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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M을 통한 로열티 증대 방안

충성도 유발요인 파악해 가치제안 혁신하라

류승범 | 73호 (2011년 1월 Issue 2)

 

 

 

 

고객경험 기반의 새로운 CRM

한국에 CRM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도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대량의 고객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CRM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고객로열티 강화에 성공한 기업이 드문 것이 사실이다. CRM을 도입한 기업들의 70∼80%가 실패했다는 분석 자료도 있다. CRM이 실패한 것은 CRM 개념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CRM을 잘못 이해하고 가이드한 벤더나 컨설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최근에 CRM을 도입하는 기업들조차도 실패한 CRM 방법론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경험 기반의 새로운 CRM으로 대두되고 있는 CERM(Customer Experience and Re-lationship Management)기업에 전략적으로 가치가 있는 타깃고객의 로열티 강화를 위해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고객만족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을 중심으로 기업내부를 혁신해 나가는 고객중심의 혁신 방법론(Customer-Centric Transformation)”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기업들의 CRM 성공과 실패사례 분석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고객경험 기반의 새로운 CRM 방법론(UB-CERM)’을 개발해 왔다. CERM은 그동안 CRM 방법론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CEM 개념을 접목한 방법론으로 크게 5개의 프레임, 9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프레임은 고객을 세분화해 타깃팅하고, 타깃 고객에 대한 가치제안을 개발하는 활동이다. 두 번째는 앞에서 수립된 CRM 전략을 실제 수행하는 활동으로 가망성 있는 고객을 발굴하고, 신규고객을 창출하며, 고객당 가치를 높이고, 우수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확장하는 활동 위주로 이뤄진다. 세 번째는 CRM 활동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조직 및 인력을 강화하며, 통합 고객 DB IT시스템을 구축하는 활동이다. 네 번째는 CRM 활동의 결과, 고객 입장에서 고객의 경험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활동이다. 다섯 번째는 고객관계자산을 평가하고 고객의 로열티 요인과 내부직원의 수행역량과의 인과관계를 학습함으로써 개선된 CRM 전략을 가이드하는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CRM 추진을 위한 9가지 부문(CRM 9 Building Blocks) <그림1>과 같다. 각 부문별로 간단한 개념을 소개하고자 한다.

 

 

 

1.전략적으로 가치가 높은 타깃 고객군을 선정하고, 명확한 고객관계관리 전략을 수립하라 CRM의 시작은 고객군의 가치와 그들의 관계가치를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고객당 수익성 분석을 통해 전략적으로 가치가 높은 고객군을 타깃팅하고, 고객가치와 니즈가 다른 고객군에 대해서 차별화된 관계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객가치 기반의 세분화를 위해서는 고객 개인별 수익성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생애가치(CLV)는 현재까지 기여한 수익(매출-비용)의 현재가치와 경쟁사에 기여하고 있는 전략적 가치, 미래에 발생 가능한 미래가치를 고려해 계산한다. 고객을 현재가치와 미래가치 기준으로 세분화할 때 현재가치와 미래가치가 높은 고객을가장 가치있는 고객군’, 현재가치는 낮지만 미래가치가 높은 고객을성장 가능한 고객군’, 현재가치와 미래가치가 낮은 고객을원가 미만 고객군’으로 분류한다. 가장 가치 있는 고객군과 성장 가능한 고객군을 최우선의 타깃으로 선정한다. 산업, 기업마다 고객가치 분석을 해보면 10:90(10%의 고객이 수익의 90% 차지)의 법칙, 20:80, 30:70, 40:60, 50:50 등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이에 따라 각기 다른 CRM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고객의 수익성을 평가하려면 그동안 고객이 거래한 매출 이력과 고객에게 투자한 마케팅 비용 데이터가 필요하다. 금융회사들은 대부분 실명거래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가 있지만, 일반 제조 유통 기업에서는 매출전표 데이터만 있지 고객별 매출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거래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이 마일리지 포인트 회원제도다. CRM 관점에서 볼 때 마일리지 포인트 제도는 반복구매에 따른 보상제도라기보다는 고객정보를 수집할 목적으로 계획돼야 한다.

 

고객가치분석을 통해 타깃 고객이 선정되면, 비즈니스 게임을 하기 위한 경쟁사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CRM 전략이란 타깃 시장에서 기존고객의 이탈을 막고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거나 새로운 신규시장을 먼저 개척하기 위한 경쟁사와 게임플랜을 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 수립과정을 보면 경쟁사와 게임을 위한 전략이기보다 기업 혼자서 하는 내부전략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SWOT 분석에서 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정의할 때 직원들의 내부 생각에 따라 결정하는데, 강점과 약점은 반드시 경쟁사와 대비해 정의해야 한다.

