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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Resources

파견직 근로자 고용 확대는 ‘양날의 검’

김명희 | 330호 (2021년 10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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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he Use of Agency Workers Hurts Business Performance: An Integrated Indirect Model” (2021) by Eldor, L. & Cappelli, P. in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4(3) : pp. 824-850.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경영 환경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는 ‘VUCA(Volatile•Uncertainty•Complex•Ambiguity)’다.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아이디어 못지않게 빠르고 유연한 대응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계약직(Temporary Workers)이나 파견직(Agency Workers) 등 유연한 인력을 활용하는 운영 방식은 빠르게 필요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고 고정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파견직 근로자의 채용은 양날의 검처럼 긍정적 효과뿐만 아니라 부정적 효과도 지니고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정규직 근로자의 직무안정성과 승진 기회를 위협해 직무 태도, 조직 충성도, 신뢰, 근속 의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기존 연구들이 조직원 개인 수준(Individual level)으로 분석이 이뤄져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부분을 지적하며 파견직 근로자의 채용이 정규직 근로자와 조직 성과에 미치는 인과관계를 조직 수준(Organization level)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사회 정체성 이론 관점에서 접근해 직무안정성과 승진 기회 측면에서 조망한 기존의 연구와 차별화를 이뤘다. 사회 정체성 이론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특정 집단의 소속에 기반한 사회적 정체성을 지니며 그 집단에 의해 자신의 지위와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정규직 근로자들은 조직 내 파견직 근로자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자신이 속한 집단의 지위가 낮아지는 것으로 인식한다.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자기 개념을 유지하고자 조직과 자신을 덜 동일시하게 된다.

이러한 논리에 기반해 연구진은 파견직 근로자 채용이 정규직 근로자의 조직 동일시 성향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조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상했다. 더불어 조직 차원의 노력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며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이스라엘의 주요 상업 지역에 위치한 270개 체인점을 대상으로 4년간 연 1회 데이터를 수집해 패널 연구를 수행했다. 270개 체인점은 모두 모기업이 같고 거의 동일한 제품을 취급했다. 각 체인점의 인력은 총괄 매니저와 판매, 진열대 관리, 계산 등의 역할을 하는 정규직 및 파견 근로자로 구성됐다. 정규직과 파견직의 업무는 유사하나 정규직은 고정된 근무시간에 기반해 급여를 받고 보너스, 교육, 의료 혜택 등 다양한 복리후생을 누리고 있었다. 이에 비해 파견직 근로자는 정규직과는 다른 유니폼과 배지를 달고, 낮은 급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복리후생이나 정규직이 참여하는 각종 활동에서 제외됐다.

연구진은 3단계에 거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조사에는 파견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 내 친목 활동에 대해 질문했다. 2달 후 정규직을 대상으로 실시된 두 번째 설문에서는 조직 동일시, 조직 내 친목 활동, 파견직 근로자의 활용이 조직에 주는 가치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후 4달이 지난 시점에서 270개 소매점의 조직 성과를 본사에 요청해 수집했다.

4년간의 패널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첫째, 파견직 근로자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정규직 근로자의 조직 동일시 성향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리더가 파견직 근로자의 중요성과 가치를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유하거나 파견직 근로자를 조직 내 다양한 친목 또는 학습 활동에 포함시키는 경우에는 부정적 영향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파견직 근로자의 비율은 서비스의 질, 영업 실적 등 조직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파견직 근로자의 비율이 조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정규직 근로자의 조직 동일시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파견직 근로자의 비율이 높더라도 조직 차원의 노력을 통해 정규직 근로자들의 조직 동일시 성향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면 조직 성과 역시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글로벌 팬데믹으로 가속화된 플랫폼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성별, 연령, 국적, 고용 형태, 근무 환경 등 조직 내 다양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외부 전문가를 프로젝트 단위로 활용하거나 파견직 근로자를 고용하는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이처럼 최근 외부 인력을 필요에 따라 단기간 활용하는 인력 운영 방식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나 경영자들은 트렌드가 반드시 효율성을 보장하지 않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파견직 근로자의 활용은 인력 수요에 대한 버퍼 역할, 고정 인건비 절감, 조직 운영의 유연성 증가 등 합리적인 전략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기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이 같은 부정적 영향은 ‘원 팀(one team)’ 의식을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완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면, 파견직 근로자들과 정규직 근로자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친목 활동이나 학습 활동을 운영하거나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일할 때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이 있다. 스마트한 인력 운영이란 사람을 뽑고 나면 끝나는 게 아니라 뽑고 나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명희 인피니티코칭 대표 cavabien1202@icloud.com
필자는 독일 뮌헨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고려대,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강의와 연구 업무를 수행했으며 현재 인피니티코칭의 대표이자 인코칭의 파트너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코칭 리더십, 정서 지능, 성장 마인드세트, 커뮤니케이션, 다양성 관리, 조직 변화 등이다.
  • 김명희 | 인피니티코칭 대표

    필자는 독일 뮌헨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고려대,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강의와 연구 업무를 수행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코칭 리더십, 정서 지능, 성장 마인드세트, 커뮤니케이션, 다양성 관리, 조직 변화 등이다.
    cavabien1202@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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