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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글로벌 인재 유치 보상 전략

외국인 인재에게 연봉 많이 주면 끝?‘직장생활을 통한 성장’이 최고의 보상

김성남 | 246호 (2018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한국 기업을 선택하고 일하는 해외 출신 인재들을 사로잡으려면 다음과 같은 HR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1. 일대일 멘토 등 조기 적응 프로그램 운영
2. 구체적이면서도 뚜렷한 커리어 비전 제시
3.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협업하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리더 육성
4. 소통 장벽을 낮추고 차이를 존중하는 조직문화 조성
5. 성과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능력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 지급


인재가 모이는 곳은 흥한다

8세기 중엽 당(唐)의 국력이 강성할 당시 수도 장안(長安)의 인구는 100만 명에 육박했다. 당시 세계 어디에도 이렇게 번성하고 인구가 많은 도시는 없었다. 중국 내륙 한가운데 위치한 이 도시에는 페르시아, 아랍, 인도, 왜, 돌궐, 신라 등 세계 각지에서 이주해 온 외국인이 거주자의 5%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외국인들은 과거(科擧)를 통해 관직에 진출하고, 불교나 기독교 등에 귀의해 종교 활동을 펼쳤으며, 무역·숙박·금융 등 상업 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했다. 성세(盛世)를 구가하는 땅에 기회를 찾아 외국인이 몰려든 결과였다. 한편으로는 민족·종교·습속이 다른 이방인들에게 자유롭게 왕래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것이 국가 번성에 도움을 줬다. 당은 290년 동안 20명의 황제에 의해 통치됐으며 중국 문명의 최고점을 찍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재가 모이는 곳이 흥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글로벌 기업과 글로벌 인재는 표리의 관계다. 글로벌 인재들이 모이는 기업이 글로벌 기업이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돼야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을 모을 수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미국·캐나다·남미·영국의 상장기업 366개를 조사한 결과, 인재 다양성 관점에서 상위 4분의 1에 속하는 기업들이 자국 내 동종 산업의 재무성과를 웃돌 가능성이 35% 높았다. 1 높은 전문성과 팀워크, 열린 마음과 소통 능력을 갖추고 협업하는 글로벌 인재들은 기업의 핵심 성공 요인이다.

인재를 통한 기업의 글로벌화는 자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방향도 있지만 다른 나라의 인재가 우리 기업에 와서 일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가는 것은 주로 ‘개인’ 차원의 기회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은 우리 기업에 직접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우리 삶의 터전에 들어와 일하고 생활하는 외국인들은 직무에 대한 지식, 경험, 전문성 외에도 다양한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통해 우리 공동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1990년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세계화’를 외치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대기업 그룹사를 필두로 해외 MBA 및 공대 석박사 졸업자, 특정 분야 외국인 전문가들을 대거 뽑기 시작했다. 글로벌 수출입 총액을 명목 국내총생산액으로 나눈 무역의존도는 2011년 100%를 넘겼다가 떨어졌지만 아직 80% 이상이다. 매출의 80∼90%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대기업도 있고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2017년 11월 말 기준 10대 그룹 소속 계열사 665개 중 산업통상자원부에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등록된 회사가 91개(12.7%)에 달한다. 이런 제반 여건들은 우리가 점차 글로벌 인재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하는 환경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재 확보 경쟁력, 괜찮은가

다양하고 우수한 해외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활용하는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세계적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와 세계 최대 HR 솔루션 기업인 아데코그룹(Adecco Group)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19개국 가운데 인재 경쟁력이 30위인 것으로 나타났다.2 우리 경제 규모가 세계 11위인 점에 비춰 본다면 아쉬운 수준이다. 아시아·대양주 권역에서도 한국은 6위에 불과하다.3 충격적인 것은 세부 항목 6개 가운데 ‘인재 확보(Attract)’ 항목 순위가 무려 81위라는 점이다.

한 나라의 인재 경쟁력 지수4 소득 수준 간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그림 1) 앞서 언급한 조사에서 상위 25위권에 16개의 유럽 국가가 포진돼 있는 이유다. 나라들을 소득그룹별로 나누면 한국은 ‘고소득 국가군’으로 분류되는데 해당 그룹에서 한국의 인재 경쟁력 지수는 최하위였다. 상위권 국가에는 스위스, 싱가포르,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일본, 카타르, 이스라엘 등이 있다. 이제까지 만들어진 한국의 경제 규모는 추격 전략에 기반한 성장에 성공한 덕분인데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인재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재 부족의 미래가 다가온다

인재를 확보하고 활용하는 관점에서 미래는 밝지 않다. 2012년 글로벌 컨설팅사 타워스왓슨(Towers Watson)과 옥스퍼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가 낸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필요 인력에 비해 공급이 9.3% 부족한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5

이런 결과는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언론에서는 높은 청년실업률과 구조조정으로 길거리에 내몰린 사람들, 경력 단절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여성들을 언급하며 일자리 부족이 문제라고 하는데 일할 사람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산업 수준이 고도화할수록 노동시장의 수급은 총량으로만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모순돼 보이지만 취업난과 구인난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고, 실제 존재한다. 인재 수급의 미스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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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남

    김성남hotdog.kevin@gmail.com

    칼럼니스트

    필자는 듀폰코리아, SK C&C 등에서 근무했고 머서, 타워스왓슨 등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사의 컨설턴트로 일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과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미래조직 4.0』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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