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아닌 고객을 주인공으로 설정 ‘ABT’ 스토리로 문제 해결책 제시하라 (And, But, Therefore)
Article at a Glance
AI가 몇 초 만에 영화 스크립트를 써내는 시대가 왔다. 스토리가 범람하는 시대에 스토리의 ‘좋음’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콘텐츠가 전달되는 맥락(Context)이다. AI는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스토리텔링은 할 수 없다. 스토리를 누가, 어떻게, 왜 생산하고 향유하는지, 즉 스토리가 전달되는 맥락을 고민하고 전달하는 것은 스토리텔러의 역할이다. 특히 브랜드 전략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와 공유할 수 있는 기업의 핵심 가치를 정의하는 가치 체계’로 정의된다. 애플이 ‘혁신’, 테슬라가 ‘친환경’을 연상시키듯 스토리텔러는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정체성과 맥락을 설계해야 한다. 브랜드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과정에는 문제 해결 서사 중심의 스토리텔링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이때 고객이 주인공이 되고 브랜드는 조력자가 된다. 브랜드는 고객이 처한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무한 원숭이 정리(Infinite Monkey Theorem)’라는 개념이 있다. 원숭이에게 타자기와 무한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온전히 입력할 수 있는지에 관한 수학적 정리다. 2003년 영국의 플리머스대 연구팀은 6마리의 원숭이가 있는 공간에 컴퓨터 한 대를 배치했다. 원숭이들은 자판 위에 앉거나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한 달 뒤 연구팀이 얻은 것은 다른 알파벳들이 간간이 섞인 가운데 s만 잔뜩 쳐낸 5쪽가량의 문서였다.
『스토리텔링 애니멀』의 저자 조너선 갓셜은 스토리가 인간과 다른 종을 구분하는 핵심임을 공고히 하며 이 실험을 언급한 바 있다.11조너선 갓셜, 노승영 옮김, 『스토리텔링 애니멀』, 민음사, 2014.닫기 설사 우주적으로 무한한 시간이 주어져 원숭이가 『햄릿』을 완벽하게 입력해 낼 수 있다 해도 그것이 원숭이가 스토리를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인지와 뇌를 추종하며 극적인 진보를 보여주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시대, 여전히 스토리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일까. 그렇다면 브랜드가 가진 어떤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강렬한 공명을 일으킬 수 있을까. AI 시대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의 의미를 브랜딩 관점에서 제안하고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뼈대가 되는 프레임워크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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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zzin2024@hanyang.ac.kr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필자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주로 연구하며 웹 콘텐츠와 트랜스미디어,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연구 분야를 넓히고 있다. 저서로는 『게임과 인공지능』(2025), 『한류 101』(공저, 2025), 『스토리텔링 입문』(공저, 2023), 『모바일 게임 스토리텔링』(2020)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메타버스 개념과 유형에 대한 시론’(2021), ‘게임 IP 활용에 대한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의 인식 연구’(2021), ‘숏폼 동영상 콘텐츠의 유형 연구’(202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