 

 

고객 관계관리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 세그먼트별로관계가치 GAP’을 분석해야 한다. 기업 매출의 원천은 고객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고객관계 자산을 평가하고, 고객관계 자산의 흐름을 파악 한다. 고객관계 자산은 신규창출 자산, 가치증대 자산, 고객유지 자산으로 구성되는데, 관계가치 GAP 분석을 통해 CRM의 전략적 방향성을 수립하고 이에 따른 마케팅 자원(인원, 자금, 시간)을 설계해야 한다.

 

2.고객경험을 기반으로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가치제안을 개발하라 가치제안이란 타깃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의 내용(브랜드, 제품, 서비스의 혜택)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 로열티를 강화하려면 타깃 고객에게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디즈니랜드는 즐거움, 볼보는 안전함, 코카콜라는 상쾌함, 인삼공사 정관장은 건강함을 고객에게 약속한다.

 

기업들이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가치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객들이 기업에 대한 경험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기업과 거래하면서 무엇을 보고 느꼈으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요인이 무엇이며, 아직 충족되지 않은 니즈와 기대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해 기업의 이익이 보장되는 한도에서 가치제안을 개발해야 한다.

 

고객로열티는 태도의 변화를 통해 행동으로 유도하게 되는데, 가치제안은 고객의 각 거래 단계별로 차별화된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만족 경험은 그동안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능적 가치에 의존해 왔으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과 서비스의 기능적 차별성이 줄어들고 있어 이제는 고객의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감성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인삼공사 정관장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1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은 6년근 홍삼, 사포닌 등 제품의 기능적인 가치보다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신뢰감, 성공하는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챙겨먹는 자부심, 매장에서 직원들이 가족의 건강을 챙겨주는 친밀감 등 감성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차별화된 가치제안을 개발하려면 고객의 경험프로세스 상에서 고객이 충성하게 되는 핵심로열티 요인(Critical Loyalty Driver)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경쟁사 대비 차이점을 분석해야 한다. 고객의 핵심 로열티 요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제안을 개발하고, 고객접점에서 고객만족 경험을 위한 브랜드 고객경험을 설계한다. 브랜드란 제품을 구별하기 위한 상표나 로고뿐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경험약속을 의미한다. 기업의 정체성을 명확히 설정해 고객에게 어떠한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새로운 브랜드 고객경험 설계에 반영한다.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고객관리 활동 모델을 개발하며, 이러한 브랜드 고객경험 약속을 기반으로 고객이 얻게 되는 혜택 위주로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해야 한다.

 

인삼공사 정관장은 고객의 경험 프로세스를 정보탐색 단계에서부터 재구매할 때까지 크게 7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별로 고객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느끼는 핵심요인을 55개 도출해 관리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고객경험조사를 통해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객경험 개선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3.기업 정체성에 맞는 브랜드 행동 및 고객 관계관리 활동 모델을 개발하라 CRM을 개인이 하는 것보다 기업이 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이유는 여러 조직원들이 마치 한 사람이 하는 것처럼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고객접점에서 기업이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제안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행동해야 할 브랜드 행동을 설계하고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

 

 

 

브랜드 행동 매뉴얼은 고객에게 가치가 있어야 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직원들의 태도와 지식,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교육과정도 함께 설계돼야 한다.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활동은 크게 5단계로 구분된다. 1)가망고객 발굴 활동 2)신규고객 창출활동 3)고객가치 증대활동 4)우수고객 유지활동 5)고객관계 확장활동에 대해 직원들의 표준화 활동 모델을 정의해야 한다. 고객관계관리 활동은 마케팅과 세일즈, 서비스 과정에서 다양한 접촉채널 별로 일관되고 통합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유도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TV광고와 홈쇼핑, 콜센터, 매장의 연관성을 가지지 못하고 각자 영업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TV광고나 캠페인을 하게 되면 고객이 반응해 콜센터나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탐색하게 되는데 이러한 고객의 문의에 제대로 대응하는 활동도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이 1997년도부터 하고 있는 전담고객관리(Key Account Management) 제도는 CRM 성공사례다. 회사가 정한 우수고객에 대해 전담관리자를 지정해 고객을 1 1로 세심하게 관리한다. 매일 신규 관리대상 고객이 시스템 상으로 자동 감지되고, 지점장은 신규 관리 대상고객의 가치와 투자성향을 파악해 적절한 관리자를 선정한다. 신규 관리고객을 지정받은 관리자는 고객에게 환영인사를 하고, 사전에 정의된 이벤트별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 신영증권도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벤트기반의 표준 영업활동 모델(Event Driven Activity Model)을 만들어 CRM 시스템에 반영했다. 최고의 영업성과를 내는 베테랑급 영업사원 워크숍을 통해 고객에게 발생하는 약 150여 개의 이벤트별로 영업 표준 활동 모델을 개발했다. 영업 직원은 출근하자마자 본인이 관리하는 고객의 이벤트를 자동으로 조회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가령 펀드 목표 수익률이 도달된 고객, 자산이 전월에 비해 일정부분 감소 또는 증가한 고객, 배당이나 감자가 발생한 고객, 3000만 원 이상 신규 등록 고객 등 영업 직원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이벤트들을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감지한다.

