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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 럭셔리브랜드가 살아남는 법

더 심플하게… 더 쓸모있게… 실용성 무장해 ‘브랜드 종말론’ 뚫어라

여준상 | 200호 (2016년 5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고성장 시대에는 브랜드 가치 중 나를 알리고 남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이미지 편익에 소비자들이 높은 가치를 뒀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브랜드를 통해 기능적 만족을 얻는성능 편익으로 가중치가 옮겨갔다. 저성장 시대에는 이미지 편익의 인플레이션이 꺼지면서 브랜드로부터 얻는 편익이 감소할 개연성이 있다. 이런 개연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편익의 거품이 꺼져 총 편익이 감소하더라도 다른 편익을 증가시켜 총 편익을 회복시키는 전략을 쓸 수 있다. 실용성을 겸비한 양면적 프리미엄 브랜딩을 시도할 수도 있다. 럭셔리의 핵심 가치인 미()를 살리면서도 품질과 성능을 강화해 소비자 스스로가치소비를 했다고 여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솔루션 중 하나다. 

 

불황, 저성장 시대에 우리가 새롭게 받아들여야 할 변화된 일상들이 많다. 브랜드 관리도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으며, 브랜드 소비에 있어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특이점들이 감지되고 있다. 특정 소비 계층 사이에선 브랜드를 드러내기보다 감추는 것이 미덕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하면서 선택이나 의사결정 기준에서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무겁고 진중한 전통적인 브랜드가 무너지는 반면 가볍고 재빠른 신흥 강자들이 밀레니얼세대와 함께 부각되고 있다. ‘패스트(fast)’ 바람이 음식뿐만 아니라 패스트 패션, 패스트 리빙 등 의식주 전반에 불어 닥치면서 브랜드의 수명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소위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시대로 대표되는 요즘엔 특히 럭셔리 브랜드에는 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럭셔리 브랜드 내 고객층 가운데 최상위 고객층의 경우 이런 트렌드에 쉽게 동조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중간대 이하 가격대 상품을 구매하는 대중 고객이나 명품을 선망하는 팔로어 층이 기여하는 매출 비중을 생각하면 이러한 소비 심리 또는 패턴의 변화는 브랜드에 실제적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브랜드 인식 변화의 기저를 잘 파악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면 오히려 가장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통의 명가 브랜드로 거듭날 수도 있다. 최근 나타나는 브랜드 인식 변화의 기저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럭셔리 브랜드가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고찰해보자.

 

가성비 시대, 브랜드는 정말 의미 없나?

 

가성비 시대엔 싼 사격에 높은 품질이 가장 높은 미덕으로 꼽힌다. 그러다보니 브랜드가 상징하는 이름값 효과(name-value effect)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 위기감의 실체는 사실일까.

 

먼저 브랜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한다면 다르게 해석해볼 수 있다. 우선소비자가 가성비를 따지기 때문에 더 이상 브랜드는 보지 않는다는 말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필요하다.

 

 

 

 

가성비는 소비자가 브랜드로부터 얻는 편익 중 성능(performance) 편익에 해당되는 가치다. (그림 1) 그리고브랜드를 보지 않는다에서브랜드란 브랜드로부터 얻는 편익 중 이미지(imagery) 편익을 줄여서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브랜드를 따진다’ ‘브랜드가 뭐가 중요하니?’라는 말을 쓰는데, 여기서 브랜드는 정확히 말하면 브랜드의 이미지 편익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브랜드의이미지 편익적 측면만을 흔히 습관적으로브랜드라고 뭉뚱그려 생각한다.

 

브랜드는 단순한 식별 기능 외에도 소비자의 지식 속에 존재하면서 많은 연상과 이미지를 만들어내 소비자의 판단 기준과 태도 형성,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의 머릿속에 지식체로 존재하는 브랜드는 없어질 수도,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존재하는 한, 또 소비자의 지식이 존재하는 한 브랜드는 여전히 존재하며 그 의미와 영향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만, ‘가성비를 보기 때문에 더 이상 브랜드를 보지 않는다는 말은브랜드로부터 얻는 편익 중에 성능 편익이 더 중요해지면서 이미지 편익의 중요도는 떨어진다라고 재해석하면 의미 있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한 브랜드로부터 지각하는 가성비, 상징적 이미지 모두 소비자의 머릿속에 편익이라는 형태로 존재하는 연상, 즉 지식이며 그 가중치가 시대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브랜드 편익에 대한 가중치 변화

