업부별로 차등을 뒀는가’ ‘왜 경영진은 이 결정을 정당하다고 보는가’를 묻는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보상을 더 주고도 불만을 잠재우기 어렵다. 절차가 불투명하면 구성원은 결과를 성과의 반영이 아니라 권력의 산물로 해석한다. 설명이 부족하면 조직의 침묵을 무책임으로 받아들인다.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면 보상 논쟁은 곧 신뢰의 문제로 번진다. 결국 HRM의 공정성은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아무리 정교한 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더라도 구성원이 그 과정과 기준을 공정하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면 제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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