 

4.고객을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재설계 하라 프로세스란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간의 연결된 업무를 말한다.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하고 그 성과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로열티 제고를 위해 일관성 있고 의도적이며 경쟁사와 차별화되고 고객에게 가치있는 고객경험을 보장하려면 기업내부 프로세스를 재설계해야 한다.

 

기업들이 BPR을 많이 추진하고 있지만 구매조달, 제조생산, 물류, 마케팅, 인사급여 등 기능단위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시스템을 자동화하면서, 고객에게 가치를 원활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조직 간 사일로(Silo)를 만들어 BPR의 성과를 제대로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프로세스 개선은 가치제안에 기초를 두고 프로세스를 통합해야 CRM의 사업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프로세스가 고객이 받아 줄 수 있는 수준인지, 조직에 잘 적응되는지 점검해야 하며, 프로세스 성과를 주기적으로 측정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미래에셋은 창립 초기에 은행 PB 출신 및 투신사 경력자를 통해 각자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고객관리 및 자산관리 서비스를 해왔다. 그러다가 확장기에 들어서면서 고객수의 급속한 증대와 신규 직원 채용에 따라 통일적이고 체계적인 고객관리 및 자산관리 프로세스 확립을 위해 프로세스를 재설계했다. 이를 통해 일정 수준 아래의 직원(신입사원, 성과부진 사원 등)들을 끌어올리고, 전사적으로 균일한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 품질을 높임으로써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5.고객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설계하고,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라 고객로열티에서 중요한 요인이 바로 사람이다. 뛰어난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과 재거래 할 확률은 10∼20배 정도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다. 실제로 조직과 인력의 역량이 높은 기업은 사업 성과와 높은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객접점에 있는 마케터나 영업사원, 콜센터, 서비스 사원들이 이제는 제품을 판매하는 기능적 역할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파악해 문제 해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부가가치가 높은 컨설턴트의 역할로 바뀌고 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새로운 고객 관계관리 역량 모델을 정의하고, 주기적인 역량 평가를 통해 부족한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조직 내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직원을 찾아 Best Practice를 발굴하고, 이러한 Best Practice를 전사적으로 공유하게 함으로써 조직의 역량수준을 상향 평준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파트너들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재정의 하고, 파트너의 역량 강화도 해나가야 한다.

 

아직 대부분의 기업들은 제품중심 또는 기능중심의 조직 체제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고객 관계 관리를 어렵게 하는 구조로 평가된다. 제품중심의 조직은 제품별 매출 실적을 높이는 것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기능식 조직체계는 고객 지향적이라기보다 원가중심의 생산성 지향적으로 시장변화에 유연하지 못하다.

 

진정으로 고객중심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도할 수 있는 조직구조가 바람직하다. 고객중심 조직의 한 형태는 고객 세그먼트별 조직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가의 브랜드제품을 선호하는 고객군과 가격에 민감한 고객군이 있다고 가정할 때, 기능식 조직구조에서는 제품개발, 마케팅, 영업, 서비스의 기능단위로 조직이 구성돼 있어 각 기능조직 내에서 고객 세그먼트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수행해야 한다. 한 조직에서 고가마케팅과 저가마케팅을 동시에 수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객 세그먼트별 조직체제에서는 제품개발, 마케팅, 영업, 서비스 등 프로세스를 고객 세그먼트별로 분리하고, 제품군 내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분리하며, 효율성의 관점에서 필요한 기능을 통합한 조직 형태를 구성한다. 고가 마케팅을 위한 제품개발, 마케팅, 영업, 서비스 조직과 저가마케팅을 위한 조직을 이원화하는 조직구조 형태를 검토해 볼 수 있다.

 

고객로열티 강화를 위한 고객중심 경영을 위해서는 책임과 권한을 가진 CCO(Chief Customer Officer)를 임명해야 한다. 조직이 고객 중심적으로 일하려면 임원진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데, 현재의 각 기능별 임원 또는 사업단위별 임원 체제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어렵다. 제품이나 각 업무기능의 입장이 아니라, 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경영을 이끌 수 있는 책임 있는 임원진의 선정이 꼭 필요하다.

 

 

미국 크라이슬러사는 2007년 자동차업계 최초로 CCO직을 신설하고 더글러스 베츠를 신임 CCO로 임명했다. 더글러스 베츠는 수석 부사장을 겸임하면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고객과의 접점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프로세스와 조직, 문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진정으로 고객중심 회사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6.고객을 360도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통합 고객DB를 구축하라 한국 기업들도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CRM을 도입하면서 점차 많은 양의 고객 데이터가 쌓이고 있지만, 이 데이터를 가지고 무엇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우선 여러 가지 데이터를 쌓아 놓으면 나중에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CRM을 추진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막연한 기대는 막연한 현실로 돌아올 뿐 기업에 아무런 혜택을 주지 못한다.

