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봤나” 서로 물어야 성장한다
판단 공유 장치를 업무 흐름에 넣어야
Article at a Glance
AI는 개인이 필요한 지식을 즉시 찾고 자신의 업무에 맞춰 학습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학습 속도가 빨라졌다고 해서 조직의 학습 역시 더 효율적이 됐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AI를 활용할수록 구성원마다 다른 정보와 해답을 얻게 되는 만큼 최종 결과물뿐 아니라 무엇을 의심했고, 왜 판단을 바꿨는지까지 조직 내 공유돼야 한다. 서로 다른 판단을 비교하고 해석하는 과정 자체가 팀의 학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HRD는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늘리기보다 프로젝트의 시작, 중간 점검, 의사결정, 종료 후 회고 같은 기존 업무 흐름에 ‘학습의 순간’을 심어야 한다. AI 시대 기업교육의 역할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사람들이 실제 일을 하면서 서로의 판단에서 배우도록 일하는 과정을 설계하는 데 있다.
AI가 개인을 더 잘 가르치면 조직도 더 잘 배우게 될까? 생성형 AI가 일터에 들어오면서 업무 중 모르는 것을 해결하고 배우는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기업교육이 오랫동안 풀기 어려웠던 문제 가운데 하나는 ‘같은 교육을 받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각자 필요한 학습을 제공할 것인가’였다. 같은 직급과 직무에 있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기업교육은 일정한 집단을 묶어 같은 시간에 같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웠다. AI는 이 제약을 빠르게 허물고 있다. 구성원은 자신의 경험과 수준,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찾고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다시 묻고, 자신의 상황을 더해 답을 구체화하거나 실제 업무에 적용하면서 부족한 지식을 보완할 수도 있다. 필요한 것을 필요한 순간에 배우는 방식으로 학습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파브리치오 델아쿠아 HBS(하버드비즈니스스쿨) 연구원 등이 2026년 Organization Scienc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AI는 개인의 학습을 돕는 수준을 넘어 인간 동료가 하던 역할의 일부까지 대신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P&G 전문직 791명을 대상으로 실제 제품혁신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참가자들을 개인과 2인 팀으로 나누고 각각 AI 활용 여부를 달리해 성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AI를 활용한 개인은 AI를 활용하지 않은 2인 팀과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냈다. AI가 개인 한 사람에게도 과거 팀이 제공하던 성과 향상 효과의 일부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1
다만 이 실험이 보여준 것은 단기간의 과제 성과다. AI가 개인 한 사람을 과거의 팀에 가까운 성과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은 보여줬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판단이 다음 업무의 역량으로 이어지는지까지 확인한 것은 아니다. 오늘 좋은 결과를 내는 것과 내일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