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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위한 회의 방법론

회의는 경영이다

신종섭 | 37호 (2009년 7월 Issue 2)
강력한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성과를 낸 기업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은 바로 독특하고 효율적인 회의 문화입니다. 선도적 기업들은 조직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회의를 운영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 직장인들 대부분은 회의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회의 문화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가치 창출이 성공의 열쇠
우리 시대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닌텐도와 아이팟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여러 공통점이 있겠지만, 닌텐도와 아이팟 모두 산업 내 최고의 기술을 집약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많은 사람들은 산업 내에서 최고의 기술을 활용하거나 최저가 상품을 만들어야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낮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을 구사해 후발주자였음에도 전자,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선진 기업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을 사오거나 모방한 후 낮은 인건비, 규모의 경제 등을 기초로 원가를 낮추고, ‘점진적 혁신’을 통해 기존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며 차별화된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러나 글로벌화와 경쟁 격화 등으로 상당수의 기술이 범용 기술로 변했으며,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술 평준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 기술 개발을 통한 차별화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이미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선도적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 개발 외에 신시장 창출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다. 사실 현재의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대다수 고객들은 제품의 성능 가운데 50%도 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금 시장에서 원하는 것은 더 이상 모든 성능을 갖춘 가장 뛰어난 제품이 아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제품을 원한다. 이제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원가나 노무, 기술 개발, 생산 효율이 아니다. 창조적 아이디어와 전략을 바탕으로 한 고객 가치 창조, 즉 창조 경영이다.
 
창조 경영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끊임없는 조직 혁신과 외부 환경 변화를 관리하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관행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변화와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작은 변화가 매우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은 경영진이 주도할 수도 있고, 고객 접점의 작은 변화를 감지해 아래에서 위로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어느 한 부분의 노력만이 아니라 일부에서 감지한 변화를 공유하고 이슈화해 조직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바로 회의다.
 
회의도 경영이다
기업은 크든 작든 항상 문제를 갖고 있다. 따라서 문제를 발견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회의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회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기업의 회의는 조직 문화의 결정체다. 이제 회의는 경영의 대상이자 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집단적 의사결정은 개인에 의한 의사결정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개인보다는 집단이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단은 문제의 정의나 대안 도출,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평가 측면에서 훨씬 폭넓고 깊이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 특히 회의 참가자들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다양한 의사결정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며,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고 실행 과정에서 심정적 지지를 보낼 수 있다.
 
집단 의사결정 수단으로서의 회의는 단순히 문제 해결의 질을 높인다는 측면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한 책임감 향상, 업무 몰입도 향상 등 다양한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그림1>에서 보듯 회의를 통해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다. 

성공한 기업의 회의 문화
기업의 회의 문화가 기업 성과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의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는 하루 일과의 절반 이상을 회의에 사용하고 있다. 경영학자인 헨리 민츠버그가 5주간 정보기술(IT) 기업 CEO 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들은 하루 평균 8건의 회의에 참석하면서 하루 일과의 약 70%를 회의에 투자하고 있었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주요 의사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직 문화에 맞는 생산적 회의 문화 형성에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 국내외 기업들의 회의 혁신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기업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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