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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을 통한 디지털 마케팅 컨버전스

써 보신 분, 어땠어요? 모바일 앞에 ‘일방 마케팅’은 없다

이성욱,이정우 | 64호 (2010년 9월 Issue 1)
 
 

수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이해하고 알기 위해 노력한다.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활용해 자사의 고객을 분류하고, 타깃 고객군을 선정해 고객군마다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기업의 이러한 CRM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객 충성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새로운 캠페인을 벌여도 고객이 외면하거나 구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히려 고객들은 마케터들이 발송한 캠페인 메시지보다 친구, 가족,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된 보이지 않는 이웃의 이야기를 더욱 신뢰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고객들은 캠페인을 통해 상품·서비스를 인지한 후에도 <그림1>처럼 마케터가 기대하는 구매사이클을 따르지 않는다. 수많은 이웃에게 조언을 구하느라 실제 고객들의 구매절차는 <그림2>와 같이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 고객의 특성은 점점 다변화되고, 요구사항은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한정된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가공한 정보에 기반한 전통 CRM에서 고객 접근법의 정확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객들의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음성통화, 소셜 네트워크, 검색엔진, 블로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마케터가 이를 모두 통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디지털미디어 융합의 기회
최근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는 궁지에 몰려있는 마케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높은 사양의 처리장치와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구현해 PC 못지않게 사용이 쉽다. 전화기, 카메라, 네비게이션, PC 등으로 분산됐던 사용자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하나로 융합할 수 있다. 또 3G와 무선랜(WiFi)을 통해 24시간 온라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앱스토어라는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사용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스마트폰은 20, 30대 사용자를 중심으로 24시간 손에서 떨어지지 않는, 마치 몸의 일부 같은 정보기기가 됐다.
 
스마트폰은 홈페이지, 검색엔진,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소셜 게임 등의 다양한 디지털미디어를 단일기기 상에서 시공간의 제약없이 구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용자가 삶의 흔적이 쌓인 거대한 세계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플랫폼이 된 것이다. 마케터들에게 스마트폰은 디지털 마케팅의 융합 채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림3)
 
그렇다면 마케터들은 스마트폰 채널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고객에게 어떻게 각인시킬 수 있을까? 해답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전략적 이용에 있다. 과거와 달리 고객들은 스마트폰 단일 기기상에서 다양한 디지털미디어를 이용해 상품·서비스를 인지하고, 검색하며, 소통하고, 구매한다. 기업 스스로 이 모든 기능을 자사의 애플리케이션에 통합 제공할 수도 있다. <그림4>처럼 과거 마케터들은 구매가 일어나는 순간에만 고객과 접촉하고, 구매 전후 단계에서는 통제력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스마트폰이 잃어버린 고객과의 연결 고리를 찾아주고 메시지 전달 통로를 찾는 열쇠가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모바일 이전의 마케팅 전략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는 모바일을 통해 통제권 바깥에 있었던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통합적으로 고객 대응전략을 가다듬기보다는 단순히 새로운 마케팅 채널 또는 서비스 채널 하나를 추가하는 시각에서 모바일 컨버전스 현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모바일을 활용한 디지털마케팅 프레임워크
그렇다면 모바일을 매개로 한 디지털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전통 마케팅과 다른 어떤 요소를 더 추가해야 할까? 모바일 기기는 기존 PC와 다르게 사용자의 손 안에 있다. 언제 어디서나 마케팅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결국 실시간성이 모바일을 이용한 마케팅 컨버전스의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고객의 물리적 위치를 파악하고 메시지를 전달해도 고객에게 불필요한 내용이 전달된다면 소용이 없다. 서울의 여의도를 걷고 있는 남성에게 주변에 새로 문을 연 여성 전용 스파 할인 쿠폰이 전송된다면 뜬금없는 스팸 메일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고객이 원하는 마케팅 프로그램을 제공하려면 고객의 니즈를 오랫동안 연구해 적합한 프로그램을 고안해야 한다. 또 프로그램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수집하고, 이를 다른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림5>처럼 스마트폰과 그 배후의 통합 디지털마케팅을 5단계의 층으로 나누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프레젠테이션 층(Presentation Layer)
고객과의 접점이 되는 가장 바깥쪽의 층이다. 이 층을 통해 마케팅 캠페인과 프로그램이 전달되고 고객 정보가 입력된다. 전통적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보급돼 있는 PC와 최근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이 해당한다.
 
애플리케이션 층(Application Layer)프레젠테이션 층에 위치한 디바이스를 통해 고객에게 구체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단계다. 각종 소프트웨어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업은 애플리케이션 층 상에 마케팅 애플리케이션, 소셜 네트워크 솔루션, 검색엔진, 위치기반솔루션(LBS) 등을 개발해 넣는다.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은 기능별로 독립적으로 구성될 수 있고, 통합된 형태로 제공될 수도 있다.
 
콘텐츠 층(Contents Layer)마케터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체적인 콘텐츠, 마케팅프로그램, 캠페인 등을 저장하고 고객의 브라우징 또는 검색에 대응해 적절한 메시지와 콘텐츠를 전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크게 콘텐츠를 저장하기 위한 공간과 특정 이벤트를 읽어 들여 적절한 피드백을 전달하는 룰 베이스 시스템(Rule-Based System)으로 구성된다. 전달된 콘텐츠에 대한 고객 반응을 수집해 저장하는 기능도 콘텐츠 층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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