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전 세계 노동시장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기존의 포괄적 업무는 개별 단위로 세분화되며 개인은 혼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솔로프러너’로, 조직은 정규직·계약직·외부 파트너·AI 에이전트를 통합하는 ‘워크포스 생태계’로 전환하고 있다. 이 생태계는 기업의 인력 관리 초점을 ‘누구를 얼마나 빨리 채용할까’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완수할까’로 이동시킨다. 이는 단순한 거래적 계약 관리에서 공동 목표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적 계약 관리로의 전환을 요구한다. 물론 법적·윤리적 쟁점과 파트너십 신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지만 워크포스 생태계는 특히 소규모 조직에 있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03 Business Trend Insight
워크포스 생태계(Workforce Ecosystem)정규직, 계약직, 플랫폼 워커, 외부 파트너, AI 에이전트 등을 하나의 통합된 운영 단위로 조율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운영 모델.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전 세계 노동시장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과거 자동화가 주로 제조업의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했다면 최근에는 AI가 지식노동의 심장부까지 침투해 노동의 가치와 정의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 이는 단순히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차원을 넘어 일자리의 구성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5년 들어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10만 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며 조직 구조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월에 저성과자 중심으로 전체 인력의 1%를 감원한 데 이어 5월에 6000명, 최근에는 9000명을 추가로 줄이며 사상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메타는 2월 전체 인력의 약 5%인 3600명을 감원했고 4월에는 리얼리티 랩스 부문에서 추가적인 감원을 실시했다. 구글도 2월에는 구글 클라우드 부문에서, 5월에는 영업과 파트너십 부문에서 연쇄적인 인력 조정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AI 중심의 성장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고 비핵심 영역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축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눈에 띄는 특징은 감원 대상이 ‘화이트칼라’, 그중에서도 중간관리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의사결정 자동화 기술과 디지털 보고 체계가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점점 필요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6년까지 전 세계 기업의 20%가 AI를 활용해 조직을 수평화하고 현재 중간관리자의 절반 이상을 축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번 변화는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기술 변화가 직접 초래한 구조적 축소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한때 가장 각광받던 직업군이었던 ‘개발자’들이 이번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반복적인 수동 테스트나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작성처럼 자동화 가능한 업무들은 AI 도구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이제 AI는 더 이상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단순한 지원 도구가 아니라 더 적은 인원으로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이 거대한 전환은 정형화된 직무의 종말을 재촉하며 개인과 조직 모두에 새로운 선택을 요구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자신의 브랜드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도구를 결합해 혼자서 온전히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솔로프러너(Solopreneur)’ 모델이 새로운 생존 전략이자 성장 경로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조직 차원에서는 정규직, 계약직, 플랫폼 워커, 외부 파트너,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통합된 운영 단위로 조율하는 ‘워크포스 생태계(Workforce Ecosystem)’ 모델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두 축이 만나는 지점에서 미래의 경쟁우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채용의 종말과 솔로프러너의 부상AI가 촉발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노동시장 전반에 파급효과를 확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Work)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기존의 포괄적 업무가 개별 작업 단위(Task)로 세분화되면서 고용(Job)과 일(Work)의 전통적 결합 구조가 해체되고 있다. 바로 이 흐름 속에서 ‘솔로프러너’라는 새로운 모델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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