 

통합고객DB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누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설계한 후, 이를 위한 통합고객 데이터 모델을 구축하고, 여러 곳에 산재한 고객정보를 수집하거나 새로 모아야 한다. 모아진 고객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활용할지 모르고 있고, 심지어 마케팅 부서에서도 고객 데이터보다 매출 데이터 위주로 분석하고 있어 고객데이터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통해 마케팅 기회를 탐색하고, 고객에게 경쟁사보다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업 직원들이 데이터에 근거한 마케팅과 세일즈 기법을 습득하고 적용해야 한다.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위해서는 1)고객 가치를 이해하고 2)고객 니즈를 파악하며 3)기업에 대한 고객의 태도를 이해하고 4)고객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 데이터는 단순한 거래데이터뿐 아니라, 고객접촉, VOC, 캠페인, 고객태도 이력 등을 수집해야 한다. 고객은 기업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하면서 경험하고 있는데, 기업은 고객이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경험하고 행동하는지 정보가 없거나 여러 시스템에 분산 위치해 있어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많다.

 

통합 고객DB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분산된 고객DB를 하나로 모으고, 고객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고객정보를 하나씩 수집해 나가야 한다. 통합된 고객DB는 고객접점에 있는 모든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형태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하고, 고객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도록 정보 보안 정책이 필요하다. 확보된 고객 정보는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해 고객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본인의 정보를 본인이 직접 통제하고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CRM 전략과 프로세스를 제대로 지원할 수 있는 IT 시스템을 구축하라

IT 시스템은 많은 조직원들이 마치 한사람이 일하는 것처럼 기업의 Single Image를 위해 필요하다. IT 시스템을 통해 통합된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각 직무별로 분담된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직원의 업무 생산성 및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다.

 

IT 시스템은 1)CRM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시스템 2)CRM 실행을 지원하는 시스템 3)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시스템 4)고객의 경험관리를 지원하는 시스템 5)CRM 성과관리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CTI, DM, E-mail, SMS, FAX와 같은 1 1 온라인 채널뿐 아니라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편리하고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

 

고객의 경험관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Touchline에 따라 고객의 경험정보를 수집 관리하고, 고객의 핵심 로열티 요인에 대한 고객경험 만족도 점수를 관리하며, 고객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가치제안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CRM 성과관리를 지원하려면 CRM Scorecard에 대해 주기적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CRM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목표대비 진척도 관리를 통해 CRM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CRM 시스템의 구축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스템 계획 아래 우선순위에 의해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스템 구축 우선순위는 2)-3)-4)-5)-1) 순으로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동안 CRM 시스템 도입을 위해 DW/OLAP 시스템 위주의 분석 CRM 시스템을 최우선으로 도입한 경향이 있는데, 이는 고객데이터의 부족과 활용도의 미흡으로 실패하기 쉽다. 영업현장의 고객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SFA 시스템부터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호생명은 2007년도에 업계 최초로 CRM-SFA 시스템을 도입해 약 7000명의 보험설계사의 영업활동을 성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금호생명이 기존에 사용하던 영업정보 시스템을 버리고 새로운 CRM-SFA 시스템을 개발한 이유는 영업 현장에 있는 재무설계사(FP)와 관리자의 활동을 시스템을 통해 좀 더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금호생명은 국내 보험사 최초로세일즈 8단계를 자동화해 가망고객 등록, 영업기회 등록, 고객접근, 정보수집, 니즈분석, 재정설계, 계약체결, 고객관리 단계를 FP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관리자가 FP들의 활동 정보를 보고 코칭할 수 있도록 코칭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말일자 보험금 자동이체 결과도 수금마감 당일에 계약, 입금 등의 내용을 시스템에 바로 반영해 예상 유지율을 통한 고객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8.고객중심의 성과관리 체제를 구축하라 측정하면 개선할 수 있다. 고객로열티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객중심의 성과지표를 설계해 측정하고 개선해나가야 한다. 성과지표는 변화와 혁신을 유도하고, 조직 내의 의사소통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므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 나침반 역할을 한다. 고객중심의 성과관리를 위해 다음 세 가지 관점의 성과를 관리해 나갈 것을 권고한다. 직원들의 수행역량이 고객의 경험만족도에 영향을 미치고, 고객의 경험이 고객의 관계가치(매출)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이들 간의 상호 상관관계 분석을 통한 균형 있는 성과관리가 필요하다.

 

첫째, 고객 관계자산(Customer Equity)을 측정하고 성과를 관리하라. 그동안 경영진은 주로 재무적 관점의 매출실적 위주로 성과를 관리했는데 이것은 과거중심의 후행지표로서 사업의 성과를 평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지만 미래의 경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객의 행동이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지 고객의 로열티 행동을 측정해 고객의 관계가치를 관리해야 한다.