 

브랜드 편익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위해 <그림 1>을 참고해보자. 소비자가 브랜드로부터 얻는 편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첫 번째는 이미지 편익으로 이는 상징적 혜택(symbolic benefit)으로 표현할 수 있다. 즉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남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또 다른 나, 즉 확장된 자아(extended self)로 표현되는 것은 바로 이 편익이 작동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성능 편익인데 기능적(functional), 경험적(experiential) 혜택이 여기에 포함된다. 브랜드를 통해 문제해결을 포함한 기능적 만족을 얻고, 사용하는 내내 경험의 기쁨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 두 가지 편익에 대해 소비자가 매기는 가중치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이미지 편익에 높은 가중치를 두었다면 지금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는 성능 편익으로 가중치가 옮겨가는 것이다.

 

왜 그럴까?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재화가 여전히 부족했다. 따라서 생산을 늘려 잉여상태를 늘리는 것이 미덕처럼 통했다. 소비자로서는 많이 가지는, 즉 남들에 비해 많이 소유하는 것이 삶의 절대적 목표였다. 기술 수준은 아직 성장 단계이다보니 기술 수준 불균형에 의해 이미 선도 기술을 가진 소수 브랜드가 희소성 효과와 상징성 효과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차별적 소유의 대상이 될 수 있었고 남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상징하거나 자신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시그널이 될 수 있었다. 물론 기능적 혜택이나 경험적 혜택이 브랜드 편익으로 작동했지만 지금 시대와 비교해보면 그때는 상징적 혜택, 즉 이미지 편익이 브랜드 편익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기술발달로 인해 기업 간 차별성이 약해지면서 희소성 또한 약해지고 과잉생산, 과잉소유에 따른 인식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홍수처럼 쏟아지는 제품과 브랜드를 심지어 쉽게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다보니 차별적 소유를 통한 자신의 이미지 상징화라는 개념이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어느 하나를 오랫동안 소유하기보다는빠른 경험’ ‘다양한 것을 쉽게 공유하는 것등에 더 높은 가치를 매기는 시대가 도래했다.

 

소유란 이미지 편익과 맥을 같이한다. 또 경험과 공유는 성능 편익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소유 가치가 약해진다는 것은 자신의 상징화 혜택, 즉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편익 의존이 약해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또 경험 및 공유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기능 및 사용 경험적 혜택을 중시해 브랜드에 대한 성능 편익 의존이 커짐을 뜻한다.

 

이처럼 브랜드 편익에 대한 가중치가 변화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미지 편익, 즉 상징적 혜택 추구 의지가 사라지거나 의미 없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여전히 인간에게는 본성으로서 럭셔리 추구욕(seeking for luxury)이 존재한다. 사회적 존재로서 남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가지는 본성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대적 변화로 인해작은 사치(small luxury)’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사치 앞에작은이라는 말이 붙는 데는 시대적 변화가 반영되는 것뿐이지 인간 본성 속 럭셔리가 말살되는 것은 아니다. 즉 인간은 럭셔리를 계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다. 그러나 이전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이 본능을 따를 것이다.

 

 

 

 

브랜드 가치 구조의 변화와 대응 방향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이미지 편익, 즉 브랜드의 상징적 혜택에 수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업체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 ‘이미지 편익의 대표 사례는 당연히 럭셔리 브랜드다. <그림 2>를 통해 그 방향성을 도출해볼 수 있다.

 

우선 브랜드 가치(brand value)에 대한 함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지각하는 브랜드 가치는 브랜드 편익(brand benefit)에서 브랜드 비용(brand cost)을 뺀 나머지 값이다. 그 브랜드를 가짐으로써 얻게 되는 총 편익에서 그 브랜드를 가지기 위해 투입하는 총 비용을 뺀 것이다. 여기서 총 편익에는 앞서 살펴봤듯 기능, 경험적 혜택으로 대표되는 성능 편익과 상징적 혜택으로 대표되는 이미지 편익이 존재한다. 총 비용은 브랜드 획득을 위해 지불하는 가격과 가격 외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 비용이 해당된다.

