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카터 아쇼카 아프리카 프로그램 부회장
Article at a Glance - 혁신,HR
모든 사람들이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창조자(Chagemaker, 체인지메이커)가 돼야 하는 이유 세상의 변화 속도가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조직 운영 모델도 과거 엄격한 위계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피라미드’ 모델에서 팀과 팀이 협력해 일하는 ‘네트워크’ 모델로 전환됐기 때문 체인지메이커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 타인을 아무런 가치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심으로 이해하는 공감(empathy) 능력 조직원들에게 공감 및 체인지메이킹 역량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 공감 능력은 강제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아님. 열정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처럼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과 조직원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조직원들 스스로 공감 능력을 익히도록 하는 방법이 효과적
“모두가 체인지메이커(Everyone A Change-makerTM).”
세계적인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 육성 단체인 아쇼카(Ashoka)의 슬로건이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아쇼카는 사회적 기업가라는 개념을 최초로 정립한 국제 비영리조직이다. 1980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70여 개국에서 3000여 명의 사회적 기업가를 ‘아쇼카 펠로(Ashoka Fellows)’라는 이름으로 발굴해 지원해 왔다. 펠로들이 생계 걱정 없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3년간 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것은 물론 아쇼카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각종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아쇼카한국이 출범하면서 2명의 한국인 아쇼카 펠로가 처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쇼카의 창립 멤버이자 리더십그룹 멤버인 빌 카터(Bill Carter) 아쇼카 아프리카 프로그램 부회장이 최근 ‘2014년 한국 아쇼카 펠로’ 심사를 위해 방한했다. 그는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 각지에서 펠로 선정을 위해 수천 명의 사회적 기업가들을 인터뷰해 왔다. 카터 부회장은 “‘모두가 체인지메이커’가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어려서부터 적극적으로 ‘공감(empathy)’ 능력을 익히는 것”이라며 “공감 능력을 갖춘 젊은이를 채용하지 않는 최고경영자(CEO)는 스스로 기업을 망가뜨리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카터 부회장과의 인터뷰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Choi Hoon-Seok
빌 카터 아쇼카 아프리카 프로그램 부회장
세상 모든 사람을 변화 창조자로 만들겠다는 아쇼카의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이런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나?
처음엔 사회적 기업가 발굴 및 육성이 주 목표였다. 아쇼카 출범 당시만 해도 대부분 사람들은 기업가정신을 비즈니스와 관련된 개념(business entrepreneurship)으로만 봤지 시민 활동 영역(citizen sector)과 연관된 개념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시민 주도로 이뤄지는 기업가적 활동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에 대한 평가다.
나이팅게일은 단순한 간호사가 아니었다. 쥐와 벼룩이 득실대고 기본적인 의료 자재도 부족했던 당시 야전 병원의 운영 체계를 송두리째 뜯어 고친 혁신가다. 그녀는 깨끗한 부엌과 세탁실을 마련하고 병사들의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며 환자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했다. 당시 병원에서 따뜻한 음식을 배식할 수 있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지만 나이팅게일은 전체 시스템을 개혁해 불가능할 것만 같던 일을 해냈다. 대부분 사람들은 나이팅게일을 ‘국가적 영웅’ 혹은 간호사라는 직업을 전문 의료 직종으로 승격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위대한 간호사’라고 평가하지만 그녀는 그 이상이다. 낙후돼 있던 병원 운영 체계를 혁신해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창출했고, 현대 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시민 활동 영역에서 엄청난 사회적 자본을 창출해 낸 사회적 기업가의 전형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이팅게일을 영웅적 인물로만 그릴 뿐 혁신가로서 조명하지 않았다. 이는 마치 사람을 보고 얼룩말이라고 부르는 것과 다름 없다.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다른 용어로 대상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쇼카의 문제 의식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다. 단순히 비즈니스 영역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이들뿐 아니라 나이팅게일처럼 시민 활동 영역에서 사회적 자본을 창출하는 사람들 역시 혁신적 기업가이며, 단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사회적 기업가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사회적 기업가라는 개념을 바르게 정립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아쇼카 설립자인 빌 드레이튼(Bill Draton)과 나의 믿음이었다.
이에 따라 아쇼카는 1980년 출범 이후 초기 20여 년간 시민 활동 영역에서 기존 시스템을 바꿔 놓는 혁신적 아이디어(a system-changing idea)를 가진 이들을 발굴해 지원하는 일에 주력해 왔다. 특히 당장이 아니라 10∼20년 후에 사회 전체를 뒤흔들 만한 파괴력과 잠재력이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을 도와줌으로써 사회적 기업가가 사회 문제 해결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자 했다. 하찮게 보여 쉽게 무시하고 지나쳤던 아이디어들이 결국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는 혁신으로 열매 맺는 모습을 세상에 직접 보여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우리가 기대했던 대로 전 세계 여러 기업, 유수의 기관들이 아쇼카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고 사회적 기업가정신과 관련한 커리큘럼을 개설하는 경영대학들도 속속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됐다. 세상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단순히 사회적 기업가라고 부르는 이들만으로는 전체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사회 혁신을 풀타임 직업으로 삼는 소수의 아쇼카 펠로 양성만으로는 부족하며 이제는 모든 사람이 현재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혁신을 주도하는 체인지메이커가 돼야 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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