 

둘째, 고객의 태도 로열티(Loyalty Index)를 측정하고 성과를 관리하라.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CS경영을 하면서 고객만족도 중심의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해왔다. 그러나 고객만족도는 결과중심의 성과지표로서, 고객의 각 거래 단계별 과정상의 고객경험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이제 고객로열티 개선을 위해 고객의 경험상에서 각 과정별로 고객경험 만족도를 측정하고 그 성과를 관리해 나가야한다.

 

셋째, 내부 조직의 CRM 수행역량을 측정하고 성과를 관리하라. 고객의 거래단계별로 차별화된 만족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내부조직의 CRM 수행역량이 강화돼야 한다. 고객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역량, 고객의 구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캠페인 역량, 고객과 상담하고 고객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영업역량,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서비스 역량 등 조직과 채널, 직원들의 수행역량과 사업성과를 측정 관리함으로써, 조직의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9.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경험을 관리하라 최근에 기업들이 고객만족도에 대한 조사를 많이 하고 있지만 조직의 평가용으로 사용할 뿐, 고객만족도와 고객 로열티 간의 연관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고객만족도뿐 아니라 고객 로열티 수준도 평가함으로써 고객이 재구매하고 유지되는 요인을 파악해 가치제안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전체 고객에 대한 고객만족도 평균치는 실제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세그먼트별로 만족도와 로열티를 세분화해 관리해야 한다.

 

고객로열티는 거래 단계별로 보고 느끼는 고객경험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각 단계별로 고객의 불만이나 기대사항을 체계적으로 수집 관리하고, VOC 중에서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요인은 무엇이고, 실제 경험한 만족도가 어떠한지, 경쟁사보다 어느 정도 차별성을 느끼는지에 대한 고객경험만족도를 측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요인에 대해서 경쟁사와 유사업종을 벤치마킹하고, 최고의 벤치마크 데이터를 목표로 설정해 지속적인 가치제안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직원들이 진정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경험을 체험하기 위해서 사내 ‘CEM 그룹을 신설해 자기 기업 매장에서 거래를 체험하거나 경쟁사 매장에서도 거래를 체험해 봄으로써 실제 고객의 경험을 이해할 수 있다. 또는 외부 모니터를 활용하여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인삼공사 정관장은 체계적인 고객경험 관리를 위해 매년 주기적으로 고객의 경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고객경험만족도 평가를 통해 핵심로열티 요인을 파악, 새로운 가치제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객경험 데이터는 고객 세그먼트별로 고객 FGI를 하거나, 개별인터뷰 또는 VOC 조사를 통해 수집했다. 고객의 경험을 분석한 결과 우수고객들은 100% 순수 홍삼제품을 요구했고, 특히 선물할 경우 뿌리삼을 구매해 별도로 홍삼액을 추출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구매해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착안해 개발한 홍삼 추출액은 대표적인 히트 제품이 됐다. 인삼공사는 이러한 고객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CEM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주기적인 고객경험 만족도 평가, 주부모니터링, 국내외 선진기업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기업내부 직원들이 새로운 가치제안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CEM팀에서는 제품개발, 마케팅, 영업, 서비스 등 조직내부에 고객의 경험정보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마케팅 본부장 주도하에고객경험 개선위원회를 신설해 전사적인 변화와 혁신을 유도해 가고 있다.

 

<그림1> CRM 9 Building Blocks에 따라 국가별 특징을 살펴보면 한국은 주로 4.프로세스 관리와 7.IT 시스템 구축을 위주로 CRM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고객관계관리보다 마케팅 비용의 효율성을 중요시 하면서 8.성과관리와 1.고객세분화 및 타깃팅 위주로 CRM을 추진하는 경향을 갖고 있다. CRM을 비교적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럽은 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가치창출을 위하여 5.직원의 역량강화와 2.가치제안 개발 부문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CRM은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경험을 기반으로 아직 충족되지 않은 고객 니즈를 찾아 가치 제안을 개발하며, 고객접점에서 제안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 기업들도 IT위주의 CRM보다는 9.고객경험관리 2.고객경험 기반의 가치제안개발 5.직원들의 역량강화 부문에 중점을 둘 것을 권고한다.

 

 



로열티를 만들 수 있는 고객경험

고객만족에서 얻지 못한 답들을 고객경험의 어떤 것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우선경험의 정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고객경험을 찾아내고 관리하는 과정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선 고객경험관리를 설명하기 전에 경험이란 무엇인지 살펴본다.