 

<그림 2>에서 보듯 요즘과 같은저성장 시대에는 이미지 편익의 인플레이션이 꺼지면서 브랜드로부터 얻는 총 편익이 감소할 개연성이 있다. 또한 브랜드 비용 지각의 경우 불황, 저성장이 가져오는 물리적, 심리적 위축으로 인해 실제 비용은 늘어나지 않았음에도 상대적으로 느끼는 비용지각이 호황시대에 비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즉 비용에 대한 시대적 민감도가 소비자 지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동일한 브랜드일지라도 과거 호황, 고성장 시대에 비해 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가치지각은 감소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개연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가치함수의 첫 번째 요소인 편익지각을 키우는 것이다. 비록 이미지 편익의 거품이 꺼지면서 총 편익이 감소하더라도 다른 편익을 증가시킴으로써 총 편익 회복을 꾀할 수 있다. 기능적 혜택과 경험적 혜택을 더 강화함으로써 요즘 시대에 통하는가성비를 실현하고 동시에 소비자가 느끼는 총 편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동안 이미지 편익 의존성이 강했던 브랜드, 또는 럭셔리 브랜드에는 다소 뜬금없을 수 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만큼 소비자의 요구에 발맞출 필요는 있다. 실용성을 겸비해 양면성을 띤 럭셔리 브랜딩,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매끄럽고 일관된 브랜드 경험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가치함수의 두 번째 요소인소비자가 느끼는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비용에는 지불하는 가격과 획득을 위해 들이는 시간, 노력 등도 포함된다. 그동안 남발된 갖가지 브랜드와 중첩된 조직에 대한 구조 조정을 통해 줄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앞서 경험적 혜택에서 언급한 매끄러운 브랜드 관련 온·오프라인 구매경험이 이에 대한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즉 시간, 노력에 대한 비용지각을 줄인다면 소비자의 브랜드 비용지각을 줄이는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용성을 겸비한 양면적 프리미엄 브랜딩

 

최근의 사회적 변화는 럭셔리 고객층마저도 양면성을 띠도록 만들고 있다. 그들 또한 스마트시대의 한 경제주체로서 현명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럭셔리를 추구하더라도 겉만 화려한 럭셔리가 아니라 합리적이고 현명한 럭셔리(reasonable and smart luxury)를 추구한다. 럭셔리 브랜드가 가진 본연의 감성적 터치뿐만 아니라 실제적 고기능성을 동반한 양면성을 좇고 있다.

 

일반적으로 럭셔리 브랜드라 하면 차별 포인트로화려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소비자 감성에 소구하는 것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진정한 감성적 차별화는 훌륭한 기능적 성능을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할 때 빛을 발할 수 있다. 요즘 같은 소비 시대에는 고성능성을 바탕으로 한 실용성 기반이기본이다. 이 기본이 없이 화려한 디자인만 내세우면 아무리 지명도 높은 럭셔리 브랜드라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최근 혁신적 브랜딩으로 주목받는 버버리(이번 호 케이스 스터디 참조)는 자신들의 아이콘인 트렌치코트를 양면성을 기반으로 부활시켰다. 그저 과거 디자인 부활에 머문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변덕스러워지는 날씨를 커버할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 및 디자인을 강화하고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해 감성적 어필을 동시에 실천했다.

 

최근 매출이 반등하며 주목받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펜디역시 고품질을 기본으로 한 장인정신에 창의성을 녹여 새로운 의류, 핸드백, 시계에 이어 인테리어 가구까지 선보이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엄격하고 예측 불가능한(punctually unpredictable)’이라는 그들의 슬로건은 성능의 엄격함과 이미지의 독창성을 함께 추구하는 이 브랜드의 양면지향성을 잘 드러낸다. 특히 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면 이러한 양면성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이들은 본능적으로 브랜드 디자인을 통한 이미지 편익뿐만 아니라 실용성에 기반한 성능 편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세대이기에 현명한 편익 공존이 그들의 마음을 빼앗아 올 수 있는 것이다.

 

온·오프라인의 끊기지 않는 통합적 브랜드 경험

 

또한 갈수록 브랜드 사용 시 느끼는 경험적 혜택이 중시되고 있다. 기술발달에 의해 기능이나 성능의 차별성이 점차 줄어들면서 고객들은 사용과정상의 경험에서 오는 특별함에 점점 의존하게 된다. 럭셔리 브랜드라고 오프라인 매장 경험에만 치중하고 온라인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갈수록 고객은 온라인에 더 익숙한 젊은 세대들로 대체될 것이다. 인터넷, 모바일과 오프라인 매장이 일관성을 가지고 통일된, 통합된 브랜드 경험을 끊김 없이(seamless)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선구적인 몇몇 브랜드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ICT 기반의 온라인 연결 경험을, 웹에서 구매를 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피팅하는 온·오프라인 간 연결경험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AR, VR, IoT 등의 기술 발전으로 갈수록 온·오프라인 간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다. 이는 기업이 제공하는 브랜드 경험이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수월성 경험(fluent processing)으로 가야 함을 의미한다. 전통적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영업이 여전히 중요하다 할지라도 온·오프라인인 간 이격 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고객의 브랜드 여정관리는 럭셔리 브랜드에 새롭게 요구되는 과제다.

