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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기업가정신

기술혁신-기업가 양성, 대학이 불을 댕겨라

이방실 | 68호 (2010년 11월 Issue 1)
 
 
 
조지프 슘페터는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 행위가 자본주의의 역동성 및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종(異種)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하는 21세기 지식 경제시대에 창의와 혁신을 요체로 하는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 활동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대학의 기업가정신(university entrepreneurshi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Rothaermel, Agung and Jiang(2007)은 대학 기업가정신에 대해 “넓게 보아 특허, 라이선싱, 창업, 창업보육센터와 과학기술단지를 통한 기술이전 촉진 및 지역경제개발 촉진과 관련된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대학 기업가정신과 관련한 173개의 기존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이 논문에서 그들은 대학 기업가정신에 대한 연구가 크게 기업가적 대학(entrepreneurial university), 기술이전부서의 생산성(productivity of technology transfer offices), 신규 기업 창업(new firm creation), 혁신 네트워크를 포함한 환경적 요소(environmental context including networks of innovation) 등에 대한 연구로 나눠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대학들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 하에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연구 역량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업화하고 산업계로 이전시켜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가정신 육성을 위한 대학들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자율과 실용을 중시하는 문화적 배경 아래 미국 대학들은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도전적인 차세대 기업가를 배출하고, 혁신적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힘을 기울여왔다. 미국 내에서도 대학 기업가정신의 베스트 프랙티스로 꼽히는 주요 대학 및 민간 단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MIT: 혁신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는 생태계 조성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MIT는 과학기술 분야의 세계 최고 대학답게 기술 기반의 혁신적 벤처 창업에 중점을 두고 기업가정신을 육성하는 대학이다. ‘Mens et Manus(Mind and Hand를 뜻하는 라틴어), 즉 실제 생활(hand)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mind)이 참된 의미를 갖는다는 MIT의 모토에 기반해, 혁신적 기술의 상업화가 촉진될 수 있는 ‘기업가 생태계(entrepreneurial ecosystem)’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왔다.
 
 
MIT의 기업가 생태계는 대학 구성원들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창업 단계별로 지원하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그림 1, 2) 즉, 1)아이디어 도출 2)타당성 검증 3)상업화 4)사업 계획 개발 5)창업 등 각 단계별로 교육, 멘토링, 네트워킹, 펀딩 등의 기능을 직접 제공하거나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공식 기관들이 있다. 이 중 MIT 기업가정신센터, 벤처 멘토링 서비스(Venture Mentoring Service·VMS), 데시판데 센터(Deshpande Center)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MIT 기업가정신센터는 1990년 에드워드 로버츠(Edward Roberts) MIT 슬론스쿨(경영대학원) 교수의 주도로 출범했다. MIT 기업가정신센터가 추구하는 목적은 크게 △교육(educate) △양성(nurture) △교류(network) △축하(celebrate)의 4가지로 요약된다. 기업가정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차세대 기업가를 양성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과 기존 사업가, 투자자 등을 서로 연결시켜 창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을 줌은 물론, 성공한 기업가들의 업적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축하함으로써 기업가정신을 확산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MIT 기업가정신센터 출범 당시만 해도 MIT내에 개설된 기업가정신 관련 과목은 ‘신생 기업론(New Enterprises)’ 단 한 강좌에 불과했다. 하지만 1996년 상근(full-time) 매니징 디렉터를 따로 고용하고 교수진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기 시작하면서, MIT 기업가정신센터는 5년 만인 2001년, 기업가정신 관련 수업을 21개로 늘릴 수 있었다. 빌 올렛(Bill Allet) MIT 기업가정신센터 매니징 디렉터는 “현재 기업가정신 관련 개설 과목은 50개가 넘는다”며 “종신교수직(tenure track)을 목표로 하는 대학 교수(academic faculty)와 실제 기업 운영을 했거나 투자자로서의 경험이 많은 실무 교수진(senior lecturers) 약 25명이 이론적 토대와 생생한 실무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VMS는 검증된 기술과 경험이 사업 초기부터 결합될 때 벤처 기업의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믿음 하에 2000년 출범했다. 프리미엄 오디오 장비 업체인 보스(Bose Corporation)의 사장을 역임했던 셔윈 그린블랫(Sherwin Greenblatt) 등 내로라하는 기업가 및 벤처 캐피털리스트 등이 멘토로 참여, 창업을 꿈꾸는 기업가들에게 무료로 상담을 해 준다. 상담 영역은 제품 개발, 마케팅, 재무 관리, 인사관리, 지적재산권 관리 등 다양하다. 설립 후 2007년 중반까지 약 900명의 잠재 기업가(약 500개의 창업 아이디어)들에게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이 가운데 실제 창업으로 연결된 기업은 90여 개에 달한다. 2000년 설립 당시 7명에 불과했던 멘토들의 수도 지금은 1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일종의 개념검증(proof-of-concept·상업화가 가능한 아이디어인지를 검증)센터인 데시판데 센터는 2002년 MIT랩에서 나온 첨단 연구 결과의 상업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출범했다. MIT 출신 기업가이자 시카모어 네트워크(Sycamore Networks) 창업자인 데시판데 박사 부부가 사재 2000만 달러를 털어 설립했다. 센터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너무나 혁신적이어서 리스크가 큰 탓에 벤처 캐피털조차 투자하기를 꺼리는 대학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돈을 지원하는 것. 크게 ‘점화 지원금(Ignition Grants)’과 ‘혁신 지원금(Innovation Grants)’ 두 가지로 나뉜다. 점화 지원금은 초기 단계 아이디어의 타당성 검증을 위해 프로젝트 당 최대 5만 달러를, 혁신 지원금은 추후 벤처 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충분할 정도까지 사업화를 진척시킬 수 있도록 최대 25만 달러를 지원한다.
 
데시판데 센터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8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10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총 22개 회사가 창업에 성공했다. 지원 프로그램 외에 데시판데 센터는 ‘촉매자 프로그램(Catalyst Program)’도 운영 중이다. 창업 경험이 많은 기업가나 벤처 캐피털리스트(일명 ‘촉매자’)들이 자원 봉사 개념으로 그룹을 이뤄 지원금을 받은 연구 프로젝트마다 각종 조언을 해 줌으로써, 기술의 상업화를 가속화하는 데 일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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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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