 

경험의 정의

고객경험관리(CEM: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에 대한 책을 처음으로 쓴 콜린 쇼 (Callin Shaw)와 존 아이븐 (John Iven)1  “경험이란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해주는물리적인 실행력(physical performance)’과 그것을 통해 겪으면서발생하는 감정(evoked emotions)’의 혼합이다라고 정의한다. 이 두 가지를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그림1)

 

 

 

다양한 접촉점은 소비자나 고객들이 기업의 활동을 경험하는 순간에 만나게 되는 실체가 있는 것이다. 접촉점들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모든 접촉점들이 중요한 게 아니라 관리가 가능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 고객들의 인식에 명확하게 자리 잡혀 있는 접촉점들 중에서 관리가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접촉점이란 영어식 표현으로컨택 포인트(Contact Points)’ ‘터치 포인트(Touch Points)’ ‘진실의 순간(MOT: Moments of Truth)’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표현은 다를지라도 경험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물리적인 실행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접촉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이는 물리적인 실행력이 나타나는 영역이 세 가지라는 뜻이기도 하다. 첫째, 상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Products & Services). 둘째, 사람들과 시스템(Peoples and Systems), 셋째,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이다.

 

발생한 감정은 다양한 접촉점에서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접촉하게 되는 순간 동시에 발생하는 감정을 말한다. 긍정적 반응도 있지만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영어식 표현으로 긍정적인 반응은클레임(Claim)’이라고 한다. 클레임은 어떤 고객이 해당 기업과의 접촉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 접촉점에서의 기업 활동을 매우 긍정적으로 칭찬하거나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반대의 경우는블레임(Blame)’이라고 한다.

 

접촉점이 하드웨어적이라면, 발생한 감정은 소프트웨어적이다. 주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것으로, 고객 응대를 할 때 친절한 말투, 공손한 표현, 쉬운 설명, 개별적인 관심 등이 접촉점에서 잘 나타날수록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낸다.

 

경험의 유형

고객 경험은 능동적 경험과 수동적 경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나누는 기준은 고객의 입장이다. 기업이 이미 마련해놓은 접촉점들을 통해 고객이 능동적으로 기업에 다가갈 때 발생하는 경험을 능동적 경험이라고 한다. 기업이 마련한 접촉점들을 통해 기업이 보내주는 정보나 서비스를 받으면서 발생하는 고객 경험을 수동적 경험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서 문의할 때(In-bound call) 발생하는 경험은 능동적 경험이고, 고객이 고객센터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을 때(Out-bound call) 생기는 경험은 수동적 경험이다.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청구서, 해피 콜(Happy call), 가입할 경우 제공받는 웰컴 키트(Welcome Kit), 온라인에서의 팝업 창, 광고나 홍보를 통한 정보 접촉 등은 모두 수동적 경험이다. 고객이 매장에 찾아와 상품 문의를 하거나, 카탈로그를 요청하거나, 애프터 서비스를 신청할 때 발생하는 경험들은 능동적 경험들이다.

 

능동적 경험은 수동적 경험보다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능동적으로 기업에 다가가는 고객들은 어떤 준비가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미 심리적으로 비교적 높은 자기관여도(self-involvement) 상태에 있기 때문에 기업에 대해 기대치가 높거나 감정도 비교적 예민한 상태이다. 능동적 경험을 하는 고객들은 경쟁사에서 겪을 수 없던 긍정적 경험을 하게 되면 로열티로 전환되고 증폭되는 속성이 강하다. 물론, 부정적인 경험을 할 때 역시 증폭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능동적 경험을 하는 고객들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수동적 경험은 능동적 경험보다 중요성은 떨어지지만 매우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는 감사의 뜻으로 고객에게 전화를 하지만 전화시간이 근무시간이나 회의시간과 겹쳐있을 때 고객들은바쁘니 다음에 전화하라면서 회피한다. 다음번에 전화 했을 때 역시 근무 중이거나 회의 중일 경우에는 오히려 짜증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전화를 거는 시간이나 방법이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고객경험관리

앞의 정의에서 말한 두 가지, ‘물리적인 실행력과 그것을 통해발생하는 감정을 잘 관리하는 것이 고객경험관리의 기본 개념이다. 물리적인 실행력에 대해서 고객들은 낮은 수준부터 높은 수준까지 평가할 수 있고, 발생하는 감정 역시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까지 평가할 수 있다.

물리적인 실행력과 그때 발생한 감정으로 구성되는 경험은곱셈의 속성을 가진다. 물리적인 실행력은 좋은데 그때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다면 결국 부정적인 경험이 된다는 의미다. 아무리 큰 수라도 0을 곱하면 결국 0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항상 긍정적인 물리적 실행력과 감정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내고 관리해야 한다.

 

 

고객경험관리의 순서

이 글에서는 고객경험관리의 절차를 간략하게 각 절차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고객경험관리의 절차는 <그림2>와 같다.

 

 

 

1 단계: 진단 및 분석

진단과 분석은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면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부터 잘못되면 전체가 잘못된다.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핵심고객층을 정의하고 그들의 특성과 함께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고객 경험을 진단하고 분석하는 과정이다.