 

인터넷, 모바일을 통해 접속하는 브랜드 홈페이지는 단순한 홍보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통합적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핵심이 돼야 한다. 아직까지 많은 브랜드들은 홈페이지이나 블로그, 카페, SNS 계정을 단순히 구색 갖추기식의 커뮤니케이션 옵션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 계정은 브랜드와의 만남이 이뤄지는 고객-브랜드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장소일 뿐만 아니라 정보 탐색, 비교, 구매, 구매 후 추적에 이르기까지 구매 관련 전 과정을 커버하는 유통채널이 될 수도 있다.

 

온라인에서브랜드 얼굴로서의 단순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구매 전후의 프로세스가 일어나는 채널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브랜드 경험에 따른 일관성과 수월성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조성해야 한다. 그렇게 온라인에서만 끝내면 안 된다. 온라인에서 할 수 없는 것은 오프라인 매장에 와서 완결 짓도록 고객의 동선을 구상해야 한다. 인과성을 부여해 쇼핑 경험이 온·오프라인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한다면 인게이지먼트가 일어나는고객 여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대다수 럭셔리 브랜드들이 디지털 브랜드를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서 한발 더 나아가럭셔리앞에테크노란 말이 붙을 정도로 디지털 무대를 선도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 앞으로 주역이 될 밀레니얼 또는 그 이하 세대를 겨냥한다면테크노 럭셔리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돼야 할 것이다. 전통을 살리되 그 전통을 미래 관점에서 해석하고 디지털로 통합 구현을 하면서 밀레니얼세대에게 친숙한 미디어와 채널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과 미래적 디지털 기술이 서로 융합, 상생할 수 있다는 현명한반대 공존론을 럭셔리 브랜드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심플해서 더 럭셔리해 보이는 브랜드리스트럭처링

 

현대는 과잉 정보시대, 과잉 선택지 시대다. 소비자는 너무 많은 브랜드와 제품에 노출돼 있고 다양한 대안군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오죽하면 선택의 스트레스, ‘결정 장애가 유행어처럼 회자될까. 고심 끝에 선택을 미루고 결정을 포기하는, 그래서 소비위축으로 연결되는과잉 선택지의 역설마저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자기 브랜드에 대한 너무 많은 선택지는 독이 될 수 있다. 과거 고성장 시대 브랜드 관리는 소비자에게 다양한 옵션, 라인 제공을 통해 다양한 니즈 충족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하지만 스마트시대에 이미 그런 다양성 경험을 충분히 했거나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비교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웬만한 브랜드들은 사실 거의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 따라서 평범해 보이기까지 하는다양성 제공보다는 소수이더라도 진정한 특유성과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진정성 브랜딩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경우 더욱더 그런 경향이 커지고 있다. 가성비 소비로 아낀 여력을 몇 개의 소수 브랜드에 집중하는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과거 고성장 시대에 관행적으로 행해 온 문어발식 브랜드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불황 속 저성장 시대에 맞춰 집중화된 심플한 럭셔리 브랜딩으로 향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즐겨찾기 기능은 소수의 브랜드에 더욱 의존하게 하고 브랜드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Less is More(비록 적지만 선택과 집중이 더 큰 혜택을 가져다준다)’의 의미가 빛을 발하는 세상이 됐으며, 이제는 구조조정을 통한 브랜드리스트럭처링으로 끝까지 살아남을 브랜드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대차의 제네시스 리뉴얼 전략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에쿠스를 버리고 제네시스 하나로 프리미엄 세단에 집중하는 전략인데 브랜드를 켜켜이 쌓아두지 않고 승부 브랜드에 몰입함이 돋보이는 선택이다. 또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입지를 굳힌 렉서스 전략을 떠올리기도 한다. 버버리 역시 최근 서브 브랜드를 없애는 브랜드 단순화 작업에 나섰는데, 이는 모 브랜드(parent brand) 싱글 브랜딩을 통해 정체성과 응집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국내 업체들 가운데 최근 실적이 가장 좋은 대형 화장품 업체들, 즉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도 브랜드를 구조조정하면서 비교적 심플하게빅브랜드위주의 성장 전략을 세웠다. 잘 키운 제품을 핵심 강점으로 삼는 브랜드 하나를 종국에는 독립, 분사해 어엿한 기업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좋다.

