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마케팅
Article at a Glance - 전략,마케팅
소비자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체험을 공유하라 말리부는 실제 사고를 당한 차주가 등장해 사고 원인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안전성을 강조했다. 내재된 드라마를 발견하라 박카스는 각자 내가 제일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라마로 엮어 피로회복제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참여를 유도하라 CJ는 생수를 사면서 바코드를 찍으면 자동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구조로 소비자 참여를 이끌었다. 디테일로 승부하라 한 자선단체는 난치병을 앓고 있는 소년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도시 전체가 세밀한 부분까지 참여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
매년 수많은 신제품이 시장에 쏟아지는데 그중 70∼80%가 실패하는 이유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품의 상당수가 기술력을 앞세워 새로움을 강조할 뿐 고객을 깊이 이해하지 않고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 탓이다. 세그웨이(Segway)와 아이보를 대표 사례로 들 수 있다. 2001년 한 제품이 공개됐을 때 세상은 그 제품에 대해 “PC, 인터넷보다도 위대한 신비의 발명품” “미래 자동차를 대체할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라고 극찬했다. 바로 ‘세그웨이’다. 그런데 이 제품이 정작 2002년 시장에 출시됐을 때 18개월 동안 판매된 수는 겨우 6000대에 불과했다. 일본 소니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를 보자. 1999년 출시된 아이보는 ‘기술 소니의 상징이자 자존심’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감정을 표현하고, 노래를 부르고, 주인 얼굴을 인식하고, 1000개 이상의 단어를 말하는 등 실물 강아지와 비슷한 기능이 계속 추가되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2006년 소니가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두 제품이 출시 초기 찬사를 받다가 얼마 못 가고 결국 자취를 감춘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와의 공감이 결여됐기 때문이다. 세그웨이는 탑승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균형 메커니즘이 적용된 1인용 전기 스쿠터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도 투자할 만큼 혁신적인 제품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2∼6시간의 짧은 배터리 지속기간, 도난 위험, 애매한 위치(도로에서 타기에는 느리고 인도에서 타기에는 빠름) 등의 단점이 있었고 무엇보다 세그웨이를 타는 모습이 소비자가 보기에 멋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구매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아이보의 경우 언론의 관심과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았으나 2000달러에 달하는 가격이 대중화를 막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소비자들은 지능이 업그레이드되지 않는 고철 강아지에 2000달러를 지불할 의사가 없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기술은 시장 창조의 도구일 뿐 결국 시장을 창조하는 것은 소비자의 공감”이라는 점이다. 공감은 감정적으로 잠시 나타나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동을 모방하게 하고, 직접 움직이게 만들며, 나아가 사람들의 감정과 태도를 주변에 전염시키기도 한다. 또한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움직이도록 만들기 때문에 실행력은 생각보다 막강하다. 폰 바렌(Von Barren) 연구팀은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가 고객의 주문을 따라하는 행위가 팁에 주는 영향을 조사했다. 놀랍게도 고객이 주문할 때 웨이트리스가 아무 말 없이 주문을 받아 적기보다는 고객이 한 말을 반복해서 주문을 확인시켜 줄 때 더 많은 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객이 한 말을 반복하는 이 단순한 행위가 고객의 마음속에 대접받고 있다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게 하고 웨이트리스의 입장에 공감하는 마음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공감과 관련해 기업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기업이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를 얼마나 이해하고, 소비자와 같은 생각을 하며, 소비자가 겪는 체험을 공유할 수 있느냐다. 이는 소비자가 해당 기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인지하며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갖는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즉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문제는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공감하고 있느냐와 순환구조로 연결된다. 그중에서도 기업 마케팅의 주축은 소비자의 공감을 최대한 이끌어내서 제품의 매출이나 기업 인지도 등을 높이는 영역일 것이다.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고 증폭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공감의 4가지 요소(인지, 정서, 표현, 행동)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 1 공감 마케팅의 4가지 요소
인지적 요소
체험을 공유하라
예전에는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百聞不如一見)고 했지만 지금은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체험해보는 것이 낫다(百聞不如一驗)고 해야 할 것이다. 시식, 시음, 시용 등 소비자의 체험을 유도하는 기업 활동이 많아진 것도 사람은 들은 것의 10%, 읽은 것의 30%, 본 것의 50%, 체험한 것의 90%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감을 증폭시키는 첫 번째 요소는 인지적 측면의 것으로 체험을 공유하게 하는 것이다. 체험은 스스로 그 제품 또는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공감을 효과적으로 불러올 수 있는 매개체다.
체험한 소비자는 자신만의 경험을 혼자만 지니지 않는다. 자신의 것으로 남은 기억과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공유한다. 소비자의 체험담을 전달해 제품에 대한 신뢰와 친근감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테스티모니얼 마케팅(Testimonial Marketing)이라고 한다. 테스티모니얼이란 ‘호감의 표현’ 또는 ‘추천서’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마케팅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소비자가 직접 사용한 후 제품의 특징이나 장점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증언마케팅 또는 증언광고라고도 불린다. 아무래도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기 때문에 신뢰와 친근감을 쉽게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주로 과장된 표현보다는 자신의 느낌을 친구들과 대화하듯 담담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말리부가 대표적인 사례다. 말리부는 실제 사고를 당한 차주가 등장해 사고가 난 원인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큰 부상 없이 안전할 수 있었는지를 증언하며 “누군가의 기적, 누군가의 믿음을 말리부는 안전이라 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실제 사고를 경험한 사람이 광고를 보는 수많은 사람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제품의 특징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공감을 부르는 대표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올인원 PC가 일반인 소비자 체험단의 경험을 바탕으로 ‘싱글 편’ ‘신혼 편’ ‘가족 편’으로 제작한 광고도 참고할 만하다. 이 광고에는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들이 이 PC를 직접 사용하며 느낀 점이 영상으로 담겼다. 이를 통해 잠재적 구매자인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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