 

고객 경험을 분석할 때 핵심고객층의 경험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추세도 파악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중요한 고객접촉점의 정의와 분석’ ‘로열티를 촉진시키는 주요 경험을 파악하는 것이다.

 

중요한 고객접촉점의 정의와 분석: 고객들이 기업의 브랜드와 기업 활동을 겪어볼 수 있는 중요한 접촉점들을 파악하고 선정하는 단계다. 구매의사 결정과정이나 매장에서 동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외국어 표현으로터치 포인트 매핑(Touchpoints Mapping)’ ‘상호작용 매핑(Interaction mapping)’ ‘커스터머 저니(Customer Journey)’ 등이 있다. 표현은 모두 다르지만고객의 경험지도라는 기본적인 개념은 같다. 자신의 브랜드를 탐색하고 경쟁사와 비교평가한 후 고객들이 구매 후 활동에 이르는 구매의사결정과정 및 매장탐색, 진입, 상품 살펴보기, 구매상담, 매장에서 나가기 등 매장에서의 동선을 고려해 중요한 접촉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중요한 접촉점은 고객들의 인식 속에 분명히 자리 잡혀 있는 것으로, 기업 입장에서 볼 때 관리 혹은 통제가 가능한 것들이다. 경험상으로 볼 때, 자세히 조사하면 하나의 상표에 대해서 약 40여 가지의 접촉점들이 나타나지만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15개 정도로 압축되게 마련이다. 또한 대부분의 중요한 접촉점들은 매장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객경험요소 및 부정적 경험원인 파악: 주요한, 그리고 관리해야 할 접촉점들이 구매의사 결정과정이나 매장에서의 동선을 고려해 결정됐다면, 그 접촉점에서 고객들이 기대하는 경험요소를 파악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경험 요소들은 물리적 실행력과 감정을 결과적으로 만들어내는 것들로서, 상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Products & Services), 사람들이나 시스템(Peoples and Systems),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 영역에서 경험 요소들이 발견된다. 특히 고객의 부정적인 경험을 발생시키는 요인들에 대해서는 부정적 경험의 원인을 꼭 파악해야 한다. 파악하는 과정에서 기대치가 높은 것과 실제 경험한 것들에 대한 차이(Gap)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차이가 클수록 개선해야 할 우선과제일 가능성이 높다.

 

단골을 만드는 촉진제(Loyalty driver)의 도출: 중요 접촉점과 경험 요소들을 찾고 나면 대략적으로 고객들이 어떠한 경험을 요구하는지와 함께 어떤 경험을 제공하면 로열티가 높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정성조사를 통해 고객들이 진정 원하는 경험인지, 그 경험을 완성시키기 위해 필요한 촉진제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가설을 검증한다.

 

2 단계: 비전 및 전략

가설검증과 핵심 촉진제를 찾았다 하더라도 기업의 비전이나 기업전략과 맞지 않는다면 그 경험은 적절치 않다. 기업의 비전이나 사명(Mission statement)과 비교해 적절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적절한 경험 가설과 핵심 촉진제들을 전개할 수 있는 단기,중기, 장기의 로드맵과, 이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업 인프라 및 변화관리에 대한 기본 계획 수립이다.

 

추진 로드맵 수립: 진단과 분석을 통해 검토된 가설검증과 로열티를 키우는 핵심 촉진제를 찾았다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추진 전담팀을 구성해야 한다. 전담팀은 생산 및 연구, 마케팅, 영업, 기획, 인사, IT 등 다양한 인력 및 이들을 리드할 임원으로 구성되는 것이 좋다.

 

전담팀은 가설과 촉진제 등을 면밀히 검토해 단기, 중기, 장기의 전체적인 추진 로드맵을 그려나가는 동시에 고객경험 관리를 위해 기업 내 필요한 인프라 구성이나 변경, 변화관리를 위한 제반 활동을 동시에 검토한다.

 

가설이나 촉진제별로 고객에게 제공되는 경험의 중요성, 얼마나 빠르게 개선돼야 하는가와 같은 시급성, 개선할 경우 효과가 큰 것과 적은 것, 소요되는 자원이나 비용 등을 따져봐야 한다. 이런 경험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시될 수 있는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도 설정한다.

 

3 단계: 고객경험관리 설계

이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CEM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비전 및 전략단계에서는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지만, 이 단계에서는 보다 명확한 고객경험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CEM 프로그램의 개발: 가설과 촉진제를 검토해 로드맵을 만들고 해당하는 가치제안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최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할 과제를 정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경험을 보다 잘 구성하게 할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고객경험관리에서 가장 창의력을 요하는 단계다. 전담팀에서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고, 기업내부의 임직원들에게 아이디어를 구할 수도 있다.