 

맥주 브랜드 하이트의 경우 하이트맥주㈜, 또 진로와 합병된 뒤 하이트진로맥주㈜가 된 것처럼 제품 브랜드가 기업 브랜드로 성장한 예를 국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마케팅에서 제품의 세분화는 전략의 첫 출발점이다. 하지만 고성장 시대에는 지나치게 세분화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필요하다면 제품군에 대해서는 세분화에 역행하는역세분화를 도입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사용자 유사성이나 사용상황 유사성, 기술 적용 유사성과 같은 다양한 유사성 판단 기준을 적용해 시장을 묶은 뒤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믹스앤매치(mix & match) 전략이 지금과 같은 시대에 요구되는 전략이 될 것이다. 브랜드 통제자 또한 많이 둘 필요가 없다. 브랜드 관리 조직 내 여러 겹의 통제자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그 브랜드 초기 정체성을 제대로 알고 시대변화상에 맞춰 발전적 재해석을 하면서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소수의 브랜드 통제자가 필요하다. 고객과 접하는 모든 터치포인트에 일관된 자극과 메시지를 전달하는브랜드 통제형조직 시스템은 요즘 같은 불황 저성장 시대에 꼭 필요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브랜드에 대해 리스트럭처링을 단행하고 브랜드 조직구조에 대해 다운사이징을 실시한다면 이를 통해 절감한 비용을 고객에게 되돌려 줄 수 있다. 이것이 위에서 지적한 고객들의 브랜드 비용 지각을 줄이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의 럭셔리 브랜드는 말 그대로 특별한 계층을 상대로 럭셔리하게 관리했다. 브랜드의 힘에 의해 고객이 알아서 찾아주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였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정보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경쟁자가 폭증했다. 소비자는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심지어 감성적 가치가 큰 럭셔리 소비에서조차 현명함과겸손을 투입하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이미지 거품보다는 실제적 합리성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를 보면 이런 소비자들의 증가폭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따라서 럭셔리 브랜드도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이미지로만이 아니라 고기능과 수월한 경험 제공을 통해 실제적 성능을 높여간다면 소비자는 비싼 가격에도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 이들은 자기가 들인 비용에 비해 돌아오는 편익이 더 크다고 느끼면서 자신의 럭셔리 소비를 정당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Tips for Practitioners

 

 

● 브랜드 편익은 크게이미지 편익성능 편익으로 나뉜다. 가성비가 중시되는 저성장 시대에는 이미지 편익보다 성능 편익에 대한 가중치가 커진다. 또 과잉생산 및 과잉소유에 대한 인식 변화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유 가치가 약해지면서 이미지 편익의 비중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 이미지 편익의 거품이 꺼지면서 총 편익이 감소하더라도 기능적, 경험적 혜택을 더 강화함으로써 총 편익 회복을 꾀할 수 있다.

 

● 최근의 소비 심리 변화는 럭셔리 고객층마저 양면성을 띠게 만들고 있다. 이들 역시 겉만 화려한 럭셔리가 아닌현명한 럭셔리를 추구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를 고려해 방수 등의 기능성을 강화하고, 미적 요소도 업그레이드한 버버리 트렌치코트 사례처럼 이성적, 감성적 어필을 동시에 실천하는 방법을 고안하라.

 

●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접속하는 브랜드 홈페이지는 단순한 홍보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통합적 브랜드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브랜드의 온라인 계정은 정보 탐색 비교, 구매, 구매 후 추적에 이르기까지 구매 전후의 프로세스가 일어나는 채널로 활용해야 한다.

 

● 선택지가 너무 많아 소비자의결정 장애를 유발하는 시대, 다양성보다는 소수이더라도 진정한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는 ‘Less Is more’ 전략을 써야 한다.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브랜드들이 심플한 빅브랜드 위주 성장 전략을 세웠듯 브랜드 또는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marnia@dgu.edu

 

필자는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다. 저서로 <한국형 마케팅 불변의 법칙 33> <역발상 마케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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