 

 

과제를 선정하면서 추진 과제별로 전담 부서를 정하고 책임과 역할에 대한 규정을 해야 한다. 동시에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세스를 규정하고 최적화할 방안도 탐색해 상세한 고객경험관리 프로세스를 설계한다. 필요한 인프라나 프로세스에서 무엇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운영가이드도 만든다.

 

4 단계: 고객경험관리 실행

이 단계에서는 실제로 고객경험관리를 실행한다. 파일럿 테스트와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사 확산에 노력해야 한다.


파일럿 테스트
: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 매뉴얼을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곧바로 실행할 수는 없다. 파일럿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몇 개의 매장을 시범적으로 선택해 고객 접촉점에서의 실행 매뉴얼이 적확한지를 파악하거나, 인프라 및 프로세스 점검 후 시범매장에서 성과를 평가해본다. 이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상황에 부딪히거나, 실행 매뉴얼의 수정 및 보완점이 발견된다.

 

커뮤니케이션: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고객경험관리 프로그램을 기업내부의 임직원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외부의 고객들과도 커뮤니케이션 한다. 기업내부는 이벤트로 하는 경우가 많고, 외부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는 고객경험관리 프로그램을 하나의 서비스 브랜드로 만들어 광고하거나 홍보한다.

 

예를 들어, 코오롱 스포츠의그린스마일 서비스는 고객경험관리의 대표적 사례다. 경험이 가장 중요하게 발생하는 매장에서 고객들이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동선과 함께 중요한 접촉점을 파악한 후 접촉상황에서 고객들이 바라는 경험들을 파악했다. 그것들 가운데 개선효과가 크며 직영점이나 대리점 모두가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중요하면서 혁신적 변화를 줄 수 있는 10가지를 선택해그린 스마일 서비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고객 중심으로 혁신하기 위한 내부 분위기를 다지는 동시에 매장에서의 고객경험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을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고객경험관리를 브랜드로 내세워 광고를 진행한 사례는 SK텔레콤의생각대로-T’ 캠페인이다. 고객이 서비스를 인지하는 순간부터 가입, 이용, 해지, 해지 이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29개 구간으로 나누고, 이러한 과정에서 겪는 고객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117개로 정리했다. 고객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얻고자 임직원들과 고객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했고, 경쟁사 대리점과 다른 업종의 영업매장까지 관찰했다. 중요한 접촉점에서 고객들이 바라는 경험치를 상품 서비스로 구성했다. ‘T끼리 할인’ ‘T끼리 온가족 할인’ ‘알아서 미리 차단해주는 스팸 필터링’ ‘위성 DMB가 무료’ ‘데이터 존 Free 요금’ ‘집전화 휴대폰 세트로 묶으면 할인’ ‘1초 단위 요금제등이 고객경험관리 결과로 나타난 프로그램들이며 그것들을 통합한 브랜드가생각대로-T’. 단순한 광고아이디어가 아니라 접촉점에서 고객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것을 제공하겠다는 고객경험관리를 브랜드화했기에 ‘(고객들이 바라는 대로) 생각대로-T’인 것이다.


전사 확산: 고객경험관리의 가장 큰 효과는 결과적으로 전 직원의 고객중심 마인드의 함양이며, 그 다음으로는 기업이미지의 차별화와 단골고객 증가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성장하는 동력은내부적인 추진력외부에 대한 대응이다. 모두 다 중요하지만 우선을 따지면 내부적인 추진력이다. 고객경험관리를 통해 단골고객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내부적인 추진력이 가장 중요하다. 최고경영자가 앞장서서긍정적인 경험을 통해 단골고객을 만들자라고 전파시켜 전사확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5 단계: 고객경험관리 성과측정

고객경험관리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관리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

 

성과관리를 위한 지표: 성과관리를 위한 KPI를 개발하고 설정하는 것은 마지막 단계에서 하기보다는 3단계 설계부분에서 검토하고 설정한다. 5단계에서는 KPI의 세부지표들을 확정해야 한다. 정성적이고 정량적인 지표를 확정하고, 재무성과와 함께 단골고객의 증가 및 유지와 관련한 고객지표, 고객경험관리 활동과 관련된 지표들을 개발한다.

 

진단: 정기적으로는 고객경험 만족도 조사, 직원인터뷰, 지점별 진단, NPS 조사,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2 등을 실시해 나타난 개선점이나 수정, 보완점들에 대한 대안을 경험관리 프로세스에 반영한다. 매장이나 고객센터 혹은 고객접점에서 경험관리 프로세스를 전파하고 교육하는 일도 진행한다.

 

정해동 대표는 중앙대 광고홍보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IMC를 전공했다. 현재 고객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IMC, CRM, CEM 등을 실행하는 컨설팅 회사인커스토머 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통합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즈-IMC’ ‘고객접촉점이 마케팅이다 5권의 저서와 2권의 공저, 2권의 번역서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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